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경쟁력은 여전, 가격이 문제! 쉐보레 올란도 1.6 디젤

조회수 2016. 2. 18. 18: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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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가 기존 2.0 디젤 대신하는 유로6 기준의 1.6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했다. 이로 인해 출력 29마력, 토크 4.1kg.m가 줄었다. 대신 복합연비가 1.5km/L 올랐으니 다운사이징 대세를 이어간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격은 올랐다. 현재의 기준에서 올란도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될까?

올란도가 출시된 것은 2011년 2월. 조금 있으면 5년을 채우게 된다. 그동안 페이스리프트 없이 일관되게 버텨왔다. 물론 일부 램프의 디자인을 바꾸면서 소소한 변화를 추구하긴 했다. 하지만 "못생김"은 여전하다. 특히 뒷모습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그리고 2016년형으로 변경되면서 유로6 기준을 위한 파워트레인을 바꿨다. 다른 점에서의 변화는 미미하지만 연료캡을 열면 주유구 옆에 SCR 작동을 위한 요소수 주입구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번트 코코넛과 블루 아이즈라는 이름의 두 가지 외관 색상을 추가했다. 새롭게 추가된 다이나믹 트림은 브라운 가죽시트와 18인치 휠, 스마트 키, 크루즈 컨트롤 등 기능을 갖추도록 한다. 데칼도 추가됐다. 언제부턴가 쉐보레가 데칼을 즐기는 듯 하다. 하긴 저렴하면서도 눈에 잘 띄는 아이템이니까.

실내는 기존과 완벽하게 같다. 때문에 파워트레인을 중심에 둔 테스트에 바로 돌입하기로 했다. 시동 버튼을 누른다. 디젤로써는 부드러운 음색이다. 2.0 대비 투박스러운 “겔겔”거리는 소리가 억제된 것이다. 이미 트랙스 1.6 디젤을 통해 경험한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음색 무관하게 소음 자체는 큰 편이다. 계측장비를 통해 측정해보니 46dBA이라는 수치가 나왔다. 참고로 트랙스 디젤은 동일조건서 43dBA을 나타냈었다. 같은 파워트레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방음에 조금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겠다. 트랙스보다 수백만원 더 비싼 모델이니까.

진동 억제 능력은 충분하다. 이는 신형 엔진의 강점이다. 하지만 주행을 위해 변속기를 D로 위치시키자 진동과 소음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출발 이전에 변속레버만 조작했을 뿐인데 말이다. 변속기가 D에 위치한 상태의 소음 수준은 무려 50dBA 내외였다. 한국지엠은 이 엔진을 “Whisper Diesel(속삭이는 디젤)”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속삭인다면 세상에 비밀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소음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하다. 하지만 주행을 시작하자 만족도가 높아진다. 이제부터 올란도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섹션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행 감각에 대한 경쟁력이 눈에 띈다. 경쟁사인 현대기아차 라인업에는 이 정도의 느낌을 주는 차도 드물다. 물론 SUV를 넘어 세단 그룹까지 포함해서.

디젤 엔진이지만 회전질감이 상당하다. 매끄럽다. 스티어링 답력도 가벼운 편이라 다인 승차환경이나 중량급의 화물을 적재한 경우도 별 문제없이 운전할 수 있다. 물론 탁 트인 시야도 장점이다. 이는 SUV 또는 RV들이 갖는 공통적인 이점이기도 하다.

승차감도 어느 정도 부드러운 편이다. 2011년 올란도의 첫 출시 때는 상당히 단단한 편에 속했다. 이 정도로 단단한 서스펜션을 갖춘 SUV 및 MPV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지엠은 컴포트 지향의 서스펜션 설정을 해나가는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 크루즈 1.4t다. 반대로 최근 현대 기아차는 성능적인 부분을 위해 일부 구간서 튈 정도로 하드한 서스펜션 설정을 이어가는 중이다. 5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각 제조사들의 셋업 기준도 바뀐 것이다.

