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X를 초월한 RX - 렉서스 올-뉴 RX450h 시승기

조회수 2016. 2. 22.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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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4월에 열렸던 2015 뉴욕 오토쇼에서 처음 등장한 렉서스 RX의 4세대 모델이 지난 17일부터 한국에 입성,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또한, 익일(18~19일)부터 미디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렉서스 RX는 렉서스의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SUV의 선구자격 모델로서, 1998년의 초대 모델 이래,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이다. 8년 만에 세 번째 세대교체를 맞은 렉서스 RX를 시승하며 그 매력을 짚어본다. 시승한 RX는 RX450h 이그제큐티브 모델로, VAT 포함 가격은 8,600만원이다.

4세대를 맞은 RX는 스핀들 그릴을 위시한 렉서스의 디자인 언어가 돋보이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디자인에서는 NX로부터 시작된 렉서스의 새로운 디자인 기조가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초대 모델부터 이어져 왔던 곡선적인 디자인을 완전히 배제하고, 칼로 베어낸 듯 예리한 직선들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얼굴은 예리하게 빚어진 중앙의 스핀들 그릴을 중심으로 나머지 구성 요소들이 자리한다. 모래시계의 형상에서 차용한 스핀들 그릴을 따라, 헤드램프와 안개등의 형상을 일체화한 점이 돋보인다. 이로써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평면적인 인상을 고수하고 있었던 지난 모델들과는 극렬하게 대비되는, 강렬하고 입체적인 인상을 지닌다. 이러한 스타일링 기법은 옆모습과 뒷모습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확실하게 신세대의 렉서스임을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4세대 RX의 디자인에서 눈에 띄는 다른 한 가지는 윈도우 라인을 따라, 블랙 하이글로스 페인팅이 적용된 C필러를 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최근 자동차 디자인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플로팅 루프(Floating Roof)` 스타일을 연출한다. 뒷모습은 스핀들 그릴의 형상을 따라 빚어진 얼굴과 비슷한 분위기로 스타일링이 이루어져, 전후 디자인의 조화를 이루며, RX의 스타일링을 완성한다. 특히, 테일 게이트의 불쑥 튀어 나온 중앙부가 특징적으로 다가온다. 외장의 조립 품질과 도장 품질도 우수하다.

그러나 운전석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 반전은 새로운 RX의 인테리어의 디자인에서 온다. 파격으로 점철된 외모를 지닌 RX지만, 실내만큼은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감돈다. 또한, 인테리어 곳곳에는 렉서스만의 세심함이 가감 없이 드러난다. 렉서스가 차량 내/외장의 마감과 완성도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拘り(こだわり, kodawari)`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拘泥り는 일본어로 `구애됨`을 뜻하는 말이지만, 한 편으로는 `장인들이 지니는 고집이나 개성` 등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새로운 RX의 실내에는 부드러운 질감의 가죽을 듬뿍 사용되었으며, 실내의 악센트를 이루는 장식들에는 레이저 커팅한 목재에 알루미늄 심을 삽입하여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멋을 냈다. 또한, 도어패널 측면과 플로어 콘솔 커버 및 측면 등, 탑승한 사람의 신체가 닿는 부위에는 부드러운 가죽과 함께, 소프트 패드를 덧대는 세심한 배려를 보인다. 또한, 시승차인 RX450h 이그제큐티브의 공조장치는 `렉서스 클라이밋 컨시어지(Lexus Climate Concierge)`가 기본이다. 이 시스템은 전자동 에어컨, 스티이링 휠 히터, 1/2열 좌석의 통풍 기능을 비롯한 기능들을 일괄적으로 연동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조수석과 2열좌석의 승객 승/하차 여부에 따라 작동 및 정지를 자동으로 제어한다.

