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리터 디젤로 승부, 아우디 A6 40 TDI & 50 TDI 콰트로 시승기

조회수 2016. 12. 19. 18: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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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그룹이 아직 디젤 스캔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와 상관없이 세계시장서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지만 적어도 국내 상황은 그리 만만치 않다.

판매의 중심이 되는 2리터 디젤 모델을 비롯해 무려 79개 모델의 인증이 취소됐다. 이 타격은 아우디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당장 2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한 A6를 팔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로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출시, 내년 BMW의 신형 5시리즈 데뷔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2리터 디젤이 자리를 비운 사이 A6의 중심은 40 TDI가 담당한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새롭게 추가된 엔진이다. 기존 6기통 3.0리터 디젤엔진을 디튠시키며 효율을 높인 모델이다. 반대로 45 TDI에서 출력을 27마력을 높여 272마력의 성능을 내도록 한 50 TDI도 나왔다. 더 높은 성능을 원한다면 트윈터보가 장착돼 320마력의 출력을 내는 55 TDI를 선택할 수도 있다.

현재 시장의 중심인 A6 40 TDI(3.0 TDI)가 기존 35 TDI(2.0 TDI)를 얼마만큼 대체할 수 있을까?

40 TDI의 첫인상은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또 부드럽다. 디젤만의 거친 감각이 많이 상쇄된 모습이다. 가솔린이건 디젤이건 6기통은 고급스러운 감각이 충분히 전해진다는 점이 좋다.

정숙성부터 측정했다. 아이들 상태에서 측정된 소음은 약 44dBA 내외. 체감보다 높은 수치에 살짝 당황했다. 계측기는 사람이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대까지 수치화시키기 때문에 종종 체감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기도 하는데 이번의 경우도 그랬다. 하지만 다른 디젤 엔진처럼 겔겔거리지 않고 조용하고 부드러운 감각을 전달한다는 점이 좋다.

일상 주행에서도 2리터 디젤보다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이 부각된다. 초반 토크도 높기 때문에 답답스런 초기 발진도 없다. 주행 때의 정숙성도 충분했는데 시속 80km 속도로 주행할 때 약 57dBA의 소음을 나타냈다. 디젤 승용차지만 주행 소음만큼은 고급 세단 못지않았다.

배기량이 넉넉하다는 것은 여유로운 주행감각을 전달하는데 이점을 만든다. 이런 여유로운 감각은 운전시 피로감을 줄여주며 다시금 고급스러운 감각과 연결되기도 한다. 물론 218마력과 51kg.m의 토크는 3.0리터 디젤에게 다소 부족한 수치다. 하지만 수치와 무관하게 스트레스 없는 가속이 가능하다는 점이 좋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도 측정했다. 결과는 6.08초. 제조사 발표 수치는 6.6초였다. 이번 측정된 40 TDI의 기록은 아우디 TT 45 TFSI가 세운 6.18초보다 빠른 기록이었다. BMW의 535d가 5.9초를 기록했으니 어느 정도 유사 수준으로 볼 수도 있겠다. 참고로 포르쉐 파나메라 4가 5.8초를 기록한 바 있다. 디튠 엔진이라고는 하지만 무시하기 힘든 성능이다.

변속기는 듀얼 클러치가 기본이다. 과거 듀얼 클러치 시스템은 저속 주행서 약간의 울컥거리는 느낌도 보였지만 이제 일상 주행에서 자동 변속기와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됐다. 물론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조금 더 빠르고 스포티한 변속 감각을 만들어 낸다. 디젤엔진과 결합됐기 때문에 기어비가 조금 길긴 하지만 두둑한 토크를 바탕으로 밀어내는 타입이라 주행상 불만이 없다. 덕분에 4륜 시스템과 더불어 매우 빠른 출발을 할 수 있었다.

