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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다이어리

C200 쿠페 "멋 있다면 공간쯤이야"

오토다이어리 입력 2016.08.02. 21:15 수정 2016.08.0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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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는 드림카 라인업을 별도로 구분한다. C, E, S 클래스로 구분되는 전통적인 라인업을 기둥으로 삼는 한편 여기에 속하는 쿠페 카브리올레 로드스터 등을 ‘드림카’ 라인으로 따로 묶어 소비자들에게 제안한다. 세단의 실용성보다는 멋과 완성도 높은 엔지니어링에 중점을 둔 차종들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 전체 라인업을 종횡으로 엮어 다양한 전략을 펼치는 셈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최근 선보인 C220 쿠페도 드림카 라인업 중 하나다. 2도어 쿠페에 2+2 시트 구조로 4인승이다. 실내외 인테리어는 AMG 디자인 요소를 살짝 더해 멋을 살렸다.

긴 보닛과 운전석 위를 정점으로 뒤로 흐르는 루프라인은 트렁크 라인과 만나며 짧게 떨어진다. 멋스럽다. 다이아몬드 형상의 크롬 핀으로 구성된 라디에이터그릴은 큼직한 윙이 위아래를 나누고 있다. 보닛 끝에 작은 엠블럼, 라디에이터그릴 한가운데 큼지막한 엠블럼이 자리했다. 비슷한 위치에 있는 조금은 다른 두 개의 엠블럼을 볼 때마다 ‘역전앞’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역전’ 혹은 ‘역 앞’이라면 될 것을 역전앞으로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엠블럼 하나로 충분하지 않을까.

앞 범퍼 아랫부분의 에어로 파츠들, 뒷범퍼의 구성도 공기역학과 아름다움을 고려해 디자인 됐다. 힘과 멋이 스며있는 디자인이다.

2도어 쿠페의 아름다움은 댓가가 필요했다. 공간이다. 앞좌석은 딱 맞는 공간이다. 머리 윗공간은 물론 앞창을 통한 시야도 약간의 압박감이 있다. 지붕 끝이 앞으로 나와 있어서다. 여유를 느끼기엔 박한, 딱 맞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2+2 시트로 4인승이지만 뒷좌석은 2명이 제대로 앉기에 좁다. 이 차를 즐기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멋 있다면 그깟 공간쯤이야"

앞 뒤 19인치 타이어는 사이즈가 다르다. 앞에는 225/40R19, 뒤는 255/35R19로 구동바퀴인 뒤에 접지면적이 더 넓은 타이어를 끼웠다. 구동력을 잘 살릴 수 있는 세팅이다.

엔진룸에는 직렬 4기통 2.0 가솔린 엔진이 세로로 배치됐다. 184마력 30.6kgm의 토크를 가진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고회전 영역인 5,500rpm에서, 최대토크는 1,200~4,000rpm 구간에서 나온다. 중저속에서 강한 토크로 밀고 나가고 고속에서는 최고출력이 끌고 달리는 구성. 이상적인 역할 분담이다.

루프라인과 연결된 뒷창이 트렁크 윗부분까지 바짝 들어와 있다. 범퍼 위로 트렁크 입구까지도 벽이 높다. 트렁크가 열리는 공간, 개구부가 세단에 비해 좁게 느껴지는 이유다. 트렁크 안쪽 윗부분은 맨 철판이 드러나 있다. 아쉬운 부분이다. 럭셔리를 지향한다면 이런 부분까지 제대로 마무리해야하지 않을까. 스페어타이어는 없다.

대형 모니터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했다. 해상도가 좋고 화면이 넓어 한 눈에 보기 편하다. 변속레버 주변과 대시보드의 무늬목 질감은 아주 좋다. 고급스럽다. 손끝이 먼저 느낀다.

운전석 시트 아래에는 소화기가 떡하니 놓여있다. 생뚱맞지만 유사시엔 가장 효과적인 위치다.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핸들은 딱 2회전한다. 유격까지 감안해도 2.2회전이 안된다. 아주 예민한 조향을 기대할 수 있다. 휠이 굵고 쥐는 맛도 좋다. 아래쪽으로 D 컷 느낌도 좋다. 정형화된 틀에서 살짝 벗어나는 느낌이다.

모니터를 통해 차의 다양한 부분을 체크할 수 있다. 좌우 핸들 조향각까지 보여준다. 조향각은 좌 37도, 우 38도까지 돌아간다. 가속하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 조향할 때 앞뒤 좌우로 변하는 G 포스의 변화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운전할 때 크게 도움 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재미있는 요소다.

능동적 안전장치들이 빛을 발한다. 앞차와 가까워지면 계기판에 빨간 삼각형 경고등이 뜬다. 충돌방지 어시스트 플러스의 기능이다. 더 가까워지면 스스로 제동까지 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위험해서다. 시속 7~250km에서는 달리는 차를 감지하고, 시속 7~70km 구간에서는 서 있는 장애물을 인식한다고 벤츠는 설명하고 있다. 급제동할 때 앞 차와 너무 가까우면 BAS(Brake Assist System)가 작동해 더 강하게 제동하고,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속도가 자동으로 줄어들어 충돌의 위험을 줄여준다.

계기판에는 에코 디스플레이가 있다. 운전을 가이드해주는 역할이다. 이를 보며 운전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차를 다룰 수 있겠다.

