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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 NEW] 별종 해치백 벨로스터의 진화

기어박스 입력 2018.05.16 16: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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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매력으로 어필했지만, 흥행에 실패한 벨로스터. 고집스러운 결과물인지, 집념의 산물인지 모르겠지만, 2세대로 진화한 벨로스터는 전작을 훌쩍 뛰어넘는 능력을 얻었다

유니크한 개성을 찾는 고객을 위한 특별한 차라고 외치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눈길을 끌었던 현대차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PYL’을 기억하는가? 2012년에 출시한 이 브랜드는 현대차가 20, 30대 젊은 층을 상대로 인기 가수들을 동원해 콘서트까지 마련하며 선보인, 나름 야심 찬 마케팅 전략이었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1+2 도어 쿠페형 해치백 벨로스터, 해치백 i30, 왜건 i40 등 세 모델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은 기획은 참신했지만, 실패한 원인 중 분명한 건 셋 모두 국내에서 잘 팔리지 않는 차종이라는 게 문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세단보다 성능 면에서 크게 나을 게 없는데도 가격은 비쌌다. 당시 광고 음악을 부른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의 목소리만 기억에 남는, 실패한 마케팅이었다.

당연히 세 모델의 국내 판매량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 등 해치백과 왜건이 잘 팔리는 해외에서는 나름 선방했지만, 정작 고향인 한국에서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하지만 현대차는 과감한 단종 대신 회생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페이스리프트로 생명의 끈을 이어가던 셋 중, i30와 벨로스터가 2세대로 진화하며 제2의 삶을 맞이한 것. 신형 벨로스터는 1.4ℓ와 1.6ℓ 터보 엔진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결합하고, 1.6ℓ 터보 모델에 한해 6단 수동변속기까지 마련하며 짜릿한 손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입맛까지 신경 썼다. 이는 아반떼 스포츠를 통해 수동 모델을 원하는 이들이 어느 정도 있다는 걸 알아챈 결과 아닐까?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는 현대차의 최신 제품답게, 전반적인 상품성은 많이 좋아졌다. 여전히 국내에서의 인기는 뜨뜻미지근하지만, 어쨌든 상품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다. 지난해 11월 말에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트랙 위에서 아주 잠깐 맛본 2세대 벨로스터 1.6ℓ 터보 모델은 준수한 달리기 실력을 뽐냈다. 더 이상 디자인만 스포티한 게 아니라, 주행 성능도 스포티한 쪽으로 진화한 것. 1+2 도어의 과감하고 특색 있는 개성은 고스란히 이어졌다.

벨로스터의 진화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신구 모델을 나란히 불러들였다. 우연하게도 우리 <car> 매거진 사진기자가 1세대 벨로스터를 끌고 있었다. 어느덧 10만 km를 넘게 달린 구형 모델은 페이스리프트 이전인 2011년에 만들어진 모델. 즉, 140마력짜리 1.6ℓ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품은 원조 모델이라는 얘기다. 스포티한 디자인에 비해 성능은 이렇다 할 정도로 두드러진 면이 없어서 고객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제법 있던 모델이다.</car>

부드럽고 빠릿빠릿한 7단 DCT 말고 6단 수동변속기도 고를 수 있다는 사실
140마력은 아쉽지만, 부족함 없는 토크로 운전을 즐겁게 만드는 녀석

