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즐거움, 혼다 몽키 125

조회수 2021. 12. 6. 11:00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더 커진 즐거움

HONDA MONKEY 125

솔직히 고백하지만, 직접 타보기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이 작은 바이크의 매력에 퐁당 빠지게 될 줄이야.

혼다 몽키는 1967년 데뷔하여 50년이 훌쩍 넘는 세월동안 미니 바이크의 대명사로 불리며 사랑받아온 모델이다. 테마파크 놀이기구용으로 제작된 Z100을 기반으로 만든 모델인 만큼 그 태생부터 놀이 감각이 가득했다. 콤팩트한 차체에 커브의 50cc엔진을 장착했으며 길게 올라온 핸들 바는 간단히 접어 차량에 싣고 이동할 수 있었다. 성인 남성이면 혼자서도 번쩍 들어 올릴 수 있는 가벼운 무게, 껑충한 시트에 자그마한 휠, 그리고 두툼한 타이어까지 모든 것들이 몽키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이다. 오랜 시간 장수하며 가장 많은 컬러와 리미티드 모델이 발매되었다. 튜닝용으로 나온 파츠만으로 바이크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할 만큼 많은 사외 파츠들이 존재하는 그야말로 엄청난 인기 모델이다.

초대 모델의 2.5마력에서 시작해 3.4마력까지 출력을 키웠고 서스펜션이 없는 리지드 방식에서 시작해 앞뒤 서스펜션이 하나하나 추가되는 등 몽키의 역사는 모터사이클의 진화과정을 그대로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작은 바이크가 일반 도로에서 주행하는 것은 일본과 같이 제한속도가 낮은 특수한 환경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자동차들도 나날이 커지고 있는 요즘 도로에서 몽키50을 탄다는 건 여간 무서운 일이 아니다. 사실 몽키50의 프런트 포크를 비롯해 차량의 각부를 보면 여전히 완구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점점 강해지는 환경규제의 벽까지 부딪혀 2017년 50주년 기념 모델을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몽키 125

바로 다음해인 2018년, 혼다는 기존의 아담하고 작은 몽키 대신 125cc엔진을 얹어 엔진과 배기량, 크기까지 대폭 키운 몽키 125를 선보인다. 원래의 몽키의 비율을 유지한 채 크기를 키운 모습이다. 사진으로는 그 크기가 가늠이 안 되지만 실물을 보면 의외로 크게 느낄 수 있다. 몽키 125를 두고 처음 보는 사람들은 ‘작다’고 말하지만 원래의 몽키를 알던 사람들은 ‘크다’라고 정 반대로 말하는게 재밌다. 혼다 MSX125를 베이스로 개발되었지만 최종 결과물은 너무 많이 바뀌어서 완전히 다른 차가 되었다. 작고 귀엽던 몽키의 갑작스러운 2차 성징에 팬들은 깜짝 놀랐다.

환경규제를 통과하기 위해 배기시스템을 키워야했지만 매니폴드를 차체 하단으로 꼬아서 돌리고 소음기 역시 효과적인 디자인으로 오리지널의 경쾌함을 잘 살리고 있다


엔진은 몽키만을 위해 새롭게 다듬어진 것이다. 5단 미션과 수동 클러치가 조합된다


하지만 이렇게 크기를 키우면서 제대로 된 브레이크 시스템과 서스펜션, 그리고 9.4마력의 출력을 내는 엔진을 갖추었다. 이제 도로 위를 달려도 무섭지 않은 제대로 된 바이크의 영역에 들어온 것이다. 우려는 곧 환호로 바뀌었다.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국내에도 병행으로 수입되어 꽤나 고가에 팔리기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정식 출시가 이루어진 것이다. 게다가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한 몽키125는 유로5에 대응하는 엔진으로 출력을 다듬고 변속기가 4단에서 5단으로 개선되었으며 ABS는 기본으로 탑재하는 최신 버전의 몽키125다.

고전적인 외모지만 헤드라이트는 LED방식으로 2021년 물건답게 느껴진다


반짝이는 크롬 펜더가 금속의 매력을 잘 살리고 있다

크기가 커졌다고는 해도 외형은 여전히 사랑스럽다. 그리고 페인팅 품질이나 차체의 완성도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곳곳에 쓰이고 있는 부품의 품질도 좋다. 게다가 LED헤드라이트와 크롬파츠들 덕분에 기존 몽키시리즈 한정판과 비교해도 좋아 보일 정도다. 특히 금속 재질을 효과적으로 배치해 단단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마무리 된 점이 좋다. 외형에서 아쉬운 점은 탱크 아래 위치한 거대한 에어클리너 박스다. MSX125에서는 슈라우드로 감추고 있었는데 몽키에서는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반짝반짝한 금속 파츠들 사이에 검고 큼직한 플라스틱덩어리가 툭 붙어있으니 영 어색해 보인다. 그 이외에는 디자인 요소요소가 마음에 쏙 든다.

낮은 입문 장벽

몽키는 원심클러치 방식의 언더본과 달리 제대로 된 수동 클러치가 있고 미션도 로터리 방식이 아닌 일반적인 리턴기어방식을 사용한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완벽한 매뉴얼 바이크라는 말이다. 이게 초심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될까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직접 타보니 이러한 걱정은 쏙 들어갔다. 엔진의 토크가 저회전에 맞춰지고 5단미션으로 변경되며 1단의 기어비는 더욱 짧아졌다. 여기에 가벼운 무게가 조합되어 클러치만 부드럽게 붙여주면 아이들링에서도 바이크를 출발시킬 수 있으며 스로틀 조작 없이도 돌돌거리며 달린다. 여기에 다리도 잘 닿고 무게부담까지 없으니 매뉴얼 바이크의 감을 익히는데 이만한 교보재가 없다.