내비게이션은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물론 계기판과도 연동한다. 어디를 보든 운전자의 시야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차의 진행방향을 알 수 있다.

드라이빙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듀얼 등 5개 모드가 있다. 일상 주행 중에는 에코와 컴포트, 스포츠 모드 정도 사용하게 된다. 개인적 취향을 더 강하게 반영하고 싶다면 인디비듀얼 모드를 택하면 된다. 미리 정해진 엔진 조향 등 각각의 반응 정도에 따라 개인에 최적화된 차의 반응을 만나게 된다.

음성인식은 영어를 기본으로 한다. AM FM 라디오 정도를 알아듣는다. “내비게이션”이라고 몇 차례 외쳐봤지만 알아듣지를 못했다.

독일 벤츠가 직접 개발했다는 한국형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심플하게 지도만 보여준다. 앞으로 만나게 될 교차로에서의 회전방향을 미리 알려주면 더 좋겠다.

스포츠 모드에서 킥다운을 걸면 숨어 있던 박력이 드러난다. 아주 힘 있게 발진해 짧은 시간에 높은 속도까지 끌어올린다. 다이내믹한 움직임이 시트와 맞닿은 엉덩이, 핸들을 쥔 손을 통해서 즉각적으로 전해온다.

조향감은 최고다. 살짝 핸들을 돌렸을 뿐인데 차는 크게 반응한다. 이리 구불, 저리 구불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를 레이싱 게임하듯 치고 올라갔다. 아주 재미있고 정확한 조향이다. 운전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핸들이 좀 더 작으면 어떨까하는 욕심도 생긴다.

시속 100km에서 1800rpm에 머문다. 7단 자동변속기의 변속감은 거칠지 않다. 엔진에서 보내온 출력을 주행상황에 맞춰 잘 조절하며 변속한다. 저속에서부터 고속에 이르기까지 모든 속도 영역에서 파워를 잘 조율한다.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가속은 인상적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속도를 높여가면 rpm이 6,000을 넘어 레드존까지 밀고 올라간다. 이후 변속이 일어나고 4,500rpm 부근까지 후퇴한 뒤 다시 레드존을 향해 돌진한다. 기어가 꽉 물고 팽팽하게 올라가다가 변속이 일어나며 툭 놓아버리는 느낌도 있다. 팽팽하던 고무줄이 끊기듯 툭 풀리는 느낌이다. 이질감이라기보다 재미있는 요소다. 전체적으로 힘의 낭비 없이 잘 달렸다.

적당한 톤의 엔진 가속음은 하이톤이 아니다. 적절한 수준에서 절제된, 차의 성격에 맞춘 소리다. 매력이 있다.

노면 충격을 받아 생기는 순간적인 흔들림은 잠깐으로 끝낸다. 주행안정장치가 개입해 불필요한 흔들림이 지속되는 것을 빠르게 차단한다.

극한적인 속도까지 끌어올리는 데 차체 흔들림은 크지 않다. 착 가라앉는다기보다 노면의 굴곡을 타며 적당히 흔들리는 느낌이다. 고성능 세단에서 느낄 수 있는 단단한 하체와는 다르다. 그런 단단함에서 약간의 여유를 가진 준 느낌이다.

브레이크도 비슷하다. 처음엔 약간 느슨하고 순차적으로 강해지는 반응이다. 스트레스 없이 자연스럽게 운전할 수 있다.

버킷타입 시트는 맞춤옷처럼 몸에 딱 맞는다. 특히 코너에서 횡가속도를 강하게 받을 때 확실하게 몸을 지지해준다. 운전자의 중심이 무너지지 않는다.

연비는 11.2km/L. 4등급이지만 가솔린 엔진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실연비는 조금 박했다. 2시간 넘게 달린 연비는 8.4km/L 정도다. 잦은 가속과 감속, 공회전 탓에 공인연비와 차이가 컸다. 그래도 조금 신경을 쓰고 운전을 해야 메이커가 밝히는 연비를 맞출 수 있겠다.

크루즈 컨트롤은 정해진 속도로만 달릴 수 있는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차간거리를 스스로 조절하지는 않는다.

적당히 즐기고 맛보는 정도의 재미있는 쿠페다. 일상생활 속에서 날렵한 스타일을 뽐내고 적당한 수준에서 성능을 즐길 수 있는 쿠페다. AMG의 디자인 요소를 일부 적용했지만 파워트레인은 그렇지 않다. 고성능은 아니라는 얘기다.

판매가격 5,740만원. 여럿이 어울리기보다 나만의 생활에 충실하고 싶은, 에고가 강한 이들이 흡족할만한 차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그렇게 조용하지 않다.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게 되는 시속 70~80km 구간에서도 그렇다. 엔진과 바람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데 노면 잡소리가 크다. 타이어 소리도 자글자글 실내로 파고든다. 신경이 쓰인다. 벤츠답지 않다.
센터페시아에 올라온 모니터는 노출돼 있다. 안전에 위협이 된다. 매립형이 바람직하다.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대체로 우수하지만 가끔 한국의 도로 상황에 안 맞는 경우가 있다. 좀 더 세심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오종훈 yes@autodiary.kr

사진=김기형 기자 tnkfree@autodiary.kr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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