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SM6 2022년형, 3천만원짜리 플래그십의 가치

조회수 2021. 10. 18. 07: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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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2022년형 SM6 TCe 260을 시승했다. 2022년형 SM6는 개선된 내외관 디자인과 서스펜션에 추가로 연식변경을 통해 차량내 결제와 안전지원 콜 서비스(SOS)를 더했다. 특히 3천만원 전후로 합리적인 구성이 가능한 SM6 TCE 260 LE 모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흐름 중 하나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활용한 차량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발전이다. 과거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뉴스와 날씨는 물론, 원격 차량 제어까지 제공한다. 특히 차량내 결제는 비대면 시대에 관심을 끄는 기능이다.

SM6의 차량내 결제 시스템은 제휴된 CU 편의점이나 식음료 매장, 주유소를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다. 차량내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 메뉴 선택과 결제, 이동 시간과 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드라이브 스루와 함께 서비스 확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SM6의 외관 디자인은 출시 5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다. 절제된 선과 볼륨감, 그리고 동급 경쟁차 대비 우위를 보이는 도색 품질은 고급스러움을 나타내는 요소다. 연식 변경을 통해 가격을 일부 내려 가성비를 높였는데, SM6는 과거 그랜저와도 비교된 차량이다.

최근 급격히 상승한 국산차 가격을 고려하면 SM6의 가격대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가솔린 터보 모델인 SM6 TCe는 2386만원부터, LPG 연료를 사용하는 SM6 LPe는 2513만원부터 시작된다. 경쟁사 소형차 중상위 트림이나 소형 SUV 중간 트림과 비교되는 가격대다.

최근 SUV 판매 확대로 전체 판매량이 줄어든 중형세단 시장이지만, 차만들기에 있어 체급 나누기는 여전히 유효한 기준이다. 소형차의 차체를 아무리 키우고 옵션을 더해도 승차감과 정숙성, 마감 품질의 차이는 존재한다. 플래그십 모델의 경우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르노삼성 SM6는 르노 탈리스만의 형제차이자 르노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출시 당시 기가파스칼급 초고장력 강판 사용과 우수한 차체강성, 레이저 용접이 적용된 루프, 유럽 기준의 꼼꼼한 방청처리는 국산차로는 당시 론칭한 제네시스 신차에나 적용된 사양으로 기억된다.

르노삼성은 SM6의 모델 체인지 주기가 길어진 만큼 다양한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해 가치를 높였다. 엔트리 모델부터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7인치 전자식 클러스터, 랙 구동형 전자식 파워스티어링(R-EPS), 2존 풀오토 에어컨, 레인센싱 와이퍼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2739만원의 TCe 260 LE 트림부터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 앰비언트 라이트, 1열 파워시트, 1열 통풍시트가 기본이다. 여기에 옵션으로 선루프와 18인치 휠, 9.3인치 내비게이션,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로유지보조를 더해도 3108만원이다. 소형 SUV 상위 트림 수준이다.

시승차는 SM6 TCe 260 모델로 1.3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와 7단 습식 DCT 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6.5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 1450kg, 복합연비(18인치)는 13.3km/ℓ(도심 11.9, 고속 15.7)다. TCe 300은 225마력, 2.0 LPe는 140마력을 발휘한다.

SM6 TCe 260의 엔진은 다임러그룹과 공동 개발한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유럽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에서도 사용된다. 수직형 점화플러그, 저마찰 실린더를 비롯해 열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다. 이같은 신기술은 실제 연비로 그대로 드러난다.

제한속도가 60~70km/h 사이의 국도와 약간의 굽은 길, 고속도로와 시내를 포함한 누적 평균 연비는 18.0km/ℓ 전후를 기록했다. 일부러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아도 저부하 주행에서는 퓨얼컷과 희박 연소를 통해 평균 연비를 높여간다. 중형세단이지만 소형차 수준의 연비다.

저마찰 실린더를 통한 매끄러운 엔진 필링은 최신 엔진의 특징이다. 제원상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구간은 2250~3000rpm으로 실주행에서 주로 사용되는 2000rpm 전후에서 큰 토크가 발휘돼 가속이 부드럽다. 적극적인 주행에서는 200마력급에 근접하는 가속력을 보인다.

제원상 수치를 넘어서는 움직임인데, 비교적 가벼운 공차중량과 DCT 변속기 특유의 적은 동력 손실로 체감 성능이 높은 편이다. 특히 SM6의 DCT 변속기는 발진과 저속에서의 변속감이 개선됐는데, 초기 모델의 울컥이는 모습은 2022년형 모델에서는 대부분 해결됐다.

리어 서스펜션의 구조적인 개선도 눈에 띄는 부분으로, 결론부터 얘기하면 SM6 2022년형의 승차감은 부드럽다. 과도기적 구조인 AM링크를 삭제했다. 대신 유체가 봉입된 82mm 대용량 부시를 후륜에 적용하고, 전후륜 댐퍼에 모듈러 밸브(MVS)를 새롭게 적용했다.

승차감을 결정짓는 요소로 댐퍼와 스프링 셋업이 많이 얘기되는데, 고급감을 나타내는 자잘한 진동의 소화에서는 차체와 서스펜션 구조체를 연결하는 마운트나 부시의 소재가 꽤나 중요하다. 부드러운 소재의 사용으로 핸들링의 날카로움 보다는 부드럽고 유연한 모습이다.

과거 SM6의 경우 중형차 차체로 소형차 같은 날렵함을 보이는 부분에서 일부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2022년형에서는 기존의 견고함을 일부 덜어내고, 쫀쫀함을 강조해 전반적인 승차감을 높였다.

굽은 길에서 SM6의 차체 밸런스는 여전히 좋은 편이다. 고강성 경량화 차체는 밸런스가 좋아 타이어나 제동장치에 대한 부담이 적다. 평범한 사계절 타이어지만 급격한 코너에서도 그립을 유지하고, 반복되는 강한 제동에서도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이 꾸준히 유지된다.

스포츠모드에서는 그렁그렁한 엔진음이 스피커를 통해 더해지는데, 사운드나 볼륨이 지나치지 않아 계속 듣게 된다. 본격적인 스포츠 모델이라면 실제 배기음이 아니라고 불만을 갖겠지만,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은 예전부터 SM6의 강점 중 하나다.

크루즈컨트롤 조작부는 이제 스티어링 휠로 옮겨왔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유지보조를 기본 또는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의 완성도를 결정 짓는 차선유지보조는 동급 최고 수준으로, 고속화도로는 물론 국도에서도 적당한 텐션으로 길을 유도한다.

SM6의 구성은 수입차가 연상된다. 부분 조사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다이내믹 턴 시그널, 높은 도장 품질, 마사지 시트에 전자식 서스펜션까지 선택해도 3천만원 중반에 구성할 수 있다. 가격은 역대 가장 저렴한데 구성은 가장 좋다. 가성비라는 단어는 이럴 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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