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시승] 제네시스 G80 2.2D vs BMW 520d, 승자는 누구?

조회수 2018. 3. 13. 07: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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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야 굳이 그럴 이유가 없겠지만, 제네시스의 신차가 나올 때는 항상 언급하는 브랜드가 바로 BMW다. G80이 나올 땐 BMW 5시리즈가, G70을 이야기할 때는 어김없이 BMW 3시리즈가 입에 오르내렸다. 제네시스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지목되는 브랜드가 바로 BMW이기 때문. 1월 29일 출시한 제네시스 G80 디젤과 BMW 520d를 한자리에 불러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근사한 디자인

제네시스 G80은 2013년 출시한 DH 제네시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2.2 디젤을 얹은 차다. 그래서 이전에 DH 제네시스나 2.2 디젤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이 두 조합으로 변한 결과물이 어떨지 궁금할 법하다. 눈에 이미 익숙한 제네시스 G80의 디자인은 대형 세단으로서의 가치를 착실히 담고 있다. 남다른 존재감을 풍기는 디자인은 안정감과 중후함이 느껴진다.

전면부에는 헤드램프부터 그릴과 범퍼 하단부까지 크롬 장식을 아낌없이 둘렀다. 주간주행등과 안개등까지 LED로 꾸며 멀리서도 확실하게 ‘제네시스’임을 알 수 있을 만큼 눈에 띈다. 측면의 앞과 뒤엔 캐릭터 라인이 지나가며 속도감을 전한다. 리어램프 역시 오래 봤음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으로 고급스럽다.

인테리어는 좀 지루하다. DH 제네시스로부터 가져온 디자인 그대로 여전히 한 세대 이전의 구태를 벗지 못했다. 크롬과 우드그레인으로 고급 티를 내려 했지만 고리타분함이 먼저 느껴진다. 대신, 현대차 세단들의 장점인 넉넉한 실내공간과 탄탄한 가죽시트의 품질 여기에 눈이 돌아갈 만큼 휘황찬란한 편의사양들은 듬뿍 담고 있다.

BMW 520d 디자인은 제네시스 G80 디젤에 비교해 한 걸음 앞선다. 지난해 새로 출시한 신규 모델이라는 점도 우위를 점하는 이유지만 시트를 비롯해 내·외관을 바로 윗급 모델인 7시리즈의 것을 가져왔기 때문에 최고급 세단의 아우라를 그대로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실내에선 완성도의 극치를 보여준다. 우드그레인과 가죽시트의 절묘한 색의 조화, 담백하게 엮어낸 스티치는 굳이 제스처 컨트롤 같은 신묘한 것들을 들먹거리지 않고서라도 단숨에 제네시스 G80을 압도한다.

G80 2.2 디젤과 520d, 일방적인 결과

이번 비교 시승은 연비와 가속성능 그리고 소음을 주요 테스트 항목으로 삼았다. 그리고 마지막엔 두 차의 드래그 레이스도 펼쳤다. 비교 시승을 시작하기 전에는 그랬다. 두 차는 디젤 엔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제네시스 G80(202마력, 45kg.m)은 BMW 520d(190마력, 40.8kg.m)보다 배기량과 출력 모두 높아 너무 뻔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결과는 정반대였다.

우선, 연비. 회사가 있는 서울 중구로부터 출발해 경기도 이천의 목적지까지 편도 75km를 주행했다. 주행방법은 도로의 한계 속도를 넘지 않는 일상적인 주행을 선택했다. 절반 이상은 고속도로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시내 구간도 꽤 섞여 있어 두 차의 실연비를 확인해 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됐다.

결과는 BMW 520d가 20.8km/L를 기록하면서 14.3km/L 가 나온 제네시스 G80 디젤을 앞섰다. 같은 구간을 달려 이토록 많은 결과 차이가 날 줄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주행 과정에서 우리는 무전으로 상황을 공유했는데, 시내 구간에 비해 고속도로 구간으로 갈수록 연비 차는 더 많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가속 성능에서도 BMW 520d는 빼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왕복 4번의 주행을 측정해 평균값을 냈는데 측정값은 0km/h부터 60km/h, 0km/h부터 100km/h, 80km/h부터 120km/h까지 나눴다. 결과를 보니 어떤 구간에서도 제네시스 G80 디젤은 BMW 520d를 앞서지 못했다.

소음은 가장 측정하기 쉬울 줄 알았는데 가장 어려웠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수차례 측정한 결과 BMW 520d는 실외와 실내에서 평균 62.7dB과 42.5dB을 기록했고, G80 디젤은 69dB, 45.7dB이 나왔다. 최대한 인적이 드문 공간에서 측정한 것이라 완벽하진 않아도 신뢰도가 형편없진 않다. 적어도 BMW 520d는 어떤 상황에서도 소음 값이 더 큰 경우가 나오지 않았다.

주행 감각은 두 모델 모두 네 바퀴를 굴릴 뿐 아니라 정숙하고 보디 롤이나 진동-소음도 억제되어 나무랄 데가 없었다. BMW 520d가 약간 더 단단한 측면이 있었지만, 제네시스 G80 디젤의 안락함도 꽤 기분 좋은 드라이빙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상당한 고속 영역 혹은 격하게 차를 비틀어대는 주행에서는 BMW가 더 자신감을 심어준다. 2열에서 존중받는 느낌은 제네시스 G80 쪽이 더 나았다. 공간도 더 넓고 시야도 더 시원하게 보인다.

실제 구매 과정에서는 BMW 520d가 시작가격 6,330만 원으로 5,170만 원부터 시작하는 제네시스 G80 디젤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BMW 520d는 프로모션 기회와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ditor’s Note

BMW 520d는 제네시스 G80 디젤보다 더 우월했다. 7세대까지 발전한 BMW 520d를 이제 걸음마를 뗀 제네시스 G80으로 도전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이 들 만큼 압도적이었다. 제네시스 G80 디젤이 형편없다기보다는 BMW 520d가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브로슈어에 찍힌 숫자 따위는 아무 상관없다는 게 또 한 번 증명된 셈이다.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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