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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야

'가슴이 시키는' 이탈리안 럭셔리 -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S Q4 시승기

모토야 입력 2016.03.03. 15:23 수정 2016.03.0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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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고급 세단` 하면 독일을 떠올리는 독자가 많을 것으로 안다. 실제로도 `F세그먼트`에 해당하는 대형의 럭셔리 세단 시장은 전통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강세를 보여왔다. 최근에는 재규어와 벤틀리 등, 영국계 제조사들의 약진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이 만드는 세단들은 각자가 가진 시대를 앞서는 최신 기술들을 집약하여, 말 그대로, `최고의 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낌 없이 담아낸 결과물이자, 더 나아가면 자국 국가 원수의 의전용 차량 등으로 사용하면서 출신 국가를 상징하게 되기도 한다.

독일과 영국 외에도, 세계에서 손꼽는 고급 자동차들을 만드는 제조사들은 이탈리아에도 존재한다. 이탈리아는 국내에서는 주로 각종 명품 브랜드의 고향이자, 패션의 고장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탈리아는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공업 강국이다. 더욱이,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 또한 다수 거느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영원한 라이벌인 슈퍼카 브랜드인 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있다. 그리고 본 시승기의 주인공이자, 이탈리아의 국가 원수 의전차량으로도 사용되는 `콰트로포르테`를 만드는 마세라티 또한 꼽을 수 있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1963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현재의 6세대에 이르기까지 반 세기가 넘는 역사를 지닌 전통의 기함이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럭셔리 세단이다. 시승한 콰트로포르테는 마세라티 최초의 4륜구동 시스템인 Q4를 장착한 Q4 S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1억 7,600만원이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반 세기가 넘는 역사 동안 6세대에 이르는 변화를 거쳐왔다. 그리고 6세대로 변화한 콰트로포르테는 여전히 육감적이고 멋들어진 외모가 돋보인다. 세대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얼굴은 더욱 날카롭고 입체적이며, 공격적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헤드램프는 코너링 라이트 및 자동 하이빔 기능이 포함된 바이제논 헤드램프를 사용하고 있으며, 안개등은 따로 없다. 헤드램프 안쪽 끝자락 크롬 장식된 부분 아래에는 헤드램프 세척을 위한 워셔 노즐이 자리한다.

콰트로포르테의 디자인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을 꼽는다면 측면의 디자인을 들 수 있다.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인 곡선이 만들어내는 풍부한 볼륨감이 일품이며, 선대 모델로부터 이어진 3구의 에어벤트와 C필러의 마세라티 로고는 콰트로포르테의 측면 디자인을 훌륭하게 완성하는 악센트가 되어준다. 휠은 20인치의 MERCURIO 알로이 휠을 사용하고 있으며, 타이어는 전륜 245/40ZR20, 후륜 285/35ZR20의 피렐리 P-ZERO 타이어를 사용한다.

뒷모습은 콰트로포르테의 스포티한 디자인을 완성하는 부분이다. 트렁크 리드는 덕 테일(Duck Tail) 스타일로 접어 올려서 리어스포일러의 역할을 하도록 조형되었으며, LED 램프를 적용하여 세련미를 살렸다. 후방 범퍼 하단에는 각 2구의 파이프가 배치된 듀얼 머플러가 눈에 띈다.

콰트로포르테의 실내는 첫 눈에는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먼저 다가온다. 가죽 공예 분야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물건답게, 콰트로포르테의 실내에는 온통 질 좋은 가죽 소재로 덮여 있다. 천장을 비롯한 헤드라이닝은 고급스런 알칸타라로 마감되어 있어, 시각적으로도, 질감으로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디테일로 조금씩 파고들기 시작하면 크라이슬러의 흔적들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차 값만 1억원을 아득히 뛰어 넘는 럭셔리 세단에 4~5천만원대 크라이슬러 차에서 봤던 것과 같은 부품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중앙부의 터치스크린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있다. 그 외에 크라이슬러의 흔적들은 스티어링 휠의 스포크 뒤편에 붙은 6개의 버튼들과 도어 패널의 파워 윈도우 스위치들, 계기판 중앙의 정보 창, 그리고 자동8단 변속기의 조작감에서도 알 수 있다.

