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세단 못지않은 주행감각, 아우디 Q7 45 TDI

조회수 2016. 7. 8. 12: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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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SUV인 Q7은 지난 2005년에 등장했다. 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가 1997년, BMW X5가 1999년 등장했으니 시장 진출이 늦었던 셈이다. 후발 주자였던 만큼 시장서의 인기도 낮았다. 미국시장과 국내시장 판매 성적표를 봐도 경쟁모델 대비 절반에 머무는 수준이었다.

그런 Q7이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10년 만의 모델체인지였던 만큼 뼛속부터 모든 것을 바꿨다. 과연 이번에는 잘 팔리는 기함급 SUV로 거듭날 수 있을까? 오토뷰 로드테스트팀이 직접 확인에 나섰다.

2세대 Q7은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새롭게 디자인 했다.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하며 전체적인 크기도 소폭 줄였다. 길이 x 너비 x 높이는 각각 5,052 x 1,968 x 1,741 mm 수준으로 기존 모델 대비 47mm 짧아지고 15mm 좁아졌으며, 31mm 가량 낮아졌다. 하지만 차체의 41%를 초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무게를 줄였다. 플랫폼에서만 71kg을 덜어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한 둘레 작아졌지만 여전히 한 덩치 하고 있다. 1세대 모델이 둥근 형태를 기초로 했다면 이번에는 각이 잡힌 모습을 갖췄다는 것도 특징이다. 직선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공기저항지수는 낮췄다. 수치는 0.32Cd 수준으로 컴팩트 SUV로 분류되는 닛산 캐시카이와 같은 수준을 자랑한다. 등급은 대형이지만 소형급의 공기저항지수를 갖췄다는 것.

수평적 디자인은 인테리어에서도 계속된다. 본래 큰 차체를 가진 모델에 이런 디자인 요소를 결합시키니 공간이 더 넓어 보이기도 한다. 송풍구의 가로줄 디자인을 대시보드 전체로 확장했다는 것도 특징이다.

얇은 스티어링휠은 새로운 디자인을 갖고 있다. 디스플레이로 대체된 버추얼 콕핏 계기판은 이제아우디 인테리어를 대표하는 요소로 자리매김 한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조합은 많은 기능을 구현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너무 복잡해 보이기도 한다.

기어 변속 레버는 대형세단 A8의 것을 떠올리게 한다. MMI 시스템은 2세대를 달았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쉽게 사용하도록 변경했으며 손글씨까지 인식하도록 개발했다. 터치 패드에는 햅틱 기능도 갖춰진다. 아우디에 따르면 새로운 MMI 시스템은 대부분의 기능을 몇 단계 만에 설정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복잡한 느낌이 있긴 하다.

소재의 고급화도 눈에 띈다. 아우디 특유의 느낌을 전하는 버튼들의 구성도 같다. 무엇보다 첫눈에 멋지고 화려하다는 인상을 준다는 점이 좋다. 적어도 인테리어 디자인에 있어서 만큼은 정상급 브랜드 임에 분명하다.

차체는 작아졌다지만 실내 공간은 더 넓어졌다. 1열과 2열 사이 공간이 21mm 가량 증가했으며, 1열 헤드룸은 41mm, 2열 헤드룸도 23mm 가량 커졌다. 실제 앉아봐도 공간은 충분하다.

하지만 3열 공간이 좁아진 느낌이다. 1세대 모델은 상당히 넉넉한 수준의 3열 공간을 가졌는데 현세대 모델은 1열과 2열 공간에 집중한 모습이다. 사용 빈도가 낮은 3열공간을 소폭 희생시켜 이용 빈도가 많은 1~2열 공간의 만족도를 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형식적인 3열공간은 아니다. 170 cm 전후의 성인이 앉기엔 충분하기 때문이다.

트렁크 공간은 넉넉하다. 기본 공간은 295리터. 아무래도 수치적으로 작다. 하지만 3열시트를 접으면 770리터까지 확장된다. 이것 만으로 준중형차 트렁크 2배 수준에 버금간다. 물론 2열시트까지 접어 1,950리터까지 확장시킬 수도 있다.