스티어링 휠은 직경이 다소 크지만 그립감은 훌륭하다. 마감재로 사용된 가죽의 질감이 부드럽고 손에 잡히는 부분에 소프트 패드가 덧대어져 있어, 기분 좋은 느낌을 준다. 무늬목으로 마감한 부분의 질감도 좋은 편. 계기판은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에 사용되는 것과 대부분 같지만, 패널의 질감을 개선하고 폰트를 더 깔끔하게 정리했다. 또한, 계기판 상단에는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는 대형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센터페시아를 이루고 있는 소재들의 질감도 좋은 편이다. 펄이 듬뿍 들어간 수지 패널을 사용하여, 고급스런 느낌을 주며, 모든 버튼들은 작동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신뢰가 가는 느낌을 준다. 마크 레빈슨 사운드 시스템은 변함 없이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앞좌석은 부드럽고 몸을 부드럽게 감싸며 떠받쳐주는 착좌감이 일품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양쪽 모두 8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과 4방향의 전동식 허리받침, 그리고 렉서스 클라이밋 컨시어지와 연계하여 작동하는, 각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제공한다. 뒷좌석의 착좌감도 우수하다. 전동식으로 등받이의 각도를, 레버로 전후 거리 조절이 가능한 점은 넉넉한 실내공간과 함께, 뒷좌석의 만족도를 크게 올려준다. 차체가 커지는 과정에서 실내공간의 증대도 함께 이루어진 덕에, 트렁크 용량 역시 크게 늘어, 골프백 4개를 가로로 실을 수 있는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시승한 RX450h의 파워트레인은 숫자 뒤 `h`가 말해주듯, 하이브리드다. RX450h에 탑재된 3.5리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앳킨슨 싸이클 구조를 채용한 3.5리터 V형 6기통 엔진과 고토크 전기 모터를 내장한 변속기를 조합하여, 연소 효율의 개선과 CO2 배출량 저감을 도모한다. 시스템 총합 최고출력은 313마력이다. 공인연비는 도심 13.4km/l, 고속도로 12.1km/l, 복합 12.8km/l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RX450h는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높은 정숙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전기차 상태인 `EV모드`는 말 할 것도 없고, 엔진이 구동되고 있어도 소음 유입이 크지 않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엔진의 회전 수를 4,000rpm 이상으로 올려도, 그다지 시끄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승차감은 여전히 부드럽다. 하지만 부드럽기만 했던 이전 세대의 RX와는 확실히 다르다. 특히, 과속방지턱과 같은 큰 요철을 통과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기존의 RX보다 훨씬 절도 있는 움직임을 보인다. 요철 통과 후 자세를 추스르는 데 시간을 제법 할애했던 기존 모델과는 달리, 훨씬 짧은 시간에 자세를 추스르고 보다 안정적으로 기동한다. 이 느낌이 꽤나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에 두고 가속을 시작하면, 좌측에 파워 게이지가 나타나는 푸른 빛 계기판은 순간적으로 타코미터가 달린 붉은 빛 계기판으로 전환되고, 스로틀의 반응이 한층 빨라진다. 변속을 담당하는 e-CVT의 작동에도 활기가 돈다. 더 크고 무거워진 차체에도 불구하고, 가속감이 비교적 시원스러운 편이다. 엔진으로 앞바퀴를 구동하고 전기모터로 뒷바퀴를 구동하는 RX450h는 가파른 오르막길도 꽤나 힘차게 박차고 올라간다.

하지만 동력성능보다 인상 깊은 부분은 바로, 코너링이 이어지는 시승 코스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기존의 RX에 비해 선회 성능과 조종성 측면에서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이다. 기존의 RX는 전형적인 크로스오버 SUV의 둔중하고 서툰 몸놀림을 보였지만, 새로운 RX는 기존에 비해 한층 자신감이 있고, 급기동 상황에서의 대응도 한층 노련해졌다. 특히 저속 코너를 통과하다 보면, 기존에 비해 롤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급제동이나 노면 굴곡에 의해 발생하는 피칭도 보다 억제되어 있다. 제동력은 RX의 차체를 제어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또한 조작량에 따라 비례하는 브레이크의 답력 설정 덕분에 고속 주행 중의 급제동 등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차를 세울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이유로 RX를 스포츠 세단, 혹은 스포츠 쿠페처럼 휘두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RX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안락함`, `정숙함`, 그리고 `넉넉함`을 본위로 하는 고급 크로스오버 SUV의 핵심 가치에 집중하는 차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의 RX에 비해 기동성과 조종성에서 큰 개선이 있다는 점이다. 렉서스는 새로운 RX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섀시에 대한 대대적인 개량을 시도했는데, 새로운 RX의 고급스런 승차감과 향상된 선회 기동이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연비는 추후 별도의 시승차량을 이용하여 측정할 예정이다.

렉서스 코리아는 신세대 RX에 대한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그 첫 머리에 `RX이면서 RX를 뛰어넘는다`는 문구를 내걸었다. 크로스오버 SUV 세그먼트에서 지금의 금자탑을 쌓아 올려왔던 과거의 모델들을 모두 뛰어넘는, 완전히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파격적으로 변모한 스타일링과 한층 고급스러워진 인테리어는 4세대 RX의 수많은 변화 중 일부에 불과하다. 과거에 비해 한층 몸집을 크게 키웠음은 물론, 뼈대에서부터 심장에 이르는 모든 부분에서 변화가 이루어졌다. 이 모든 변화는 모든 면에서 지난 세대의 모델 전부를 뛰어 넘고도 남을 만한 결과물로 완성되었다. 선대 모델들이 지니고 있었던 좋은 점들은 그대로 보존한 채, 전반적인 향상을 이룬 것이다. 새로운 RX를 직접 경험해 보면, 렉서스 코리아의 `RX이면서 RX를 뛰어넘는다`는 문구를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

글, 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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