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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성공적인 품종개량, 푸조 508 RXH

조회수 2016. 4. 20. 18: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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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면서 자동차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길쭉한 세단, 덩치 큰 SUV, 실용적인 해치백 등으로 차를 나눴다. 지금은 세단에 SUV를 더하기도 하고, SUV와 쿠페를 교묘하게 섞기도 한다. 각각의 장점을 더하면서 나만의 개성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이들을 공략할 틈새시장용 차종이 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도 왜건과 SUV를 합친 새로운 장르의 차가 나왔다. 푸조 508RXH가 그 주인공. 낯선 첫인상으로 다가와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준 508RXH를 만나봤다.

시선을 끄는 개성 있는 디자인

신기했다. 그동안 봐왔던 자동차 디자인과는 다른 모습에 살짝 어색한 느낌마저 든다. 대신 시선은 한번에 끌 수 있다. 3박4일동안 508RXH를 타면서 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훔쳤다. 이 차가 뭐에요? 멋있네!라는 말도 끊임없이 들었다.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차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이만한 차도 없을 것 같다.

508RXH는 왜건 버전인 508SW를 기본으로 바닥 높이를 살짝 올린 크로스 오버 모델이다. 길이와 너비는 508SW와 같지만 높이는 1,525mm로 기존 왜건형 모델보다 45mm 더 높아졌다.

바닥만 살짝 띄웠는데 완전히 다른 느낌의 차가 됐다. 듬직하면서 강인한 인상이 차의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 험로주행을 고려해 범퍼와 휠 아치에는 두툼한 플라스틱 패널을 둘렀고, 송곳니를 드러낸 듯한 3개의 LED주간운행등은 보석처럼 빛난다. 여기에 풀 LED 헤드램프와 푸조 특유의 사자 로고도 멋스러움을 더한다.

군더더기 없는 실내는 그대로

실내는 기존 508SW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센터페시아 가운데 위치한 모니터를 비롯해 계기반과 스티어링 휠 디자인, 변속기 주변과 짜임새 있는 버튼 구성도 모두 그대로다. 여기에 7인치 터치스크린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마사지 시트, 오토 하이빔 시스템 등 고급 편의장치도 빠짐없이 다 넣었다.

공간은 508 RXH가 갖는 또 하나의 무기다. 왜건을 바탕으로 만든 만큼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기본 트렁크 공간은 660L,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최대 1,865L까지 넓힐 수 있다. 현대차 대형 SUV 맥스크루즈의 2열과 3열을 모두 접은 트렁크 용량보다도 큰 공간이다. 여기에 넓은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와 커다란 유리창은 개방감을 더욱 높여준다. 프랑스차라면 빠지지 않는 요소다.

검증된성능, 안정적인 주행능력

엔진은 유로6기준을 만족하는 PSA그룹의 2.0리터 디젤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낸다. 가속성능은 부족함 없이 쭉 뻗어나간다. 긴 차체를 생각해 더디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버거운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종일관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 몸놀림과 꼭 필요할 때 강한 힘을 발휘하는 디젤엔진은 역시 푸조가 엔진 꽤나 잘 만드는 회사라는 걸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엔진과 조화를 이루는 6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여유롭다. 요즘 대세인 듀얼클러치 변속기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기어비를 조금만 더 앞으로 조였어도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답답하거나 크게 불만이 나오지는 않는다. 기어비를 앞으로 당겨놓으면 가속감은 좋아지지만 중고속에서 맥빠진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적당히 엔진의 성능을 뒷받침 해준다. 여기에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한 서스펜션, 안정적인 차체, 바닥 소음을 잘 잡은 정숙성 등은 기존 SUV와는 다른 왜건형 모델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핸들링이 눈에 띈다. 분명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시야는 SUV처럼 높고 넓은데, 주행 느낌은 무게중심 낮은 세단을 타는 것 같다. 실제 구불구불한 길에 들어가면 차체가 바닥에 붙어 안정적인 코너링을 보여준다. 여기에 푸조 특유의 민첩하고 유연한 핸들링이 운전 재미를 높여준다. 일반적인 SUV라면 휘청거려 하지 못했을 코너링을 아무렇지 않게 빠르게 돌아나간다. 꽤 색다른 경험이다.

508RXH만의 숨은 장점

험로 주행에서도 숨은 능력을 보여줬다. 거친 자갈길이나 울퉁불퉁한 돌길도 부담 없이 넘어간다. 긁히거나 상처를 입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는 게 좋다. 높아진 차체 덕분이다.

평소 푸조차들과 비포장길, 험로 같은 단어는 잘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508RXH는 예외다. 내가 알던 푸조가 맞나 싶을 정도로 뛰어난 오프로드 능력을 보여줬다. 사실 생각해보면 푸조는 오프로드에 강한 차다. 올해 다카르 랠리에서 우승도 했고, 푸조와 같은 그룹인 시트로엥 역시 WTCC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남은 건 시장 반응

508RXH는 세련된 디자인, 왜건의 실용성, SUV의 장점이 잘 버무려져 완성된 새로운 장르의 차다. 누군가는 이것저것 섞어놓은 차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또 다르게 살펴보면 각각의 장점만 가득 들어있는 알짜배기 차라고 풀이할 수도 있다. 부담 없는 차체로 주중에는 출퇴근용으로 무리가 없고, 주말에는 짐 가득 싣고 아웃도어 생활을 즐길 수도 있다. 여기에 언제 어디서나 시선을 끄는 매력적인 디자인은 덤이다.

매력적인 차가 나왔다. 이제 남은 건 시장 반응이다. 분명 이 차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대중적인 차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틈새시장을 노린 차를 원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그래서 소수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차를 만들었다.

이 차가 크게 성공할지 조용히 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건 푸조 508RXH는 지금 것 보지 못했던 매력적이고 다재다능 한 맥가이버 같은 차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장르의 차를 과감히 선보인 푸조에 박수를 보낸다.

김성환 swkim@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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