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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연비는 좋지만 한 방이 부족한..제네시스 G70 디젤

조회수 2018. 3. 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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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 2.2 디젤

디젤이 외면받기 시작한 시대, 굳이 제네시스 G70 디젤을 시승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 디젤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건 사실이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장기적으로 유럽 브랜드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제네시스 브랜드에게 디젤 라인업은 필수적이리라.

이 때문일까, 제네시스는 G70의 경쟁상대로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등을 공공연히 지목했다. 그 만큼 높은 자신감을 보인다는 탓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이러한 자신감은 소위 ‘어벤저스’로 불릴만 한 걸출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탓도 크다. BMW의 고성능 M 브랜드를 이끌었던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엔지니어링을 진두지휘했고, 벤틀리의 스타일링을 주도했던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이상엽 상무가 G70의 스타일링을 지휘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가, 아니 어쩌면 현대차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진입하는 이 시장. G70 디젤은 경쟁자 대비 어떤 경쟁력을 지녔을까.

제네시스 G70 2.2 디젤

■ 고급감은 동급 최고수준

“이 차는 이렇게 예쁜 조명을 받으며 서있는 모습보단 일반 도로에 서있는 모습이 더 멋질겁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엽 상무가 기자에게 했던 말이다. 일단은 시승차를 타기 전까지 두고 보자는 입장이었는데, 그의 말이 어떤 의미를 뜻했는지 일정 부분 수긍이 가능했다.

제네시스가 적용한 새로운 공법이라고 강조한 새로운 도장은 자연광을 받을 때 그 효과가 여실없이 드러났다.

시승차량의 컬러명인 ‘블레이징 레드’ 컬러는 캔디 혹은 고광택 소재의 립스틱 컬러를 연상시킬 정도로 입체적인 색감을 보안다.

제네시스 G70 2.2 디젤

작고 균일한 알루미늄 입자와 고채도의 유색 컬러층을 분리 도장한 신공법 덕분이다. 이 탓에 컬러의 채도와 휘도는 극대화 되는데, 메탈릭한 광택 질감과 고발색의 컬러가 어우러져 생동감이 높다.

이런 고발색 컬러층은 차체의 잔근육과 캐릭터 라인들을 돋보이게 하는 데에도 일조한다. 차체 측면을 구성하고 있는 라인들은 G70의 보닛에 울룩불룩 솟아오른 잔근육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전륜 펜더와 운전석⋅조수석 사이에 배치된 포인트는 부메랑의 형상을 띄고 있어 바람을 가르고 부메랑이 날아가는 듯한 형상을 취한다. 제법 위트있다.

전면부는 제네시스 엠블럼인 ‘윙 배지’를 형상화 했다는게 제네시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매시 타입으로 설계된 크레스트 그릴과 네 개의 주간주행등이 내장된 헤드램프는 향후 제네시스의 디자인 방향성으로도 자리 잡을 예정이다.

뒤에서 보여지는 G70의 모습은 ‘빵빵하다’는 다소 저급한 표현 외에는 표현할 방법을 잘 모르겠다. 독일제 고성능 차량들을 연상시키듯 풍성한 볼륨과 꽉찬 느낌의 펜더, 한껏 솟아오른 트렁크 리드라인 등 많은 부분들이 눈을 만족스럽게 한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이 급에서 제일 고급스럽다는 생각이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다양한 리얼 소재의 트림들,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독특한 퀼팅패턴의 고급감은 기대 이상이다.

제네시스 G70 2.2 디젤

특히, 눈으로 볼 때보다 소재 하나하나를 직접 손으로 직접 만질 때의 만족도가 더 높다. 손에 닿는 소소한 플라스틱 버튼들도 접촉하는 감각과 눌리는 압력까지 모두 세심하게 고려된 것으로 보여진다.

■ 만족스러운 정숙성, 회전질감은 개선 필요

시승 차량은 2.2리터 디젤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202마력, 45.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결합되며, 동력은 네 바퀴로 배분된다.

기본적인 승차감은 단단한 세팅이지만, 기아차 스팅어와 비교한다면 조금 더 컴포트한 성향이다. 디젤 엔진이지만, 고급차 답게 정숙성도 만족스럽다.

다만 가속 시 디젤엔진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챌 수 있는 회전질감은 다소 아쉽다. 다수의 고급차 브랜드들이 디젤차 특유의 회전질감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제네시스 브랜드 또한 이러한 감성적인 부분을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제네시스 G70

고속도로에 올라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면 운전자의 허리 부위에 위치한 시트 볼스터가 부풀어 오르며 운전자를 안정적으로 지지할 준비를 한다.

패들시프트를 통해 기어를 몇단 낮추면,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스피커를 통해 가상의 엔진음을 전달한다. 적용 초기와는 달리 숙성도는 눈에 띄게 높아져 제법 그럴싸한 ‘가짜 엔진음’으로 운전자를 자극한다.

액셀러레이터의 응답성은 즉각적이며, 가속 성능은 디젤차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모든 구간에서 안정적인 모습이다. 다이내믹한 감각의 BMW 보다는 안정적인 감각의 벤츠에 가깝다.

제동 성능은 지금껏 경험해본 국산차 중 최고 수준이다. 높은 속도에서 급격히 속도를 줄여나가도 충분히 안정적이고 만족할 만한 만큼의 제동력을 선사한다.

그러나 코너링 시에는 의외로 말랑말랑한 세팅을 지녔는데, 서스펜션의 스트로크가 제법 긴 탓에 불안하다는 느낌은 없다.

제네시스 G70

어디까지나 스팅어 대비 컴포트한 세팅일 뿐, 그 기본은 충분히 단단한 성향이다. 컴포트와 다이내믹을 공존시키기 위한 고심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 때문인지 이 차의 주 고객보다 높은 연령대의, 그러니까 G80의 주 고객층이 이 차를 타보더라도 충분히 좋아할만한 수준의 다이내믹과 컴포트가 양립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 위한 세팅을 하다 보니, 제네시스 브랜드 사상 가장 다이내믹하다고 주장하는 이 세단은 다이내믹과는 살짝 거리를 둔 모양새다. G80 스포츠의 축소판이 이런 느낌이라고 한다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울 듯 하다.

다소 맹점일 수 있지만, 퍼포먼스보단 고급감이 차를 따지는 데에 우위에 있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상 제네시스다운, 보편적인 세팅을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복합연비는 13.6~15.2km/ℓ 이지만, 고속주행을 중심으로 한 주행 패턴에선 이보다 높은 수준인 16~18km/ℓ 인근을 가리켰다.

제네시스 G70 2.2 디젤

■ G70, 스팅어와는 지향점이 달랐다.

G70는 벤츠 C클래스나 BMW 3시리즈보다 충분히 고급스럽다. 감성적 측면에서도 운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세심함도 모두 고려한 모습이다.

엔트리 급의 럭셔리 세단은 이래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기 충분하다. 다만 제네시스 브랜드가 강조한 만큼의 다이내믹함을 주행 성능을 체감하기에는 어딘가 조금은 심심하다.

출력도 넉넉하고 움직임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오롯이 도로를 꽉 움켜쥐고 주행하는 퍼포먼스를 기대한다면 이 차는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최근 시승한 스팅어가 계속 눈에 밟히는 이유다.

신생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처음 도전하는 이 세그먼트에서 이정도 수준을 갖췄다는건 분명히 칭찬할 일이다. 그러나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인 성격을 지닌 차라면, 운전 재미를 조금 더 강조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

시승한 G70 디젤의 가격은 4080만~45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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