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매력포인트 갖춘 국산 하이브리드 - 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시승기

조회수 2016. 3. 9. 17:30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연초, 토요타 프리우스와 같은, 독자적 친환경차 라인업으로 자리하게 될 새로운 모델을 내놓았다. 새로운 모델의 이름은 `이온(Ion)`과 `유니크(Unique)`를 조합한 `아이오닉(IONIQ)`으로 사전에 공개된 바 있으며, 이는 단일 모델이 아닌,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의 풀 라인업을 제네바 모터쇼에서 모두 공개하면서 독자적 친환경차 브랜드로 전개하고 있다. 이는 이웃나라 일본의 토요타가 `프리우스`를 통해 벌인 일련의 사업 전개와 상당히 닮아 있다.

현대차의 독자적인 친환경 자동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선봉장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90년대부터 현대차가 하나 둘씩 축적해 온 친환경차 기술 역량을 아낌 없이 투입한 야심작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의 잣대이자 최강자인 토요타 프리우스와 정면으로 맞서게 될 모델이다. 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며 아이오닉의 가치를 짚어보고자 한다. 시승한 아이오닉은 라인업 꼭대기에 위치한 Q트림 모델로, 차량 기본 가격은 VAT 포함 2,721만원이다.

현대 아이오닉은 연초에 처음 접했을 때부터 그다지 친환경차라는 `티`를 안내는 외관이 인상적이었다. 그 동안 시장에 출시되고 있었던 기존 친환경차 모델들은 공통적으로 외모에서부터 친환경 전용 모델임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현대차그룹이 내놓아왔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모델들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반면, 아이오닉은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승용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친환경차`를 컨셉트로 출시된 차들이 너도나도 신고 나오는 디쉬타입 휠은 커녕, `미래지향적 디자인`이라는 미명 하에, 요란한 디테일을 남발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양산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식적인 스타일링으로 완성하여, 다가가기 부담스럽지 않고,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외관 디자인이다.

물론, 양산차을 무조건적으로 따르기만 하는 오류를 범하지도 않았다. 아이오닉의 얼굴은 인상이 또렷하면서도 현대차의 패밀리룩에서도 다소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고광택 블랙 페인팅이 적용된 패널로 연결하여, 펼쳐진 날개와 같은 형상을 취한다. 또한, 첨단부가 안쪽을 향하고 있는 `ㄷ`자형 LED 데이라이트가 악센트로 작용하며 아이오닉만의 시그너처 스타일을 이룬다.

차체는 전반적으로 2박스 형태를 이룬다. 이는 기존 친환경 전용 모델들이 공기저항 최소화와 함께 실내공간의 증대를 도모하기 위해 1박스 형상을 주로 채용하는 경향과도 약간 벗어나 있다. 전반적으로 균형이 잡힌 비례를 보여주고 있으며, 간결한 선과 면, 그리고 절제된 굴곡으로 정돈되어, C세그먼트급 해치백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그리고 뒤쪽이 다소 높은 느낌이 드는데, 이는 토요타의 2세대 프리우스와 비슷한 맥락으로, 공기저항을 줄이면서 실내 공간의 증대를 위해 이러한 형상을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공기저항계수는 0.24Cd에 불과하다.

외관에서 느꼈던 자연스러움은 실내에도 이어진다. 실내도 `미래지향적 디자인`이라는 미명 아래 벌이는 과도한 강조나 디테일을 남발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은 것이 인상적이다. 실내를 구성하는 모든 장치와 디자인 요소들은 익숙한 자리에, 익숙한 형상으로 배치되어 있다. 작동 방법조차 생소하기 짝이 없는 변속 레버를 사용한다거나, 계기판 둘로 나눠서 하나는 대시보드 저 너머에 배치하는 등의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인테리어 군데군데를 장식하고 있는 블루 컬러의 악센트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양산차의 실내와도 같은 인상을 받는다. 동사에서 제작하는 또 다른 준중형차의 실내라고 주장해도 무방할 정도다.

스티어링 휠은 아담한 사이즈로, 체급에 맞는다는 느낌이다. 사양에 따라 열선 기능을 제공하며, 가느다란 림은 가죽으로 마감되어 잡았을 때의 질감이 무난한 편이다. 스티어링 휠 너머의 계기판은 아이오닉의 실내에서 아이오닉이 하이브리드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유일하다시피한 디테일이다. 가운데의 속도계를 중심으로 좌측에는 가속 페달의 조작량과 스로틀 개도량에 따라 변화하는 에코 게이지가 있다. 우측에는 연료 게이지처럼 보이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잔량을 표시하는 게이지다. 연료 게이지는 속도계 하단에 배치되어 있다.