가속력… 의외로 잘나간다. 가속력은 테스트에 앞서 우리팀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하지만 마치 보란 듯이 당차게 치고 나가는 모습이다. 다인 승차환경에 맞춰 남성 2명이 탑승하고 약 80kg 가량의 화물을 적재한 뒤 추가 테스트를 했다. 가속감은 둔화됐지만 주행하는데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만들지 않는다.

경쟁모델인 기아 카렌스 디젤은 약 20km/h를 전후하는 저속 영역서 답답함을 보인다. 이는 1.7 디젤 엔진의 특징으로 분류된다. 변속기와 무관하게 이 엔진만 채용하면 저속서 답답하기 때문이다. 반면 올란도의 1.6 디젤은 다인 승차환경에서도 좋은 성능을 보였다. 저속 구간서의 토크감도 충분해 순수 엔진 측면서는 경쟁사의 것을 압도한다는 느낌을 키웠다.

순수 가속 성능만 따지면 확실히 기존 2.0리터 엔진이 월등하다. 1.6 엔진은 효율부분서 경쟁력 있지만 2.0 대비 출력과 토크의 활용 영역이 좁다. 기존 2.0 디젤 엔진은 저회전서의 토크감이 상당했고 고회전 영역까지 출력으로 밀어붙이는 느낌이라 어느정도 시원스런 주행이 가능했다. 반면 1.6 모델은 저회전 영역서는 큰 차이 없는 성능을 보이지만 엔진 회전수 상승 때의 성능서는 분명 한계를 보이는 모습이다. 참고로 올란도 1.6 디젤 엔진은 134마력과 32.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11.02초를 기록했다. 올란도 2.0이 9.66초를 기록했으니 1.3초가량 느려진 것이다. MPV로써 부족하지 않은 성능이다. 하지만 변속기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분명 변속 때 속도가 떨어진다.

가속 중 변속이 진행될 때마다 아쉬움이 생겼다. 그리고 소폭 울컥거리는 느낌도 생긴다. 우리팀이 보유한 정밀 계측장비에서 추출한 가속 그래프 역시 변속 때마다 가속 흐름이 미세하게 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PSA(푸조-시트로엥)의 MCP 변속기 만큼은 아니지만 납득하기 힘든 느린 변속 반응이다. 이번 변속기는 GEN III로 불린다. 기존 GEN II의 후속으로 일부 성능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랙스 때는 큰 아쉬움이 없었는데 올란도의 변속 반응은 역시나 의외다.

올란도가 출시되고 5년이 지났다. 하지만 고속안정감은 여전히 뛰어나다. 시속 160km의 속도에서도 운전자가 느끼는 부담감도 크지 않다. 이 역시 탄탄한 기본기에 의존하는 영역이기에 올란도의 경쟁력은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서서히 속도를 올려 160km/h 정도에 이른 후 크루징 하는 환경에서도 엔진은 매끄럽게 회전하는 모습을 비춘다.

제동성능은 조금 아쉬웠다. 테스트 결과 가장 짧은 제동거리는 40.42m로 나타났다. 이 한가지 숫자로 보면 MPV로써 나쁘지 않은 능력이다. 하지만 수 차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43m대로 밀려났으며, 마지막에는 45.5m라는 제동거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항상 기본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왔던 쉐보레였기 때문에 믿기지 않는 결과다.

한국지엠측에 엔진이 바뀌면서 브레이크 계통의 변경 부분이 있느냐는 문의를 했고 “제동 시스템은 동일하다.”는 답을 받았다. 물론 테스트카 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

제동거리면 보자면 현대 기아차의 것이 더 우세하다. 하지만 이들 역시 반복되는 환경에서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물론 올란도는 컨디션 회복 부분서 경쟁사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지만 최대 7명이 승차하는 차량 특성을 고려해 조금 더 성능을 높여주면 좋겠다. 어쨌든 우리팀은 이번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그간 올란도의 평가 중 가장 낮은 브레이크 평점을 부여했다.

와인딩 로드에서 복합적인 주행 완성도를 파악하기로 했다. 이는 도심, 고속도로, 국도 등에 이은 마지막 테스트다.

짧은 직선 구간에서 나타나는 가속력으로도 차량가 잘 나간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아무래도 배기량 축소에 따른 가속에 대한 걱정이 컸기에 만족도가 더 크다.