중앙의 터치스크린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마세라티 터치 컨트롤(Maserati Touch Control, MTC)`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을 붙여 놓았다. 그런데 이건 어느 모로 보나 영락없는 크라이슬러의 `유커넥트(Uconnect)`다. 물론, 유커넥트의 완성도가 부족하다거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직관적이고 일목요연한 구성 덕에 여타 미국계 브랜드들의 터치스크린 기반 시스템들에 비해 사용이 편리한 축에 속해, 사용 상의 불편함은 적은 편이다. 다만 고급 세단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단순히 `잘 만들어진 것`이 아닌, 그 이상을 원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마세라티만이 보여줄 수 있는 요소들이 더해지는 것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더 앞선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3스포크 타입 스티어링 휠은 직경이 큰 편이고, 림의 바깥쪽 테두리가 목재로 마감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 뒤편에는 통 알루미늄을 깎아 만든 고급스런 고정식 시프트 패들이 자리한다. 그런데 외관 상으로는 꽤나 멋들어지게 만들어져 있으나, 상단부의 빈 공간이 적은 지, 계기판을 미묘하게 가린다. 부드러운 재질의 가죽으로 림을 마감하여 그립감은 나쁘지 않으며, 열선 기능을 지원한다. 계기판은 크라이슬러 모델들이 사용하는 중앙 정보창의 레이아웃이 눈에 띈다. 다양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전달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폰트의 선택에 좀 더 세심함이 필요해 보인다. 아날로그 게이지들의 디자인은 단순하고 명료하여 시인성이 좋은 편이다. 플로어 콘솔에는 작은 사이즈의 컵홀더 두 개와 USB, AUX 포트가 마련된 작은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콘솔박스에는 두 개의 컵홀더가 마련되어 있고, 공조장치를 이용한 냉온장 기능을 지원한다.

운전석은 세미 버킷 형태를 띄고 있으며, 마세라티의 삼지창 심볼을 돋을새김 처리한 머리받침이 눈에 띈다. 부드러운 가죽으로 꼼꼼하게 마감된 좌석은 부드럽게 몸을 감싸는 착좌감이 일품이다. 독일 세단들처럼 수 십 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좌석에 녹아들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모두 8방향의 전동 조절 기능을 지원하며, 4방향의 전동식 허리받침과 각 2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운전석은 2개의 메모리 기능이 추가된다.

뒷좌석 역시 부드러운 질감의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고 안락한 착좌감이 돋보인다. 뒷좌석의 공간배분이 크게 이루어져 있어, 대형 세단이라는 타이틀에 무색하지 않은 광활함이 돋보인다. 신장 180cm 이상의 성인 남성이 앞좌석에 승차하여 좌석을 꽤나 눕혀놓았는데도 기자 입장에서는 다리 공간이 10cm 이상 여유가 있다. 콰트로포르테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롱휠베이스 모델(마이바흐 제외)에 비해 차체와 휠베이스가 약간씩 더 큰 점에 비춰 보면, 차체의 크기를 제대로 활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의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대형 럭셔리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콰트로포르테의 뒷좌석 편의장비는 중형세단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뒷유리와 창문에 전동식 선셰이드가 마련되어 있고, 별도의 송풍구와 열선 기능 정도는 제공한다. 트렁크 용량은 530리터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롱휠베이스 모델과 같은 수치다. 트렁크 바닥은 다소 높은 편이다.

콰트로포르테는 풀 모델 체인지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두 가지의 새로운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으로 기존의 자연흡기 V8엔진을 대신했다. 시승한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S Q4에는 두 가지 다운사이징 트윈터보 엔진 중 하나인 V6 3.0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싣고 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410마력/5,500rpm에 56.0kg.m/1,750~5,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엔진에서 발생된 동력은 ZF의 8단 자동변속기를 타고 넘어가, 마세라티 최초의 상시 4륜구동 체계인 Q4를 통해, 네 개의 바퀴로 전달된다.

마세라티는 예부터 성악가들까지 동원하여 만든 것으로 알려진 V8엔진의 포효하는 듯한 사운드가 매력이었다. 콰트로포르테 GTS에 사용되었던 이 엔진은 그란투리스모와 그란카브리오 등에도 사용하였으며, 마세라티의 자랑이자, 마세라티 브랜드를 아우르는 핵심 가치로 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승한 콰트로포르테는 뱅크각 60도의 V6, 그것도 터보 엔진을 싣고 있다. 페라리에게서 물려받은 V8 엔진이 분출하는 지중해 출신 마초남의 감성이 핵심인 마세라티가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마세라티의 올드팬들에게는 여러모로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엔진도 만만치 않은 물건이다. 시동 때 들려오는 소리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냉간 이후에도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시종일관 귓전을 두드린다. 콰트로포르테는 대형의 럭셔리 세단으로서는 그리 정숙한 차라고 보긴 어렵다. 아이들링 중에도 엔진이 으르렁대는 소리가 연신 귓전을 근질거리게 하고, 스티어링 휠과 기어레버, 그리고 페달을 통해 진동도 적잖이 들어온다. 철두철미한 독일식 고급 세단에 익숙해진 운전자라면 마세라티가 파워트레인에서 비롯된 소음을 억제하는 데 불성실하다고 판단할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

