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완성도 높은 순수전기차..아이오닉 일렉트릭

조회수 2016. 7. 18. 09: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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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의 현실적 대안으로 전기차(Electric Vehicle)가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가 이 시장에 정면 도전장을 던졌다. 100%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IONIQ Electric)이 바로 그것.

현대차는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인 지난 1991년 쏘나타, 그리고 2000년에는 싼타페를 전기차로 개발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당시 제주도 등에서 프로토 타입으로 주행 테스트를 실시했지만, 언덕에서 힘이 부치는 등 주행 성능의 문제점 등을 이유로 개발을 중단했다.

현대차는 이후 2010년 9월 소형 해치백 i10을 베이스로 한 고속 전기차인 블루온을 공개한다. 블루온은 최고속도가 시속 131km에 달했는데, 성인 4명이 함께 탑승한 상태에서 30도가 넘는 등판 각도를 어렵지 않게 오르내렸다.

블루온은 당시 기자가 시승해봤던 미쓰비시의 양산 전기차 아이미브의 성능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블루온은 시범 운행을 거쳐 2013년부터는 일반인에게도 판매될 계획이었지만, 전기차 시장 환경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내부 분석에 따라 출시되지 못했다.

이 때부터라도 블루온을 판매하기 시작했더라면 지금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전기차에 대한 시장 경쟁력은 미국 테슬라나 중국 BYD를 앞섰을 것이라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이처럼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진입이 한 박자 늦어진 건 사실이지만,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금까지 시장에서 소개되고 있는 르노삼성 SM3 Z.E.를 비롯해 기아차 쏘울, 레이,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 BMW 미니(MINI) 전기차 등에 비해 완성도 면에서는 앞선다는 생각이다.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최소 60%대의 시장 점유율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한다.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는 1만대 수준을 예상하고 있는데, 현대차의 판매 목표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어쨌든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국내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다.

■ 디자인 밸런스는 무난..그러나 전면부는 미지근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디자인 감각은 조화로운 밸런스를 유지한다. 무난하다. 공기저항 계수가 0.24Cd에 불과할 정도로 공기역학적인 설계도 눈에 띈다.

후드 상단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데 깔끔한 이미지다.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는 얇은 직사각형으로 맵시를 더한다. 범퍼 하단의 에어덕트는 강렬하다. 다만,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은 막음 처리했는데 진부한 감각이다. 이 부분은 디자인적 요소에서는 가장 중요한 파트에 속하는데 의외다. 그릴 스타일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더 세련된 모습이다. 차체 하부에는 언더 커버도 적용됐다.

측면의 루프 라인은 쿠페를 연상시킨다. 윈도우 라인에는 부분적으로 크롬을 적용해 포인트를 줬다. 벨트 라인은 선이 굵어 입체적인데, 사이드 가니쉬와 함께 공기의 원활한 흐름을 돕는다.

타이어는 17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205mm 사이즈다. 편평비는 55%로 세팅됐다. 현대차는 최근들어 대부분의 신차에 한국타이어 대신 미쉐린 브랜드를 적용하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타이어 그립감이나 내구성, 스포츠성, 주행안전성, 연비효율성,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한국타이어 입장으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후면에서는 혼다의 크로스투어를 연상시킨다. 리어 글래스 중간에 리어 스포일러를 적용시킨 모양새로 독특하다. 리어 램프는 세련스럽다. 범퍼 하단은 개성적인데, 리플렉터는 깔끔한 구성이다. 배기가스가 배출되지 않는 전기차여서 머플러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실내는 세련미뿐 아니라 실용성을 강조한 구성이어서 주목된다. 계기판 클러스터에서부터 센터페시아, 센터패널에 이르기까지 인테리어 담당 디자이너들의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협의의 디자인뿐 아니라 감성미와 신기술, 인체공학적 설계가 어우러진 모습이다.

계기판뿐 아니라 센터페시아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행 속도에 따라 배터리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 할 수 있다. 에어컨 시스템은 운전석만 부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런 디자인 적용은 처음이다. 센터콘솔에는 수납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신발이나 핸드백을 놓을 수도 있다. 변속기는 버튼식으로 구성됐다. 사용하기에는 재규어가 이미 보여준 다이얼 방식보다도 편리하다.

■ 조용하면서도 탄력적인 주행감각

아이오닉 일렉트릭에는 88kw급 모터와 28kw급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가 적용됐다. 최고출력은 119.6마력, 최대토크는 30.1kg.m 수준이다.

모터는 내연기관에서 봐왔던 엔진룸에 탑재됐다. 엔진이 없으니 엔진룸이라는 표현 대신 모터룸이라고 불리는 게 적절하다. 모터룸에는 각종 전자장치가 이곳에 탑재된 까닭에 PE(Powertrain Electronics) 룸으로도 표현된다.