가솔린 모델의 뒤를 이어 등장한 터보 모델은 현대차 모델 중 처음으로 204마력까지 높인 1.6ℓ 가솔린 터보 감마 엔진과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품었다. 성능은 당연한 얘기고, 생김새도 좀 달랐다. 더 넓은 그릴을 달고 앞뒤 범퍼를 다듬어 한층 공격적인 인상을 풍겼다. 사진기자가 가져온 차는 영락없이 터보 모델이었다. 알고 보니 다소 밋밋한 구형의 인상을 바꾸기 위해 애프터마켓에서 터보 모델의 앞뒤 범퍼와 사이드 스커트, 휠과 리어 스포일러를 따로 구해 장착한 것. 현대차는 왜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신형 벨로스터는 디자인 완성도가 훨씬 높아졌다. A필러를 뒤로 밀고 지붕을 낮춰 더 역동적인 비율을 뽑아냈고, 캐스케이딩 그릴과 에어 커튼을 날카롭게 빚어 과격한 인상을 보여준다. 볼륨감 있던 옆면은 예리하게 다듬고, 펜더 위로 입체적인 캐릭터 라인을 그려 넣어 한층 속도감을 강조한 모습이다. 뒷모습은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구형이 다소 펑퍼짐했다면, 신형은 날카롭고 입체적인 인상을 이뤄냈다. 쏘나타 뉴 라이즈의 그것과 비슷한 그래픽의 테일램프는 날카로운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 둥글둥글했던 범퍼와 반사등도 직선형으로 다듬고, 더 길쭉하게 내려온 리어 스포일러와 리어 디퓨저로 멋과 공력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 범퍼 가운데에 떡하니 자리 잡은 머플러 팁은 1세대부터 이어진 전통. 시승차는 1.4ℓ 터보 모델인지라 싱글팁 머플러를 달았지만, 상위 버전인 1.6ℓ 터보 모델은 트윈팁 머플러를 쓴다. 뒷유리창은 전보다 위아래로 좁아져서 생긴 건 멋있지만, 운전석에서 바라본 시야가 썩 좋지는 않다.

시장에 나온 현행 HUD 중 가장 보기 좋고 깔끔하다. 인정? 인정!

실내 역시 큰 폭에 걸쳐 진화했다. 1세대 출시 당시 현대차의 주된 디자인이었던 좌우 대칭형 센터패시아 레이아웃은, 2세대에 이르러 한층 깔끔하고 담백한 레이아웃으로 달라졌다. 조작 버튼을 기능별로 깔끔하게 분류해 운전자가 쉽게 다룰 수 있도록 배치한 것. 벨로스터는 운전자 중심의 차라는 걸 강조하듯, 센터패시아를 기준으로 좌우를 구분한 것도 눈에 띄는 요소. 센터패시아 가운데 들어 있던 모니터는 대시보드 위로 솟아났고, 센터패시아 아래 떡하니 자리 잡았던 시동 버튼은 스티어링 휠 가까이 옮겨갔다.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훨씬 젊고 스포티한 분위기가 깃들었다. 딱딱한 플라스틱 소재를 많이 쓴 건 아쉽지만, 실내 곳곳에 그래픽과 색깔, 품질에 차이를 둬서 화려한 인상이다.

눈으로 보기에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 다양한 기술도 접목해, 디자인과 주행 성능만 강조하진 않았다. 위로 솟아나는 형태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휴대폰 무선 충전 시스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경고 시스템 등이 그렇다. 그런데 앞차와 거리가 급격히 가까워질 때 작동하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시스템은 너무 예민하게 굴어서 운전자나 뒤따르던 차가 깜짝 놀랄 만큼 급제동한다. 시승하는 동안 서너 번 경험한 뒤에는 아예 기능을 끄고 다녔다.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성향이 바뀌는 주행 모드, 1세대부터 이어진 가상의 엔진 사운드 이퀄라이저는 실용적이기보다 감성적인 기능이다. 특히, 엔진 사운드 이퀄라이저는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어서, 배기 튜닝 없이 스포티한 감성을 채워준다. 개인적으로 벨로스터에서 탐나는 아이템 중 하나다.

예전에도 그랬듯 여전히 좁은 2인용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은 차체 구조에 따른 한계다. 이 때문에 벨로스터를 눈여겨보다가 문 네 짝이 온전히 달린 i30로 옮겨가는 이도 분명 있을 듯하다. 우리 사진 기자는 유아용 카시트를 달아놨는데, 공간이 거의 가득 찬 느낌이다. 신형 모델은 앞좌석 시트 포지션을 예전보다 낮췄다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라서, 뒷좌석에 앉으면 답답하고 머리가 닿는다. 어른이 탈 만한 공간은 아니다.