승차감은 일반 모드에서조차 단단함이 느껴진다. 물론 돌덩이처럼 딱딱한 것은 아니고, 이 급의 세단들이 으레 취하게 되는, 승차감을 중시한 설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일반 모드에서조차 움직임에 절도가 묻어나오며, 노면을 훑고 다닌다는 느낌도 난다. 이는 앞 245/40ZR20, 뒤 285/35ZR20에 달하는 저편평비의 타이어에서 비롯된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더욱이, 통상적으로 이 급의 세단이라면 운전자의 편의와 승객의 안락함을 위해 이러한 감각들을 최대한 걸러내려 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을 추구하고 있음을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마세라티가 추구하는 대형세단의 방향성을 알아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스포츠` 버튼을 누르고 카펫 너머로 가속 페달을 짓이기는 것이다. 스포츠 버튼을 눌러 스포츠 모드를 작동시키면 엔진의 발성법이 실시간으로 바뀐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나타나는 음색은 일반 모드보다 한층 깨끗하고 또렷하며, 박력이 넘친다. V6엔진의 음색 자체는 자연흡기 V8 엔진을 사용하던 시절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음정은 확실히 낮아졌고, 가속 중에는 6기통 엔진답게, 회전수가 올라갈수록 깔끔하게 뻗어나가는 맛이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가슴을 두들겨대는 듯한 박력이 있다는 것이 이 V6 엔진의 매력이다. V6 터보 엔진에서 분출되는 소리를 연신 듣다 보면, 방법론만 바뀌었을 뿐이지, 여전히 지중해 출신 열혈 마초남의 감성을 일절의 여과 없이 드러낸다.

정지 상태에서 급가속을 시도하면 ESP를 끈 상태에서도 휠스핀 없이 전방을 향해 쏜살같은 항진을 시작한다. 전장만 5미터가 넘는 대형 세단인 주제에 스포츠카와도 같은 배기음을 내뿜으며 가열찬 박력으로 운전자의 등짝을 왈칵왈칵 떠밀어댄다. 스포츠 모드 하에서는 가변 배기 시스템의 밸브가 항상 열려 있는 상태가 되는데, 이 때문에 출발 가속에서도 터보랙이 없다시피 하다. 여기에 고회전에서 가속 페달을 놓을 때마다 폭발음을 연상케 하는 미스파이어링까지 간간이 연출되어, 더욱 박진감이 넘친다.

또한, 콰트로포르테는 대형의 럭셔리 세단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1,820kg의 공차중량을 자랑하는데, 이 가벼운 체중과 강력한 파워트레인, 그리고 마세라티 최초의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인 Q4와의 조합으로, 0-100km/h 가속을 단 4.9초만에 끝낸다. 100km/h는 2단 기어에서 3단 기어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이미 도달해 있다. ZF의 8단자동변속기가 지닌 능력 역시 인상적이다. 혈기로 들끓어 오르는 엔진의 힘을 제법 능수능란하게 받아주며, 변속 속도도 통상적인 자동변속기에 비해 빠르다는 느낌을 준다.

대형 세단의 육중한 덩치에도 불구하고, 콰트로포르테는 남다른 조종성을 보여준다. 특히, 쇽 업소버 그림이 그려진 스포츠 서스펜션 버튼을 누르면, 하체가 일반 모드에 비해 한층 단단하게 다져진 느낌을 주며, 노면의 상태를 스티어링 휠과 등받이를 통해 최소한의 여과를 통해 전달한다. 이 때에는 조향에 대한 반응이 빨라질 뿐만 아니라, 차체의 전반적인 기동이 한층 영민해진다. 덩치에 맞지 않은 의외의 영민함과 직결감이 우수한 스티어링 휠 및 섀시를 만나, 운전대를 잡은 사람과 손을 맞잡은 듯한 일체감을 이루며 기계와 대화할 수 있다. 그것도, 컴팩트한 스포츠 쿠페도 아닌, 대형 세단에서 이러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실로 각별하게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Q4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의 실력도 예삿 솜씨가 아니다. 운전 상황에 따라 전후로 구동력을 차등 분배하는 이 시스템은 각양각색의 코너에서 덩치 큰 콰트로포르테의 급선회 기동을 한층 안정감 있게 만들어 준다. 마세라티의 처녀작이지만 꽤나 완성도가 높게 느껴지는 이 시스템은 마른 노면은 물론, 눈길이나 비포장 도로 등, 접지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노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또한, `I.C.E`라고 씌어져 있는 버튼이 존재하는데, 이를 작동시키면 높은 접지력을 기대할 수 없는 노면 상황에서 보다 인위적으로 구동계통을 제어한다. I.C.E는 `Increased Control & Efficiency`의 두문자를 줄인 말로, 영어로 얼음을 뜻하는 `ice`와의 중의적 의미를 노린 듯하다. 이 시스템은 접지력은 물론, 연비를 우선하는 운전에도 소소하게 도움을 준다.

