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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지우고 장점 더한 니어 전기차, 쉐보레 볼트(VOLT)

조회수 2016. 11. 11. 15: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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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가 볼트를 선보였다. 이번에 만난 볼트(VOLT)는 순수전기차 볼트(BOLT)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모델이다. 배터리가 떨어져도 1.5L 가솔린 엔진으로 충전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독특한 형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어떤 PHEV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기차 이미지에 충실한 외관


쉐보레 볼트는 누가 보던지 한눈에 특별하다고 짐작할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전면부 그릴 대신에 자리 잡은 주름 패널 때문이다. 은색으로 빛나는 패널은 보닛과 범퍼에 각기 자리잡아 보는 이로 하여금 뭔가 특별하다는 인상을 전달한다. 시퍼런 차체 색상과 어울리는 이 패널은 엔진이 돌아갈 때는 자동으로 열려 필요한 공기를 흡입한다. 충전 소켓과 주유구가 전 후 펜더에 각기 나누어 진 것도 독특하다.


차체 유형은 패스트백 스타일이다. 전면부를 낮게 가져가고 뒤를 키우는 형태 그리고 공기의 드래그 현상을 없애기 위해 뒤를 무 자르듯 툭 잘라낸 에지 컷팅 디자인이 적용됐다. 하이브리드의 대표주자인 토요타 프리우스, 현대차 아이오닉을 비롯한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이런 모습이다.



전체적인 윤곽은 여타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의 전형을 따르고 있지만, 세부적 디자인에서는 쉐보레 패밀리룩을 입고 있으며 나아가 볼트 나름의 고유 디자인도 간직하고 있다. 날카롭게 벼려낸 알루미늄 휠,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깎아낸 사이드미러와 윈도 라인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인테리어는 듀얼 콕핏 스타일로 운전자와 동승자가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끌어안는 형태로 만들었다. 이외 대시보드와 도어 그리고 운전대는 쉐보레의 패밀리룩 그대로 반영했다. 여기에 볼트만의 전기차 이미지도 심었는데 대표적으로 기어노브 상단에는 프런트 그릴 대신 패널로 삽입한 이미지를 반영했고, 배터리 용량이나 모터출력 등 전기차적인 요소와 엔진회전수 등 내연기관의 요소를 조화롭게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계기판을 넣었다.


또 센터페시아의 중앙부에 자리한 LCD 패널을 통해 전기차의 에너지 흐름 그래픽을 꾸준히 보여주어 새 시대의 자동차를 타고 있다는 점을 인지시켜 준다.


시판 중인 PHEV 중 가장 현실적


쉐보레 볼트는 전기로도 혹은 엔진을 돌려서도 갈 수 있다. 물론 엔진이 바퀴를 직접 굴리는 방식이 아니다. 엔진의 역할은 전기모터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다. 쉐보레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로 주장하는 이유다. 단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분류되는 것이 쉐보레 볼트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다. 쉐보레 볼트는 국내 시판 중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배터리 용량과 모터 출력을 가지고 있다.



일례로 현대차 쏘나타 PHEV의 배터리 용량이 9.8kwh, 모터 출력이 50kW인데 반해 쉐보레 볼트는 이 수치의 두 배 가량인 18.4 kwh의 배터리 용량과 111kw라는 모터 출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전기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도 쏘나타의 44km에 비해 훨씬 긴 89km에 달한다. 시승을 위해 완전 충전 후 출발했을 때 주행거리 100km를 훌쩍 넘을 수 있었고, 엔진이 돌아가며 전환되는 순간에도 이질감이 크지 않다.


도심 생활자의 과반 이상이 하루 50km의 거리를 주행한다는 연구가 있다. 따라서 쉐보레 볼트의 주행거리라면 기존 전기차가 가진 주행거리의 한계를 단박에 뛰어넘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수치적 비교만 하자면 쉐보레 볼트를 뛰어넘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당장 만나보기 어려울 정도다.



도심 주행과 고속도로주행을 번갈아 해 본 결과 이 차의 장단점이 명확히 들어왔다. 짜릿한 드라이브 감각을 내세울 만한 차는 아니지만 주행 감각은 부드럽고 변속에 부담에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배터리와 엔진의 무게가 버거울 법하기도 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이 무게가 부담스럽게 다가오진 않았다. 전기차의 정숙성을 간직하면서 엔진이 깨어날 때의 이질감도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더 매끄러웠다. 고속에서도 상당한 안정감이 이어졌는데, 시종 일관 도로에 착 깔리며  대형 세단에서 느껴봤던 맛을 전했다.



그러나 극복해야 할 문제도 여전히 남았다. 저속이나 고속주행을 막론하고 어디선가 들리는 부밍음이 귀를 괴롭혔다. 향기로운 가을바람과 어울리지 않는 거무튀튀한 인테리어 소재는 손에 닿는 느낌마저도 처참했다. 컨셉이야 어쨌든 좋은 설계와 훌륭한 아키텍처에 그저 그런 소재를 쓴 것을 보면 좋은 의도를 끝까지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시동을 켜고 끌 때 난데없이 들려오는 ‘피융~!’하는 ‘효과음’은 누가 들을까 겁난다. 쉐보레여 BMW i3를 참고하시라!





쉐보레 볼트는 순수 전기차로 이행하는 현시대에서 충분히 구매를 생각해 볼 만한 차다. 살만하다는 것이다. 쉐보레 볼트는 전기차의 주행거리 한계를 1.5L 엔진으로 600km 이상 연장했다. 한번 충전으로 600km 이상 갈 수 있는 순수전기차야 언젠가는 나올 테지만 쉐보레 볼트가 그때까지는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약 300km의 시승을 하는 가운데 전기 배터리는 모두 바닥났다. 엔진을 돌려 충전을 해야 했고, 퇴근은 무사히 할 수 있었다. 인천에서 서울 용산의 집으로 오는 도중 사용한 휘발유의 양은 눈금 하나를 넘지 않았다. 퇴근 후 주차장에서 가정용 충전기로 충전을 시작했고 약 9시간이 지난 다음 날 아침에 배터리가 90% 이상 충전된 쉐보레 볼트를 다시 탈 수 있었다. 충전을 꼼꼼히 하면 주유소 갈 일은 혁신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PHEV에 기대한 것이 바로 이런 것 아니었던가.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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