주행을 위해 시동을 건다. 어라? 가솔린 모델을 가져왔나? 분명 디젤 엔진이 돌아가지만 특유의 ‘겔겔‘거리는 소리가 억제돼 있다. 아이들 상태서 측정된 소음은 약 41dBA 수준. 분명 소음은 존재하지만 디젤이라기보다 대배기량 가솔린과 같은 음색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주행을 하면 더 조용해진다. 고급 대형세단과 비교될 정숙성이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주행중인 상황서 측정된 소음은 약 56.5 dBA 수준. 제네시스 EQ900이 동일 구간서 57 dBA을 나타냈으니 얼마나 조용한지 예측이 될 것이다. 우리팀 패널 모두 Q7의 정숙성에 크게 놀랐다.

주행 감각은 조용하며 부드럽다. 고급세단의 느낌과 여러모로 유사하다. 가속페달을 살며시 밟으면 차량이 미끄러지듯 전진한다. 스티어링휠을 조작해도 느긋하고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인다. 반응이 늦다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여유롭게 반응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이처럼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은 답답한 시내주행이나 장거리 여행서 운전자와 탑승객이 받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준다. 말 그대로 운전이 편하다. 디젤 차량을 타며 가솔린 차량과 같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엔진 성능을 끌어낸다. 테스트 차량에는 V6 3.0리터 디젤엔진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272마력과 61.2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엔진이다. 가속이 전개될 때 강력한 토크감이 발휘되나 싶었는데 이내 잠잠하게 속도만 올려나가는 모습이다. 조금 심심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팀이 측정한 Q7 45 TDI의 무게는 2,260kg에 달했다. 아우디에 따르면 새로운 플랫폼의 적용으로 약 100kg 가량 경량화를 이뤘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2.2톤이 넘는 무게를 갖는다는 것이다. 참고로 동급의 SUV인 메르세데스-벤츠 GLE 350d가 2.3톤, X5 30d가 2.1톤을 나타낸 바 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6.7초였다. 참고로 제조사 발표 기록 6.5초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테스트가 반복됨에 따라 7초 초반까지 뒤쳐졌지만 차량의 덩치와 무게를 생각했을 때 무난한 수준이다.

참고로 하위 모델인 35 TDI는 여기서 약 50마력, 약 10kg.m 낮은 토크를 갖는다. 수치적으로 부족해 보이지만 제조사 발표 0-100km/h 도달시간이 7.1초란다. 실제 가속시간을 측정해도 7초 중반대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상에서 충분한 가속력이다.

때문에 약간의 가속성능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면 45 TDI가 아닌 35 TDI를 구입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어차피 45 TDI라 해도 가속감이 크게 부각되지 않으며 경제성을 추구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 가격은 트림에 따라 2~3천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시속 100km의 속도로 주행하고 있다. 체감속도는 약 70~80km/h로 느껴진다. 안정감도 좋다지만높은 시야 덕분이기도 하다. 출력과 토크가 여유로운 만큼 가속페달을 밟아 어려움 없이 고속 영역에 오르내릴 수도 있다.

나름 준수한 가속성능을 발휘했던 Q7. 과연 제동성능은 어떨까? 특히 2.2톤에 이르는 무게는 제동 시스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우리팀의 예상 거리는 대략 38~40m 내외.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고 Q7은 36.3m를 기록하며 멈췄다. 또한 테스트가 반복돼도 꾸준히 36m대를 유지해내는 모습까지 보였다. 차량의 무게를 생각하면 훌륭한 수준이다. 이 정도의 성능이면 성인이 다수 탑승하더라도 40m 이내의 성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비슷한 무게를 가졌던 포드 익스플로러는 단 2회 제동 테스트만에 브레이크 센서가 눌려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던 바 있다. 물론 성능도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조금 묵직한 편으로 초반부터 강하게 캘리퍼를 압박하는 타입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초기 제동력이 부족하다 느낄 수도 있다. 강하게 밟아야 제 성능을 발휘하는 성격인 만큼 여성 소비자들은 버거워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 제동시스템에 대한 신뢰성은 충분하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Q7의 드라이브 셀렉트는 조금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SUV에 맞춰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그 중차고를 높여 험로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올로드 모드가 눈에 띈다. 그밖에 연비 향상에 중점을 둔 효율 모드도 있다. 또 에어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설정해주는 승차감 모드, 주행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주는 오토 모드, 달리는데 초점을 맞춘 다이내믹 모드, 각각의 설정을 운전자가 원하는데로 바꿔주는 인디비주얼 모드 등을 지원한다. 다른 아우디 모델 대비 많은 주행모드들이다.

