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얼굴, 변치 않은 즐거움 - BMW 118d Sport 시승기

조회수 2016. 1. 15.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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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1시리즈는 동급에서 유일한 FR(전방엔진, 후륜구동) 레이아웃의 채용을 통해, FF(전방엔진, 전륜구동)가 상식으로 통했던 해치백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FR 구동계 특유의 장점과 BMW식의 차만들기가 결합된 1시리즈는 그 독특한 구성과 컨셉트로 시선을 끌었다.

BMW의 1시리즈는 지금까지 한 차례의 세대 교체를 거쳤고, 지난해 상반기에 즈음하여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페이스리프트와 함게, 새로이 유로 6 파워트레인의 도입도 이루어졌다. 새로운 얼굴과 파워트레인으로 돌아온 BMW 1시리즈를 시승했다. 시승한 1시리즈는 현재 라인업에서 유일한 모델인 118d 스포트 모델이다. 가격은 3,890만원.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1시리즈는 한층 달라진 인상의 외모로 돌아왔다. 이전의 1시리즈들은 디자인, 특히 `얼굴`에서 그 호오가 크게 갈렸었다. 하지만 지금의 1시리즈는 딱히 모난 구석 없는 인상을 지니면서도, 이 차가 BMW 가문의 일족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새 얼굴은 반 후이동크가 지향하는 보수적인 스타일링 기법이 어느 정도 녹아 있으면서도 소형차다운 발랄함과 기존 BMW 세단 모델들과의 패밀리룩을 염두에 둔 모습으로 다가온다. 헤드램프를 비롯하여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에 이르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이전의 1시리즈들에 비하면 한층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어,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가장 큰 변화를 거친 부분은 헤드램프다.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눈`이듯이, 자동차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헤드램프`다. 그리고 헤드램프에 온 변화는 1시리즈의 인상을 크게 바꿔놓았다. 기존의 비대칭형에서 대칭에 가까운 형상으로 변화함에 따라, 보다 BMW 다운 인상과 함께, 전통적인 스타일링으로 회귀한 모습이다. 헤드램프는 풀 LED로 이루어져, 동급 최초로 주간주행등, 전조등, 방향지시등에 모두 LED를 사용하게 되었다.

키드니 그릴은 좌우 폭이 더욱 넓어지고, 크롬 테가 한층 굵직해지며 현행 BMW 세단 라인업과 비슷한 모양새가 되었다. 범퍼의 형상 역시 다소 변화하여, 좌우 공기흡입구 부분이 크게 강조되어 있다. 또한, 시승차인 스포트 모델은 그릴의 세로줄에 고광택 블랙 페인팅으로 마무리하여 보다 간결하고 스포티한 감각으로 다듬어졌다. 이 페인팅은 공기흡입구, 사이드 미러, 테일 파이프 등에 모두 적용되어 있어, 분위기를 한층 스포티하게 만든다. 또한, 테일램프의 디자인을 일부 변경하여 보다 넓고 낮은 느낌을 자아낸다.

인테리어는 기존 1시리즈의 인테리어에 비해 형태 면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시피 하다. BMW 스포트 라인 특유의 블랙 원 톤과 코랄 레드 악센트를 가미한 테마가 적용되어 있다. 또한, 곳곳에 고광택 블랙 페인팅을 적용하여 스포티함을 더욱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마감재는 햇빛이 강한 날에 난반사를 일으키고, 지문이 묻어나기 쉽고, 먼지가 잘 앉는 등의 약점이 있다.

스티어링 휠은 작고 적당한 굵기의 림을 지니고 있어, 그립감이 나쁘지 않다. 여기에 코랄 컬러의 스티칭이 멋스러움을 더한다. 스티어링 휠에는 오디오 리모컨과 핸즈프리 기능, 그리고 스피드리미터 등의 기능 버튼들이 자리 하고 있다. 하지만 크루즈 컨트롤이 마련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1시리즈에 장착되는 i-Drive 시스템은 2시리즈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디스플레이는 6.5인치 규격을 사용하고 있고 내비게이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BMW 이머전시 콜 및 BMW 텔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는 지원된다.

앞좌석은 스포츠 시트를 적용, 양쪽 좌석에 모두 사이드 볼스터 조절 기능을 포함한 10방향 전동조절 기능과 3단계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운전석에는 2개의 메모리 기능 또한 갖추고 있다. 하지만 허리받침은 적용되지 않는다.

뒷좌석은 C세그먼트 해치백의 기준으로도 그리 넓은 편은 아니다. 성인 남성에게는 다리 공간은 물론, 머리공간이 특히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등받이의 각도도 다소 서 있는 편이다. 전륜구동에 비해 실내 공간 설계에 제약이 따르는 전방엔진 후륜구동 레이아웃의 한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반면, 트렁크 용량은 360리터로, 체급에 비해 넉넉한 편에 속한다.

