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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건 이름뿐, 크고 넓은 미니 클럽맨

조회수 2016. 4. 5. 13: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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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의 소소한 변화. CI. 미니 클럽맨 출시에 맞춰 CI도 새롭게 변했다. 좀 더 단순해진 브랜드 CI ‘심플’한 미니의 특징을 잘 드러내 보인다. 미니 하나하나는 참 심플하지만 전체 라인업을 보면 화려함을 넘어 현란하다. 2도어 쿠페, 컨버터블, SUV에 왜건까지. 가솔린과 디젤, 쿠퍼, 쿠퍼S, JCW가 각각 조합해 ‘미니’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등장하는 차종은 일일이 헤아리기가 버거울 정도다.

글로벌 무대에 2007년 처음 등장해 20만대가 넘게 팔린 미니 클럽맨이 한국에 상륙한 건 지난해 11월. 미니 클럽맨을 타고 화끈한 시승을 즐겼다. 시승차는 미니 클럽맨 쿠퍼S.

미니가 넓다. 작다고 붙인 이름 ‘미니’에 구애받지 않는 크기다. 길이 4,253, 너비 1,800, 높이 1,441mm. 미니 라인업에서 가장 큰 덩치다. 미니 5도어와 비교해보면 271mm 길고, 73mm가 넓어졌다. 360ℓ인 트렁크는 뒷좌석을 접어 1,25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리어 게이트는 가운데에서 양옆으로 활짝 열리는 방식으로 이른바 ‘스플릿 도어’다. 트렁크를 열고 실내에서 바깥을 보면 시야가 탁 트인다. 도어가 2개로 분리된 탓에 리어 와이퍼도 좌우로 두 개를 장착했다. 풀 사이즈 밴에나 어울릴 법한 스플릿 도어가 클래식한 분위기를 만든다. 차량 키를 소지한 채 트렁크 아래로 발을 집어넣어 움직이면 컴포트 액세스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트렁크 도어가 딸깍 열린다. 가끔은 제대로 작동이 안 될 때도 있었다. 초인종을 누를 때마다 문을 열어주는 건 아니라는 듯, 발을 열심히 휘젓는데도 모른 척 할 때의 쌀쌀함이란……. “이건 약속과 다르잖아!” 궁시렁 대며 혹시나 또 한 번 발을 휘저으면 ‘딸깍’ 문을 열어준다. 분명한 건, 가끔 문을 열어주기로 한 약속을 어긴다는 것.

리모트 키로 도어를 열면 미니 로고가 바닥에 환하게 비춰지며 길을 밝힌다. 약속대로 어김없이 작동하는 ‘웰컴 라이트’다. 차가 나를 대접해주는 것 같아 오르내릴 때마다 미소가 번진다.

헤드램프와 안개등은 LED 램프다. 멀리서도 깨끗하게 밝은 램프를 보면 아이가 참 똘똘해 보인다. 헤드램프에 못지않게 헤드업 디스플레이 화면도 풀 컬러로 깨끗하게 정보를 전한다.

인테리어는 동그라미 세상. 핸들은 물론 계기판, 센터페시아의 모니터, 공조 스위치 등등이 죄다 동그라미다. 동그란 핸들 위의 버튼도 원형이다. 원형이던 송풍구는 각진 형태로 변했다. LED 링 디자인의 중앙 계기판은 사양에 따라 6.5인치 혹은 8.8인치 컬러 모니터가 장착되며 기본차량정보, 인포테인먼트, 전화, 내비게이션의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한다. 이를 작동하는 건 변속레버 뒤로 배치된 MINI 컨트롤러다.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입력할 때, 혹은 전화를 걸 때 컨트롤러 위에 한글을 쓰면 신통하게도 인식한다. 물론 영어도 OK.

미니 쿠퍼 클럽맨에는 136마력짜리 3기통 가솔린 엔진이, 쿠퍼S 클럽맨에는 192마력 4기통 가솔린 엔진이 올라간다. 시승차는 쿠퍼 S 클럽맨이다. 최대토크는 28.6kg?m, 제로백은 7.1초, 최고속도는 228km/h의 성능을 확보했다.

