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승! 아반떼AD eVGT VS SM3 dCi

조회수 2016. 2. 22. 19: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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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SM3 dCi를 발표하면서 ‘합리적인 준중형 디젤의 모범 답안’이라는 야심 찬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과연 그럴까? 준중형 시장의 장기집권자인 아반떼와의 비교를 통해 직접 검증에 나섰다.

 

글_김경수, 사진_이후상

 

준중형차 시장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헌데 그 관심에 비해 판매량 쏠림은 너무도 극명하다. 엘란트라부터 이어진 현대차의 장기 집권이 막을 내릴 줄 모르고 이어지는 씁쓸한 현실. 우린 이런 현실에서 아반떼의 대항마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예비 후보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K3 디젤은 같은 식구라는 점에서 배제했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니 쉐보레 크루즈와 르노삼성 SM3로 선택의 폭이 줄었다. 둘 중 하나? 선택이 쉬울 듯 했지만 또 다른 고민이 머리를 때렸다. 아반떼 AD는 지난해 출시한 신형인데 나머지 둘은 풀 체인지가 가까운 상태다. 이런 신구의 대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찾을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엔진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한달 전 데뷔한 르노삼성 SM3 dCi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준중형 세단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선택의 기준인 ‘경제성’을 검증하기 ‘연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연비 비교를 위한 무대는 서울시내와 고속도로 그리고 국도 3곳으로 정했다. 서울시내 도로주행연비,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주행을 통한 고속도로 연비 그리고 마지막으로 춘천-양양까지 국도 구간을 달리며 트립 컴퓨터를 통해 두 차의 연비를 비교했다. 이른 아침에 시작한 비교시승은 늦은 밤에야 끝났고, 몇 가지 의미 있는 메시지를 얻어낼 수 있었다.

우선 두 차의 제원을 살펴보자. 르노삼성 SM3 dCi는 르노로부터 공급받은 4기통 1,461cc 디젤 엔진과 독일 게트락사의 6단 듀얼 클러치 미션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10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25.5kg.m(1,750~2,750rpm)이다. 현대차 아반떼 AD는 4기통 1,591cc 디젤 엔진과 6단 듀얼 클러치 미션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36마력(6,300rpm), 최대토크는 30.6kg.m로 SM3 dCi에 비해 모두 앞선다. 하지만 SM3 dCi의 공차 중량은 1,305kg로 아반떼(1,380kg)보다 75kg 가볍다. 크기는 SM3가 4,620 X 1,810 X 1,475mm로 아반떼(4,570 X 1,800 X 1,440mm)보다 살짝 크다.

 

두 모델 모두 서스펜션 시스템은 이 차급에서 일반적인 맥퍼슨 스트럿(앞)과 토션빔(뒤)을 장착했다. 결국 비슷한 재료로 어떤 맛을 우려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또한 두 모델 모두 유로 6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시킨다. CO2 배출량은 현대차 아반떼가 100kg/km로 109kg/km를 기록한 르노삼성 SM3 dCi보다 적다.

시내주행, SM3 16.3km/L vs 아반떼 18.7km/L

 

첫 대결의 결과는 아반떼의 승리였다. 출퇴근길을 3번씩 왕복하며 100km 이상 주행한 수치다. SM3 dCi가 갖지 못한 ISG(아이들 스톱) 기능 때문이라 생각해 끈 채로 운행해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변수 중 하나는 르노삼성 SM3 dCi의 변속기에서 발생했다. 정체 중인 퇴근길 오르막차선에서 ‘가다 서다’를 20여분 간 반복하자 ‘변속기 과열발생’이라는 경고문구가 표시된 것이다. SM3 dCi의 변속기는 게트락사의 6단 DCT로 건식이다. 반 클러치를 써야 하는 오르막길 주행에서 약점일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장소에서 같은 건식인 아반떼의 변속기엔 이런 현상이 없었다. 시승차만의 문제인지 확인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좌 : 아반떼 AD / 우 : SM3 >

고속도로, SM3 21.2km/L vs 아반떼 25km/L

 

고속도로 주행은 디젤 엔진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구간이다. 연비도 가장 좋고, 특유의 진동과 소음은 속도가 오르면서 다른 소음에 묻히기 때문이다. 두 모델 모두 20km/L가 넘는 좋은 연비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반떼 AD가 SM3보다 훨씬 더 좋은 연비를 기록했다. 운전자를 바꿔 동일한 구간을 주행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무전기를 통해 동일한 속도에서 엔진 회전수를 비교해 보니 SM3가 200rpm 가량 더 높은 회전을 하고 있었다. 엔진 토크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어비를 짧게 가져간 듯하다.

