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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6를 타고 떠난 초가을 바다 드라이브 

모터트렌드 입력 2021. 09. 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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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간이면 충분하다. 푸른 바다와 솔숲의 싱그러움, 해안을 타고 달리며 코너를 돌아 나설 때마다 펼쳐지는 풍광에 탄성을 자아내고 싶다면


팬데믹이다. 세상이 이럴 수는 없지만, 체념할 뿐 당분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됐고 한적한 여행으로 마음을 다독일 수밖에. 그런데, 위축됐던 일시적 경제 상황에도 자동차 판매는 늘었다. 자동차만큼 안전하고 호젓한 개인 공간도 없으니까. 더불어 자연 안에서 즐기는 캠핑도 더욱 활발해졌다. 차와 캠핑이 만나 ‘차박’, ‘카핑’이라는 새로운 주류 문화까지 만들어냈다.

늦여름 휴가를 핑계로 강원도 강릉으로 차를 몰았다. 지난 동계 올림픽 덕분에 서울에서 강원도 바다는 많이 가까워졌다. 여유롭게 달려도 세 시간이면 동해바다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이왕이면 바다를 품고 즐길 수 있는 캠핑장에 들러 잠시 쉬어 가도 좋겠지만 오늘은 하루 여행이다.

단출하게 짐을 꾸려 차에 오른다. 2016년 혜성처럼 등장 후 작년 부분 변경을 거친 르노삼성 SM6 TCe 300이다. 데뷔 당시 세간의 관심은 매우 컸고 가족 세단의 아성 같던 쏘나타의 독주에 제동을 걸며 국내 중형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20년. 신차 효과가 다소 주춤하고 몇몇 부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SM6의 열기가 식어갈 즈음, 절치부심한 르노삼성은 SM6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부분변경의 핵심 내용은 내실을 보다 옹골차게 챙기는 것. 파워트레인의 변화를 통해 좀 더 효율적이고 트렌디하게 조율하고 서스펜션 개선으로 하체 감각, 특히 이따금 거칠게 반응하는 뒷좌석 승차감을 바꿨다.

이전 1.6 터보를 대체한 1.8 터보 가솔린 엔진. 225마력과 30.6kg·m를 낸다

파워트레인부터 얘기해보자. 기존 2.0ℓ 자연흡기 가솔린과 1.6ℓ 터보 가솔린 엔진을 1.3과 1.8ℓ 터보 가솔린으로 바꿨다. 다운사이징 과급엔진을 통해 효율을 키우고 출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터스포츠에 대한 르노의 열정과 노력은 대단하다. 르노 창업자 루이 르노가 보여줬던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망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F1 그랑프리 시상대에 오른 많은 팀들이 르노 엔진을 품고 달렸다. 그 중심에는 알핀이라는 브랜드가 존재했다. 리델리가 독자적으로 만든 레이싱 회사는 르노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다 1973년 한식구가 됐고 본격적으로 르노 모터스포츠의 역사를 함께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더불어 모터스포츠에서 쌓아 올린 노하우를 르노 엔진과 양산모델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SM6에서 선보이고 있는 1.8ℓ 터보 가솔린 엔진도 그 수혜주다. 르노 그룹 내 고성능 브랜드인 알핀과 르노 R.S. 모델에도 올라가는 이 엔진은 225마력과 30.6kg·m를 낸다.

동급 엔진들과 비교해 출력과 토크가 매콤한 덕에 반응이 경쾌하고 시원하다. 최대토크는 제법 낮은 2000부터 시작해 4800rpm까지 이어지는데, 덕분에 가고 서길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 가뿐하고 스마트하게 움직인다. 게트락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엔진과 박자를 맞추며 촘촘하고 다부지게 타이어로 힘을 몰아 쓴다.

