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오토다이어리

DS5의 '엉뚱발랄'

오토다이어리 입력 2016.05.31. 22:27 수정 2016.05.3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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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라 했다.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생김새라는 말이다. 세단은 아니다. SUV도 아니고 쿠페도 아니다. 정형화된 모습을 거부하고 틀을 깬 디자인. DS5다. 여러 장르가 한데 뒤섞인 형태다. 처음 이 차를 보면 이렇게 차를 만들 수도 있구나. 지금까지 봐 왔던 일반적인 형태의 디자인이 아니다.

DS는 시트로엥이 별도로 분리한 고급 브랜드다.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비슷한 경우다. 결국 PSA 그룹 안에 푸조와 시트로엥, 그리고 DS 3개 브랜드가 자리 잡은 셈이다. DS 브랜드의 최고봉이 DS5다. 국내 시판 모델은 소쉬크와 소쉬크 플러스 두 개 트림이 있다. 판매가격은 각각 4,590만원과 4,950만원이다.

플래그십이기는 한데 이게 참 애매하다. 최고급이라기보다는 뭔가 엉뚱발랄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다. 최고급 모델의 위엄, 카리스마는 간데없고, 틀을 벗어나 톡톡 튀는 발랄함이 두드러졌다. 햇볕 좋은 날, DS5와의 드라이브를 즐겼다.

헤드램프는 할로겐보다 20배 이상 밝다는 LED 제논 헤드라이트다. 야간 주행시 확실한 시야를 보장받을 수 있다. 헤드램프 끝선에서 A 필러로 이어지는 크롬라인이 눈길을 끈다. 펜싱의 검, 사브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디자인이다. 포인트를 주는 인상적인 부분이다. 더블 크롬 머플러가 좌우로 배치됐다.

실내 공간은 부족하지 않다. 뒷 좌석에 앉아보면 무릎 공간이 주먹 하나 보다 더 여유 있다. 센터터널도 조금 솟아 있지만 그리 높지 않아 불편하지는 않다. 5명이 타도 딱 좋은 공간이다. 트렁크는 제법 깊다. 그 아래 스페어 타이어는 없다.

운전석에 앉아보면 큼직한 D컷 핸들이 앞에 자리한다. 크다. 핸들이 크면 둔한 느낌을 주게 마련이다. 핸들은 2.9회전한다.

첫 느낌은 어색함이다. 세단과 달리 차체가 크고, 계기판이 조금 높게 느껴진다. 처음 만난 데이트 상대와의 어색함이다. 당연히 시간이 해결해 준다. 어색함은 곧 익숙함으로 변하게 마련이다.

계기판은 빨간 컬러로 표시된다. 자극적이다. 계기판은 3분할된 모습으로 배치돼 다양한 운전정보를 띄워준다. 센터페시아는 앞으로 많이 누웠다. 손을 뻗으며 끝이 닿을 듯 말듯하다. 엔진 스타트 버튼 위로 아날로그 시계가 자리했다. 아날로그 시계는 고급스러움을 상징하는 포인트다.

터치스크린 모니터는 터치감이 거칠고 소리도 투박하다. 실내 폭이 넓어 몸을 기울여도 조수석 차창을 터치하기 쉽지 않다. 보기보다 넓다는 느낌을 준다.

앞창은 많이 기울어 보닛방향으로 뻗어 대시보드 상단에 넓은 공간을 만든다. 3조각으로 나뉘는 선루프는 재미있다. 다른 차에선 만나기 어려운 형태다. 좌우로 조각냈고 그 가운데로 조그만 수납공간까지 만들어 놓았다. 항공기 조종석 분위기를 만든다.

윈도 조작 버튼은 운전석 좌측이 아닌 우측 변속레버 아래쪽으로 배치됐다. 생선의 비늘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A 필러를 두 가닥으로 조각내서 차창을 만들었다. 운전자 시야확보에는 유리한 구조다.

프리우스나 아이오닉처럼 뒤창을 상하로 나누는 라인이 룸미러에 걸린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재미있지만 어색하다. 구석구석 남다른 디자인과 시도가 눈에 뜨인다. 어쩌면 달라 보이려는 강박은 아닐까.

유로 6를 만족시키는 블루 eHDi엔진은 질소산화물의 90% 이상, 미세먼지의 99%까지 걸러준다. 180마력의 힘을 내는 엔진을 조율하는 건 6단 자동변속기다. PSA가 새로 개발한 신형 변속기다. 변속마찰이 적어 매우 부드럽고 효율적이다.

차가 멈추면 시동이 꺼진다. 스탑앤 고 시스템은 다른 브랜드보다 반발짝 앞섰다. 재시동 걸릴 때 확연히 다르다. 부드럽다. 소음 진동이 크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적다.

광화문을 지나는 돌길에서 자잘한 노면 충격이 적당히 걸러서 전달된다. 북한산을 도는 와인딩코스에 올랐다. 수동모드로 옮겨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 사운드가 다이내믹하게 살아난다. 차근차근 코너를 돌아나가는데 무리 없이 잘 돌아나간다. 깊은 코너에서 약한 언더스티어를 느끼게 되지만 공략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40.8kg의 토크가 2,000rpm에서 살아난다. 엔진 회전수를 높게 쓰지 않아도 굵은 힘을 만난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뒤 토션빔이다. 토션빔이 의외이지만 일체식이라고는 느끼기 힘들 정도다. 흔들림 없이 코너를 돌아나갔다. 235/35R18 사이즈의 타이어다.

굽은 길에서 두 갈래로 찢어진 A 필러가 큰 도움이 된다. 시야 확보가 용이하다. 스티어링이 큰 게 흠이라면 흠이다. 조금 작은 스티어링이라면 운전이 훨씬 재미있겠다.

크루즈 컨트롤도 없다. 주행모드 선택도 없다. 심플한 구조. 운전자는 그냥 핸들과 두 개의 페달, 그리고 필요하다면 수동 변속을 조작할 수 있을 뿐이다.

시속 80-100km 부근에서 잔잔한 엔진 소리, 비슷한 수준의 타이어 소리가 들어온다. 시멘트 도로에서는 약간의 공진음도 들어온다. 100km/h에서 rpm은 1,600 전후다. rpm을 높게 쓰지 않아도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속도를 조금 올리면 바람소리와 엔진소리가 함께 살아온다. 가속감은 부드럽다. 2.0 디젤 엔진의 출력은 180마력. 40.8kgm의 힘. 고성능을 뽑아내는 큰 힘은 아니지만 꾸준히 힘을 쓰며 속도를 올린다.

차체 반응은 안정감이 있다. 극한의 고속 상태에서는 살짝 뜨는 느낌이 온다.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는 흔들림이 적은 안정감이 두드러진다.

연비는 13.5km/L로 3등급이다. 우리가 알던 최고의 효율을 보이는 PSA 그룹의 연비로는 아쉬운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DS5는 재미있는 차다. 구석구석 기능 형태에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발랄함이 있다. 때로는 당황스러울 정도다. 잔잔한 재미도 준다. 패셔너블한 파리지엔느처럼 자신만의 강한 개성을 가진, 천상 프랑스 차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첨단 안전장비들을 이 차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긴급제동, 충돌방지,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 방지 등 요즘 고급차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장비들이 없다. 고급 브랜드 DS의 최고급 모델인데…….이건 좀 아니다 싶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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