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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매력의 크로스오버를 만나다 - 인피니티 Q30 시승기

조회수 2018. 5. 2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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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가(家)의 막내, Q30을 시승했다. 인피니티 Q30은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이래, 2017년에는 2017 서울모터쇼를 통해 데뷔, 국내 시장에도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피니티 Q30은 인피니티 최초의 소형 차종으로, 가장 작은 인피니티 모델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승용 해치백과 소형 크로스오버의 경계에 선, 독특한 컨셉트를 지닌 것으로 화제가 되었다. 가장 작은 인피니티, Q30을 직접 시승하며 가장 작은 인피니티가 가진 매력과 독특한 컨셉트를 경험했다.


 

인피니티 브랜드의 이력을 알고 있는 이가 Q30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면 일견 생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세단과 크로스오버 모델들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전개해 온 인피니티의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한 해치백형 컴팩트 모델인 만큼, 한 편으로는 생소한 느낌이 들지만, 또 한 편으로는 신선한 기분을 들게 한다.


 
 
 

하지만 인피니티 Q30의 외관에 시선을 머무르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차가 인피니티 가문의 일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는 해치백에 가까운 형상을 띄고 있지만 그 형상을 이루는 요소 하나하나에 인피니티의 시그니처 스타일이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다. 더블 웨이브 보닛을 시작으로, 사람의 눈을 형상화한 헤드램프, 인피니티 고유의 더블 아치 라디에이터 그릴, 초승달을 형상화한 특유의 C필러 디자인, 그리고 차체 전반을 둘러 싼, 과감하고 볼륨감 넘치는 굴곡에 이르기까지, 현행 인피니티의 최신 디자인 경향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Q30의 볼륨감 넘치는 근육질의 차체 형상이다. 이 덕분에 시각적으로 실제 크기에 비해 더 커 보일 때가 있다. 뚜렷한 개성과 자기 주장에서 오는 당당함 역시 매력적이다.


 
 

디테일에서도 독특한 감각이 엿보인다. 휠 아치와 리어 스포일러 하단, 그리고 후방의 디퓨저와 테일 파이프를 하이글로스 블랙 페인팅으로 마무리한 점이 눈에 띈다. 반면 도어 미러에는 무광 은빛의 커버를 씌웠다. 독특한 감각의 장식과 색상 선정이 인상적이다. 또한 시승한 인피니티 Q30 익스클루시브 시티 블랙에 적용되는 19인치의 다이아몬드 컷 투톤 컬러 알로이휠도 독특하다. 플랜지리스, 5-스포크 타입의 이 알로이 휠은 림 부분을 퍼플 컬러의 데칼로 꾸며,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실내에 들어 서면, 그동안의 인피니티와는 사뭇 다른 인상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익히 알려진 바 있는 이 차의 설계 기반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컴팩트 모델들(A, GLA, CLA 클래스)이라는 점을 보다 직접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실내를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의 디자인은 인피니티만의 스타일로 마무리지으려 한 점이 눈에 띄이지만 전반적인 배치나 구조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컴팩트 모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내는 가죽과 알칸타라 소재로 마무리되어 있으며, 실내의 마감 품질은 동사의 상위 등급 모델들에 비해서도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또한 시티 블랙 모델들에만 적용되는 보라색의 스티칭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의 부품들을 일부만 변경하여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외관에서 보여주었던 뛰어난 차별화와 대조되어, 소소한 아쉬움을 남긴다. 스티어링 휠과 도어패널에 설치된 시트 조절 장치 등은 GLA와 같은 것을 쓰고 있으며, 계기반 역시 약간의 디자인 변경만 거쳤을 뿐, 기본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레이아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중앙 정보창은 화면 상에 표시되는 차량만 Q30으로 바꾼 것 외에는 UI의 디자인마저 동일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인피니티의 것을 사용하고 있다. 터치스크린과 함께, 별도의 다이얼식 컨트롤러도 마련되어 있다. 다만 터치스크린의 경우, 위치가 조금 애매하다. 터치로만 조작하자니 화면이 미묘하게 멀고 컨트롤러만으로 조작하는 방식으로서는 위치가 너무 가깝다. 게다가 배치된 각도와 차양 설계 때문에 햇빛의 각도에 따라 화면의 반 이상이 햇빛에 가려지기도 한다. 오디오는 BOSE의 것을 사용하며, 동급에서 우수한 수준의 음향 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


 

좌석 역시 메르세데스-벤츠의 GLA 내지는 A클래스의 세미버킷형 시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단, Q30의 시트는 착좌부가 알칸타라로, 봉합부를 전용의 보라색 스티칭으로 마감하여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또한, Q30의 미묘하게 높은 차체 덕분에 승하차도 편하다. 착좌감은 상당히 단단한 편으로, 안락함보다는 급격한 기동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운전자의 몸을 확실하게 지지하고 붙들어 매는 데 더 집중한 모습이다. 앞좌석은 각 3단계의 열선기능을 비롯하여 전동조절 기능을 제공한다.