달릴 때의 주행 감각도 수준급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만든 모델이니 그럴 수 있겠거니 싶겠지만 적어도 달리는 부분서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 범위도 적당하다. 타이트하지 않고 느슨하지도 않은 어느 정도 직관적인 조작성을 갖추고자 한 기어비 설정이다. 반면 스티어링 휠이 조금 작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정감을 키우는 부분서는 이점이 있겠지만 조타 범위가 커질 때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핸들링은 직관적이며 솔직하다. 4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무딘 반응은 없다. 여기에 4륜 특유의 안정감까지 갖췄기 때문에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운동 특성은 언더스티어가 기본이다. 빠른 진입 속도 설정 등의 변수로 후륜이 살짝 빠질 때도 있지만 위화감을 주지는 않는다.

서스펜션 셋업도 성능과 승차감을 적당히 아우르는데 맞춰져 있다. 조금 더 면밀히 언급하자면 성능보다 승차감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19인치 타이어와 255mm 및 40 시리즈 타이어를 감안하면 승차감이 아쉬울 법한데 충분히 좋은 승차감을 만들고 있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최단거리는 38.44m다. 제동 응답성 자체는 좋았지만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제동 거리 등을 감안할 때의 성능은 표준적인 수준. 반면 수차례 테스트가 반복되는 동안 일정한 제동거리를 유지한다는 점이 신뢰도를 높였다.

폭스바겐 그룹의 다른 차량들처럼 주행모드 설정에 따라 차량 성격이 달라진다. 효율 모드로 설정하면 무겁고 답답한 느낌이 커진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드로틀이 충분히 열리지 않는 느낌이다. 물론 연비를 위한 것인 만큼 답답함을 느낀다면 노멀 모드로 설정하면 된다.

걱정과 달리 A6 40 TDI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바탕으로 적당 수준의 달리기 실력까지 뽐냈다. 사실 여기에 엔진 성능만 높인 것이 A6 50 TDI다. 때문에 50 TDI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A6 50 TDI의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40 TDI와는 다른 매력으로 분명한 선을 긋고 있었다.

A6 50 TDI는 성능 중심의 모델이다. 20인치 휠, 3 스포크 스타일의 스포티한 스티어링 휠, 패들 시프트, 알칸타라 도어 패널 등으로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운전자의 체형에 맞출 수 있는 시트까지 장착돼 있다. 실내로 들어서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이기도 하다. 40 TDI의 시트와 달리 50 TDI의 시트는 맞춤 정장을 입은 느낌을 줬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추가돼 있다. 두 모델 간의 차이는 이 정도다. 차선을 유지시키거나 반자율 주행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아주 물건이었다.

일반적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전방 차량의 유무를 확인해 차간거리 및 속도를 조절한다. A6 50 TDI의 장비도 기본 기능은 동일하다. 하지만 보다 안전하고 운전자가 믿음이 가도록 작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 정도 한적한 도로에서 2차선으로 주행 중이라고 가정해보자. 앞차와 거리가 충분해 속도를 올리고 있다. 2차선은 한적하지만 1차선 혹은 3차선에서는 주행 차량이 있다. 일반적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라면 양옆의 차량은 무시하고 전방만 바라보며 가속해버린다. 갑자기 옆 차량이 차선을 변경하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A6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옆 차선의 차량까지 감지하며 속도를 내리고 올렸다. 이후 옆 차량을 지나친 다음 다시금 가속을 시작한다. 다른 차선 차량까지 인지할 정도로 센서의 인식 범위가 넓기 때문에 옆에서 끼어드는 차량 문제까지 처리해 낸다. 운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앞서 테스트한 40 TDI에서도 느꼈지만 50 TDI 역시 고속주행 안정감이 형상된 모습을 보였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차체 구조가 보강됐는데, 이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차체 강성 부분은 얼마 전 출시된 벤츠의 신형 E-클래스가 가장 뛰어나다. 하지만 A6도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이전 모델 대비 충분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 적어도 뭔가 아쉽던 차체의 보강으로 주행 질감을 개선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최근 많이 느끼는 점이지만 안전성을 위한 보강이 주행성능 개선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동력 성능을 끌어내본다. 가속감은 40 TDI 대비 확연히 다르다. 40 TDI가 중저영역 rpm 이후 토크가 하락하는 느낌을 줬다면 50 TDI는 강력한 최대토크를 기어 변속 직전까지 이어가는 모습이다. 272마력, 59.kg.m의 토크는 확실히 힘찬 느낌을 전달했다.

