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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앵, 스포츠웨어를 입다 - DS4 크로스백

조회수 2016. 7. 6.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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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의 고급 브랜드에서 탈피하여 PSA그룹을 대표하는 독자적인 고급 브랜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DS 브랜드의 신모델, `DS4 크로스백`을 시승했다. `DS4 크로스백`은 플래그십인 DS5의 바로 아래에 위치하는 DS4를 바탕으로, 지상고를 높이고 SUV의 디테일을 가미한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VAT 포함 가격은 3,920만원.

DS4의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함께 선보인 DS4 크로스백은 일반형의 DS4와는 외견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DS4가 도회적 감각의 세미-캐주얼이라면, DS4 크로스백은 여기에 세련된 디자인을 지닌 스포츠 웨어를 덧입은 모양새라 할 수 있다. C세그먼트 해치백 수준의 체급에 과분하기 짝이 없는 화려함은 확실히 DS 브랜드만이 완성차로 구현해낼 수 있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2015년을 전후하여, DS 브랜드의 디자인이 대대적으로 변화를 맞으면서 더욱 화려해진 모습이다.

DS4 크로스백은 페이스리프트된 DS4의 스타일링 요소들을 대부분 공유한다. 새로운 헤드램프는 제논 램프와 LED램프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DS 브랜드 전용의 `DS LED 비전`을 채용했고, 새로운 DS5부터 적용된 DS윙 그릴의 도입과 함께, 헤드램프의 형상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했다. 변화된 눈매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시트로엥 시절에 사용했던 더블쉐브론 그릴에 비해 차별화된, DS 브랜드만의 인상을 구축한다. 범퍼의 디자인도 변화되어, 더욱 색다른 이미지를 나타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반면, 측면이나 후면의 디자인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여기까지는 일반 DS4와 공통된 사항이다. 여기에 후술할 요소들이 더해지면 DS4 크로스백의 외모가 된다.

DS4와는 다른, DS4 크로스백만의 디테일로는 가장 먼저, 라디에이터 그릴 하단부의 패널을 하이글로스 블랙 페인팅으로 마무리한 점이다. 이 덕에 일견 싱글프레임 그릴과도 유사한 느낌을 내면서도 기본적인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다. 앞뒤 휀더는 모두 무광 블랙 몰딩을 씌워, 돌멩이 같은 이물질이 휠 아치를 손상시키는 것을 막으면서도 SUV의 터프한 느낌을 준다. 전고는 DS4에 비해 10mm 높은 1,535mm지만 이 차이가 워낙 미미한 까닭에, 큰 변화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 외에도 도어미러 커버와 리어 스포일러, 그리고 전용의 17인치 알로이휠에 이르기까지 남김 없이 하이글로스 블랙 페인팅으로 마무리한 점도 특징적이다. 심지어는 트렁크 리드의 크로스백 레터링에까지 하이글로스 블랙 페인팅을 사용했다. 뒷 범퍼의 크롬 장식은 일견 테일 파이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평범한 장식일 뿐이다. 전반적으로 외관 디자인에만 약간의 변화를 준 DS4라고 할 수 있겠다.

실내는 이전 DS4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마감재의 품질에 대해서는 ‘프리미엄’을 칭하기에는 모자란 부분들이 많다. 멋들어지게 디자인된 앞좌석을 제외하면, 외관에 쏟아 부은 정성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다만, 플래그십인 DS5에도 없는 컵홀더가 존재한다는 것과 적당한 수준의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위안이 되는 부분이다.

스티어링 휠은 4스포크 타입으로 D컷 스타일에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DS5처럼 극단적이지는 않다. 손에 감겨 오는 느낌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3서클 레이아웃을 취하고 있는 계기반은 이전의 DS4와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으며, 색상을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의 에어벤트 아래 장비된 터치스크린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현행의 DS5와 같은 것을 사용한다. UI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사용 편의성에 이르기까지, 고급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DS4의 인테리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자, 독보적인 부분을 꼽는다면 뭐니뭐니해도 압도적인 개방감을 제공하는 `파노라믹 윈드스크린`을 들 수 있다. 접이식 선바이저를 뒤로 젖히면 운전자의 시야에서 상부를 가리는 요소라고는 룸미러 뿐이다. 앞좌석 승차자의 머리 부근까지 올라오는 윈드스크린 덕에 컨버터블 차량보다도 시원한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달리 생각해 보면, 햇빛 받는 것을 참으로 좋아하는 프랑스인들의 정서가 반영된, 궁극의 선루프라고도 할 수 있다.

앞좌석은 세미 버킷 타입으로 만들어져 있다. 착좌감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의 중간 정도라 할 수 있다. 요추받침은 전동식으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높이는 펌핑레버로, 각도는 수동 다이얼로 조절해 줘야 한다. 마사지 기능이 붙어 있지만 그다지 유의미한 기능이라고 보기 어렵다.

뒷좌석은 미스터리한 구성을 가진 DS4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분명 뒷좌석에 도어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창을 열 수가 없다. DS4가 해치백과 쿠페를 결합한 개념으로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어정쩡하게 뒷문을 만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DS3와 같은 제대로 된 3도어 해치백으로 설계하는 편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공간은 근래의 C세그먼트 해치백의 기준에서는 약간 좁은 편이다.

