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508, SUV를 입다 - 푸조 508RXH

조회수 2016. 3. 18.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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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의 공식 수입사인 한불모터스는 지난 2015 서울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신차, `508RXH`를 올 해 1월부터 출시한 바 있다. 508 RXH는 푸조의 플래그십 세단인 508의 스테이션 왜건 모델, `508SW`를 기반으로 SUV의 멋과 기능성을 접목한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이러한 개념의 크로스오버 컨셉트는 스테이션 왜건이 가진 우수한 공간 활용 능력 및 승용 세단과 동일한 주행 질감에 SUV의 스타일과 기능성을 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러한 크로스오버 컨셉트의 다른 예로는 원조에 해당하는 스바루의 아웃백을 시작으로, 볼보의 XC70 및 승용 모델들의 크로스컨트리 라인업, 아우디 올로드 콰트로, 폭스바겐 파사트 올트랙 등을 들 수 있다. 푸조 508 RXH와 함께 하며, 그 매력을 경험해 본다. 푸조 508 RXH는 2.0 BlueHDi의 단일 모델로 판매하고 있다. VAT 포함 가격은 5,390만원.

푸조 508RXH는 스테이션 왜건 모델인 이러한 컨셉트를 지닌 차들이 대개 그렇듯, 기반이 되는 스테이션 왜건에 SUV의 감각을 덧입힌 스타일링을 취한다. 508SW에서 508RXH로의 변화는 정장 차림에서 등산복으로 갈아 입은 것과도 같다. 외관 디자인 전반에 흐르는 SUV식의 디테일들은 508RXH가 어떠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헤드램프는 508과 마찬가지로, 풀LED 헤드램프를 사용하며, 테일램프 역시 LED로 등화를 구성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508의 플로팅 그릴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릴 우측 하단의 BlueHDi 로고를 통해, 유로6를 만족하는 새로운 디젤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음을 알린다. 여기까지는 통상의 508SW와 그다지 차이가 없는 구성이다.

하지만 헤드램프 아래로는 508SW와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다. 범퍼를 비롯한 차체 아래쪽은 SUV의 것을 연상시키는 오버휀더와 스키드플레이트로 무장하고 있으며 세 줄의 세로줄 LED로 구성된 508RXH만을 위한 전용 안개등이 특징적이다. SUV를 연상케 하는 각종 디테일들은 험로 주행 중에 발생하는 차체 손상을 줄이면서도 손쉬운 유지 보수를 위한 것. 이와 함께, 바짝 들어 올린 지상고는 SUV의 이미지를 더함과 동시에 보다 다양한 환경의 노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실내는 508과 대부분의 요소들이 동일하다. 하지만 508RXH만을 위한 전용 디테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좌석과 도어 트림을 감싸는 가죽은 부드러운 `나파(Nappa)`가죽을 사용하고 있으며, 여기에 브라운 톤의 바느질을 넣어 마무리 한 점이 포인트다.

스티어링 휠은 508과 같다. 적당한 크기와 질감을 지니고 있으며, 경적 패널을 중심으로 12개의 버튼들이 늘어 서 있는 점도 같다.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그리고 중앙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와 접이식 컵홀더까지 508 세단 및 SW에 탑재된 것과 동일하다.

좌석의 경우, 형상은 508 세단 및 508SW와 같으나, 착좌부의 바느질 패턴을 달리함으로써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세미 버킷 형상의 앞좌석은 몸을 타이트하게 잡아주면서도 적당한 부드러움을 겸비하고 있다. 특히, 마감재로 사용한 나파 가죽의 질감이 꽤나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앞좌석은 상하전후로 조절 가능한 전동식 요추받침을 포함, 12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을 지원하고, 다리받침 연장 기능과 3단계의 열선기능을 제공한다. 운전석은 2개의 메모리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뒷좌석은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508SW의 구성과 상동하나, 착좌부의 바느질 패턴이 약간 다르고, 양질의 재질로 마감하여 우수한 착좌감을 지닌다. 착좌부의 위치가 다소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머리, 어깨, 다리 전방위로 공간이 넉넉하다. 성인 남성도 충분한 여유를 느낄 수 있어, 가족을 위한 자동차로서 손색 없는 부분이다. 뒷좌석은 뒷좌석에는 컵홀더 내장 팔걸이, 뒷좌석 전용 공조장치, 그리고 푸조가 자랑하는 1.6제곱미터 면적의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Panoramic Glass Roof) 등의 사양을 제공한다.

508 RXH의 트렁크는 기본적으로 508SW와 차이가 없다. 기본적으로 660리터의 용량을 제공하며, 6:4 비율로 분할 접이가 가능한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865리터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트렁크 입구의 레일 일체형의 금속 패널과 개구부가 크고 낮은 높이의 트렁크 바닥이 짐을 싣기 용이하게 해준다. 뒷좌석은 트렁크 양쪽에 위치한 레버를 젖혀주면 간단하게 접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스테이션 왜건의 형상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길이가 긴 짐을 실을 때 특히 유용하다. 트렁크 바닥의 패널을 들어 올리면 타이어 수리 키트와 함께, 여분의 수납공간, 그리고 SCR(선택적 환원 촉매)용 요소수 주입구가 위치하고 있다.

