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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을 벗다 -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D300 SE 시승기

조회수 2018. 3. 25. 2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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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개되었던 랜드로버의 4번째 모델, ‘레인지로버 벨라’의 차명은 라틴어로 ‘숨김(veil)’을 의미하는 ‘벨라레(velare)’를 사용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당시 현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랜드로버 디자인 총괄 디렉터인 제리 맥거번(Gerry McGovern)을 만나 벨라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벨라를 ‘아방가르드 레인지로버’ 로 부르며, 모던함이 벨라를 정의하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랜드로버의 현재와 미래를 정의하는 레인지로버 벨라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벨라는 현재 랜드로버 브랜드 가운데 이보크와 약간 더 큰 레인지로버 스포츠 사이의 공백을 채우는 모델이다. 이보크의 강렬한 스타일링과 레인지로버의 중후함, 그사이의 어딘가를 추구하는 고객들을 위한 모델이 바로 벨라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첨단의 이미지가 더해진 실내와 미래지향적인 외관은 랜드로버다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생소한 이미지를 함께 표출하고 있다.


 

새로운 세그먼트인 만큼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의아했던 점은 레인지로버 스포츠와의 간섭효과였다. 처음 벨라와 관련된 정보를 접하고 실제 모터쇼 현장에서 확인한 모습에서 레인지로버 스포츠와의 차별화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레인지로버 라인업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름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앞서 말한대로 벨라는 레인지로버의 플랫폼이 아닌 재규어 F-PACE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출시 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F-PACE의 플랫폼은 오히려 상위 모델인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플랫폼 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벨라와 비교할 때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장점은 3열 시트와 V8 엔진이 탑재된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경우 V6 엔진 모델만 판매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V8엔진의 판매가 중시되는 시장은 많지 않다. 유럽시장 또한 마찬가지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현재 디스커버리 스포츠와 이보크에 이어 랜드로버 브랜드의 글로벌 판매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랜드로버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형 모델인 벨라가 부분적으로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구매고객을 흡수하고 최종적으로는 노후화되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조사기관은 IHS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2016년 판매가 87,758대를 기록했지만, 2019년에는 7만대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새롭게 출시된 벨라가 2019년 52,000대 판매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랜드로버는 향후 10년 안에 새로운 이보크와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소 긴 모델체인지 기간인 만큼 그 공간을 메워 줄 모델이 바로 벨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2~3년 동안 벨라는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대체하는 모델로서 판매를 늘려갈 것이다. 아직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레인지로버 스포츠지만 완성도 높은 하위 모델의 출시로 점차 입지가 좁아질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모델 출시 전략을 걱정할 것은 없어 보인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심지어 밴틀리와 멕라렌까지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라인업 구성을 촘촘히 정비하며 변덕스러운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앞서 판매 간섭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긴 했지만, 매력적인 모델이 라인업에 추가되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랜드로버 브랜드의 수익성을 더욱 단단하게 해줄 것이다. 

 

레인지로버 벨라의 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미니멀리즘’이라 정의할 수 있겠다. 아마도 애플이 SUV를 설계했다면, 이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벨라의 외형은 매우 단순하다. 평평한 패널과 미묘한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벨라는 레인지로버 이보크보다 더 부드럽고 곡선미 가득한 외형을 보여주면서도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같은 볼륨감도 함께 보여주고 있따. 긴 휠베이스와 극단적으로 짧은 오버행와 리어행은 보는 이에게 안정감을 준다. 조용히 바다 위를 흐르듯 항해하는 요트가 떠오른다.
 
물론 랜드로버다운 디자인 요소들도 눈에 띈다. 플로팅 루프와 크램쉘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 랜드로버의 전형적인 C필러 디자인 등 레인지로버에 적용되었던 다지인 요소들을 확인할 수 있다. 짧은 오버행과 함께 긴 보닛은 차량의 크기를 더욱 크게 보이는 효과를 주지만,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다소 시야를 방해한다.

 

벨라의 차체는 80% 가까이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었다. 특히 벨라에 적용된 6000 시리즈 알루미늄 패널 두께는 1.1mm로 기존의 1.5mm보다 4mm 얇아졌다. 물론 강도는 기존과 동일하다. 지붕 역시 경량의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되어 무게중심을 낮추고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벨라의 표면은 매우 편평하다. 최근 일본자동차 브랜드들이 극단적인 화려함을 추구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미니멀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도어 손잡이 또한 주행 중에는 도어 안쪽으로 수납되어 있다가, 운전자가 다가가거나 차량의 키를 작동시키면 부드럽게 노출된다. 벨라의 공기저항계수는 0.32로 SUV로는 상당히 낮은 마찰계수를 보여준다. 도어 안쪽으로 수납되는 손잡이와 같은 요소들이 더해져 우수한 공력 성능을 완성하고 있다.