유유자적 바다를 끼고 느긋하게 달리며 즐기고 싶다면 신곡항 인근이 제격

서울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높인다. 터보 엔진과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출력을 살뜰히 챙겨 가뿐하게 속도계 바늘을 밀어 올린다. 진중하게 묵직하고 적당히 탄탄한 하체가 아스팔트 위를 끈적끈적 달린다. 손에 착 감기는 운전대의 가죽 질감은 부드럽고, 기대보다 여유롭고 명민하게 반응하는 핸들링은 운전재미를 키운다. 다이아몬드 퀼팅으로 장식한 넉넉한 나파가죽 시트와 헤드레스트가 먼 거리 운전의 부담을 덜어준다.

파워트레인과 더불어 마음 흡족한 변화는 서스펜션의 개선이다. 이를 통해 아쉬웠던 승차감을 추슬렀고 핸들링을 더욱 매력적으로 완성했다. 앞뒤 댐퍼에 MVS, 이른바 모듈러 밸브 시스템을 적용해 외부 충격에 보다 적극적이고 폭넓게 대응하며 승차감을 챙겼다. ‘토션빔은 딱딱하다’는 선입견 탓에 논란이 됐던 뒷자리 승차감을 챙기기 위해 뒤 서스펜션에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를 더해 노면 진동을 줄이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 조합의 정교한 조율이 유럽차 특유의 예리한 핸들링과 편안한 승차감을 만들어낸 셈이다. 덕분에 모는 즐거움과 타는 편안함이 공존한다.

나파 가죽과 퀼팅으로 마감한 실내, 커다란 모니터 등 고급 유럽차 감각이 풍성하다

가족 세단의 미덕은 조용한 실내다. 특히 고속으로 자동차 전용도로를 내달릴 때면 정숙성은 더 크게 부각된다. 르노 라인업 가운데 고급 모델인 SM6는 본분에 충실하다. 기대 이상 정숙해 때로 창밖 세상이 생경해 보인다. 안락한 실내를 위해 르노삼성은 전방위적으로 흡음재를 더했고 이중차음 유리까지 보탰다. 또한 실내로 들이치는 소음의 반대 위상 음파를 내보내 소음을 줄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까지 넣었다. 작심하고 안락한 가족 세단을 완성한 것이다.

낮고 넓고 탄탄한 비율, 매혹적 선들이 만든 좋은 디자인

기분 좋게 운전하다 보니 어느새 동해바다가 지척이다. 굽이굽이 이어진 해안도로를 달린다. 참고로,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신곡항을 설정하면 제법 긴 해안도로를 감탄사를 연발하며 달릴 수 있다. 창 너머 손 뻗으면 닿을 듯 가까이 푸른 바다를 옆에 두고 달린다. 이따금 도로까지 타고 넘는 파도를 맞으며 즐기는 운전의 묘미에 마음이 달뜬다. 동해바다의 매력에 빠져 애초 당일치기로 계획했던 여행이 1박 2일로 바뀌었다. 오늘 밤 쉴 곳은 바다가 앞마당인 연곡해변 캠핑장. 기대 이상으로 아늑하고 매력적인 SM6와 동해바다가 마른 일상에 단비를 내린다. 





바다가 마당인 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


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

커피 도시 강릉은 누구나 좋아하고 한두 번쯤 경험해본 바다 도시이자 대표 관광지. 탁월한 자연환경 덕에 크고 작은 캠핑장도 많다. 그중 이곳은 강력 추천하면서도 너무 많이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싶은 캠핑장이다. 천혜의 환경을 제대로 활용해 만든 이곳은 동해바다와 소나무 군락지가 특징이다. 동해바다 특유의 푸르고 깔끔한 백사장이 그만인 해수욕장과 솔향기 풍성한 솔숲, 동해의 일출이 선사하는 특별한 경험과 오롯한 휴식이 가능한 공간이기도 하다. 강릉시에서 예약제로 운영하며 저렴한 이용료와 비경으로 캠핑 마니아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해안로 1282
홈페이지 : camping.gtdc.or.kr
전화 : 033-662-2900


CREDIT
EDITOR : 이병진   PHOTO : 최대일(UP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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