센터페시아는 최상단의 8인치 터치스크린식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돠우에 에어벤트를 그 아래로 각종 기능버튼들을 배치하고 있다. 8인치 터치스크린식 디스플레이를 통해 현대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으며, 무난한 조작성과 시인성으로 조작에 불편이 적다. 오디오는 JBL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USB 포트에 메모리를 삽입하여 음악을 청취하는 경우, 차체의 움직임에 따라서 마치 CD 플레이어 튀듯 음악이 뚝뚝 끊기는 경우가 더러 있다는 점이다.

앞좌석은 무난한 수준의 착석감을 제공하며, 8방향의 전동 조절 및 2방향의 전동식 허리받침을 제공한다. 좌석 양쪽에는 사양에 따라 각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제공하며, 조수석에 수동 레버식 높이 조절 장치가 추가된다.

뒷좌석은 적당한 수준의 착석감을 가지며, 사양에 따라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뒷좌석의 공간은 동사의 준중형급 해치백 수준으로 확보되어 있다. 완만하게 깎아 놓은 루프 라인 때문에 머리 공간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만 빼면, 일상을 위한 자동차로서는 준수한 수준의 공간이다.

아이오닉의 트렁크 공간은 수치 상 750리터라고 되어 있으나, 이는 선반을 제거하고 바닥 아래까지의 용량까지 합친 것으로 봐야 옳다. 실제 사용 상으로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패스트백 스타일로 깎아 놓은 루프 라인 때문에 많은 짐을 싣기에는 다소 한계를 느낄 수도 있다. 트렁크 바닥 아래에는 스크린식 선반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는 재치를 발휘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전용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라 할 수 있다. 주 동력으로 기능하는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 토크 15.0kg·m의 성능을 내는 신형의 카파 1.6 GDi엔진이다. 보조 동력으로는 최고출력 43.5마력(32kW), 최대 토크 17.3kg·m의 성능을 내는 고효율 영구자석형 3상 동기 모터를 사용한다. 모터에 전력을 공급하게 될 배터리는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기존 니켈-수소 배터리보다 출력이 높고 충방전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속기는 전용 6단 더블클러치 변속기로, 저마찰 베어링과 저점도 오일을 적용하고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여 중량 증가를 억제했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총 141마력/5,700rpm이고, 최대토크는 1단 기어에서 27.0kg.m, 2~6단 기어에서 24.0kg.m이다. 복합 연비는 17인치 휠 사양이 20.2km/l, 15인치 휠 사양이 22.4km/l로, 현재 국내서 판매 중인 2세대 토요타 프리우스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공인 연비를 자랑한다.

풀 하이브리드 형태의 구동계를 장착하고 있는 차들이 으레 그렇듯, 아이오닉은 시동을 건다는 느낌보다는 전원을 올린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물론, 날씨나 배터리의 잔량에 따라, 버튼을 누른 지 얼마 안되어 바로 시동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모드에서는 하부 소음이 다소 있는 편이며, 내리막에서는 모터가 이따금씩 불쾌한 소음을 내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백색소음은 의외로 적은 편이다. 엔진이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차에 소음다운 소음이 나기 시작하는데, 이 때에는 그다지 시끄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일반적인 준중형차와 별반 다를 바 없거나, 조금 더 나은 정도의 정숙함을 보여준다. 구동력의 전환 과정은 프리우스와 같은 토요타식 하이브리드에 비해서는 원활하지 못하다. 간혹 시동을 거는 타이밍이 다소 들쭉날쭉한 감이 있다. 하지만 페달의 답력이 바뀌거나, 내리막에서 충전용 모터를 돌리며 속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데서 오는 이질감은 꽤나 적은 편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운전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 일반적인 내연기관 양산차를 운전하는 것과 조금의 차이도 없다. 익숙한 디자인, 익숙한 형태의 P-R-N-D 식 기어레버 등, 고정관념을 유효하게 활용한 일련의 설계가 특히 빛나는 대목이다. 그저 시동(혹은 전원을) 걸고 기어레버를 D레인지에 놓은 뒤 브레이크를 떼기만 하면 된다. 승차감은 꽤나 부드러운 편이다. 노면의 요철을 걸러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부드러워서 제 몸 하나 추스르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요철을 타고 넘는 과정과 넘고 나서의 움직임에서는 금방 자세를 바로 잡는 침착함 또한 갖추고 있다. 또한 저중심 설계에서 비롯된 안정감도 특기할 만한 부분이다.

