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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차 아이오닉, 지루하지 않은 하이브리드

모터그래프 입력 2016.01.21 13:16 수정 2016.01.21 14: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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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모델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내놓은게 불과 2009년의 일이다. 도요타가 프리우스를 선보인게 1997년이니, 무척 출발이 늦었다.

그리고 출발선 자체도 달랐다. 초기 프리우스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모델과 구조나 기술적인 차이가 크게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하지만 현대차가 내놓은 첫번째 하이브리드는 LPG를 연료로 쓰는 것 외에는 내세울게 없었다. LPG가 저렴하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효율이나 기술력을 자랑할만한 것은 없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에 있어서 고집을 세우진 않았다. 빠르게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했다. 혼다가 도요타와 다른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고집하며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혔을 때 현대차는 성큼성큼 도요타와의 격차를 좁혔다.

불과 몇년 사이 벌어진 일이다. 아이오닉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이처럼 빠르게 발전한 브랜드는 현대차 밖에 없다. 손을 뻗으면 도요타 프리우스가 닿을 위치까지 왔다. 또 프리우스의 바큇자국을 쫓는게 아니라 현대차만의, 아이오닉만의 길을 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그리고 그 차이가 아이오닉의 매력을 만들어냈다.

DCT는 신의 한수

프리우스의 영향력이 대단하긴 하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가 프리우스에서 비롯된 주행 감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의 구조적인 차이점은 있지만, 앳킨슨 사이클과 CVT 변속기의 조합은 마치 변치 않는 공식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아이오닉을 시승하고 느낀 사실이지만, 변속기에 따른 주행감각의 변화는 오히려 하이브리드에서 더 크게 느껴졌다. 일본이 아닌 유럽이 하이브리드 개발에 중심에 섰다면, 하이브리드는 지루한 차라는 고정관념 또한 없었을지도 모른다.

현대차의 DCT 변속기는 기본적으로 역동적인 성격은 아니다. 굉장히 부드럽다. 폭스바겐의 DSG 변속기가 성능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현대차의 DCT 변속기는 효율과 승차감에 더 중점을 뒀다. 그러니 일단 앳킨슨 사이클과 궁합이 잘 맞는다. CVT 변속기만큼 부드러우면서 효율도 크게 손해 보진 않는다. 그리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CVT 변속기가 흉내도 못 낼 역동성을 발휘한다.

스포츠 모드를 위한 별도의 버튼은 없고, 기어 노브를 왼쪽으로 툭 옮기면 된다. 현대차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방식이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계기반의 디자인이 바뀐다. 마치 스포츠카처럼 엔진회전계가 중앙을 차지하고, 색상도 붉게 변한다.

수동 모드도 가능한데, 언제나처럼 그렇듯 회전수가 높아지면 저절로 기어가 변속된다.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지루하지 않다. 듀얼클러치 변속기 특유의 직결감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심지어 변속 충격까지 있다.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강점은 고속으로 달릴 때 더 빛을 발한다. CVT 변속기는 고속으로 갈수록 답답함을 유발하고, 엔진회전수를 계속 높게 가져가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하지만 DCT 변속기는 속도를 높이는 과정이 리드미컬하다. 변속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아반떼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조신한 일본 하이브리드에 길들여진 탓도 있지만, 듀얼클러치 변속기에 따른 아이오닉의 주행 감각은 무척 신선했다.

이질감을 없애는 것이 핵심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에게 하이브리드는 낯설다. 새로운 것을 빨리 받아들이는 젊은 소비자들은 그나마 낫지만, 어르신들에게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생소한 차다. 그래선지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배터리 평생 보증,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 10년 20만km까지 무상 보증 등 파격적인 서비스를 지원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을 갖지 말란 현대차의 대처다.

불안감과 함께 하이브리드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 도요타도 마찬가지지만 초기 하이브리드 모델은 엔진이 개입하는 순간을 감추기 힘들었다. 갑작스레 들려오는 엔진 소리와 순간적으로 무거워지는 가속페달의 응답력이 이질감을 만들어냈다.

아이오닉은 전혀 이질감이 없다. 물론 전기모터로 달리는 기분은 아반떼에서 느낄 수 없지만, 엔진이 돌기 시작하면 큰 차이가 없다. 엔진의 개입도 자연스럽고 낮은 회전수에서는 무척 조용해서 크게 주의를 끌지 않는다.

