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핫하다 말하긴 이르다! 현대 i30 시승기

조회수 2016. 11. 23. 15: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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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0 광고가 눈에 선하다. 드리프트를 하는 i30라니……

성능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은 좋았지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쨌든 3세대 i30는 드리프트를 통해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모델이다. 그리고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 i30 스포츠는 고성능 브랜드 N이 나오기 전까지 현대차의 핫해치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엔진은 204마력과 27.0kg.m의 토크를 갖고 있으며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로 동력을 이어받아 앞바퀴를 구동시킨다. 그리고 i30의 실제 구동 출력을 측정한 결과 178마력과 26.3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팀이 먼저 테스트한 아반떼 스포츠 대비 소폭 낮은 수치인데 테스트 카를 인도받았을 때의 주행거리가 약 400km 수준이었기 때문에 길들이기 부족에 의한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조건에서도 무난한 구동 손실률을 가졌다고 볼 수 있겠다. 참고로 테스트 카를 인도받았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출력과 차체 무게 측정이다.

엔진 출력은 무난했지만 열에 민감한 특성을 보였다. 구동 출력 측정 테스트 3회 만에 출력서 약 10마력, 토크는 7kg.m 가량이 떨어진 것. 터보 엔진이 열에 민감하긴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상 현대 기아의 감마 터보 엔진이 열에 의한 출력 하락폭이 크다는 것이 우리 팀과 협업하는 테스트 관계자의 입장이었다. 때문에 아반떼 스포츠나 i30 스포츠로 달리기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라면 냉각 튜닝을 고려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아반떼 스포츠 DCT와 무게 차이는 얼마나 될까? 측정 결과 i30 스포츠가 1,394kg 수준으로 아반떼 스포츠 대비 약 10kg 가량 가벼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치백 특성에 의해 무게 배분서는 불리함을 보였다. 참고로 i30는 전후 61.4:38.6의 배분을 보였으며 아반떼 스포츠는 60.8:39.2를 나타낸 바 있다.

가속성능을 확인해봤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45초를 소요시켰다. 이는 아반떼 스포츠 수동(7.31초)과 DCT(7.65초) 사이에 해당하는 성능이다. 참고로 현대 DCT에는 런치 컨트롤 기능이 없다. 구조상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처럼 스톨 기능을 활용할 수 없기에 초기 발진 때 손실이 적지 않은 편이다. 물론 런치 컨트롤 기능이 추가되면 이보다 빠른 가속이 가능하지만 현재 변속기의 구조로 볼 때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이동한 거리는 39.05m였다. 무엇보다 한국타이어의 S1 노블2는 차량의 제동성능을 다 받아주지도 못하고 미끄러지기 바빴다. 아반떼 스포츠 역시 동일한 타이어로 인해 제동성능에 대해 아쉬움이 나타난 바 있다. 참고로 브레이크는 전륜 305mm, 후륜 284mm 크기의 디스크를 사용한다. 이는 아반떼 스포츠와 동일한 사양이다. 물론 이 성능 자체가 크게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고성능 지향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사양의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i30 스포츠에 대한 기본 성능 점검을 마쳤으니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해 보자.

1.6리터 터보 엔진은 가속 시 괜찮은 펀치력을 보여준다. 토크를 한 번에 쏟아내기 보다 자연흡기 엔진처럼 꾸준하게 이어가는 것도 특징이다. 하지만 터보랙이 뚜렷이 존재하며 가속페달 조작에 따른 엔진 반응 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의 터보 엔진들은 터보차저의 소형화나 트윈 스크롤 터보 등의 기술로 터보랙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반면 아반떼 스포츠에 이어 i30 스포츠까지 의외의 반응 지연을 보인다는 점은 분명 아쉬움이 아닐까 싶다.

