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변속기의 진화, 스파크 이지트로닉

조회수 2016. 7. 12. 22: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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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은 쉐보레 2017년형 스파크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변속기를 국내에 소개했다. 기존에 스파크에 적용되어 오던 CVT변속기(자동)와 M/T변속기(수동)에 추가하여 유럽의 오펠(Opel)브랜드에서 사용되고 있는 새로운 이지트로닉(EASY-TRONIC)이라는 변속기를 선보였다.

이지트로닉 변속기는 SAT(Semi-Automatic Transmission), AMT(Automated Manual Transmission)이라고 불린다. 반자동변속기 또는 자동화된 수동변속기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지트로닉은 수동변속기다. 따라서 AMT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 수동변속기에 센서와 액추에이터가 추가되어 운전자가 직접 클러치를 밟고 기어변속을 해주던 것을 자동변속기처럼 변속기 스스로가 해준다. 뿐만아니라 수동모드로 선택하면 수동변속기와 동일하게 동작한다. 따라서 자동변속기의 잇점과 수동변속기 장점을 한꺼번에 모아놓았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동변속기보다 자연스러운 주행느낌을 주지는 못한다.

한국지엠이 스파크 이지트로닉을 소개한 가장 큰 이유는 가격적인 메리트때문이다. 2017년 스파크 CVT가 적용된 C-TECH 패키지와 이지트로닉과의 가격차이는 83만원이다. 경차에서 83만원의 가격차는 매우 크다. 경쟁사의 모닝과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지엠으로서는 80여 만원 가격이 저렴한 이지트로닉모델은 차량가격에 극도로 민감한 경차구매자를 끌어들이기에 매우 강력한 유인책으로 보인다. 물론 자동변속기보다 좋은 연비도 한 몫을 한다. 복합연비는 CVT 대비 1리터당 400m를 더 주행이 가능한 14.7km/L이다. CVT는 14.3km/L이다.

이지트로닉과 비슷한 변속기는 이미 푸조를 통해서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다. 당시 푸조의 MCP변속기는 국내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자동변속기에 익숙해진 운전자들이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한 MCP변속기의 주행 도중에 발생하는 변속충격에 크게 실망하였고 MCP변속기에 대한 혹평을 쏟아내었다.

스파크 이지트로닉도 푸조의 MCP처럼 변속충격이 있다. 그래서 자동변속기에 익숙한 운전자들에겐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수동변속기를 고집하는 운전자라면 이지트로닉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자동변속기를 사용하지만 나름 수동모드로 자주 변속하는 운전자에게도 권할만하다.

이지트로닉은 수동변속기 차량 운전자가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에서의 지속적으로 클러치를 밟고 손으로 변속을 해야하는 불편함을 없애면서 운전자의 편리함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탄생했다. 따라서 수동변속기 운전자에게는 수동변속기의 즉각적이고 강하게 직결되는 변속주행질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막히는 도로에서 편하게 자동변속기처럼 주행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지트로닉은 분명 자동변속기(AT나 CVT)를 대체하기에는 아직은 힘들어보인다. 다만 수동변속기를 대체하기에는 충분히 매력이있다. 자동변속기의 반절정도의 비용을 들이고서 자동변속기 편리함을 느낄수 있는 것. 수동변속기 시장을 일정부분 확대시킬수 있어 보인다. 참고로 CVT를 사용하는 C-TECH패키지는 163만원, 이지테크는 80만원이다.

이지트로닉이 장착된 스파크로 강남 도심, 수서-용인고속도로, 남한산성으로 주행했다. 자동모드로 주행할 경우에는 자동으로 액추에이터가 변속을 시키는 시점을 알수 없기때문에 처음 이지트로닉을 접하는 운전자는 변속시점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운전자가 변속되는 시점을 미리 감지하고 액셀에서 잠시 밟을 떼었다가 다시 액셀링을 하면 변속되는 시점에서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물론 언제든지 운전자가 원하는 시점에 변속을 하고 싶다면 바로 이지트로닉을 가볍게 왼쪽으로 치면 바로 수동모드로 주행이가능하다. 이지트로닉 변속기의 기어노브를 가볍게 왼쪽으로 밀면 계기판에 M1, M2, M3, M4, M5형태로 표시되어 수동변속모드로 동작함을 알수 있다. 그리고 변속은 기어노브를 위로하면 쉬프트 업 반대로하면 쉬프트 다운이 되어 오히려 수동변속기보다 훨씬 빠르게 변속이 가능하다.

언덕길을 오른때의 반응역시 염두해 두어야할 부분이다. 언덕길에 오르는 도중 이지트로닉 변속기가 자동으로 쉬프트 다운하는 시점이 있다. 쉬프트 다운이 되는 시점을 알지 못하는 운전자가 액셀링을 하면, 이지트로닉 변속기는 변속기가 중립이 되고 그 순간에 액셀링을 하기 때문에 엔진RPM은 상승하고 엔진사운드가 커지면서 소음만 요란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때는 동력이 차량에 전달되지 않는 시점이어서 엔진소음만 커지고 차량은 힘을 받지 못한다. 언덕길을 주행할 경우에는 바로 수동모드로 이지트로닉을 변경하고 주행하는 것이 원치않는 엔진소음 증가와 의도하지 않는 쉬프트 다운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추가로 스파크 이지트로닉 차량에서는 '키 빠짐 방지 기능'이 탑재되었다. 이것은 자동변속기와 달리 이지트로닉 변속기에서는 파킹이 없기 때문에 운전자가 중립으로 한 상태에서 키를 뽑고 차량에서 하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이다. 따라서 핸드브레이크를 당긴 뒤에야 차의 키를 뽑을 수 있다. 중립주차를 해야하는 경우에는 핸드브레이크를 당기고 차량키를 뽑고나서 핸드브레이크를 풀면 중립주차가 가능하다. 또 트렁크를 열려고해도 역시 주차브레이크를 당겨야 가능하다.

이지트로닉은 자동변속기처럼 크리핑(Creeping)기능이 지원된다. 크리핑은 자동변속기의 브레이크 패달에서 발을 서서히 떼면 차량이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은 기능을 말한다. 스파크 이지트로닉도 크리핑기능을 이용하여 출발과 언덕에서 뒤로 밀리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다만 브레이크를 떼는 정도로 변속기가 결합되고 안되는 것을 파악하기 때문에 적당한 유격만큼을 브레이크에서 떼어야만 비로서 크리핑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변속기가 결합되기 전의 상태가 되어 차량이 뒤로 밀릴 수가 있다. 이지트로닉 차량에서는 클러치 패달이 사라졌지만, 브레이크 패달이 클러치와 브레이크의 기능을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브레이크를 밟는 어느 시점까지는 클러치의 기능으로 그 이상부터는 브레이크로 동작한다. 마치 수동변속기의 반클러치 상태를 이용하는 것과 같다.

이지트로닉은 아직은 자동변속기(AT, CVT, DCT) 시장을 빼앗아 오기는 힘들어보인다. 그러려면 액추에이터에 의해 변속되는 반응속도가 빨라야 한다. 우선 최고급 스포츠카인 얼마전 출시한 포르쉐 911 카레라S의 경우는 0.1초~0.23초 정도에 변속이 이루어진다. 스파크 CVT는 1.2초~1.3초정도이고 이지트로닉은 1.3초~1.7초가 걸린다. 이 속도를 앞당겨야 자동변속기와 맞대결이 가능해 보인다.

김기형 tnkfree@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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