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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DS4 시승기

모토야 입력 2012.12.10. 00:19 수정 2013.07.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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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은 프랑스의 자동차 회사다. 1919년 안드레 시트로엥이 설립했다. 세계 1차 대전 때 프랑스군에 군수용품을 납품했고 전쟁이 끝난 후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시트로엥은 미쉐린의 품을 거쳐 푸조 산하로 들어가 푸조 시트로엥 자동차 그룹(PSA)의 일원으로 거듭났다.

 

 

 


 

 

PSA는 이름 그대로 푸조와 시트로엥으로 이루어진 자동차 회사다. 현재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크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 글로벌 실적도 규모에 비해선 평범하다. PSA의 작년 총 판매량은 350만대, 매출은 599억 유로였다. 하지만 PSA는 유럽시장에서 인기가 많다. PSA의 올 상반기 유럽시장 판매량은 102만대. 110만대로 1위를 차지한 폭스바겐(그룹이 아닌 브랜드)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PSA는 그간 유럽시장에 집중해왔다. 생산 모델도 대부분 효율과 쓰임새가 뛰어난 작은 차다. 그러나 최근엔 전략을 바꿨다. 시장을 전 세계로 넓히고 있다. 다운사이징 바람을 타고 작은 차의 수요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엔 총 판매량의 42%를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 판매했다.

 

푸조는 1988년 한국에 진출했다.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시장에서 잠시 물러나며 숨을 고르기도 했다. 이후 푸조는 효율 좋은 디젤 모델을 앞세워 한국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한편, 시트로엥은 1994년 한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실적 부진과 배기가스 규제 등의 이유로 8년 만에 철수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시트로엥은 한국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렸다. 

 

 


 

 

그들이 한국 재상륙에 앞세운 첫 모델은 ‘DS라인’의 막내인 DS3. DS3의 위급인 DS4는 지난 7월에 출시했다. DS라인은 시트로엥의 고급차 제품군이다.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으로 명차 반열에 오른 1955년의 ‘시트로엥 DS’에서 이름을 따왔다. DS라는 이름엔 프랑스어로 여신(Deesse)이라는 뜻도 담겨있다.

 

“DS라인은 자동차 산업의 프랑스 패션 명품과 같은 존재다. 프랑스 명품 산업의 보석, 가죽 공예에서 볼 수 있는 정교함과 섬세함, 우아함 등을 그대로 도입해 DS라인을 완성했다.” DS4의 수석 디자이너 마크 핀슨의 말이다. 그는 DS4를 ‘쿠페의 역동성, SUV의 공간감, 세단의 편안함을 모두 담은 차’라고 설명했다.

 

 


 

 

마크 핀슨의 말처럼, DS4는 시트로엥 C4를 밑바탕 삼은 준중형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DS4에는 쿠페와 SUV, 세단 등의 느낌이 적절하게 녹아있다. 시트로엥은 DS4의 옆모습을 마치 쿠페처럼 늘씬하게 빚고 뒷문을 달았다. 또한 최저 지상고를 SUV처럼 넉넉히 띄워 승하차가 편하고 높다란 운전시야를 뽐낸다.

 

앞모습은 섬세하게 다듬은 라디에이터 그릴로 완성했다. 그릴 위쪽엔 시트로엥 로고를 형상화한, ㅅ자 두 개를 포갠 모양의 금속 구조물이 스며들었다. 그 아래엔 벌집 모양으로 엮은 플라스틱 패널을 달았다. 모서리를 뾰족하게 자른 헤드램프는 사나운 인상을 만든다. 안개등 윗변을 따라 붙인 LED 주간주행등도 이런 느낌을 부채질한다.

 

 


 

 

최저 지상고는 높지만 차체가 두툼해 껑충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완만하게 누운 A, C필러와 한껏 끌어올린 어깨선, 뾰족하게 다듬고 크롬띠를 두른 창문 라인 때문에 오히려 날렵한 느낌이다. 뒷모습엔 마치 컨셉트 카처럼 긴장감이 풀풀 넘친다. 비교적 크기가 작은 뒤 유리와 위아래 단차를 크게 나눈 트렁크, 크롬 패널을 덧대 멋을 한껏 부린 범퍼 덕분이다.

 

실내는 동급의 어떤 경쟁자보다 화려하다. 구석구석을 장식한 금속성 패널과 야들야들한 가죽을 독특한 패턴으로 엮어 씌운 시트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물씬 낸다. 계기판은 숫자를 밝히는 조명과 안쪽 창 조명을 각각 5가지 컬러중 하나로 바꿀 수 있다. 변속레버는 스포츠카의 그것처럼 앙증맞고 재질이 고급스럽다. 금속을 통짜로 깎아 형태를 만들고 윗부분에 가죽을 씌웠다.