 

연비 이외의 특징에서도 아반떼에 좋은 점수를 줄만했다. 아반떼는 차속이 높아짐에 따라 스티어링 휠 답력을 적당히 높이며 안정감을 더했다. 서스펜션도 탄탄한 감각을 유지하면서 도로와의 교감을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SM3는 저속부터 고속까지 스티어링 휠 답력이나 서스펜션 모두 상대적으로 더 부드러웠다.

국도, SM3 15.6km/L vs 아반떼 17.5km/L

 

국도 주행은 사실 고속도로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고속도로보다 꽤 낮은 수치가 나와 의외였다. 몇 번의 신호대기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여기에 구부러진 도로가 있었을 뿐인데, 고속도로 주행연비보다 30% 가까이 낮아졌다. 110km 구간의 국도를 주행하면서 SM3 dCi와 아반떼 AD의 연비 격차는 시내(2.4km/L)와 고속도로(3.8km/L)보다는 좀 줄어 1.7km/L였다. 국도구간 주행이 잦은 운전자라면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이 구간에선 간간히 가속력도 체크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르노삼성 SM3 dCi은 아반떼 AD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SM3가 더 가볍다는 점에 희망을 걸어봤지만 배기량과 출력의 차이를 극복하진 못했다. 특히 추월가속에서 두 차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동급 디젤 파워트레인, 전혀 다른 아반떼AD & SM3 dCi

 

두 모델 모두 동급의 가솔린 엔진이 꿈도 못 꿀 디젤 엔진 특유의 풍부한 토크감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핸들링 특성을 디젤 자동차에 맞도록 개선하고 서스펜션 시스템 조율까지 잘 마무리해냈다. 하지만 SM3 dCi가 아반떼 AD eVGT를 상대하기엔 거의 모든 면에서 역부족이었다. 시내와 국도 그리고 고속도로에 이르는 모든 구간에서 아반떼 AD는 우월한 연비성능을 보여줬다. 게다가 파워도 압도적이었다. 아반떼 AD는 토크밴드도 더 두터워 엔진의 토크를 여유 있게 도로 위에 풀어냈고, 먼 거리 주행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SM3 dCi는 운전대를 돌리는 데 드는 힘이 매우 적게 들기는 했지만 민첩함이 부족했다. 르노삼성에서는 편안한 운전감각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에겐 오히려 좀 더 묵직한 맛이 있는 아반떼의 주행이 인상 깊을 것 같다. 서스펜션 특성도 두 차는 달랐는데 아반떼 AD쪽이 더 단단한 세팅이었다. 반면 르노삼성 SM3 dCi는 비교적 부드러웠다.

 

아반떼 AD의 7단 DCT가 빠른 변속에 초점을 맞췄다면 SM3 dCi의 6단 DCT는 좀 더 느긋하고 부드러운 가속감에 초점을 맞췄다. 르노삼성이 이렇게 서스펜션 시스템을 튜닝한 것은 경쟁 모델과의 차별화를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준중형 차급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방식과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편의장비도 격차가 컸다. 한 예로 시트의 온열 기능 마저 아반떼AD가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반면 SM3는 켜고 끄는 것으로 그친다.

르노삼성은 유로6 배기가스 기준에 맞춘 준중형급 모델을 선보이지 않는 메이커보다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아반떼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 SE 1,980만원, LE 2,095만원 단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한 SM3 dCi는 1,782만원으로 책정된 아반떼 AD(시승모델)보다 가격경쟁력도 뒤진다. 아반떼 AD는 이 클래스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요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듯 했다. 비교시승에서 오늘처럼 일방적인 결과를 보기도 쉽지 않다. 애석하게도 아반떼의 준중형 장기집권은 한동안 계속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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