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실수? 유럽산 포드 쿠가 2.0 TDCi

조회수 2016. 3. 18. 17: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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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코리아가 유럽형 모델을 내놓고 있다. 퓨전에서 몬데오로 바꿨고 이스케이프에서 쿠가로 변경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높아진 기준과 디젤 모델의 인기를 반영한 결과다. 특히 쿠가는 유럽시장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컴팩트 SUV로 유명하다. 단순히 엔진만 바꾼 것이 아니다. 유럽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에 진입한 쿠가가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이름은 바뀌었지만 생김새는 이스케이프와 같다. 북미 모델과 유럽 모델을 통합한다는 "원포드(One Ford)" 정책 하에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굳이 차이점을 꼽자면 테일게이트에 부착된 모델명이 다르다는 것 정도다.

사실 이스케이프와 쿠가는 완전 다른 차였다. 이스케이프가 북미시장서 2세대 모델로 모델체인지 될 때 등장한 모델이 쿠가다. 이후 쿠가를 중심으로 한 원포드 정책으로 새롭게 개발된 모델이 3세대 이스케이프이자 2세대 쿠가다.

인테리어는 상당히 화려하다. 어디 한군데 평평하게 끝나지 않는다. 다각화된 패널 구성으로 입체적인 멋도 강조한다. 물론 취향에 따라 복잡해 보인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재질을 비롯한 조립 완성도에서 아쉬움은 크지 않다.

내비게이션을 보려면 모니터 우측 하단에 위치한 사운드(Sound) 버튼을 길게 눌러야 한다. 임의적으로 추가한 내비게이션을 실행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참고로 이 내비게이션은 차량의 OBD 단자와 연결된다. 이를 통해 GPS가 수신되지 않는 터널에서도 주행 속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 기반의 싱크2(SYNC2)로 구성된다. 현재 포드는 공동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이별하고 개발을 중단한 상태다. 미국 본토에서 싱크 때문에 포드 차량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소비자가 많아졌을 정도로 이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크다. 현재 북미시장부터 블랙베리와 개발한 싱크3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후로 전세계시장에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니 차기 싱크의 성능에 기대를 걸어 본다.

그보다 국내서 지적되는 아쉬움은 한글화 문제다. 계기판부터 센터페시아 모니터에 이르기까지 한글은 없다. 포드는 수입차 판매량 상위권에 랭크되는 성적을 기록하는 중이다. 하지만 싱크3 업그레이드 때를 기약해 볼 수 있겠다.

뒷좌석은 넓다. 컴팩트 SUV로써 헤드룸과 레그룸은 충분히 넉넉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간단하게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할 수 있는 피크닉 테이블도 갖췄다. 참고로 쿠가는 폭스바겐 티구안과 경쟁하며 해외시장서는 투싼과 스포티지와도 싸운다. 하지만 티구안과 비해 95mm 길고 30mm 넓으며 86mm 긴 휠베이스를 갖고 있다. 투싼이나 스포티지보다도 크다.

발동작으로 트렁크를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는 여는 것은 물론 닫는 기능까지 지원한다. 덕분에 짐을 넣거나 뺄 때 편하다.

이제 주행에 나설 차례다. 시트 포지션을 설정한 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른다. 이후 2리터 디젤엔진의 회전이 시작된다. 의외로 부드럽다. 일정 수준의 소음은 발생하지만 진동을 잘 막아준다는 점이 좋다. 스티어링휠과 기어레버, 시트 등 다양한 부위에서 진동 수준을 확인해 봤지만 기분 나쁜 감각은 전달되지 않았다.

주행을 시작하며 놀란 부분이 있다. 가속페달을 밟는 것과 동시에 차량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보통의 디젤 차량들은 가속페달을 밟아도 조금 느긋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2리터급 디젤 차량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쿠가는 전혀 다른 급의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정도면 3리터급 디젤 차량과 비교해도 아쉽지 않을 반응 성능이다. 아니 오히려 그를 앞선다고 할 수 있다.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바로 반응해주니 시내 주행에서 느껴졌던 답답함이 해소되는 느낌이다. 차도 잘나간다는 느낌이다. 가속페달을 밟은 후 조금 있다가 토크가 쏟아지지도 않으니 운전도 편하고 승차감도 좋아진다. 엔진의 반응 하나 개선했을 뿐인데 만족감 향상이 상당하다.

이 참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시간도 측정해본다. 결과는 9.8초. 차체 무게측정 때 약 1.7톤 가량의 무게를 보였는데 이를 감안했을 때 충분히 좋은 결과다. 참고로 경쟁모델인 폭스바겐 티구안이 동일한 1.7톤의 무게를 갖지만 0-100km/h 가속은 11초를 나타낸 바 있다.

쿠가의 속도를 높여본다. 시속 180km까지 가뿐하게 도달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후 영역부터 가속이 둔화되지만 컴팩트 SUV로써 충분한 성능이다. 고속안정감은 의외로 좋다. 그 동안 미국 SUV가 보여줬던 뭔가 허둥거리는 느낌이 없다. 역시나 유럽차를 떠올리게 한다. 인상적인 감각이다.

아이들 상태에서도 느꼈지만 디젤로써 상당히 부드러운 엔진 회전질감이 엿보인다. 인상적인 부드러움을 보였던 쉐보레의 1.6리터 디젤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보다 배기량이 넉넉하기 때문에 토크감이 쉽게 죽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는다. 참고로 쿠가의 엔진은 180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발생시킨다.