배터리는 뒷좌석 시트 아래에 위치해 있다. 초창기 대부분의 전기차는 트렁크 안에 배터리가 적용돼 공간활용성이 떨어졌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뒷좌석을 폴딩하면 트렁크 용량은 최대 750ℓ까지 활용할 수 있다.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는 니켈수소배터리나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내구성이나 충돌안전성 등에서 휠씬 성능이 뛰어나다.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BMS)은 셀간의 전압차가 불과 0.001 볼트 수준이다. 7~8년전 닛산 리프(Leaf)에 적용된 BMS는 셀간 전압차가 0.1 볼트에 달했다는 걸 감안하면 굉장히 빠른 기술력이다. LG화학에서 제공하는 이 배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번 시승은 서울 여의도를 출발, 올림픽대로와 도산대로, 강변북로를 거쳐 암사동을 되돌아오는 60여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서울시 동서를 가로지른건 일반 직장인들의 1일 출퇴근 거리가 평균 37km 라는 걸 감안했기 때문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시동이 걸렸는지 쉽게 구분되진 않는다. 약하게 진동하는 소음을 통해 모터가 작동하는 걸 짐작할 뿐이다. 실내 소음은 내연기관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그냥 정숙한 정도다. 도서관보다 더 조용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액셀러레이터 반응은 부드럽고 탄력적인 감각이다. 가속이나 브레이크 페달의 담력은 적절하게 세팅됐는데, 아이오닉 전기차는 가솔린이나 디젤차와는 달리 토크감을 출발부터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풀 가속에서는 안전성을 위해 임의로 설정된 엔진사운드가 발휘된다. 사운드는 자연흡기 엔진 못잖게 맛깔스럽다. 주행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츠로 구분되는데, 운전자의 개성이나 취향, 노면의 상황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아이오닉은 최고 160km/h를 발휘할 수 있는데, 에코모드로도 시속 140km를 달리는 건 어렵지 않다. 파워는 부족함이 없다. 달리기 성능만 따지면 BMW의 전기차 미니를 연상시킨다.

시내 구간에서는 연료의 회생제동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는 패들시프트가 적용됐는데, 이는 기존에 봐왔던 기어 단수 조작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좌측 버튼을 누르면 회생제동량이나 감속량이 증가하는 반면, 우측 버튼을 누르면 감속량이 감소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영동대교를 건너 구리방향 강변북로에서는 풀액셀이 이어졌는데, 든든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보여준다. 가솔린이나 디젤에서 맛봤던 펀투드라이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고속에서의 승차감도 안정적이고 안락하다. 드라이빙 컨트롤은 만족스럽다.

전기차 아이오닉에 적용된 안전 편의사양은 최고 수준이다. 주행중 차선이탈경고시스템을 비롯해 자동긴급제동보조시스템, 후측방경고시스템 등은 주행안전성을 크게 높인다. 여기에 스마트크루즈컨트롤 시스템도 적용되긴 했지만, 실제 주행에서 사용하는 일은 많지 않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공인 연비는 도심 6.9km/kWh, 고속도로 5.8km/kWh로 복합 에너지 소비효율은 6.3km/kWh 수준이다. 한번 배터리 충전으로 191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이번 시승에서 실제 연비는 평균 7.7km/kWh로 기록됐다. 급출발과 급가속, 급제동이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번 충전으로 200km 거리는 무난히 주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시장 경쟁력은...

작년 9월부터 불거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 친환경차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전기차가 최우선적으로 꼽히고 있다. 여전히 일본차의 경우에는 하이브리드차가 강세인 건 사실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또 기술력이 보강될수록 전기차에 대한 비중은 커질수 밖에 없다는 게 기자의 시각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는 이미 닛산 리프, 테슬라 모델S, 르노 ZOE, BYD e6, BMW i3 등이 선두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내년부터는 테슬라뿐 아니라 중국 JAC에서도 한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한국의 시장 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테스트 마켓으로서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 출시는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전기차 아이오닉의 주행성능 등 완성도 측면에서는 경쟁 브랜드에 비해 손색없다. 전면부 디자인을 개선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승산은 여전히 높다는 판단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국내 판매 가격은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 혜택을 받을 경우 트림별 2000만~2500만원 수준이다. 동급 내연기관에 비해 가격이 비싸게 책정된 건 시장 진입 초기여서 그렇다. 대량 생산 체제가 갖춰질 경우 전기차 가격은 동급 가솔린차나 디젤차에 비해 엇비슷하거나 싸질 수도 있다.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ysha@daily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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