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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페라리 비켜! 현존 최강 전기차 테슬라 모델S P100D

조회수 2018. 5. 27. 10: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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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백 2.7초, 브렘보 4피스톤 브레이크,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트 타이어, 672마력, 90.0kg.m.  스펙만 보면 영락없는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를 연상시키는 수퍼카 수치다. 하지만 이 모두는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S P100D를 수식하는 말이다.

모델S P100D 외관은 문 4개에 시트가 5개 달린 일반적인 세단이다. 하지만 차에 다가가면 슬며시 올라오는 손잡이를 당겨 문을 열면 타임머신을 타고 순식간에 미래로 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센터페시아에는 무려 17인치(43cm)의 큼지막한 터치 스크린이 자리 잡고 있다. 터치 스크린을 통해 차량의 거의 모든 기능을 제어 할 수 있다. 버튼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가져온 윈도우 스위치, 컬럼식 기어변속레버, 오토파일럿 레버 등만 존재할 뿐 찾아 볼 수가 없다.

모델S에는 앞과 뒤에 모터가 각각 하나씩 장착돼 4륜 구동이 기본이다. 게다가 P100D에는 고성능 후방 모터와 고효율 전방 모터가 만나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P100D는 퍼포먼스(performance)의 앞 글자 P를 따 이름 그대로 모델S의 고성능 버전이다.

시동을 걸 필요도 없이 문을 열고 기어레버를 드라이브로 옮기면 계기판에 불이 들어온다. 달릴 준비가 됐다는 신호다. 가속 페달을 밟아 가속을 시작하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급격한 가속력을 과시한다. 변속의 느낌 없이  초반부터 최대 출력을 뽑아내는 전기차의 특징은 얼굴에 피가 쏠리는 아찔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컴포트 모드로 바꾸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이내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세단의 가속감을 선사한다. 유선형의 라인을 뽐내는 생소한 브랜드의 차가 지나가니 매력적인 엔진 소리가 없어도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저속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고성능 브레이크의 단단함 때문에 부드러운 제동이 쉽지 않다. 무게가 2240kg에 달해 무겁기도 하지만 최대시속이 250km/h에 달하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일반적인 차량을 타고 막히는 시내 주행을 하면 연비걱정에 자연스럽게 연비창을 보게 된다. 하지만 테슬라를 타면 “에어컨을 켜서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거 아니야”라는 걱정을 먼저 하게 된다. 하지만 100kWh의 배터리 용량을 가진 P100D는 70km/h의 속도에서 최대 773km를 주행 할 수 있어 충전에 대한 걱정을 덜어준다.

시내의 정체된 길에서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면 제일 하위차선에 불법 주정차 차량을 인식해 급제동을 하기도 한다. 국내 법규상 테슬라 모델에 달려있는 오토 파일럿 기능이 일부만 풀려있기 때문에 기능 전체를 사용하진 못한다. 그럼에도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오토파일럿 기능을 활성화 시켜 사용하면 깊은 코너도 차선을 유지하며 잘 돌아나간다. 깜박이를 틀면 옆 차선의 차량을 인식해 차선 변경도 알아서 해준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해제하고 컴포트 모드에서 루디크러스(ludicrous, 터무니없는)모드로 변경해 가속페달을 밟으면 정말 ‘터무니없는’ 가속력을 보여준다. 배터리의 열이 어느정도 오르고 도로의 환경이 갖춰줘야지만 발휘되는 2.7초의 제로백을 온전히 경험하진 못했다. 그래도 가속을 하면 미세한 모터소리와 함께 빠르게 달려나가 계기판 속도를 쉽게 볼 수 없을 정도로 튀어나간다. 가속성능에 못지 않게 코너링 성능도 뛰어나다. 바닥에 낮게 깔려 있는 배터리 덕분에 전체적인 무게 중심이 낮아져 깊은 코너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준다. 묵직한 핸들과 4륜 구동 시스템, 이상적인 무게 배분이 만나 마치 레일 위를 달리는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을 준다. P100D과 비슷한 수준의  제로백 2.5초를 내는 내연기관 자동차로는 16기통, 8000cc엔진이 달려 1500마력, 토크 163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부가티 시론이 있다. 그에 비하면 P100D는 친환경적인데다가 성능까지 우수하다.

실내에는 17인치(43cm)의 커다란 터치스크린이 자리잡고 있다. 이 스크린을 통해 선루프, 잠금장치, 자동차 모드 설정, KT맵 기반의 내비게이션, 주행 중 후방영상 등을 볼 수 있다. 테슬라 차량은 LTE가 연결돼 외국의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는데다 차량에 필요한 업데이트도 서비스센터에 가지 않아도 해결 할 수 있다. 모든 기능을 터치 스크린으로 사용해야 해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직관적인 구성 덕분에 이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거기에 오토파일럿 기능이 활성화 돼 있으면 차를 믿고 더 여유롭게 조작할 수 있다.

카본과 알칸타라, 가죽으로 마감된 실내는 고급차의 느낌은 덜하지만 제법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시트를 가장 아래로 낮춰도 조금 높은 느낌이지만 착좌감이나 운전 자세를 잡는데 불편함은 없다. P100D의 가속력을 경험하면 누구나 등줄기에 땀이 흐를 텐데 땀을 식혀줄 통풍시트가 없는 점은 아쉽다. 열선 기능은 앞좌석과 뒷좌석 가운데까지 다섯 좌석 모두 지원된다. 뒷좌석은 중형차 수준의 공간을 보여준다. 가운데 자리까지 푹신한 시트를 적용해 온전한 5인승 구성이다. 천장 전체가 파노라마 선루프로 돼있어 뒷좌석에서도 답답하지 않고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아주 넉넉하다. 뒷 트렁크는 744L지만 2열 좌석을 폴딩하면 최대 1645L까지 늘어난다. 게다가 엔진이 없기 때문에 앞에도 트렁크가 있다. 보닛을 열면 엔진 대신 150L의 꽤나 널찍한 트렁크 공간이 있다.

유선형의 유려한 디자인을 가진 P100D는 이전 모델과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카본 소재로 된 리어 스포일러는 성능을 끌어올린 만큼 공기 흐름을 이용하겠다는 테슬라의 의지가 엿보인다. 21인치(53cm)의 큼지막한 휠과 빨간색 브렘보 브레이크,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트 타이어는 고성능임을  뽐낸다. 왼쪽 리어 램프에 위치한 충전포트는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도록 숨겨뒀다.

테슬라는 미래 친환경차를 대표한다. 테슬라의 사고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지만 멀게만 느껴졌던 전기차는 테슬라를 통해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다. 시승하기 전에 들었던 오토 파일럿에 대한 불안감은 시승을 하면서 신뢰감으로 바뀌었고 충전에 대한 걱정 역시 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아직은 미흡한 국내의 충전인프라와 테슬라의 핵심기술인 오토파일럿 기능을 온전히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얼리어답터라면, 그리고 누구보다 빨리 미래를 경험하고 싶다면 테슬라 모델S P100D는 현존하는 최선의 선택이다. 물론 1억7730만원의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소비자만 경험 할 수 있는 미래다.

남현수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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