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드리운 편견 깬 주역, 링컨 MKZ 하이브리드

조회수 2017. 2. 24. 12: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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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의 귀재. 링컨 MKZ에게 어울리는 별명이다. 변화와 파격이 일상이어서다. 2004년 ‘산들바람’이란 뜻의 ‘제퍼(Zephyr)’로 데뷔해 2006년 MKZ로 개명했다. 2010년 화장을 고쳤고, 이듬해 하이브리드 심장을 더했다. 지금의 2세대는 2012년 나왔고, 2015년 부분변경을 거쳐 현재 모습으로 거듭났다. 최근 신형 MKZ 하이브리드가 한국 땅을 밟았다.  

2012년 선보인 2세대 MKZ는 ‘젊은’ 링컨의 부활을 이끈 주역이다. 새 디자인 테마로 미끈하게 빚었다. 양 날개 펼친 듯 화려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좌우에 날카로운 세모꼴 헤드램프를 심었다. 우람한 덩치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의 묘한 조화로 시선을 끌었다. 이번 MKZ는 링컨의 기함 컨티넨탈과 더불어 또 다른 디자인 테마를 알린 신호탄이다.  

신형 MKZ 하이브리드의 핵심을 간추릴 문구는 ‘Beautifully Efficient’. 아름다운 안팎 디자인과 완벽한 연료효율성을 겸비했다는 뜻이다. 앞모습은 송두리째 바꿔 분위기가 전혀 새롭다. 변화의 시작은 라디에이터 그릴. 날개처럼 날렵한 결을 이뤘던 이전의 ‘스플릿 윙’ 그릴과 달리 방패처럼 듬직하게 바꿨다. 이른바 ‘링컨 시그니처 그릴’이다.  

링컨은 빛을 근사하게 다룰 줄 아는 브랜드. MKZ 하이브리드는 헤드램프 속에 LED 광원을 촘촘히 심었는데, 디자인만큼 기능도 특별하다. 상황에 따라 불 밝히는 범위를 최대한 넓힌다. 이른바 ‘어댑티브 헤드램프’다. 또한, 스마트키를 지닌 운전자가 차에 다가서면, 양쪽 사이드 미러 아래에서 바닥으로 링컨 로고를 드리운다. ‘어프로치 디텍션’ 기능이다.  

일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친환경 관련 장점을 강조하느라 성능이나 편의 및 첨단장비엔 인색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링컨은 다르다. 예컨대 MKZ 하이브리드엔 ‘링컨 드라이빙 컨트롤(Lincoln Drive Control)’이 기본이다. 이 장비는 노면 상태와 주행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서스펜션의 강도를 바꿔 최상의 승차감을 약속한다.

구름 위를 걷는 듯 황홀한 승차감은 이처럼 정교한 기술의 낳은 쾌거다. 또한, 전동 파워 스티어링(EPAS)을 써서 한층 정밀한 핸들링을 뽐낸다. 네 바퀴 각각의 구동력과 제동력을 동시에 따로 조율하는 자세 제어 컨트롤로 운전자의 실수도 감싼다. 뿐만 아니라 멈춰 설 때마다 엔진을 잠재우는 ‘스탑-앤-고(Stop-and-GO)’로 짬짬이 연료를 아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보행자 또는 자동차와 충돌 위험을 경고하고 불가피할 경우 스스로 속도를 줄여 안전을 챙긴다. 무심결에 차선을 밟으면 차선 이탈 경고 장치(Lane Keeping System)가 스티어링 휠을 부르르 떨게 해 사고 위험을 막는다. 최고급 오디오 브랜드 레벨(Revel®)은 19개의 스피커로 생생한 음질을 약속한다. 

실내 또한 고급스럽다. 이를테면 스티어링 휠은 프레임 전체와 가운데 부위에 최고급 ‘울스도프®(Wollsdorf®)’ 가죽을 씌웠다. 아울러 마사지 기능 품은 멀티컨투어 시트는 ‘브릿지 오브 위어®(Bridge of Weir®)’사의 ‘딥소프트(Deepsoft)’ 가죽으로 꼼꼼히 감쌌다. 버튼식 기어와 각종 스위치를 품은 센터 콘솔은 진짜 알루미늄 패널을 심어 멋을 살렸다.  