 
 

뒷좌석은 GLA와 같다. 일체형의 헤드레스트가 버티고 있는 뒷좌석은 착좌감이 단단한 편이고 등받이의 각도도 꽤나 일어 서 있는 편이다. 공간은 그리 넉넉하지 못하다. 트렁크는 기본 용량만 421리터이며, 다소 크다는 인상을 받는다. 6:4분할접이식으로 설계된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총 1,235리터까지 확장된다. 또한, 스키와 같은 긴 물건을 싣기에 좋은 스키스루 기능도 적용되어 있다.


 

인피니티 Q30의 심장은 인피니티의 것이 아닌, 가로배치형으로 개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이 엔진은 211마력/5,500rpm의 최고출력과 35.7kg.m/1,200~4,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메르세데스-벤츠 GLA250의 것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엔진의 동력은 메르세데스-벤츠의 7단 DCT 자동변속기를 거쳐, 앞바퀴에 전달된다. 공인 연비는 도심 9.7km/l, 고속도로 13.5km/l, 복합 11.1km/l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묵직한 소음과 함께 엔진이 잠에서 깬다. 불쾌감이 들 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나지막한 음색의 엔진 소음과 은은한 진동이 실내에 흐른다. 차체는 작지만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만큼, 소음이나 진동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에 속한다. 예열이 끝나고 엔진의 회전이 안정되기 시작하면 실내는 생각 외로 정숙해진다. 다만 주행 중의 노면 소음이 다소 큰 편이다.


 

승차감은 이러한 차종에서 으레 연상하게 되는 여유로움이나 나긋나긋함과는 거리가 있다. 스포츠 서스펜션과 런플랫 타이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Q30의 하체는 운전 내내 탄탄한 반응으로 일관한다. 작은 요철에서는 다소 신경질적인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과속방지턱과 같은 큰 요철을 통과할 때에는 제깍제깍 자세를 바로 잡으며 불안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일반적인 크로스오버 차종보다는 쿠페의 느낌에 더 가까운 승차감이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기운 찬 펀치력으로 있는 힘껏 차체를 앞으로 밀어 낸다. 묵직한 음색의 엔진 소음이 실내를 채우며 속도계의 바늘이 빠르게 상승한다. 1,200rpm의 저회전에서 4,200rpm에 걸쳐 분출되는 35.7kg의 힘찬 토크 덕분이다. 7단 DCT는 동력이 새어 나간다는 느낌이 없이 빠르고 착실하게 앞바퀴로 동력을 전달한다. 작은 체구에 숨어 있는 화끈한 펀치력으로 만들어지는 경쾌한 가속이 쏠쏠한 즐거움을 안겨 준다. 고속 주행 중의 안정성도 인상적.


 

코너 구간에서는 든든한 차체구조와 단단하게 조여진 스포츠 서스펜션이 제 실력을 발휘한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운전자의 조타를 착실하게 받아 들이며, 탄탄한 하체는 확실한 반응으로 조종을 즐겁게 한다. 굽이진 산악도로 등지를 Q30과 함께 달리다 보면 크로스오버와 해치백의 중간쯤에 있는 듯한 Q30의 지상고를 잊게 만든다. 완만하게 굽어진 구간은 물론, 타이트하게 꺾여 들어가는 저속 코너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작은 몸집에 팔팔한 섀시와 엔진을 가진 차가 갖는 즐거움을 오롯이 느끼며 달릴 수 있다. 브레이크는 초기 반응이 다소 민감한 편이지만 차체를 다스리는 데 있어 부족함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인피니티 Q30의 공인연비는 도심 9.7km/l, 고속도로 13.5km/l, 복합 11.1km/l이다. 시승을 진행하며 트립컴퓨터로 기록한 평균 연비는 도심에서 8.9km/l, 고속도로 15.8km/l(100km/h 정속주행)를 기록했다. 연비 기록 시에는 주행 모드를 ‘E(Eco)’ 모드에 두고, 스톱/스타트 기능을 활성화 시킨 상태에서 주행했다.


 

시승한 Q30은 최상위 트림인 익스클루시브 시티 블랙이다. VAT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4,420만원. 최상위 트림으로, 다양한 장비들이 탑재되어 있다. 선행 차량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하여 인텔리전트 파킹 어시스트, 이동물체 감지시스템이 추가된 신형의 어라운드 뷰 모니터 등이 추가되어, 운전의 편의성을 크게 높여준다. 신형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보행자와 교행차량을 모두 감지할 수 있다. 인피니티 Q30의 VAT 포함 가격은 3,870만원(2.0t 프리미엄)부터 시작한다.


 

인피니티 Q30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컴팩트카를 바탕으로 하지만, 감각적인 측면에서 자신들만이 제공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실내에 들어서면 다소 희석되어버리기는 하지만, 시각적 요소에서부터 확실하게 인피니티의 색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인피니티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절묘하게 녹여 낸 외관 디자인은 몇 번을 다시 봐도 신기할 정도다. 해치백과 크로스오버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기묘한 지상고는 생각지도 못한 승하차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코너링에서 보여주는 팔팔한 활기로 그 미묘함을 잊을 수 있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예상과는 꽤나 다른 면모들에 놀라면서도 그것이 위화감이 아닌 매력으로 느껴지는, 실로 기이한 크로스오버가 바로 인피니티의 Q3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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