 

차량의 내부 역시 간결하면서도 첨단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디자이너들은 탑승자가 마치 성역에 앉아있는 기분을 느끼길 원했다고 한다. 넉넉한 실내 공간 덕분에 운전석과 2열 모두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넉넉한 무릎 공간과 머리 윗 공간을 가지고 있다.


 

실내에서 시선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 센터페시아 정면에 위치한 2개의 디스플레이 모니터이다. 10인치 크기의 2개의 터치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기능들을 조작할 수 있다. 덕분에 실내에서는 기계적으로 작동되는 방식의 버튼을 찾아보기 어렵다. 간결한 실내 디자인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기능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첨단 IT 기기를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벨라 역시 고급스러운 SUV의 대명사인 레인지로버이다. 내부에는 고급 섬유 소재와  가죽, 플라스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글로브 박스는 7.5리터의 공간과 함께 하단 도어 케이싱에 750ml 음료수 병을 넣어 둘 수 있는 적재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기본 적재공간은 558리터로 4:2:4 분할시트를 접을 경우 1,731리터까지 적재공간을 늘릴 수 있다.

 

시승한 차량은 레인지로버 벨라 D300 R-Dynamic SE 모델로 V6 3.0L 디젤 터보 엔진이 탑재된 모델.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정숙성이다. 시동시의 진동 뿐만 아니라 주행중에도 진동은 물론 회전수를 올려도 실내로 엔진음이 들이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오히려 풍절음이 더욱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속을 시작하면 폭발적이진 않지만, 진중하게 밀어붙이는 힘이 느껴진다. 서두르지 않고 뭉근하게 올라오는 토크가 일품이다.

 

 

전체적인 승차감은 예상외로 탄탄한 편. 기존의 랜드로버 차량들과는 달리 댐핑 스트로크도 짧다.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 성능에 치중한 인상이다. 서스팬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인테그럴링크로 구성되어 있다. 시승코스에서 오프로드 성능을 체험하긴 어려웠지만 제원상의 내용을 살펴보면 접근각 : 28.89도 / 브레이크 오버 각도 : 23.5도 / 탈출각 : 29.5도로 낮아 보이는 차체지만 장애물을 돌파하는 랜드로버 특유의 오프로드 돌파력도 여전해 보인다. 최대 650mm 깊이의 도강 능력과 251mm의 최고 지상고를 제공한다.

 

동력성능이나 주행성뿐만 아니라 벨라는 랜드로버의 최신 편의/안전 사양이 적용된 모델이기도 하다.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Autonomous Emergency Braking (AEB)는 보다 유용한 보조 시스템 중 하나이며, 앞 유리의 전방을 향한 스테레오 카메라를 사용하여 차량 앞의 도로를 주시하게 된다. 임박한 충돌을 감지하면 시각적인 경고와 함께 경고음이 울리며 자동 제동이 실행된다.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조향이나 스로틀 및 브레이크 반응, 차선 이탈 여부 등을 판단해 운전자가 피곤한 지 판단하게 된다. 운전자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계기판에 휴식이 필요하다는 커피잔 모양의 경고가 표시된다.

 

 

벨라는 분명 레인지로버의 모델 중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보크처럼 감각적인 디자인을 제공하면서도, 전통적인 SUV의 가치 또한 가지고 있다. SUV 부문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은 좀 더 저렴한 사양,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SUV를 원하게 될 것이다. 레인지로버를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라면 벨라를 선택하는데 큰 고민을 갖지 않을 것 같다. 모든 레인지로버 모델 중 벨라는 가장 재미있고 균형 잡힌 모델이다.
 

 

주요제원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D300 SE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03×1930×1665mm
휠베이스 : 2874mm
공차중량 : 2070kg
 
엔진
배기량 : 2,993cc
최고출력 : 300ps/4,000rpm
최대토크 : 71.4kgm/1,500~1,750rpm
 
변속기
형식 : 8단 AT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위시본 / 인테그럴 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65/45R21
구동방식 : 4WD
 
성능
0→100km/h 가속 : 6.5초
연비 : 12.8km/L(도심 10.9/ 고속 16.2)
이산화탄소 배출량 : 150g/km

 

시판가격
9,850만원~1억 4,3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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