변속기의 반응 속도 역시 빠른 편은 아니다. 주행모드를 노멀이나 에코로 설정하면 자동변속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부드럽고 여유로운 모습이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수입 모델과 견주기엔 역부족으로 비친다. 기어를 내릴 때 자동으로 엔진 회전수를 보상시키는 REV 매칭 기능도 갖춰줬지만 실제로 동력이 연결될 때까지의 시간이 꽤나 걸리는 편이다. 즉, RPM 보정 작업으로 체감상 빠른 느낌을 줄 뿐 실제 동력 전달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또, 변속기에서 간혹 쇼크를 발생시킨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변속 성격을 갖는지라 이러한 쇼크가 더 크게 느껴진다. 이처럼 큰 쇼크는 주행 밸런스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 앞서 언급된 것처럼 엔진 회전수를 자동으로 보정시켜주지만 간혹 기어비와 엔진 회전수가 맞지 않는 등의 문제를 보여주기도 했다. 아직 변속기의 학습이 덜 된 것일까 아니면 테스트 차량만의 문제일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쉽게 눈에 보여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주행감각이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아반떼 스포츠의 감각이 더 낫다. 특히 하체 쪽의 완성도로 본다면 i30 쪽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우리 팀은 아반떼 스포츠의 기본 서스펜션과 튜익스 서스펜션, i30 기본 서스펜션 모두를 경험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모두 성격이 달랐다는 것이다. 아반떼 스포츠는 마치 튜닝 서스펜션을 장착한 듯한 느낌을 보였다. 튜익스 서스펜션은 승차감서 손해를 보지만 확실하게 코너를 제압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i30의 서스펜션은 저속서 탄탄한 느낌을 보인다. 하지만 차량의 주행속도가 높아지면서 점차 무뎌지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차체를 잘 지지한다는 느낌이 적다. 조금 과한 표현이지만 이와 비슷한 감각을 현대 아슬란이나 기아 K7에서 느껴본 바 있다.

MDPS는 i30의 핸들링 성능을 저해하는 요소다. 노면 피드백도 제대로 전달해주지 못하고 운전자와 자동차간 명확한 소통이 힘들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면 스티어링 휠은 답력만 높아질 뿐이다. 아반떼 스포츠에서는 다소 완화된 느낌을 보였는데 i30의 것은 다시금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 것 같다. 직진 주행 시 지속적으로 스티어링 휠을 보정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분명 동일한 시스템일 것인데…

핸들링과 코너링 성능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코너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타이어의 비명이 시작된다. 재가속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타이어가 헛돈다. 이 부분은 이미 아반떼 스포츠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속도 상승은 가파르게 이어지지만 타이어가 노면을 확실히 붙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속 180km 이상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파워트레인을 갖췄지만 타이어는 일상을 위한 성능 정도만 보여준다. 물론 고속주행 안정감도 좋은 편은 아니다.

i30에는 한국타이어 S1 노블2가 장착돼 있다. 현대차는 i30를 출시하면서 핫해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타이어의 선택을 보자면 그냥 승용차다. 굳이 시장서 외면받는 이 제품을 쓰는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꼭 한국타이어 제품을 써야만 하는 관계라면 S1 에보2를 장착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적어도 조금은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

다양한 주행환경서 i30 스포츠를 경험해 봤다. 하지만 어딘가 부족한 모습이다. 하지만 상품 구성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먼저 실내가 고급스러워졌다. 디자인이 아니라 소재와 질감을 얘기하는 것이다. 일부 저렴해 보이는 플라스틱 패널이 보이지만 차량 등급을 생각한다면 무난해 보인다. 인조가죽이라도 좋은 질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일부분 소프트 터치 마감도 더했다.

각종 버튼 조작감도 좋아졌다. 각종 다이얼과 공조장치 버튼 조작감도 무난한 수준에 와 있다. 무엇보다 저렴한 느낌의 방향지시등과 와이퍼 스위치의 조작감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그뿐인가? 사각 및 후측방 경보 시스템,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통풍 및 열선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메모리 시트, JBL 스피커 등 다양한 장비들도 잘 갖췄다. 특히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의 활용성이 좋다.

쉐보레나 캐딜락의 무선 충전 시스템은 너무나 가리는 것들이 많다. 최신 폰의 충전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또한 무선 충전 패드가 충분히 크지 않다 보니 지금은 단종된 갤럭시 노트7처럼 면적이 넓은 폰의 충전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i30의 무선 충전 패드는 아무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사이즈가 큰 아이폰7 플러스라도 문제가 없을 듯하다. 물론 애플이 무선 충전 기능을 넣어줄지 모르겠지만.

뒷좌석 공간은 넉넉한 편이 아니다. 무릎 공간은 괜찮지만 일부 성인은 헤드룸이 좁다고 느낄 수도 있을 듯하다. 물론 대부분의 여성 소비자들은 뒷좌석에 대한 불만은 나타내지 않을 것이다. 트렁크 공간은 기존 대비 17리터가 증가했다. 하지만 시트 폴딩 때 바닥이 평평하게 접히지 않아 아쉬웠다.

스포티한 성능을 지향하는 만큼 실내 곳곳에 붉은색 장식이 적용돼 있다. 돌출형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새로운 감각을 전달하지만 모니터 주위에 각종 버튼들을 위치시켜 다소 복잡해 보이는 경향이 있다. 벤츠도 이런 형식을 즐겨 쓰는데 많은 소비자들에게 욕먹는 부분이다.

