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뉴 링컨 MKZ 2017 '명문가의 자제'

조회수 2017. 11. 28. 13: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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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탑앤고' 적용된 어댑티브 크루즈.. 파워 보단 편안한 주행이 강점

 

키를 받아들고 차에 다가가는 순간, 앞문쪽 바닥에 링컨 고유의 문양이 나타났다. 일명 ‘웰컴 라이트(welcome light)’.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도 함께 작동했다. 마치 고급호텔에서 버틀러(butlerㆍ집사라는 뜻)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폼나는 세련 미인의 얼굴

포드코리아의 `뉴 링컨 MKZ` 2017형 모델. 링컨 고유의 장중한 느낌이 살아 있었다. 시쳇말로 ‘폼이 난다’. 그런데 뭔가 달랐다. 정면에서 보니 펼쳐진 날개 형상의 스플릿 윙 그릴이 링컨 시그니처 그릴로 대체됐다. 반짝이는 보석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LED 헤드램프도 감각적이었다. 얼굴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성형수술을 하진 않았지만 앞트임 ‘시술’만으로도 훨씬 세련된 미인으로 변신한 케이스라고 하겠다.

뒤태를 보니 좌에서 우로 쭉 이어지는 테일램프 스타일은 똑같았다. 대신 종전의 ‘무색(無色)’과 달리 이번에는 ‘색(色)’을 썼다. 범퍼 아래에는 대형 듀얼 배기구와 크롬 디퓨져 장식이 반짝거렸다. “하나로 된 배기구는 멋대가리가 없다”며 자기 맘대로 듀얼로 개조해 다니다가 신고 정신 투철한 뒷차 블랙박스에 찍혀 과태료나 벌금을 내본 운전자들은 출시할 때부터 멋지게 디자인된 듀얼 배기구의 가치를 안다.

●독특한 버튼식 기어..한국인 디자인

 

핸들의 가죽 촉감이 아주 좋았다. 메이커측에서는 "160번의 과정을 거치는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최고급 가죽"이라는 표현을 썼다. 뭐하느라 160번의 공정을 거쳤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여느 자동차의 핸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새롭게 디자인된 버튼식 기어와 각종 스위치가 달린 센터 콘솔, 스와이프 기능을 지원하는 8인치 풀 컬러 터치스크린 등이 눈에 들어왔다. 이차의 수석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한국 출신 강수영씨라고 한다. 1980년 고2때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던 그녀가 `버튼식 기어`를 도입한 주인공이다.

이 차의 매력은 1.41제곱미터에 달하는 개폐식 파노라마 글래스 선루프다.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오픈카를 방불케하는 개방감은 정말 최고였다.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오디오 시스템. 링컨 MKX에 처음 장착됐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레벨`의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갖췄다.

●3모드 오디오 힐링 '가장 맘에 들어'

스피커만 19개다. 듣고 싶은 음악의 스타일에 따라 스테레오, 객석, 무대 위 등 세가지 모드로 감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디오 시스템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세상 살면서 힘든 일은 누구나 있는 법. 음악을 들으며 풀고 싶어도 집에 와서 음악 크게 들으면 가족들이 걱정한다.

이럴 때 드라이브를 하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힐링이라고 할 만하지 않은가? 게다가 간단한 음성명령이나 스위치 조작으로 전화 걸고 받기가 가능하고 아이폰 음악도 들을 수 있는 건 점수를 후하게 줄 만했다.

●퍼포먼스 보단 편안한 주행

 

도로로 나가 보니 솔직히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긴 어려웠다.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눌러봤다. RPM이 올라가고 계기판은 붉은 색으로 변했다. 서스펜션도 딱딱해지는 느낌이 왔다. 그래도 "그래 이맛이야"하는 짜릿함은 오지 않았다.

다시 기본 모드로 돌아가서 운전을 하다보니 장점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하향등이 비추는 범위를 어댑티브 램프로 적용한 기능이나 고속도로 크루즈 모드, 길이 막힐 때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을 계속 바꿔 밟아야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스탑 앤 고(Stop-and-Go)` 기능이 추가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충돌 방지 기능(Pre-Collision Assist) 등이 있어 무척이나 편했다.

주행 중에 노면 상태에 따라 바퀴에 전달되는 충격을 분산 흡수하는 연속 댐핑 제어 기능은 주택가 곳곳에 덫처럼 설치된 과속방지턱을 부드럽게 지나가도록 해줬다. 전동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은 갑작스런 강풍이 옆에서 불어와 차가 흔들릴 상황에서도 자동으로 안정시켜주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이런 경험을 할 기회는 없었다.

●5시리즈, A6, ES와 경쟁 관심

북악스카이웨이로 올라갈 때 보니 2.0L 에코부스트 엔진(최대출력 234마력, 최대토크 37.3㎏·m)의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하지만 메이커측이 밝힌 복합연비 10.0㎞/L(도심 8.4㎞/L, 고속도로 13.1㎞/L)가 과연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연료소비가 급격히 늘었다.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포드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인 링컨자동차가 내놓은 `뉴 링컨 MKZ`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명문가 자제`다. 문제는 가격. `뉴 링컨 MKZ`의 국내 판매가격은 5250만원부터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 차종이 뭘까? 주요 고객층은 누가 될까? 아우디 A6, 렉서스 ES모델, BMW5시리즈, 제네시스80과 겨뤄보겠다는 게 포드코리아의 방침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과연 기존 고정 팬들외에 얼마나 많이 새로운 고객을 맞이하게 될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


/조정훈(모터칼럼니스트) tigercho333@hanmail.net, 사진=링컨,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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