다만 변속기의 반응을 개선해야 한다. 쇼크 발생 부분은 잘 억제하고 있지만 자동모드와 수동모드 둘 다 아쉬운 속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핸들링은 수준급이다. 시트가 높고 큰 덩치를 가졌다는 것을 제외하면 MPV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다만 이러한 주행 환경에서 스티어링휠이 다소 가볍게 느껴진다. 최근 신차들의 추세를 생각한다면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을 주는 것이 안정감 형성에 도움을 줄 것 같다.

바디롤은 어느 정도 발생한다. 하지만 필요한 만큼의 롤이다. 그보다 중요한 코너링 때의 불안감이 없다는 점이 좋다. 승차감과 주행성능 사이에서 탄력적으로 조율된 서스펜션은 칭찬할 부분이다.

줄어든 엔진 배기량은 연비 경쟁력을 높인다. 고속도로 100~110km/h의 속도로 주행하는 환경에서 올란도 1.6은 19.2km/L의 연비를 보였다. 과거 올란도 2.0이 동일 환경에서 약 16km/L 수준의 연비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시속 80km로 주행하는 환경서는 25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프랑스산 MPV 부럽지 않은 수치다. 평균 속도 15km/h 내외의 답답한 도심 환경에서도 8km/L 수준을 나타냈다. 올란도 1.6에는 아이들 스톱 기능이 탑재되지 않는다. 만약 이 기능이 추가된다면 9~10Km/L 이상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두려워진다. 올란도에 무엇인가가 추가된다는 것은 곧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아래 표는 올란도 출시 후 현재까지의 가격 변화를 정리한 것이다. 시승차량이 주로 LTZ 트림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격 기준도 LTZ 트림으로 맞췄다.

출시 초기 올란도는 최상급 트림도 2천 4백만원대라는 매력적인 가격을 가졌다. 하지만 해를 넘기면서 100만원대에 육박한 가격을 올렸다. 이후 소비자의 원성이 높아지자 가격 인상폭을 낮추는 듯 보였다. 하지만 원래 1개 트림을 2개 트림으로 나누더니 한꺼번에 올릴 가격을 두 번에 걸쳐 올리고 있다.

우리팀이 테스트한 모델은 3,048만원이라는 가격을 갖는다. LTZ 세이프티 트림에 60만원짜리 선루프와 30만원의 휠, 60만원의 마이링크와 후방카메라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다른 모델의 중간 트림에 기본 제공되는 후방카메라도 최상급 트림에서 조차 옵션으로 선택해야 한다.

과거 우리팀은 올란도와 카렌스를 비교해 카렌스가 왜 안 팔릴 수 밖에 없는지 짚어본 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올란도를 추천하기도 망설여진다. 가격은 날로 오르는데 상품성이 제자리이기 때문이다.

올란도의 가격으로 무엇을 살 수 있을까? 넓은 실내공간을 원한다면 쏘렌토를 선택하면 된다. 싼타페를 선택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7인승 모델까지 고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탑승하는 환경이라면 카니발이 더 성격에 어울린다. 편안한 가족용 차량이 필요하다면 쏘나타, K5, SM5, 말리부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돈이 남을 수 있겠다. 테스트 차량과 같은 가격이라면 조금의 예산을 더해 그랜저, K7, SM7도 구입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

사실 이 시장은 기아 카렌스의 것이었다. 올란도는 그저 도전자였다. 하지만 현재의 올란도는 국내를 대표하는 MPV 모델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가격을 높여도 올란도의 판매량이 더 월등하다.

형편없는 완성도, 더 좁은 공간으로 출시된 카렌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시장의 유일한 경쟁자마저 저 수준이니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테스트 이후 우리팀의 결론은 하나로 모였다. 올란도 2.0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

한국지엠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경영진들에게 감사패라도 돌려야 할 것 같다. 올란도는 한국지엠에게 충분한 수익을 가져다 주는 모델이고 이 같은 실적의 1등 공신이 기아 카렌스이기 때문이다.

오토뷰 로드테스트팀 |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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