MKZ 하이브리드의 외모와 장비가 남다르긴 하지만, 역시 방점은 파워트레인에 있다. ‘하이브리드(hybrid)’의 사전적 정의는 ‘혼혈’ 또는 ‘잡종’. 생물학 전공서적에서나 접할 수 있던 용어다. 그런데 어느덧 우리 귀에도 익숙하다. 자동차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두 가지 이상의 동력원을 품는다. 대개 휘발유 또는 디젤 엔진과 전기모터를 짝짓는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은 ‘시너지’다. 각각의 강점으로 서로의 약점을 감싼다. 시너지의 목표는 효율이다. 그런데 의도에 따라 효율의 의미는 달라진다. 연비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성능에 ‘올인’할 수도 있다. 전기모터는 전기가 공급되는 순간 최대치의 힘을 내기 때문이다. 일정 회전수에 도달해야 힘이 무르익는 엔진과 가장 큰 차이다.  

링컨의 모기업 포드는 오랫동안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갈고 닦아 온 고수. 특허도 500여 건이나 냈다. 또한, 뉴욕에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를 택시로 운영하며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았다. 법정 사용한도인 30만㎞까지 운행하며 배터리가 문제 일으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 결과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막연한 의구심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링컨의 안방시장 미국에서 MKZ 하이브리드 수요가 예상을 성큼 웃돌고 있다. 초기엔 전체 MKZ 중 판매 비중을 15%로 예상했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25%에 달했다. 샌프란시스코 같은 경우 66%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실제 유지비로 혜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료비도 적게 들뿐더러 차 가격 인상요인을 최대한 억제한 덕분이다.  

MKZ 하이브리드의 외모는 다른 엔진을 얹은 MKZ와 판박이다. 그러나 얼개는 사뭇 다르다. 가령 MKZ 하이브리드는 심장은 두 개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으로,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17.8㎏·m를 낸다. 압축비와 팽창비가 다른 앳킨슨 사이클을 써서 효율을 높였다. 여기에 70㎾짜리 전기 모터와 1.4㎾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맞물렸다.

이 둘이 뭉친 시스템 출력은 188마력이다. 두 개의 심장이 내는 힘은 무단변속기(CVT)로 필요에 맞게 다듬어 앞바퀴로 보낸다. 다른 MKZ와의 차이는 단지 파워트레인의 구성에 머물지 않는다. 운전감각 또한 다르다. 이를테면 처음 출발할 때 발걸음이 한층 사뿐사뿐하다. 엔진의 힘이 충분히 농익기 전엔 전기 모터가 지원사격에 나서는 까닭이다.  

쇼트트랙 계주할 때 먼저 트랙을 돈 선수가 다음 선수의 등을 힘껏 밀어주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쇼트트랙 선수처럼 자동차 역시 처음 출발해서 속도를 높여갈 때 체력 부담이 크다. 그러나 전기 모터 덕분에 이 과정이 한층 수월하고 매끈하다. 같은 이유로, 엔진의 부담이 적으니 연료 또한 적게 태운다. 관련 부품의 피로도 역시 낮다.

전기 모터는 고속으로 달릴 때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배터리만 빵빵하면 언제든 서슴없이 뛰어든다. 가령 MKZ 하이브리드는 시속 137㎞까지 전기 모터로만 달릴 수 있다. 또한, 추월 때마다 엔진을 도와 짜릿한 추진력을 경험하게 해준다. 게다가 제동 땐 전기 모터가 발전기로 변해 의미없이 회전하며 버려지는 힘을 94%까지 거둬들여 배터리 채운다.  

나아가 이 과정을 차세대 에코가이드(ECOGUIDE)가 포함된 스마트게이지(SMARTGAUGE®) 계기판을 통해 운전자가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따라서 운전자가 늘 에너지의 소비와 흐름을 의식하게 되고, 궁극엔 보다 경제적인 운전을 하게 된다. MKZ 하이브리드가 꿈꾸는 시너지는 엔진과 전기 모터뿐 아니라 자동차와 사용자까지 아우르는 셈이다.

링컨 MKZ 하이브리드와 함께라면, 이 아늑하고 넉넉하며 호화로운 공간을 15.8 ㎞/L(복합)의 소형차급 연비로 누릴 수 있다. 매끈하고 강렬한 가속, 숨소리마저 도드라질 정숙성은 덤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외모가 수수하고 편의장비에 인색할 거란 편견을 보란 듯이 허문다. 링컨 MKZ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5,900만 원(부가세 포함)이다.    

글 로드테스트 편집부|사진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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