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보다 잘 팔리는, 기아 스포티지 R2.0 E-VGT

조회수 2016. 5. 4. 13: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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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지. 현대차 산하에 있기 전 기아차가 순수하던(?) 시절에 개발된 역작이다. 세계 최초의 도심형 컴팩트 SUV, 양산차 최초 무릎에어백 적용, SUV로써 파격적인 3도어 컨버터블 모델까지…

그랬던 스포티지가 4세대로 변경됐다. 디자인부터가 파격적이다. 판매량에서 형제차 투싼을 앞서기도 한다. 그런 스포티지의 매력이 무엇인지 확인해 봤다.

4세대 스포티지의 디자인은 논란을 불렀다. 대부분의 반응은 ‘이상하다’였다. ‘망둥어를 닮았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기아차는 스포티&파워풀 에너지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그대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디자인 논란과 별개로 소비자들은 투싼보다 스포티지를 선택했다. 2015년 9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보면 투싼이 38,310대, 스포티지가 46,842대 팔렸다. 투싼이 약 2달은 더 팔아야 현재 스포티지의 판매량과 비슷해지게 된다.

구성도 좋다. 우리팀이 테스트한 모델은 기본형 바로 윗 등급인 프레스티지 트림이다. 그럼에도 열선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휠, 크루즈 컨트롤, 오토라이트까지 갖추고 있다. 옵션으로 7인치 내비게이션과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이 추가돼 있다. 이 구성만 갖춰도 별다른 불만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아니, 컴팩트 SUV로써 이 정도면 훌륭하다.

물론 휴대폰 무선 충전 시스템을 추가하려면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선택해야 한다. 하이패스를 추가하려면 운전석 통풍시트 패키지를 넣어야 한다. 옵션장난이라 불리는 묶음식 옵션구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88만원에 19인치 알로이휠, 듀얼 머플러, LED 리어 콤비램프, LED 안개등, LED DRL, D컷 스티어링 휠, 패들쉬프트 등으로 구성된 스타일 UP 패키지 옵션을 엔트리 트림부터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잘 반영한 것 같다.

컴팩트 SUV로는 꽤나 넓은 뒷좌석도 매력이다. 소형 SUV를 고민했다가 스포티지를 본다면 당장 뒷좌석 공간에 끌릴 것이다. 레그룸, 헤드룸에 대한 아쉬움도 없으며, 트렁크 공간도 나무랄 부분이 없다. 특히 트렁크 파티션 바를 탈거해 트렁크 안쪽 부분에 별도로 수납할 수 있게 한 점은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 (이 내용은 투싼에도 적용된다.)

시동을 걸자 디젤 특유의 음색이 전달된다. 아이들 소음 측정결과 약 40.5dBA로 나타났다. 폭스바겐 티구안이 46.5dBA을 기록했으니 상당한 격차임에 분명하다. 물론 하반기 새로운 티구안이 나오면서 보다 좋은 성능을 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소음에서는 스포티지가 앞설 것이다. 유럽시장은 우리처럼 소음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행감각은 현대 기아차의 상품답다. 적당히 묵직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터보랙 이후 발휘되는 토크감도 무난하다.

탑재되는 엔진은 2.0리터 디젤로 186마력과 41.0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구동출력 측정결과 155.3마력과 35.9kg.m의 토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지난 2009년 우리팀이 측정한 투싼 iX의 구동출력은 158마력과 최대토크 33.5kg.m이었다. (당시 제조사발표 184마력, 40.0kg.m)

그리고 1년뒤인 2010년 측정한 스포티지R은 엔진 스펙이 동일함에도 구동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37.4kg.m를 냈다.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꾸준한 노력으로 구동효율을 높인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한때 이슈가 됐던 EGR 비활성화 ‘꼼수’로 해석된다. 그리고 2016년 다시금 구동 출력은 2009년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씁쓸한 일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최고기록 8.99초를 기록했다. 사실상 9초라고 할 수 있는데, 스포티지의 무게측정 결과는 1,622kg 수준이었다. 참고로 휠로 172마력을 발휘했던 스포티지 R은 8.5초를 마크한 바 있다.

