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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C450 AMG, "아버지를 AMG라 부르지 못하고.."

모터그래프 입력 2016. 06. 28. 17:13 수정 2016. 06.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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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AMG는 엔진에 작업자의 이름을 새긴다. 한명의 작업자가 하나의 엔진을 책임진다는 전통은 그동안 메르세데스-AMG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어울리지 않게 소형차를 만들때도 ‘원맨 원엔진’을 내세우며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웠다.

그랬던 메르세데스-AMG도 최근부턴 공장 라인에서 찍어낸 엔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AMG의 느낌만 살짝 가미된 메르세데스-벤츠 ‘AMG 스포츠’에도 사용되는 엔진을 공유한다. ‘C450 AMG MATIC’은 메르세데스-AMG가 사용하는 엔진을 공유하는데다 여러모로 AMG를 붙일만하지만 얄궂게도 메르세데스-AMG로 인정받진 못했다.

하지만 C450 AMG 4MATIC은 무늬만 고성능인 부류와는 본질적으로 달랐다. 구성이나 직접 도로를 달려봐도 어째서 메르세데스-AMG의 정식 멤버로 들어가지 못했는지 의문이 더 짙어질 뿐이었다.

아버지 뭐하시노?

홍길동이 비록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진 못했지만, 아버지의 성은 그대로 물려받았다. C450 AMG 4MATIC도 메르세데스-AMG는 아니지만, 메르세데스-AMG의 엠블럼은 물려받았다. 그리고 강력한 성능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 홍길동처럼 동해와 서해를 번쩍번쩍하며 움직이진 않지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9초만에 돌파할 수 있다.

전통적인 메르세데스-AMG의 생산 방식으로 제작된 엔진은 아니지만 그 힘은 메르세데스-AMG와 다르지 않았다. 곧장 앞으로 튀어나가는 능력은 타고 났다. 더욱이 4MATIC은 갑작스럽게 왈칵 쏟아지는 토크를 조금도 놓치지 않았다.

C63은 여전히 후륜구동이지만, 많은 메르세데스-AMG가 4MATIC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AMG의 궁극적인 목표가 뚜렷해진 것을 알 수 있다. BMW M은 여전히 후륜구동을 고집하면서 수준 높은 운전 실력과 이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짜릿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반해 메르세데스-AMG는 누구나 안정적으로 쉽게 몰 수 있는 고성능차를 만들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차종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의 사륜구동 시스템 4MATIC을 적용하고 있다. C450 AMG 4MATIC에는 여느 메르세데스-AMG와 동일한 방식의 ‘AMG 퍼포먼스 4MATIC’이 적용됐다. 엔진의 힘은 앞바퀴 33%, 뒷바퀴 67%의 비율로 배분된다. 효율보단 가속 성능과 주행 안정성을 위한 세팅이다.

C450 AMG 4MATIC은 어떤 상황에서도 손쉽게 움직였다. 코너에서도, 쭉 뻗은 고속도로에서도 움직임은 명쾌했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진입해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C63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립지도 않았다. 오히려 네바퀴가 더 끈질지게 마찰을 만들었다. C63에 비해 희열은 적을 수 있으나, 빠르게 돌진하면서도 차선을 벗어나지 않는 능력은 유독 돋보였다.

엔진의 출력을 제외하면 섀시 구성이나 기본 타이어 등의 차이는 거의 없었다. 서킷을 저돌적으로 달리는 상황이 아니라면 오히려 C450 AMG 4MATIC의 장점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특히 C63과 2천만원 이상 차이나는 가격을 생각하면 ‘AMG 스포츠’의 매력은 더 높아보였다.

대중성과 정체성의 경계

BMW, 아우디도 이처럼 조금 덜 ‘마니악’한 고성능차를 내놓고 있지만, C450 AMG 4MATIC만큼 대중성과 브랜드 정체성을 잘 버무려 놓은 차도 없다. 이 둘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오히려 C63은 무작정 강력하고, 고급스럽게 만들면 그만이지만, C450 AMG 4MATIC의 상황은 다르다. 약간의 엔진 출력 저하를 반드시 서운하지 않게 해줘야 한다.

그래서 절대 변치 말아야 할 것은 그대로 남겨뒀다. 메르세데스-AMG에게 기대하는 강렬한 소리도 C450 AMG 4MATIC에서 느낄 수 있었다. C450 AMG 4MATIC의 소리는 근사했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이 차가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려줬다. 가속페달을 밟는 행위에 따라 계기바늘은 민감하게 반응했고, 잘 다듬어진 배기음도 함께 흥분을 고조시켰다. 메르세데스-AMG의 강점은 분명 그대로 살아남았다.

특유의 고급스러움도 유지됐다. 경쟁 브랜드와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기도 하다. 카본파이버가 알루미늄으로 대체된 것을 제외하면 C63과의 차이도 그리 크지 않았다. 최고급 가죽과 알칸타라가 섞인 시트, 가죽을 꼼꼼하게 수놓은 붉은 실, 실내 곳곳에 적용된 알루미늄과 크롬은 C450 AMG 4MATIC의 격을 한단계 높여줬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행 C클래스의 디자인은 누구보다 간결하고 세련됐다. 메르세데스-AMG는 아니지만 C450 AMG 4MATIC은 가격이 비싼 고성능 모델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AMG 스포츠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고성능 모델을 더 세분화하는 계획이다. 의도는 명확하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더 다양한 성격을 내세울 수 있게 되고, 메르세데스-AMG는 차별화된 극단성으로 자신들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어려운 과제지만, C450 AMG 4MATIC를 통해 첫단추를 성공으로 풀었다. C63의 엄청난 상징성 아래서도 C450 AMG 4MATIC은 선택을 갈등하게 만들었고, 스스로의 가치를 계속 되물었다. 최종적인 선택이 C63이 되더라도 이정도면 충분한 성공이란 생각이 들었다.

김상영기자 sy.kim@motorgraph.com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그래프(http://www.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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