귀여운 연료탱크에는 C125처럼 요즘 혼다 로고가 아닌 클래식 로고를 붙여 헤리티지 모델임을 강조한다

덕분에 스쿠터만 타본 여성라이더도 5분 만에 몽키125의 클러치에 적응해 타고 달릴 수 있었다. 그러니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말고 한번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전륜에 ABS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는 점도 초심자에게 추천해주기 좋은 포인트다.

놀이감각 200%

하지만 초심자가 아니더라도 몽키에 매력에 빠지기는 충분하다. 바이크 경험이 많은 라이더라도 몽키125를 타고 10미터만 달려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이 작고 귀여운 녀석이 보로로롱 소리를 내며 매끄럽고 안정감 있게 달려주기 때문이다. 186cm의 작지 않은 덩치가 몽키 위에 오르니 비주얼은 곰이 세발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처럼 보여도 막상 바이크를 다루는 감각은 작아서 불편하거나 어색하지 않았다. 시트는 편하고, 무게 중심은 저 아래 종아리부근에 깔려있고, 엔진은 충분한 힘을 내니 시종일관 부담 없이 달릴 수 있었다.

12인치 휠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220mm디스크가 거대해보인다. 2피스톤 플로팅 캘리퍼를 사용하지만 차체가 가벼워 제동력은 충분하다


넓고 푹신한 시트의 품질은 상당히 좋아서 굳이 튜닝이 필요 없을 수준이다. 몽키는 애초에 1인 승차가 기본이다


덩치가 커지면서 기존의 몽키보다 1.5배는 무거워졌지만 힘은 두 배가 넘게 좋아졌으니 주행의 재미는 비교불가다. 솔직히 말해서 타보기 전에 125cc에서 이런 재미를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엔진이 더 활발하게 돌아가면 더 재밌겠지만 부드러운 감각의 엔진이 친절한 몽키의 이미지와 딱 맞아서 좋았다. 놀이감각 역시 더 커졌다. 시트 위치상 뒷바퀴 위에 올라탄 것과 같다보니 클러치만 통 튕겨도 프런트 휠이 공중으로 떠오르고 조향각이 넓어 아주 짧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 ABS는 리어에 적용되지 않는데 초심자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부러라도 리어 브레이크는 ABS개입을 꺼두고 타는 편이라 오히려 마음에 드는 세팅이었다.

모든 게 쉽다

몽키 125에는 뭔가 어려운 게 하나도 없었다. 시동은 셀프스타터가 있어서 버튼으로 걸 수 있지만 워낙 시동성이 좋다보니 클러치 레버를 잡은 상태로 시트에 앉아 좌우로 발을 슬슬 구르다가 클러치만 툭 놔줘도 시동이 걸린다. 아니 기어를 넣은 상태로 바이크를 끌고 가도 시동이 걸릴정도다. 또한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기울어도 다리 힘만으로 버티는 게 가능하고 주차 할 때도 한쪽으로 바싹 대고 싶으면 바이크를 훌쩍 들어 옮기면 되었다. 포지션도 편하고 시트도 푹신하다. 이렇다보니 타는 내내 어렵고 불편한 게 전혀 없었다. 그래서 모든 기억이 즐겁게 남는지도 모르겠다. 공인 연비는 슈퍼커브110(65km/ℓ)나 C125(70km/ℓ)보다, 심지어는 베이스 모델인 MSX125(63.565km/ℓ)보다도 좋은 70.5km/ℓ를 기록한다. 5.6리터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395km를 달릴 수 있는 어마어마한 효율이다. 60km/h 정속주행 기준 연비니 실 연비는 떨어지겠지만 보면 볼수록 놀라운 바이크다.

테일램프는 고전적인 원형이지만 내부는 LED를 사용하고 깔끔하게 마감해서 품질이 상당히 좋다. 리어펜더는 크롬부분을 짧게 쳐내서 시각적으로 더 경쾌하다


계기반 역시 원형이지만 내부는 현대적인 터치로 낡은 바이크가 아닌 요즘 바이크의 느낌을 준다

가격 또한 착하게 나왔다. 일본에서 44만 엔에 판매되고 있는 것이 국내 가격 479만 원에 팔리고 있으니 거의 차이가 없다. 혼다코리아가 공식가격을 발표했을 때 정식 발매전의 병행수입 제품보다 200만 원 이상 저렴해서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MSX125보다는 90만원 비싸지만 차량 전반적으로 사용하는 파츠들이 훨씬 고급스럽기 때문에 충분히 납득이 된다. 그럼 몽키125의 가장 큰 단점은? 현재 물량이 국내에 들어오기 무섭게 사라지는 중이라 사고 싶어도 살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 타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하나 살까 했는데 지나치게 높은 인기 덕분에 구할 수가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발매 소식을 전하기 전에 미리 예약부터 걸어둘걸 그랬다.

/



HONDA MONKEY 125

엔진형식 공랭 단기통 SOHC 2밸브    보어×스트로크 52.4 × 57.9(mm)    배기량 124cc    압축비 9.3 : 1    최고출력 9.4ps / 6,750rpm    최대토크 11Nm / 5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5.6ℓ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도립 (R)더블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20/80-12 (R)130/80-12 (F)220mm 싱글디스크    브레이크 (R)190mm 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1710×710×1030(mm)    휠베이스 1,478mm    시트높이 779mm    건조중량 105kg    판매가격 479만 원









양현용 사진 양현용/윤연수 취재협조 혼다코리아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