구형과 신형 모델의 가장 큰 차이는 달리기 실력에서 비롯한다. 구형 벨로스터를 몰아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운전 감각은 과거의 여느 현대차에서 느꼈던 것과 거의 흡사하다. 평탄하게 달리다가도 조금 몰아붙이면 허둥대는 그 느낌. 사진기자의 눈치를 살살 봐가며 rpm을 높였지만, 엔진만 거칠게 돌아갈 뿐 계기반 바늘은 비슷한 자리에서 맴돈다. 하지만 하체는 제법 탄탄해서 고속으로 달리는 것보다 코너를 돌아 나갈 때의 실력이 훨씬 뛰어나다. 그리 높은 출력이 필요하지 않은 와인딩 도로에서라면 더 재미있게 탈 만한 녀석이다. 사진기자가 평소 토로하던 답답함도 출력에 한해서였다. 토션 빔 방식의 리어 서스펜션은 이따금 큰 요철을 지날 때 자세를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경향이 있지만, 제어 못할 정도는 아니다.

벨로스터라서 V 형상의 센터패시아를 달아놓은 게 아니다

구형 벨로스터의 오너인 사진기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 신형 벨로스터의 수준 높은 주행 질감에 공감했다. 1.4ℓ 터보 엔진의 출력은 1.6ℓ 가솔린 엔진과 같은 140마력에 불과하지만, 구형의 17.0kg·m 토크보다 월등히 높은 24.7kg·m가 1500~3200rpm에 걸쳐 폭넓게 터져 나온다. 배기량의 한계는 뚜렷하지만,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 박력이 있다. 힘의 차이는 오르막길에서 두드러졌다. 구형 벨로스터에 탄 나는 추진력을 잃지 않고 쭉쭉 나아가는 신형 벨로스터의 꽁무니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구형보다 신형의 운전석이 더 편하고 운전하기에 좋다. 당연한 건가?

코너링 실력도 월등히 나아졌다. 높아진 차체 강성과 더불어 멀티링크 구조로 바꾼 서스펜션, 반응 속도를 개선한 전자식 스티어링 휠 등이 어우러져 만든 결과였다. 이제 벨로스터가 스포티한 멋만 추구했다는 말은 사라져야 했다. 그립형 타이어인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를 신은 신형 1.6ℓ 터보 모델은 더 나은 실력을 보여줄 게 분명했다. 승차감 중심의 타이어를 기본으로 신고 있는 아반떼 스포츠를 타고 모터스포츠에 참여한 벨로스터 개발진이 타이어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뒤, 벨로스터 개발 과정에서 밀어붙여 획득한 결실이 바로 미쉐린 타이어다.

1세대와 2세대 벨로스터가 등장한 사이에, 현대차는 꽤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모터스포츠에 출전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우수한 자동차 개발진을 꾸준히 영입하며 제품의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중이다. 2세대 벨로스터에는 그동안 획득한 노하우가 풍성하게 담겨 있다. 더 이상 유니크한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으로 수명을 이어가는 비주류 제품이 아니라, 완성도 높은 제품력을 갖추고 돌아온 것이다. 곧 국내에 등장할 고성능 버전인 벨로스터 N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진짜 핫 해치가 온다, 벨로스터 N

오는 6월,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의 두 번째 모델인 벨로스터 N이 대한민국 땅을 밟는다. 첫 번째 모델인 i30 N이 모터스포츠의 한 분야인 TCR 레이스카로만 국내에 들어온 데 반해, 벨로스터 N은 정식으로 출시될 예정. 한층 강력한 차체 안에 들어간 최고 275마력, 36.0kg·m를 발휘하는 2.0ℓ 터보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 N 전용 주행 모드와 고성능 배기 시스템의 조합은 진정한 핫 해치라는 수식어를 달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동안 N 모델이 국내에 나오기만 기다렸던 이들의 가슴이 벌써부터 두근거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Hyundai Veloster 1.6

Price N/A

Engine 1591cc I4 가솔린, 140마력@6300rpm, 17.0kg·m@4850rpm

Transmission 6단 자동, FWD

Performance 0→100 N/A, N/A

Weight 1235kg

Hyundai Veloster 1.4T

Price 2339만 원

Engine 1353cc I4 가솔린 터보, 140마력@6000rpm, 24.7kg·m@1500~3200rpm

Transmission 7단 DCT, FWD

Performance 0→100 N/A, N/A, 13.1km/ℓ, CO₂ 127g/km

Weight 1285kg

이세환 | 사진 최대일, 김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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