가속 페달을 최대로 전개하면 앞을 향해 경쾌하게 달려 나간다. 엔진이 먼저 구동을 시작하고 나서 전기 모터가 따라 붙는 느낌이 든다. 회전수가 고회전으로 넘어가면서 소음이 제법 커진다. 중저속 구간에서는 딱히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고속주행에서부터는 힘이 부치기는 하지만, 차의 성격을 생각했을 때,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6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는 부드럽게 동력을 전달하며, 동력의 맺고 끊음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더블클러치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의 느낌에 더 가깝다. 공력 특성에도 확실히 신경을 썼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는지,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도 준수한 편이다.

코너링에서는 승차감 면에서 좋은 느낌을 주었던 하체가 다시금 실력을 발휘한다. 저중심 설계와 의외로 탄탄한 구석이 있는 하체, 그리고 개선이 이루어진 듯한 C-MDPS의 조종성이 맞물려, 코너를 제법 야무지게 돌아 나갈 수 있다. 차체와 섀시가 의외로 든든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며, 과격한 기동도 그럭저럭 침착하게 대응해 낸다. 경쾌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차체 전반의 움직임이 꽤나 인상적이다. 개선된 느낌을 주는 아이오닉의 C-MDPS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조작할 때의 감각이 보다 자연스러워졌고, 의도한 만큼 움직여주는 정확성 면에서 향상을 이뤘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여전히 미묘한 이질감이 남아 있어, 급선회 도중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있고 일체감이 썩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연비 면에서도 충분한 역량을 지니고 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표준 연비는 17인치 휠을 신은 시승차의 사양을 기준으로 도심 20.4km/l, 고속도로 19.9km/l, 복합 20.2km/l이다. 시승을 진행하며 트립컴퓨터로 기록한 구간별 평균 연비는 도심 구간에서는 18.0km/l를 기록했다. 공인 연비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결과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인상적인 수치임에는 분명하다. 전기모터만으로 구동되는 시간이 의외로 길기 때문에, 전기 장치에 과부하가 걸리는 일이 적을 때에는 공인연비에 버금가는 기록을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속도로 연비는 예상 외로 좋은 기록을 보여주었다.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정속주행 하였을 때의 연비는 평균 20.3km/l를 기록하여, 도심보다 오히려 나은 기록을 냈다.

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엔트리급인 `I` 트림, 중급 사양인 `N` 트림, 그리고 고급 사양인 `Q` 트림의 3가지로 나뉘며, 가격은 I 트림이 2,289~2,383만원, N 트림이 2,477~2,599만원, 그리고 Q트림 2,721만원이다(모두 세제혜택 반영 기준). 시승차의 경우는 최고급 사양인 Q 트림에 선택 가능한 모든 선택사양을 적용한 모델로, 차량 기본가격인 2,721만원에 썬루프(44만원), 인포테인먼트 패키지(83만원), 스마트후측방경고시스템(BSD) 및 퍼들램프(44만원), 세이프티 패키지 II(157만원), 패신저 패키지(29만원), 프리미엄 패키지(39만원)을 모두 더해, 3,117만원이다. 이 가격만 해도, 현재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3세대 프리우스보다 최소 23만원에서 최대 1,013만원이나 저렴하다. 편의사양을 제한 2천만원대 모델들로 넘어가면 가격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현대차는 아이오닉을 발표하면서 단순히 연비 및 친환경성 향상에만 몰두하여 자동차의 상품성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희생을 강요하는 기존의 친환경차 개발 경향에서 벗어나, 성능, 연비, 친환경성의 세 가지를 모두 챙겼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아이오닉은 본격적인 단계의 독자적 친환경 자동차로서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통해, 현대차의 주장을 그럴 듯하게 뒷받침 해주고 있다.

아이오닉을 경험해 보면, 현대차가 `달리고 돌고 서는` 자동차의 기본기의 향상에 꽤나 진지하게 접근했고, 이를 통해 전반적인 주행 품질의 개선에 힘썼음을 알 수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완성도와 개선된 조향체계, 향상된 구조설계 역시 인상적인 능력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연비도 기대 이상의 결과를 통해, 현대차의 친환경차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차의 전반적인 완성도, 그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조향장치 계통의 완성도 면에서는 하이브리드 세계의 절대 강자인 프리우스와 정면으로 대적하기에는 약간의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적어도 내수 시장에서 프리우스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가진 최고의 무기라 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가격 대 성능 비`의 관점에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분명히 매력적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임은 확실하다.

현대차가 가진 친환경 기술을 총동원한 야심작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적어도 내수 시장의 친환경차 방면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 사진 박병하 기자

차보다 빠른 검색, 모토야! www.motoya.co.kr

모토야는 국내에 출시되고 있는 국산차, 수입차 및 다양한 시승기와 유용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자동차 전문미디어 입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