감속 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화해주는 에너지 회생 제동 시스템도 이질감을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이 시스템 때문에 거의 모든 하이브리드가 제동 시 기묘한 이질감을 갖는다. 페달을 밟는 양과 속도가 줄어드는 정도가 일반적이지 않다. 그리고 그 이질감 때문에 제동이 밀린단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아이오닉의 제동 감각은 아반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마치 반 클러치를 쓰는 것처럼 가벼운 부분과 제동의 밀도가 높아지는 경계가 명확하다. 기본적인 제동 성능도 여느 준중형차와 크게 다르지 않고, 흔들림도 없다.

진화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섀시

배터리로 달릴 수 있는 한계가 꽤 높아졌다. YF 쏘나타 하이브리드만 해도 배터리의 성능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땐 정말 도요타와 격차가 컸다. 전기차 모드를 지원하고 있지만, 극히 낮은 속도에서만 그것이 가능했고 정속주행에서도 엔진을 쓰지 않기란 무척 어려웠다.

아이오닉에서 가장 놀란 점 중 하나는 배터리의 넉넉한 용량과 즉각적인 전기모터의 성능이다. 기울기가 없는 도심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긴 거리를 전기모터로만 달렸다. 회전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의 특성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현대차의 초기 하이브리드는 배터리를 트렁크 벽면에 놓았다. 하지만 LF 쏘나타 하이브리드부터 배터리를 뒷좌석 밑공간에 넣기 시작했다. 탑재 공간이 여유로워졌고, 배터리 기술도 발전하면서 LF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비해 배터리 용량도 늘었다. 아이오닉의 배터리 용량은 1.56kWh다.

뒷차축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아반떼와 가장 큰 차이점이고, 프리우스와도 다른 점이다.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장단점이 있다. 무작정 토션빔이 적용된 아반떼에 비해 승차감이나 핸들링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 차의 성격이나 성능을 생각한다면 아이오닉은 토션빔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고속안정성이나 예상 밖으로 뛰어난 핸들링은 서스펜션의 차이보단, 차체 밑바닥에 낮게 깔린 배터리와 최신 버전의 MDPS, 공기역학적인 설계 등이 더 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안락한 공간은 숙제로 남다

디자인은 다분히 미래지향적인 요소가 많다. 여느 현대차에서 볼 수 없었던 생소한 부분도 많다. 실내 디자인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특징을 적절히 버무린 듯 보인다. 여러 버튼을 제작하는 능력은 일정 수준의 경지까지 올랐다. 심지어 요즘은 소형차도 크롬으로 악센트를 주기 시작했다.

입체적인 디자인의 D컷 스티어링휠과 현란한 듀얼모드 버추얼 클러스터는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계기반은 디자인이나 구성, 시인성, 흥미요소 등 부족한 점이 없다. 단 주행모드에 따라 그래픽이 변경되는 이 계기반은 가장 높은 트림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편의 장비는 부족함이 크지 않은데, 공간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여러 옵션을 추가하면 3천만원이 넘는 차임에도 동승석은 파워시트가 적용되지 않는다. 뒷좌석 머리 공간은 아이오닉의 가장 큰 단점이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하지 못한 이유기도 하겠다. 아반떼도 아이오닉만큼 머리 공간이 부족하지 않았고, 프리우스를 비롯한 여러 패스트백 디자인의 하이브리드도 뒷좌석이 좁거나 답답하단 느낌이 들진 않았다.

고속으로 달릴 때면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유독 크게 들린다. 이 역시 아반떼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다. 결국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실내 공간은 그리 안락하거나 편안하진 않다.

프리우스의 단점을 아이오닉의 장점으로

지금까지 현대차는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여기서 유독 독자 개발에 집착하는 모습도 있었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의 오랜 역사와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참고는 하되, 협동하진 않았다. 그래서 현대차가 최초로 무엇을 만들면 대개 어설픈 부분도 많았다.

그런데 현대차 최초의 친환경차 전용 모델이라는 아이오닉은 달랐다. 현대차의 짧은 하이브리드 역사를 생각하면 더 믿어지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그리고 프리우스의 장점을 수용하면서도 단점으로 지적받던 주행성능이나 편의장비, 고급스러움 등을 집요하게 공략한 모습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어찌 보면 아이오닉이 우수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현대차가, 그리고 우리가 비교하고 있는 프리우스는 현대차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2009년부터 생산됐고, 기술 개발은 그보다 훨씬 전에 완성됐으니 말이다.

* 장점


1. 하이브리드의 지루함을 없애주는 6단 DCT 변속기.


2. 낮은 무게 중심, 새로운 소재, 진화한 섀시와 뼈대 등 구조적 특징.


3. 유독 빛나는 몇몇 현란한 디자인 요소.


* 단점


1. 비좁은 뒷좌석 공간.


2. 노면 소음.


3.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란 느낌이 크지 않다.


김상영기자 sy.kim@motorgraph.com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그래프(http://www.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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