4륜 시스템인 콰트로 역시 SUV 특징에 맞춰진다. 평상시에는 전후륜 구동배분을 40:60으로 유지하지만 주행상황에 따라 최대 70:30에서 15:85까지 토크를 배분한다. 또한 험로 주행에 대비해 자가잠금식 센터 디퍼렌셜을 장착했으며 50:50으로 고정시킨 상태로 구동력을 전달시키기도 한다. 물론 운전자는 이런 변화들을 느끼지 어렵다.

아우디 Q7은 고급차를 탄다는 느낌을 쉽게 전해준다. 그렇다면 주행 완성도 측면에서는 어떨까?

와인딩 로드로 접어들며 평균 속도를 높였다. 가속감은 밋밋하지만 8단 자동변속기가 발 빠른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 변속기의 반응 속도도 빠른 편이며 각각의 기어비도 적당하다.

코너링 성능도 나쁘지 않다. 뛰어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수준. Q7은 전 후륜에 걸쳐 20인치 휠을 사용하며 285mm에 이르는 넓고 타이어까지 쓴다. 분명 오버스펙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차량의 무게가 성능의 한계로 찾아온다. 쉽게 말해 타이어 너비 만큼의 코너링 성능이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 물론 Q7으로 와인딩 주행을 즐기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안정감을 키우고 시각적으로 멋져 보이는 성격이라고 이해하자.

스티어링은 일반 세단보다 조작량이 많은 편이다. 이는 스티어링 시스템의 기어비가 넓은 편이기 때문. SUV의 특징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스티어링휠의 조작량이 많을 뿐 핸들링 성능은 좋다. 돌리는 양과 관계없이 차량이 정직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서스펜션도 만족스럽다. Q7에 장착된 에어 서스펜션은 단순 기능성 외에도 좋은 성능을 제공해 준다. 무엇보다 다양한 노면에 대한 탄력성을 칭찬하고 싶다. 사실 과거 에어 서스펜션들은 제한적인 댐핑 컨트롤로 인해 성능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곤 했다. 차량 성격과 어울리지 않게 부드러운 승차감이 인상적이었던 RS7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Q7은 각 모드에 따라 서스펜션 성격이 크게 달라진다. 승차감까지 추구할 수 있으니 분명 만족도 높은 시스템임에 분명하다.

그밖에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며 만족스러웠던 것은 연비다. 시속 100~110km로 주행하는 환경서 약 19km/L 전후의 연비를 나타냈다. 시속 80km 정속주행 상황이라면 20km/L의 연비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크고 무거운 SUV로써 인상적인 효율이다. 물론 시내주행에서는 한계를 보인다. 평속 15km의 도심환경서 측정된 연비 역시 조금은 아쉬운 6.5km/L 내외였다.

기대만큼의 연비는 아니었지만 도심 주행서 빛을 발한 기능이 있었다. 바로 트래픽 잼 어시스트(Traffic Jam Assist)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상황서 차량이 가속과 제동을 자동으로 실행하며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또한 3㎞/h 이하에서는 스티어링휠까지 자동으로 움직여준다.

Q7은 아우디가 오랜 시간 끝에 내놓은 기함급 SUV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단점이 적어 좋았다. 다양한 기능과 구성면에서도 충실하다. 고급스러움도 물론이다. 특히 디젤엔진이 탑재됐음에도 부드러운 주행 감각과 대형 세단 부럽지 않은 정숙성을 갖췄다는 점을 높이사고 싶다.

Q7의 가격은 엔진과 트림에 따라 8,500만원대부터 1억 1천만원대를 갖는다. 참고로 BMW X5가 9,400~1억 3천만원대, 벤츠 GLE가 8,300~9,400만원대(AMG 모델은 1억 5천만원), 볼보 XC90이 8천만원~1억 3천만원대에 팔린다. 이렇게 나열해 비교하니 차는 좋지만 구매 추천을 위한 결정적인 한방이 부족해 보인다.

물론 아우디에게는 딜러 할인이라는 무기가 있긴 하다. 입문 버전의 2세대 Q7를 상황에 따라 7천만원대에 구입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아우디의 판매 방식은 이미 소비자들에게 더 익숙하다.

하지만 달라져야 한다. 출시 당시부터 적정 가격을 제시해 먼저 구입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브랜드 이미지와 반대되는 프로모션 때문에 Q7와 같은 좋은 차가 평가 절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리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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