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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4세대 프리우스 연비의 진실

엔카매거진 입력 2016.03.30 17:09 수정 2016.03.30 18:3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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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운전 마시고 그냥 평소처럼 운전하세요"

토요타가 프리우스 시승회를 열면서 주문한 내용이다. 연비의 숫자를 높이기 위해 고의로 속도를 줄이는 것을 막기 위해 편도 50km 정도인 코스에 80분의 시간을 주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널널한 시간이겠지만 시승코스가 상습 정체로 악명 높은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를 왕복하는 곳이라 만만히 볼 상황은 아니었다.

시승회의 주인공은 4세대 모델. 프리우스는 1997년을 시작으로 2003년 2세대, 2009년 3세대를 거치며 전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선도한 모델이다. 라틴어로 선구자를 뜻하는 이름처럼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하면서 350만 대 이상 판매된 이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역사를 인정해

"그동안 노고가 많았으니 제가 사드리지요"

라고 말할 소비자는 없을 터.

시장은 냉혹하다. 계급장 떼고 신삥과 붙어야 하는 것이 현실. 국내에서 프리우스의 라이벌은 누가 뭐래도 현대 아이오닉이다. 현대차는 돋보기로 프리우스의 장단점을 꼼꼼히 훑어 아이오닉을 만들었다. 베테랑인 프리우스조차 승부가 쉽지 않은 이유다. 한데 이날의 분위기는 긴장감이라곤 찾기 어려웠다. 토요타 관계자들은 이미 승부를 예상하기라도 한 듯 너무 편안한 모습이었다.



4세대 프리우스를 대한 첫인상은 강했다. 무색무취보단 튀는 게 낫다고 주장하는 듯 날을 세웠다. 물론, 이런 주장이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어 보인다. 상하향 모두 LED를 쓴 헤드램프와 2단 그릴, 날카로운 옆라인으로 이렇듯 독특한 외모를 빚었다. 루프의 가장 높은 지점을 3세대보다 앞으로 당겨 공기저항을 줄이는 등 기능적인 부분도 고려했다.






시트의 감촉과 대시보드, 도어 안쪽의 질감이 3세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 돈을 아끼려고 애쓴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3세대와 달리 4세대의 실내는 동급 평균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 그중 백미는 센터의 커다란 모니터. 테슬라 모델 S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최신 감각을 뽐내기엔 충분하다. 내심 뒷좌석 머리 위 공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시승은 잠실 롯데월드를 출발해 김포를 왕복하는 코스에서 이뤄졌다. A조는 올림픽대로를 타다 가양대교를 건너 제2 자유로를 주행했고 기자가 속한 B조는 그 반대로 달렸다. 제2 자유로에선 고속주행을 만끽했다. 그렇더라도 속도를 90km/h 이상으론 올리지 않았다. 평상시 출퇴근 운전 스타일이다.

가볍고 느슨했던 3세대의 주행감과 달리 '묵직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한정된 주행환경 탓에 하체의 모든 부분을 면밀히 살필 순 없었지만, 운전자의 의도를 명민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은 금세 느낄 수 있었다. 토션빔에서 더블 위시본으로 바꾼 리어 서스펜션이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을 것이고 파워트레인과 시트, 배터리 등을 이전보다 아래로 내린 덕분이기도 하다. 브레이크 페달의 껄떡이던 움직임도 줄었다.

가양대교를 지나 자유로에 들어서면서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차를 끌고 일산이나 김포에서 출퇴근하는 오너라면 이곳의 도로 사정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후 5시의 강변도로. 따분하기 그지없다. 대신 속도를 낮추니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모터의 개입이 이전보다 더 적극적이다. 사실상 별도의 EV 모드 스위치가 필요 없을 정도. 때문에 배터리가 가득 차거나 2칸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미리 알아서 충전하고 미리 알아서 모터를 돌린다. 이를테면 판 후이 2단과 대결 때와 이세돌 9단 때의 알파고 실력이 다르듯 3세대보다 제어 시스템이 훨씬 똑똑해졌다.

동반석에 앉은 모 잡지의 편집장과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지긋지긋한 정체구간을 달리던 중 계기판에 찍힌 연비를 보니 2.8L/100km. 대략 35.7km/L의 연비다. 이쯤 되니 욕심이 생겼다. 내심 L당 40km를 넘어보고 싶은 욕심이다. 가속은 부드럽게, 브레이크는 지그시 밟았다. 연비 운전의 정석이다. 그렇다고 다른 자동차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몰입하진 않았다. 한강대교에서 기록한 2.8이란 숫자가 잠실대교에 다다르자 2.5로 줄었다. 40km/L의 연비 달성!

시승을 끝내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오면서 왜 "연비 운전 마시고 그냥 평소처럼 운전하세요"란 주문을 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프라우스가 내세울 가장 큰 자랑거리는 역시 연비였다. 그동안 실연비로 이렇게 나오는 차를 경험하지 못했으니까. 테스트 후반부에 연비 운전을 하긴 했지만 그 이전의 상황은 평소 출퇴근과 다를 바 없었다.

프리우스의 공인연비는 복합 21.9km/L, 도심 22.6km/L, 고속도로 21.0km/L이다. 같은 15인치 타이어를 끼운 라이벌 아이오닉(22.4km/L, 22.5km/L, 22.2km/L)과 비교해 복합과 고속도로에선 뒤지고 도심 연비는 비슷하다. 그러나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숫자일 뿐.

20여명의 참가자 가운데 최악으로 떨군 연비는 24km/L를 넘었다. 평균으론 30km/L 수준. 몇몇이 연비 운전을 했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팩트다. 참고로 비슷한 행사를 치른 아이오닉의 경우 최악은 18km/L였고 평균 28km/L 수준의 실연비를 보였다고 한다. 물론 같은 코스를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프리우스의 실연비가 기대보다 좋다는 것은 분명하다. 예상컨대 공인연비는 아이오닉이 앞서지만 실연비는 프리우스가 더 뛰어날 것으로 본다. 혹, 이런 주장에 대해 현대 쪽에서 이의가 있다면 공개된 장소에서 함께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도 환영한다.

이번 글은 프리우스의 실연비에 초점을 맞췄다. 시승기라기보단 연비 체험기에 가깝다는 점을 고백한다. 고객들이 하이브리드카에서 가장 눈여겨 보는 부분이기도 하고 시승회의 성격상 모든 것을 다 살피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시승기는 추후에 더할 예정이다.

질문하면 기사가 되는 새로운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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