가속성능보다 인상적인 것은 제동성능이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까지 39.88m의 거리를 소요시켰다. 테스트를 반복해도 39m 이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지속적인 테스트로 스트레스를 줘도 41m 이내에 머물렀다. 물론 고속주행에서 급작스런 제동을 반복한다면 쉽사리 지치지만 이는 일반적인 주행 범위에서 벗어난다. 적어도 최근 현대 기아차는 제동성능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스포티지의 승차감은 부드럽다. 도심형 SUV지만 전통적인 SUV들의 모습을 따르는 듯 하다. 디자인만 보면 꽤나 단단할 것 같지만 반대의 성향을 갖고 있었다.

엔진 회전질감도 무난하며 변속기도 좋은 성능을 낸다. 빠른 반응은 아니지만 대중이 요구하는 승차감 구현에 아쉬움 없는 변속기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당차게 치고 나간다. 속도 상승도 시원스러운 편이다. 물론 4천rpm 이후부터 힘이 빠지지만 시속 180km 까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좋다.

하지만 고속 주행 안정감은 아쉬움의 대상이 된다. 속도가 상승할수록 안정감이 떨어진다. 물론 현재의 수준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모델답게 완성도를 올려줬으면 한다.

테스트 환경을 와인딩로드로 옮겼다. 우선은 핸들링부터 확인한다. 아무래도 MDPS의 부족함이 가장 크게 부각된다. 노면과 차량간 소통이라는 개념도 부족하다. 그저 바퀴를 움직여주는 역할만 할 뿐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크게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같은 가격에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요구하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코너링 한계도 높지 않다. 근본적인 이유는 타이어 때문이다. 테스트 모델에 장착된 제품은 한국타이어의 키너지 GT다. 17인치 휠과 225mm 사이즈를 갖고 있다. 아반떼에서도 이 제품을 사용한 바 있는데 스포티지에서는 만족스런 성능을 내지 못했다.

물론 차량의 성격 때문일 수도 있다. 또한 모델명만 같을 뿐 타이어의 성분이 다를 수도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모르지만 타이어의 모델명이 같다고 해서 같은 소재를 갖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제조사와 협업하며 차량의 성격에 맞춰 부가적인 튜닝을 하는 경우 또한 많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스포티지의 코너링 실력은 별로였다. 참고로 풀옵션 사양의 스포티지를 주행한 적도 있는데 그 역시도 코너링 성능에 한계가 뚜렷했다. 하지만 이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적정 수준 정도는 해내기 때문이다. 또한 컴팩트 SUV로 코너링 성능을 즐기려는 소비자가 있을까?

차체 강성도 개선됐다. 기존 스포티지와 투싼ix는 분명 일정 수준 부족한 강성을 보였다. 특히나 마일리지가 누적되면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물론 제네시스DH나 LF쏘나타 수준의 극적인 변화는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현대 기아차가 노력한 흔적을 보였다는 점이 좋았다.

연비에 대한 경쟁력도 충분하다. 시속 100~110km의 속도로 주행하는 환경서 보여준 연비는 약 21km/L 내외. 이와 같은 연비는 시속 80km로 정속 주행하는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여기에 평균속도 15km의 답답한 주행환경에서도 약 11.7km/L의 연비를 기록해 냈다. 정차 때 엔진을 비활성화 시키는 ISG 시스템 덕분이다.

참고로 4륜 모델을 선택하면 ISG 시스템이 빠진다. 도심형 SUV 특성상 4륜 시스템의 의미가 크지 않고 구동손실 및 연비까지 악화되기 때문에 스포티지에는 전륜구동 모델이 더 어울린다.

다양한 테스트를 마치며 스포티지에 대해 정리해 본다. 스포티지는 다양한 소비자들이 선택할만한 무난함을 갖췄다. 이 무난함을 매력적으로 표출해 내는 것은 가격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우리팀이 테스트한 것은 기본형 바로 위인 프레스티지 트림이다. 여기에 옵션이 포함된 가격이 2,606만원이다.

트랙스 상급트림은 2,400만원대, QM3 상급트림은 2,500만원대, 티볼리 디젤은 2,600만원대에 근접한 가격을 갖는다. 특히 티볼리의 트렁크를 넓힌 티볼리 에어 4륜 최상위 트림은 2,705만원에 이른다. 한 체급 낮고 구성도 빈약하지만 비싼 소형 SUV를 구입할 것인가, 더 크고 넓으며 차도 잘나가고 구성도 만족스러운 스포티지를 구입할 것인가? 답은 정해졌다.

정리 김선웅 기자(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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