외관도 살펴보자. 전체적인 차량 크기가 길고 넓어졌다. 하지만 지상고는 낮아졌다. 구체적으로 40mm가 길어졌고 15mm가 넓어졌으며, 15mm가 낮아졌다. 때문에 측면 실루엣은 폭스바겐 골프보다 푸조 308에 가까운 모습이다.

전면부에는 향후 출시될 신차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그릴 디자인이 적용됐다. 이제는 i30도 풀-LED 헤드램프를 갖췄다. 후면부는 유럽 전략 모델인 i10 및 i20과 동일한 모습을 갖춰 통일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2개의 머플러는 끝부분을 살짝 사선으로 잘라 마치 양측면으로 벌어진듯한 모습을 유도했다.

스포티한 성능을 앞세웠지만 이는 마케팅 요소일 뿐 i30는 조용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마도 현대차 고위층의 입맛에 맞춰야 하기 때문일 것 같다. 시동을 걸어도 잔잔하다. 주행을 해도 소음 유입이 크지 않다. 아이들 상태서 측정된 소음도 약 37.5 dBA 수준이었다. 고급 세단과 비교해도 좋을 만한 정숙성이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정속 주행을 하는 상황에서도 약 59.5 dBA 수준을 나타냈다. 중형급 세단들의 평균적인 주행 소음인 약 60~61 dBA 수준이기 때문에 i30의 정숙성을 쉽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특정한 진동이 느껴진다. 보통의 아이들 상황에서는 진동 없이 잔잔한 모습을 비춘다. 하지만 소변을 누는 아이마냥 갑작스레 부르르 떨면서 바닥, 시트, 스티어링 휠까지 진동을 전하는 경우가 있다. 이후 일을 다 치르고 나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진동이 사라진다. 물론 시승차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제조사를 대표하는 테스트카에서 모든 탑승자가 알아차릴 수 있는 수준의 진동이 나왔다는 점은 이해가 어렵다.

마지막으로 연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시속 80km 정속 주행 상황서 약 21 km/L, 시속 100~110 km 주행시 19 km/L 수준의 연비를 기록해 냈다. 평속 15 km의 정체구간 시뮬레이션 테스트 결과서도 약 9 km/L를 전후하는 효율을 보였다. 일정한 속도로 주행할 때 상당한 효율을 보였던 것. 하지만 다양한 테스트 환경을 거친 결과 평균 약 10 km/L 내외의 연비를 기록했다. 차량을 어떻게 운행하느냐에 따라 연비 폭이 크다고 이해해야 할 듯하다. 물론 이는 아반떼 스포츠도 동일하다.

새로운 i30. 분명 여러 방향에서 발전했고 주행성능도 향상됐다. 하지만 이 차를 바라볼 때 ‘비싼차’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테스트 모델은 2,515만 원의 스포츠 프리미엄 트림. 여기에 파노라마 썬루프, 텔레매틱스 패키지, 컨비니언스 패키지가 모두 추가됐다. 가격은 2,790만 원이다. 스포티한 모델이니까 비쌀 수 있다고? 참고로 136마력을 발휘하는 i30 디젤은 i30 스포츠보다 100만 원가량 더 비싸다. 좋은 연비를 얻기 위해 100만 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는 것.

어쩌면 모든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차는 좋아졌는데 가격은 비싸졌다. 여기에 파워트레인(특히 변속기)는 물론 서스펜션, 타이어 등 전반적인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그러니 가격이 더 비싸 보인다. 이러다 보니 아반떼 스포츠의 경쟁력이 더 높아 보인다.

더불어 향후 출시될 고성능 모델 i30 N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다. 이미 i30 스포츠가 2,800만 원 가까운 가격을 갖게 된 상황서 i30 N은 얼마가 될지 걱정부터 앞선다. 시장 분위기를 보면 소비자들은 옵션을 포함해 대략 3천만 원 내외를 예상하는 눈치다. 현대차가 경쟁상대라 말하는 골프 GTi의 국내 시장 실거래 가격은 3천만 원대 후반이었다. 국내 시장서의 제조사의 규모, 수입차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3천만 원 내외의 가격이 무난하긴 하다.

아울러 CF에서 드리프트를 하던 i30처럼 과장 광고로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직하지 못한 가격과 홍보, 마케팅이 좋은 차 i30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제조사 담당자들 스스로 생각해 보길 권한다.

아울러 i30의 스타일은 정말 멋지다. 수입산 해치백과 비교해도 분명 그렇다. 하지만 조금 더 나은 주행 성능을 위함이라면 아반떼 스포츠를 택하는 것이 낫다. 성능을 떠나 유지비 일부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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