 

 


 

 

DS4의 가장 큰 매력은 커다란 앞 유리로 인한 쾌적한 시야다. 보통 앞 유리가 끝나고 천정이 시작하는 부분은 운전자의 이마 위 부근이다. 하지만 DS4의 천정은 정수리 위쪽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대시보드 위로는 눈에 걸리는 게 없다. ‘개방감’하면 컨버터블 모델을 손꼽지만 DS4의 개방감은 컨버터블보다 한수 위다. 사실 컨버터블은 머리 위 시야가 좋을 뿐, 전방 시야가 좋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DS4에선 따사로운 햇살을 즐길 수 있다. 일조량이 적은 프랑스에서 만든 차답다. 들이치는 햇빛이 부담스럽다면 천정을 앞쪽으로 쭉 끌어내리면 일반적인 차의 천정으로 변신한다. 선바이저도 일반적인 차처럼 펼쳐진다. 뒷좌석 공간은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겉모습과는 달리 머리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하지만 뒷좌석 창문은 열리지 않는다. 뒷문도 다소 작은 편이다. 이른바 ‘쿠페 스타일’을 위해 희생한 부분이다.

 

 


 

 

변속레버 앞쪽엔 에어컨을 이용한 냉장기능을 갖춘 수납공간이 있다. 앙증맞은 변속레버 덕에 얻은 공간이다. 이 공간은 500㎖ 페트병 두 개와 잡동사니 조금을 동시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넓고 깊다. 센터콘솔 역시 크기가 상당하다. 게다가 센터콘솔 안쪽엔 230v 전원소켓도 달려있다. 트렁크 크기는 370L. 뒷좌석 등받이는 6:4로 나눠 접힌다.

 

시트로엥은 DS4에 최고 112마력, 27.5㎏·m의 힘을 내는 직렬 4기통 1.6L e-HDi 디젤 엔진을 단다. 푸조 3008에서 볼 수 있던 엔진이다. 변속기는 수동 기반의 6단 자동(EGS)을 맞물린다. DS4의 0→ 시속100㎞ 가속시간은 12.4초, 최고속도는 시속 190㎞, 공인연비는 17.6㎞/L다. 연비는 높은 편이지만, 엔진 출력과 가속성능은 다소 평범한 수준이다.

 

 


 

 

하지만 DS4의 실제 가속감각은 나쁘지 않다. 특히 구간별 가속성능이 꽤 괜찮다. 기어가 물려 있는 상태에선 비교적 높은 토크가 차를 쭉쭉 밀어주기 때문이다. ‘제로백’등의 제원상 가속성능이 낮은 건 기어 갈아타는 속도가 더디기 때문. DS4의 EGS는 사실, 높은 연비를 낼지언정 변속시간은 다소 긴 푸조 MCP와 같은 변속기다.

 

푸조와 나눠 쓰는 건 파워트레인이 전부가 아니다. DS4는 푸조의 반듯한 몸놀림도 그대로 품었다. 때문에 DS4는 푸조의 모델처럼 승차감은 편안하고 조종안정성이 뛰어나다. DS4에 오르면 노면상태에 개의치 않고 가속페달을 마음껏 밟을 수 있다. 고속안정성도 차급에 비해 뛰어난 편이고 코너에서도 끈끈하게 돌아나간다. 푸조의 농익은 서스펜션 세팅 실력과 단단한 섀시가 밑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DS4는 커튼을 포함한 6개의 에어백을 기본으로 단다. 전자식 주행 안전장치(ESP),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HSA),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MS) 등도 기본이다. 앞좌석 시트는 난방(열선)은 물론 안마 기능도 갖춘다. 아울러 좌우 독립 풀 오토 에어콘, 전·후방 주차 카메라와 주차가능 공간 측정 장치 등도 기본 또는 옵션으로 준비된다.

 

 


 

 

시트로엥이 자리를 비운 10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은 크게 변했다. 10년 전, 1.3%에 불과했던 수입차 점유율은 올해 10%를 바라보고 있다. 큰 차를 선호하던 소비자의 취향도 변했다. 여전히 중형 세단의 판매량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예전처럼 대형 세단이 수입차 판매의 주를 이루지는 않는다.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인식도 변했다. 예전에는 수입차를 찾는 이유가 일종의 과시욕에서 비롯됐었다면, 지금은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찾는다.

 

유럽에서 작은 차 잘 만들기로 소문난 시트로엥. 이렇게 변화한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DS4에 대한 나의 시선은 비관적이었다. 시트로엥은 현재 국내 소비자에겐 조금 생소한 브랜드기 때문이다. DS4가 속한 전쟁터엔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득실거린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DS4를 겪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DS4의 매력은 어떤 경쟁자와 비교해도 좋을 만큼 충분했다. DS4는 화려한 겉모습과 고급스러운 실내, 뛰어난 연비와 다양한 쓰임새를 갖춘 깍쟁이 같았다. 만약 고급스럽고 개성 넘치는 준중형 차를 찾는다면, DS4가 제격이다.

 

 

 

글, 사진 | 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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