콰트로포르테는 철저한 엔진 다운사이징 과정에서 3.0리터의 배기량으로 우수한 동력성능을 유지하는데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연비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트립컴퓨터 상으로도, 조금만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연비가 가차없이 내려가 버린다. 도심에서는 조금만 혼잡해져도 5km/l 이하로 떨어지기 일쑤고, 규정 속도로 운행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도 6km/l를 간신히 넘는다. 놀랍게도, 콰트로포르테 S Q4는 2016년형부터 정차 시 시동을 정지하는 스톱/스타트 기능을 추가했다. 그러나 그 효과는 그다지 위안거리가 되어주지는 못한다. I.C.E 모드를 사용하면 약간 더 나은 기록을 보이는데, 이마저도 그다지 유의미한 수치 변화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고속도로의 경우, I.C.E 모드를 사용하지 않고 100km/h로 정속주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균 10.3km/l의 연비를 간신히 기록했다. I.C.E 모드를 사용하면 11.0km/l대까지 올라 선다. 사실 콰트로포르테 S Q4의 연비가 기대에 못 미치게 되는 배경에는 체급과 파워트레인의 설정, 저편평비에 ZR등급에 달하는 초고성능 타이어, 그리고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겠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대형의 유럽산 고급 세단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감점 사유가 꽤나 많은 차종이다. 특히나, 세계의 럭셔리 세단 시장을 선도하며, 럭셔리 세단 시장의 기준이 되어버린 독일과 영국계 브랜드들의 세단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차로 보일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물론, 대형 럭셔리 세단에 걸맞은 거대한 덩치와 이탈리아의 디자인을 입은, 멋들어진 외모는 눈부시다. 그러나 영국식의 고급스러움이나 독일식의 완벽주의도, 또한 그들이 내세우는 각종 첨단 기술들로 이루어진 온갖 편의 장비의 향연 또한 눈에 띄지 않는다. 안팎으로 고급스러운 소재를 듬뿍 사용했음에도, 세심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디테일에는 실망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콰트로포르테는 모든 면에 있어서 `완벽`을 지향하는 독일제 세단이나 장인 정신과 주문제작 등의 형태로 `궁극의 럭셔리`를 지향하는 영국제 세단, 혹은 독일인들만큼이나 완벽을 지향하면서도 품질과 신뢰도로 승부하는 일본 렉서스의 세단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주 무기로 내세운다. 그것은 바로 `감성`이다. 그리고 콰트로포르테에 들어간 온갖 기술들은 오로지 성능과 주행에서의 감성을 표현하는 데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그들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마세라티의 엔지니어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요컨대, `머리가 시키는` 럭셔리 세단이 아닌, `가슴이 시키는` 럭셔리 세단을 추구한다는 이야기다.

이탈리아에서 온 럭셔리 세단,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독일인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의 럭셔리 세단을 추구한다. 콰트로포르테의 시선은 뒷자리의 VIP가 아닌, 오로지 운전대를 잡은 사람에게만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운전대를 잡은 사람과 동등한 위치에서 교감한다. 뒷좌석이 아닌, 운전석의 문을 열고 차와 교감하기 시작하면, 콰트로포르테가 지닌, 독일 세단들에 비해 부족한 세심함과 각종 첨단 편의 사양들의 부재는 그 자신이 드러내는 감성 앞에 그저 `아무래도 상관 없는 것들`이 되어버린다. 과거에 비해 여러 방면에서 변화를 겪은 콰트로포르테지만, 운전자 하나만을 바라보는 감성 설계는 여전히 콰트로포르테의 변치 않는 매력이다.

글, 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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