BMW 118d에 장착되는 엔진은 작년에 이미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를 통해 미리 선보인 바 있는 유로6 사양의 신규 2.0리터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다. 제원 상 최고출력은 150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32.7kg.m/1,500~3,000rpm이다. 변속기는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공인 연비는 도심 15.7 km/l, 고속: 19.9 km/l, 복합 17.4km/l이다.

118d에 탑재된 새로운 심장은 보다 향상된 정숙성을 보인다. 지난 해 경험했던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의 것과 같은 수준의 정숙함이다. 그간 BMW의 2.0리터 디젤 엔진은 정숙성에서 약간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었었으나, 새로운 엔진은 이 부분에서 상당한 수준의 향상을 이루었다고 본다. 스타트/스톱 기능의 완성도 역시 향상된 느낌을 준다. 시동 정지와 재시동 과정이 기존에 비해 한결 부드러워졌기 때문이다.

승차감은 다소 딱딱한 편이다. 근래 들어, BMW의 세단 라인업이 부드러운 하체 설정을 가져가고 있지만 1시리즈는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나, 2, 4, 6시리즈로 대표되는 짝수 시리즈의 탄탄한 설정에 좀 더 가까운 모습이다. 전통적인 BMW를 선호하는 운전자는 반가운 느낌을 받을 수 있겠으나, 과거에 비해 한층 쾌적해진 느낌을 주는 BMW 홀수 시리즈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의외로 딱딱한 하체의 반응에 다소 의아해 할 수도 있다.

118d의 엔진은 현재 국내에서 시판 중인 BMW의 2.0리터 디젤 엔진 중 가장 낮은 편이지만, 1시리즈의 컴팩트한 차체를 감당하기에 그다지 부족함이 없다. C세그먼트급 해치백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경쾌함과 후륜구동계의 가속 특성을 쏠쏠하게 즐길 수 있다. 제원 상의 0-100km/h 가속 시간은 8.1초로, 해치백으로서 충분하고도 남는 순발력을 보인다. 100km/h가지 올라가는 데 4단까지 변속이 진행되지만, 변속 속도가 그리 늦지 않아, 답답한 느낌은 적은 편이다. 주행모드는 에코프로, 컴포트, 스포츠 모드는 물론, 제한된 수준의 ESP 지원만을 받을 수 있는 `스포츠+` 모드까지 지원한다. 스포츠 이상의 모드에서는 엔진의 모든 리스폰스를 이용할 수 있어, 가속을 좀 더 맛깔지게 만들어 준다.

코너링에서는 여지없이 바이에른의 혈통임을 실감할 수 있다. 전통적 BMW 스타일의 탄탄함을 코너를 파고드는 중간중간에서 경험할 수 있다. 탄탄하게 다져진 하체와 영민한 차체의 움직임이 코너를 돌아 나가는 맛을 더해준다. 또한, 스티어링 휠과 조향 시스템이 운전자의 의도에 기민하게 응답해주는 덕분에 더욱 즐거운 기분으로 달릴 수 있다. 제동 시스템 역시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인다. 고속 주행 중의 급제동에서도 차체를 안정적으로 세워 주며, 밟은 만큼 상승 곡선을 그리는 응답 특성을 지녀, 다루기도 어렵지 않다. 조종하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BMW가의 일족이다.

시승을 진행하며 ECO PRO 모드 하에서 구간별로 측정한 연비는 공인연비와는 약간 다른 결과를 냈다. 교통 상황이 혼잡한 시간대의 서울역 일대와 강남대로 등지에서는 평균 10.1km/l의 결과를 냈다. 러시아워를 벗어난 시간대의 강남 일대에서는 평균 13.5km/l의 결과를 냈다. 모두 공인연비보다 낮은 기록이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정속 주행을 한 경우에는 20km/l를 넘는 기록을 보이며, 공인연비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ECO PRO 모드는 타력 주행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때문에 이 특성을 유효 활용 여부에 따라 기록은 적지 않게 달라진다.

변화를 맞은 1시리즈는 새로운 심장과 달라진 얼굴로 돌아옴에 따라, 그 매력이 더 커진 인상을 받았다. 보다 친숙하면서도 무던한 인상으로 변화한 얼굴은 보다 많은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엔진은 보다 조용해졌고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지니고 있으며, 초대 모델부터 강점으로 작용한 경쾌하고 발랄한 주행 질감은 그대로 살아 있다. 또한 기존 1시리즈에서 변동 없는 가격 책정 등으로 보다 많은 고객을 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새 얼굴과 엔진으로 달라진 BMW의 1시리즈는 프리미엄 컴팩트카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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