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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숙녀 같은 패션모델, 시트로엥 뉴 DS3

메가오토 입력 2016.08.03. 22:58 수정 2016.08.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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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숙녀의 사전적 의미는 ‘남 앞에 잘 나서지 않고 안살림을 잘해나갈 것 같은 여자’다. 하지만 그런 여성상은 어느덧 과거의 이야기일 뿐, 현대사회는 바야흐로 여성상위(位) 시대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엔 아직도 요조숙녀를 꿈꾸는 남자들이 많다. 요조숙녀인데다 예쁘고 패션 감각까지 뛰어난 모델 같은 여자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바로 그런 자동차, 시트로엥 DS3를 만났다.

부분변경을 거친 DS3를 처음 마주했을 때, 입술을 동그랗게 모아 ‘오~’를 연발할 정도로 눈을 떼지 못했다. 동글동글한 외모를 열심히 치장한 세련된 모습이다. 특히 물 흐르듯 퍼지는 턴 시그널이 포함된 매력적인 LED 헤드램프는 자꾸만 눈을 마주치고 싶어질 정도로 상당히 매력적이다.

흰색의 지붕과 돌고래 지느러미처럼 솟은 B필러 라인이 조합된 옆모습은 상당히 패셔너블하고, 뒷모습은 앙증맞은 테일램프가 자리 잡아 귀여움을 더한다. DS3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일반인들이 따라 하기 힘든 패션모델의 개성 강한 스타일처럼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긴다.

실내로 들어서면 외관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 느껴진다. 블랙 하이그로시 위주의 인테리어는 직업 특성상 튀지 않는 속옷을 입는 패션모델 같고, 센터페시아 조작부는 심플하지만 뭔가 허전하기도 하다. 또한, 작은 차체의 한계로 뒷좌석 레그룸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마음이 편하다.

DS3는 2도어 해치백인 것 치고 도어가 상당히 길다. 따라서 쿠페처럼 B필러도 상당히 뒤쪽에 위치해 있다. 어지간한 쿠페에는 B필러에 위치한 안전벨트를 손쉽게 착용하기 위해 벨트를 앞쪽으로 연장해주는 웨빙가이드가 대부분 장착되어 있기 마련이지만, DS3에는 웨빙가이드가 없기 때문에 오십견 환자나 덩치 큰 운전자라면 안전벨트를 착용하기가 불편할 것이다.

불편한 옷을 입어도 멋지게 워킹하는 모델들처럼 당당하게 주행해보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P 모드가 없는 EGS 변속기만의 기어변속레버가 눈에 들어온다. 푸조에서는 MCP, 시트로엥에서는 EGS라 일컫는 이 변속기는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다. 연비 효율은 탁월하지만 한 박자 느린 변속과 뒤에서 잡아당기는 듯한 주행감각 때문에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장비다.

역시나 기어단수가 바뀔 때마다 이질감을 전달하는 EGS 변속기. 그러나 변속 시점에 적응되며 속도를 높일수록 소형 해치백이 맞나 싶을 정도로 꽤나 과감한 주행능력을 과시한다. 특히 코너에서는 어느 정도 롤링을 허용하면서도 한계점에 가까워지면 쫀득하게 잡아주는 서스펜션 덕분에 든든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DS3는 1.6리터 디젤 엔진과 EGS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99마력, 최대토크 25.9kg.m, 복합연비 17.0km/L를 발휘한다. 수치상으론 다소 부족해보일 수 있으나, 주행을 거듭하며 익숙해질수록 복잡한 도심과 한적한 고속도로 모두에서 딱히 흠잡을 데 없는 능력을 선보였다. 무난한 제동력의 브레이크도 수준급. 전반적으로 탄탄한 기본기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출력과 변속기의 아쉬움이 무마되는 타입이다.

시트로엥 DS3는 요조숙녀처럼 살림살이 잘 하는 1등 신붓감이기도 하며, 동시에 세련된 패션모델 같기도 하다. 열심히 달려도 연료 게이지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뛰어난 효율, 어디서나 시선을 사로잡는 패션카로서의 멋스러움. 그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는 프랑스 감성의 DS3는 요즘 같은 시대에 흔치 않은 여성상처럼 흔치 않은 자동차임에 분명하다. 취향이 이쪽이라면, 용기 있는 선택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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