편의 및 안전장비도 잘 갖추고 있다. 차선이탈 경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추돌 경고 등 기능들이 탑재됐다. 아쉬운 점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 정차 및 재출발 기능까지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

여러 상황서 주행을 하다 보니 변속기 부분을 지나쳤다. 6단 듀얼클러치다. 모르고 탄다면 자동변속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저속 상황서 미약한 쇼크가 있지만 듀얼클러치로는 매우 부드러운 감각임에 분명하다. 물론 변속 속도는 일정부분 희생됐다. 그럼에도 일반 자동변속기보다는 빠른 변속을 보여주며 동력 전달 능력서도 아쉬움이 없다는 점이 좋다. 적어도 타사 모델과 견줄 때 평균 이상의 성능임에 분명하다.

제동력을 측정한 결과 37.4m를 기록했다. 최초 제동 테스트 당시 40m대를 기록했는데 디스크 및패드의 온도가 일정 수준에 오르자 꾸준하게 37m대를 유지했다. 또한 5회차 테스트에서도 37.5m를 기록했다. 내구 부분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는 것. 국산 모델들의 경우 초기 성능은 좋지만 3회부터 성능이 대폭 저감되는 경우가 있어 대조된다. 또한 페달 조작 감각도 위화감이 없으며, 초반부터 후반까지 일정한 성능을 보여 좋았다. 이는 보다 편안하게 제동시스템을 제어하는데 도움이 된다.

테스트를 진행되는 도중 갑작스레 큰 눈이 내렸다. 불가피하게 촬영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차량에 장착된 타이어는 여름용 타이어. 우리가 택한 테스트 장소는 다양한 고저차가 반복되는 코스다. 때문에 되돌아가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너무 쉽게 통과해버린다. 계기판의 구동력 배분 그래프를 확인해보니 출발과 동시에 전 후 5:5 비율로 동력을 배분하며 안정감 있는 출발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었다.

대부분 전륜구동 기반의 4륜 시스템이 후륜에 동력을 전달까지 일정 수준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경우가 많다. 하지만 쿠가의 풀타임 AWD처럼 넓은 영역에서 후륜에 동력을 전달해 냈다. “노면 상태가 수시로 변하는 험로에서도 일정한 구동력을 낸다.”고 강조한 포드측 주장이 과장이 아니었다. 또한 어떤 영역서도 가속이 진행될 때는 5:5에 가까운 배분을 만들어 주행 안정감도 높였다.

만족스러운 4륜 시스템을 갖춘 쿠가의 온로드 주행 성능은 어떨까? 와인딩 코스에서 주행완성도도 평가했다.

쿠가는 트랙션 컨트롤만 해제시킬 수 있다. ESC는 무조건 작동한다. SUV로써 전복방지를 위한 설계라고 하지만 운전자에게 보다 많은 선택권을 줬으면 좋겠다.

코너를 돌아나가면 부드럽고 가볍게 느껴지는 스티어링휠 감각이 부각된다. 평균보다 소폭 가벼우면서 회전각이 큰 성격은 SUV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감각이 주행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묵직한 느낌은 없지만 탄탄한 주행질감을 전달받기 때문이다.

이런 감각을 만드는 요소로 서스펜션을 꼽을 수 있다. 유럽스타일의 서스펜션 설정 덕분이다. 스프링 자체는 부드러운 편이다. 하지만 댐퍼 쪽이 조금 단단한 느낌을 전한다. 결과적으로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근 트렌드를 잘 반영한 하체라 할 수 있다. 감각적인 부분이 좋기 때문에 코너링 자체에 대한 만족감도 컸다.

하지만 ESC의 개입이 빠르기 때문에 와인딩 코스 주행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미국 브랜드의 상품 답지 않은 핸들링과 감각적인 코너링을 즐기는데 아쉬움은 없다. 빠르게 달리는 차는 아니지만 잘 달릴 수 있는 기본기는 갖췄다고 보면 된다.

마지막으로 연비 검증에 나섰다. 시속 100~110km로 주행하는 상황의 연비는 약 17~17.5km/L 수준. 재미있는 부분은 시속 80km로 정속주행을 하더라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연비를 보인다는 것이다.

평속 15km의 답답한 도심환경에서는 약 11~12km/L 수준의 연비를 기록했다. 차량이 정지할 때 엔진 시동을 끄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 덕분이다. 다른 차량에도 탑재되는 기능이지만 의외로 시내 주행 연비서 큰 도움을 준다. 1.7톤의 차체 무게와 4륜 시스템까지 갖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로 좋은 효율이라 할 수 있다. 쿠가의 공인 복합연비는 13km/L 수준이다. 다양한 주행환경서 약 14~15km/L 수준의 연비를 보여주니 소비자가 체감하는 연비는 더 높을 것이다.

테스트를 진행하며 별다른 불만사항을 찾지 못했다. 사실 일부 포드 모델들은 우리팀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무난하긴 했는데 꼭 한 두가지 눈에 띄는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가는 달랐다. 경쟁 모델인 폭스바겐 티구안과 경쟁해도 이길 수 있는 상품성을 가졌다. 물론 코너링 등 주행감각은 티구안이 앞선다. 하지만 쿠가는 더 빠른 가속력을 보여주며 주행감각서도 크게 쳐지지 않는다. 또한 더 넓은 공간과 다양한 편의장비, 각종 액티브 세이프티까지 갖췄다. 하지만 가격은 조금 더 낮다. 물론 같은 유럽 태생이기도 하다. 쿠가 최상위 트림인 티타늄 모델이 4천 4백만원대라면 티구안 R-라인은 4천 8백만원대다.

쿠가를 통해 유럽포드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경쟁력 역시 북미모델보다 높았다. 현재의쿠가라면 부족했던 포드의 이미지를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판매량이 미미했던 이스케이프의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다수의 소비자들이 쿠가를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분명 포드 라인업에서 쿠가는 꽤 괜찮은 모델이다.

정리 | 오토뷰 로드테스트팀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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