푸조 508 RXH에는 최근 출시된 508GT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2.0리터 BlueHDi 엔진과 EAT6 6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을 제공한다. 2.0리터 BlueHDi 디젤 엔진은 유로6 규제를 만족하는 PSA의 신형 엔진 중 하나로서, 180마력/3,750rpm의 최고출력과 40.8kg.m/2,000rpm에 달하는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 엔진은 유로 6 규제를 만족하기 위해,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ystem, 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에 DPF(Diesel Particulate Filter, 디젤 입자 필터)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이 기술들의 조합은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90%까지 현저히 줄여주며, 미세한 입자 제거율을 99.9%까지 높인다. 미립자 필터 앞쪽에 설치된 SCR 시스템은 모든 주행 조건에서 작동한다. 구동방식은 508SW와 같은 전륜구동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180마력 사양의 BlueHDi 엔진을 얹은 푸조 508 RXH는 동급의 4기통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모델들 중에서는 꽤나 정숙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신형 엔진들의 정숙성이 향상된 데다, 508 라인업이 페이스리프트 되는 과정에서 N.V.H 대책이 보강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로 보인다. 승차감은 508세단이나 508SW과 큰 차이가 없이, 단단하고 절도 있는 느낌이 주를 이룬다. 차를 처음 운전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지상고만 높아졌다는 느낌이 들지만 운행을 이어가다 보면 그러한 느낌마저 사라진다. 또한, 사각지대 보조 장비인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시스템(Blind Spot Monitoring System, BSM), 자동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하이빔을 갖춰, 운행 중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다소 높아진 지상고 덕분에, 비포장 도로 운행에서의 부담감이 적고, 불규칙한 노면 상태에서 나타나는 차량 하부의 손상이 적다.

변속기 인디케이터 옆 S버튼을 누르면, 스포츠 모드로 전환되면서 엔진의 반응이 달라진다. 이 때부터는 가속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다. 스로틀 반응이 그다지 빠른 편은 아니지만 펀치력 좋은 엔진을 다루기에는 충분한 반응 속도다. 초기 발진 가속에서 약간의 터보랙이 있다. 그러나 이후에 밀려 들어오는 힘찬 저속 토크의 물결이 가속을 꽤나 시원스럽게 만들어 준다. 아이신 제의 6단 자동변속기는 다소 여유를 부리기는 하지만 엔진의 동력을 유연하게 앞바퀴로 전달한다. 고속 주행 중에 보여주는 직진 안정성도 발군이다.

지상고가 높아짐과 동시에 하체의 지오메트리에 변화가 생긴 508 RXH는 코너링에서 508과는 사뭇 다른 반응을 보인다. 가장 크게 체감되는 부분은 조종성에서의 변화다. 덩치에 비해 시종일관 경쾌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508의 모습보다는 전형적인 CUV의 움직임에 약간 더 가깝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에 따른 차체의 반응이 동사의 승용 모델들보다는 다소 무딘 편이며, 그 만큼 차체의 움직임은 꽤나 중량감이 있다.

하지만 508RXH의 전반적인 몸놀림은 전형적인 SUV들이 보여주는 헐겁고 둔중하며 불안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곡률이 작은 고속 코너에서는 안정감 있고 차분하게 달려 나가지만, 곡률이 큰 저속 코너에서는 지오메트리의 변화에 따른 한계를 느낄 수 있는 정도다. 단지 전체적으로 경쾌하고 세련된 몸놀림을 뽐내는 동사의 승용 라인업에 비해서 둔한 느낌이 조금 있을 뿐이다. 다만, ESP의 개입 시점은 티가 날 정도로 빠르게 설정되어 있어, 조금의 불온(?)한 움직임도 용납하지 않는다.

푸조 508 RXH의 공인 연비는 도심 11.8km/l, 고속도로 14.0km/l, 복합 12.7km/l이다. 그런데 트립컴퓨터가 기록한 연비는 공인연비와는 꽤나 다른 결과가 나왔다. 구간별 연비는 다음과 같다. 도심 연비의 경우, 평균 속도 10km/h 수준으로 혼잡한 도심에서 9.7km/l를, 규정 속도 대로 통행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11.7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측정한 고속도로 연비는 공인 연비인 14.0km/l를 훌쩍 상회하는 18.8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시승을 진행하며 주행한 거리는 총 935km(서울 및 부산 도심 약 150km)였고, 연료는 1/4지점에서 약간 못 미친 지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총 평균 연비는 16.9km였다.

`올 로드 그랜드 투어러(All Road Grand Tourer)`를 표방하는 푸조 508 RXH는 탄탄한 완성도를 지닌 508SW에 SUV의 디테일을 더하여, 스테이션 왜건인 508SW와는 또 다른 매력을 자아낸다. 물론, 유럽 시장에서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부재가 아쉽기는 하지만 디젤 모델이 충분한 힘과 연비를 내주기 때문에 가격을 감안하면 이 쪽이 국내 시장에서는 더 설득력이 있을 수도 있다. 스테이션 왜건이 갖는 우수한 공간 활용성과 세단과 다름 없는 승차감, 그리고 SUV의 기능성을 두루 갖춘 크로스오버의 이점을 유감 없이 누릴 수 있는 모델이 바로 508 RXH다.

글, 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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