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내연기관 대신할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조회수 2016. 7. 17. 12: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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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처음 어떠한 것을 접하고, 또 이를 경험하는 행위는 꽤 의미가 깊다. 기존에 없던 것을 난생 처음 체험하며, 이를 통해 이전에 갖고 있던 개념 자체가 크게 변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승은 무언가 남달랐고, 시승행사를 주최한 브랜드 역시 같은 입장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주인공은 아이오닉 일렉트릭. 개인적으로는 처음 몰아본 전기차였고, 회사 입장에서도 처음 내놓은 양산형 전기차다. 그만큼 신경을 곤두세워 차가 전하는 느낌을 잡아보려 애썼으며, 그 안에서 처음이라는 개념 아래 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을 엿볼 수도 있었다. 아울러 친환경을 필두로 급속도로 변화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속에서 이 회사의 내놓은 카드가 꽤나 유효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 역시 들었다.

운전 재미와 효율 챙긴 주행감각

운전석에 앉으면, 눈에 띄는 요소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전자식 변속버튼과 회생제동용 패들시프트가 그것이다. 우선 전자식 변속버튼은 기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물론이고 현대차 전 차종에서 볼 수 없던 방식으로, 인테리어와 어우러지는 디자인에 부드러운 터치감을 자랑했다. 직접 사용해보니 잡는 맛이 아닌 누르는 맛에 금새 매료됐고, 기어노브 대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개발 담당자는 우리가 처음 내놓는 양산형 전기차인 만큼 새롭고 가치 있는 시도를 많이 적용했고, 그중 하나가 전자식 변속버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생제동용 패들시프트는 기어 단수를 조작하기 위한 것이 아닌 회생제동량을 조절하기 위해 적용된 장치로, 일반적인 개념에서 접근하면 그 의미가 상당히 어색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패들시프트가 주는 운전의 즐거움을 가져가면서 동시에 효율을 챙기는 요소라는 걸 알 수 있다. 진정 신선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요소들이 한데 모여 만들어낸 독창적인 감성은 고효율, 고출력의 배터리 및 전기 모터와 맞물려 중독적인 주행질감을 구현하는데, 여기에는 전기 모터 특유의 모터음과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터지는 풍부한 토크감도 한몫했다. 제원을 살펴보면, 28kWh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와 결합돼 있는 88kW 구동 모터를 통해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최고시속은 165km다. 가속력은 오른발에 흥이 들어갈 만큼 화끈했고, 체감상 내연기관을 탑재한 고성능 스포츠카와 견줄만한 수준이었다. 아마도 가속을 시작하자마자 최대토크가 발생되는 전기 모터 특유의 성질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한 이런 느낌은 주행모드를 에코에서 노멀로, 노멀에서 스포츠로 바꾸면서 더 강하게 다가왔는데, 각 모드 간 성격이 명확하게 구분됐으며,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포츠란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여기에 엔진음도 조용하니 도로 위를 소리없이 빠르게 나아가는 이질적이지만 특별한 존재에 앉아있는 듯했다.

승차감은 탄탄했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크고 작은 진동을 유연하게 걸러내면서 동시에 고속주행 시 운전자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대한 억제했다. 그래서일까. S자 코스를 다소 과격하게 돌아 나가도 별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민첩한 몸놀림을 구현하며 아이오닉 일렉트릭에서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로 다가왔다. 아울러 전기 모터의 강한 토크 안에서 코너를 안정적으로 내달리는 움직임 안에서 마치 핫해치에 몰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서스펜션 세팅은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커플드 토션빔 액슬이다. 이 외에 모터 구동으로 인해 이렇다 할 엔진음이 들리지 않는 상황인데도 고속에서 노면소음이나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는데, N.V.H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진의 노력이 상당했던 것 같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주요 주행안전품목이라 볼 수 있는 주행조향보조시스템은 보다 안전한 운전을 유도했는데, 룸미러 반대편에 부착된 전방감지 카메라로 차선을 인식, 차가 차선을 이탈하려 할 때마다 소음을 통한 위험 경고와 스티어링 휠 제어를 통해 차선이탈을 방지했다. 덕분에 굳이 의도하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차선 중앙을 유지했고, 예기치 못한 사고 위험에서 심리적인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줬다.