내친김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력을 측정해본다. 결과는 5.17초. 제조사 발표 수치인 5.5초보다 빠른 결과다. A6 TDI 왜 이러지? 마세라티의 기블리 S Q4가 5.32초를 기록했으니 마세라티가 와도 겁먹을 것 없는 수준이다.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주행감각은 40 TDI와 같다. 하지만 승차감이 보다 단단하게 느껴진다. 또한 스티어링에서 느껴지는 민감함과 차체의 거동도 민첩해진 듯하다. 서스펜션의 세팅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봤지만 아우디 측은 동일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물론 타이어의 편평비가 다르긴 하지만 그보다는 큰 폭의 승차감 차이인데…

40 TDI에는 19인치 휠과 40시리즈 타이어가 장착되지만 50 TDI에는 20인치 휠과 35시리즈 타이어가 사용된다. 일반 승용차에 조금은 과한 조합이지만 적어도 A6 50 TDI와는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또 다른 강점은 제동 성능이었다. 앞서 테스트한 40 TDI와 달리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36.74m를 기록해 냈다. 이는 37.28m를 기록한 아우디 S3보다도 좋은 기록이다. 참고로 40 TDI는 강한 제동서 타이어가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50 TDI의 타이어는 끝까지 노면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달랐다.

빠르고 즉각적인 감각 덕분에 코너에서 조금 더 적극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했다. 40 TDI와 비교해 불필요한 움직임이 억제됐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의 패들 시프트를 통해 손을 떼지 않고 빠른 변속을 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채들은 기어를 내려야 할 때 편하다. 분명 40 TDI 대비 스포티한 감각을 잘 살렸다. 또한 코너 탈출 후 재가속 부분서도 시원스레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는 두 모델 간 연비를 비교했다. 그 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시속 80km 정속 주행 상황서 40 TDI가 약 18.8km/L를 기록했다면 50 TDI는 18.4km/L를 보였다. 시속 100~110km 주행 환경에서도 40 TDI는 16.5km/L 50 TDI는 15.6km/L를 기록했다. 평속 15km의 도심 연비 시뮬레이션에서는 8.6m/L로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그렇다면 A6 40 TDI와 50 TDI 중 어떤 모델의 경쟁력이 더 높을까? 우리 팀의 의견은 정확히 반으로 나뉘었다. 먼저 40 TDI의 손을 들어준 패널들은 50 TDI보다 1천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반면 50 TDI의 손을 들어준 패널들은 50 TDI는 디젤임에도 확실한 성능을 갖췄다는 점, 40 TDI 대비 구성이 좋다는 점, 다시금 별반 차이 없는 연비를 이유로 꼽았다.

그리고 결론은 한 가지로 통일됐다. 일부 사람들은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볼지 몰라도 A6의 경쟁력은 여전하다는 것. 사실상 아우디를 질타하는 대중도 많다. 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실제 아우디의 소비자가 아니다.

A6는 페이스리프트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웠다. 물론 현재의 벤츠 E-클래스, BMW의 신형 5시리즈 출시로 더 힘겨운 싸움을 해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맥없이 무너지지 않을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만큼은 분명히 확인했다. 또한 특유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일부 소비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을지도 모른다.

또, 신형 E-클래스나 5시리즈가 4기통 엔진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하면서 가격을 올렸다. 아우디코리아가 특유의 할인 정책(?)을 통해 이 소비자들을 3리터 디젤로 끌어들인다면? 적어도 4기통과 6기통은 정말이지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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