핸들은 2.3 회전한다. 고카트 같은 즉각적인 조향감의 원천이다. 예민하기 짝이 없는 고카트의 느낌은 유지했고 탑승객을 피곤하게 하는 거친 반응은 성공적으로 제거했다. 조향감은 물론 하체의 반응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승차감만으로 보면 클럽걸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기분 좋은 나긋함을 가졌다.

10시 반 정도의 시야. 운전석에 앉으면 전방 시야가 10시30분 정도에서 걸린다. 그 위로는 지붕이 시야를 막는다. 제일 앞에서 신호대기하면 신호등이 안보일 때가 있다. 깊숙하게 뒤로 물러앉은 느낌이다.

자글거리는 노면 소음은 실내로 파고든다. 달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 시끄럽다고 할 수는 없다. 높은 수준의 승차감에 적막한 실내는 미니가 가야할 길이 아니다. 이를 원하는 이들은 어차피 이 차의 고객이 아니니 크게 흠잡을 일은 아니다.

그린 모드에서 시속 100km로 정속주행하면 1,900 rpm에 머문다. 스포츠 모드로 돌리면 2,100 rpm으로 올라간다. 그린 모드에선 긴장감이 없다. 허리띠 한 칸 풀고 느슨하게 움직이는 느낌. 허리띠 꽉 조이고 배에 힘 꽉 주고 달리는 게 스포츠모드다. 긴장감이 살아난다. 가속페달을 툭툭 치면 즉각 즉각 대답하는 대단한 긴장감이다.

스포츠모드로 세팅하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스포츠세단도 따라잡을 가속감이 살아난다. 총구를 떠난 총알마냥 도로 가운데로 빨려드는 느낌이 압권이다. 머리 속에 꼬리를 무는 잡념은 깨끗하게 사라지고, 오직 운전에 집중하게 된다. 펀 투 드라이브의 진수다. 보어 94.6mm, 스트로크 82mm. 스프린터의 기본인 쇼트 스트로크 엔진의 맛은 고속주행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거침없이 레드존으로 진입하는 엔진이 ‘살아 있다.’

정속주행이 가능한 크루즈 컨트롤은 차간 거리를 조절하며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는 어댑티브 기능까진 적용되지 않았다. 그냥 정해진 속도로 묵묵히 달리는 정도다.

몸에 잘 맞는 시트는 코너에서 진가를 보인다. 몸에 힘을 풀고 차에 몸을 맡겨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건 시트 덕분이다. 급하게 핸들을 잡아채면 시트가 옆구리를 때릴 정도다.

BMW의 다이내믹 이피션시를 대표하는 엔진 스톱&고 시스템 덕에 차가 멈출 때마다 엔진은 숨을 멈춘다. 시동이 멈추면 핸들은 무겁게 잠기고, 힘을 줘 핸들을 돌리면 엔진이 살아난다.

메이커가 발표한 이 차의 복합연비는 11.7km/L. 그린 모드를 애용하는 운전자라면 이 연비를 찍는데 큰 문제는 없을 듯. 스포츠 모드에서의 짜릿한 주행에 맛들이면 연비는 체크하지 말기를 권한다. 스포츠모드에 고속주행, 장시간의 공회전, 정체구간의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주행 등 연비에 안 좋은 상태로만 달리며 시승하는 동안의 실제 연비는 9km/L에 조금 못 미쳤다.

뉴 미니 쿠퍼 클럽맨은 3,590만원, 뉴 미니 쿠퍼 S 클럽맨은 4,670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USB 포트에 충전선을 꼽아도 충전은 안 된다. 충전을 원하면 시거잭에 별도의 충전 키트를 사용해야 한다. 전자기기를 끼고 사는 젊은 층이 사랑하는 미니인데 뜻밖이다.

선루프를 둘러싼 프레임 주변을 손가락으로 훑어보면 날카로운 단면과 만난다. 다칠 수도 있겠다. 눈에 안 보이는 부분, 게다가 손이 그 곳에 갈 일이 있겠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수 있다. 적어도 거친 단면은 조금 더 손을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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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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