앞서 언급한 회생제동용 패들시프트는 좌측 버튼이 회생제동량 및 감속력 증가, 우측 버튼 회생제동량 및 감속력 감소를 의미하며, 좌측 버튼을 당기면 당길수록 효율에 도움을 주는 회생제동량이 올라가며 그에 따라 감속력 역시 증가한다. 최대 3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하며, 회생제동량 및 감속력 증가의 경우, 고속에서 사용해야 효과가 더 좋다. 더욱 많은 회생제동량을 얻을 수 있고, 빠른 속도에서 구현되는 강력한 감속력으로 안전에 관련된 심리적 안정감까지 챙길 수 있어서다. 저속에서 회생제동량 및 감속력을 증가하면 회생제동량은 둘째치고 강한 감속력으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땔 때마다 몸이 울컥하는 불쾌한 주행질감을 느낄 수 있다. 낮은 속도에서는 회생제동량 및 감속력을 최대한으로 낮춰 주행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어차피 회생제동량 및 감속력은 브레이크를 길게 잡을 수 있는 고속주행에서 더 유용하고, 따라서 속도에 따라 알맞게 회생제동용 패들시프트를 움직여주면 되겠다. 경험상 시속 0~20km는 회생제동량 및 감속력을 아예 없애는 쪽이 좋고, 시속 20~50km는 1단계, 시속 50~90km 2단계, 시속 90km부터는 3단계를 넣는 것이 좋았다.

연비는 약 36km를 달려 kWh 당 8.0km를 기록했다. 이 차의 복합연비가 kWh 당 6.3km이고, 도심연비 kWh 당 6.9km, 고속도로연비 kWh 당 5.8km인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치다. 참고로 시승 코스는 도심과 고속도로 구간이 혼합돼 있었으며, 연비 주행은 처음부터 시도하지 않았다. 또한 연비 향상에 도움을 주는 에어컨 운전석 개별공조 기능은 아예 미사용 상태였다.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191km고, 도심 주행가능 거리 206km, 고속도로 주행가능 거리 173km다. 이와 관련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내비게이션 내부에는 배터리 충방전 예측관리 시스템이 장착돼 있었는데, 주행가능 거리를 지도 내에 표기, 운전자의 쉬운 이해를 도왔고, 운전자의 주행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주행가능 거리를 알려주는 등 효율적인 운전이 가능하도록 조력했다. 배터리 충전은 최대 80% 급속 충전이 100kW 기준 20분 정도가 걸리며, 완속 충전이 홈충전기 기준 4시간25분 소요된다.

전기차 대중화 이끌 모델

현대차의 첫 양산형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내연기관 못지 않은 주행성능을 비롯해 탄탄한 승차감, 그리고 높은 효율을 두루 갖춘 모델이었다. 여기에 매력적인 외관 디자인과 더불어 짜임새 있는 인테리어 레이아웃에 완성도 높은 마감을 자랑했다. 내연기관 대비 때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짧은 주행가능 거리도 홈충전기 제공과 내비게이션 충전소 검색 및 최소 전력 소모 경로 안내 시스템 등을 통해 보완했다. 여기에 무료충전서비스제공과 찾아가는 이동식 충전서비스 역시 제공된다. 배터리보증기간은 10년 20만km다. 이 정도면 상품 경쟁력은 물론이고,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막연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가격은 최상위 트림 Q의 경우 4,300만원이지만, 전기차 정부보조금 및 지차체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2,100~2,60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상당히 괜찮은 물건이 나온 셈이다. 따라서 도심에 살며 일반적이지 않은 파워트레인에서 오는 독특함을 추구하고 여기에 충전에 대한 번거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은 차다. 아, 최근 자동차 산업의 화두인 환경오염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문서우 기자 msw@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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