트렁크 공간은 충분히 넓고 실용적이다. 트렁크의 기본용량은 359리터로, 비슷한 사이즈의 해치백들 중에서도 우수한 편이고 공간 설계가 잘 되어 있다. 리어시트는 6:4 폴딩 기능 외에도 스키쓰루를 지원한다. 트렁크룸 좌측의 조명은 손전등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DS4 크로스백은 신형의 1.6 BlueHDi 엔진과 EAT6 6단 자동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이 파워트레인 구성은 현재 한불모터스에서 수입/판매하고 푸조의 신형 308, 3008, 508, C4 피카소 등에 적용된 파워트레인 구성이다. 최고출력 120마력/3,500rpm, 최대토크 30.6kg.m/1,750rpm의 성능을 내며, SCR(선택적 환원 촉매), DPF(디젤 입자 필터) 등의 기술을 적용하여 유로6 규제를 만족한다. 여기에 PSA의 자랑거리인 3세대 에코 스톱/스타트 시스템까지 갖춰, 도심에서의 연료 낭비를 봉쇄한다.

새 파워트레인이 도입된 DS4는 정숙함에 있어서 과거에 비해 한층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특히, 저회전 상황에서 발생했던 온갖 진동들이 크게 줄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소음도 크게 줄어, 일상적인 운행이 한층 쾌적해졌다. 승차감은 탄탄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일반 DS4보다도 더 단단하게 느껴진다. 융통성이 조금 부족해서 비교적 작은 요철인데도 강하게 충격을 받아낼 때가 종종 있다. 대신 큰 요철을 타고 넘었을 때 자세를 바로잡는 시간이 짧고, 든든하다는 느낌을 준다.

변속기에 마련된 S 버튼을 누르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묵직한 저회전 토크와 함께 차체가 힘차게 전진을 시작한다. 가볍게 노면을 박차고 나아가는 가속 초기의 반응이 특히 인상적. 이 체급의 해치백에게서 연상, 혹은 기대할 수 있는 경쾌하고 발랄한 반응을 보인다. 변속기의 반응이 다소 무딘 편이지만, DS4 크로스백의 파워트레인은 컴팩트한 차체를 밀어 붙이는 데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탄탄한 다져진 하체 덕에, 고속주행 중에도 불안함이 적다.

DS4에 비해 지상고가 1cm 높아진 DS4 크로스백이지만 코너링에서의 감각은 오히려 이쪽이 더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느낌을 준다. 다소 묵직하기는 하지만, 특유의 강건한 차체와 탄탄한 하체, 그리고 발빠른 반응을 보이는 스티어링 시스템이 맞물려, 스포티한 코너링을 구사한다. 후륜 서스펜션은 토션 빔을 사용하고 있지만, 차체 후방의 움직임이 불안하지 않으며,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토션 빔 세팅하는 데에는 도가 튼 프랑스인들의 실력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다만, ESP를 켜 둔 상태에서는 이 공격성이 반감된다. 개입이 다소 빠른 편이이어서, 차체가 조금이라도 불온한 움직임을 보였다간 가차없이 속도를 줄여버린다. 브레이크는 DS4 크로스백의 덩치와 성능에 딱 맞는 수준의 능력을 보여준다. 초반엔 부드럽게 반응하며 조작량을 늘릴수록 제동력이 상승하는 구조다. 다만, 답력이 비교적 가벼운 편이라 고속 주행 상황에서는 조작에 다소 주의가 필요하다.

새로운 얼굴, 새로운 심장으로 태어난 DS4 크로스백의 공인 연비는 도심 13.6km/l, 고속도로 15.9km/l, 복합 14.5km/l다. 하지만 PSA그룹 계통의 모델들이 으레 그렇듯, 고속도로 연비에서는 공인연비와 차이를 보인다. 도심 주행에서는 혼잡한 경우 11,7km/l를 기록했지만, 규정속도대로 운행할 수 있는 정도로 원활한 경우에는 복합 연비에 근접한 14.3km/l을 기록했다. 고속도로는 차이가 더욱 심하다. 공인 연비인 15.9km/l를 한참 상회하는 23.1km/l의 연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PSA그룹 디젤 모델들의 공인 연비가 (다른 의미로)`뻥연비`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PSA의 3세대 에코 스톱/스타트 시스템은 즉각적인 작동과 우수한 지속시간으로 도심에서의 연료 낭비를 막는데 크게 도움을 준다.

DS4 크로스백은 DS 브랜드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된 감각적인 디자인을 비롯하여, 신형의 파워트레인을 실은 매력적인 패션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다소 부족한 실내 품질과 그들만의 이해하기 어려운 사상이 존재하지만, 이는 역으로 개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확실한 차별화되는 요소들이 되기에 충분하다. 스포츠웨어가 교묘하게 믹스매칭된 스타일리시한 외모와 경쾌하고 스포티한 주행감각, 그리고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PSA 디젤 파워트레인의 우수한 연비를 겸비한 DS4 크로스백은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것`을 찾는 소비자에게 있어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다.

글 이동익 기자, 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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