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레벨,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V4 S

조회수 2021. 8. 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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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레벨

DUCATI MULTISTRADA V4 S

두카티 멀티스트라다가 새로운 V4엔진과 함께 더욱 강력해졌다. 최첨단 전장비와 압도적인 파워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어드벤처 바이크에 대한 기준을 한 단계 높인다.




멀티스트라다V4가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어떻게 봐도 예쁘장한 디자인은 아니니까. 하지만 멋지게는 보인다. 처음에는 어색해보이던 부분들도 눈에 익고나면 멀티스트라다V4만의 개성으로 보인다. 파격적인 디자인은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릴 뿐이다. 프레임은 신형 몬스터와 마찬가지로 트렐리스 프레임 대신 모노코크 알루미늄 프레임을 사용한다. 경량화와 차체강성 향상을 위한 변화다. 그래도 멀티스트라다는 서브프레임에 트렐리스프레임의 흔적이 남아 있다.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팽팽하게 느껴지는 바디워크는 잔근육이 촘촘한 맹수의 몸을 보는 것 같다. 코너링 라이트를 포함한 LED헤드라이트는 강렬한 인상을 주며 경량화된 스윙암도 듬직해 보인다. 순정 핸드가드도 오프로드를 대비해 튼튼한 원피스 구조로 변경되었다. 이렇게 실전을 대비하며 자연스럽게 생겨난 ‘멋’이 멀티스트라다V4가 가진 카리스마의 원천이다.



그란투리스모V4

멀티스트라다 V4의 V형 4기통 엔진은 파니갈레 V4의 심장인 데스모세디치 스트라달레 엔진의 사이즈를 줄이고 배기량은 55cc 더 키워 만든 V4그란투리스모 엔진이다. 두카티가 고집스럽게 지켜오던 데스모드로믹 밸브 대신 밸브스프링 방식을 사용한다. 두카티가 강제개폐방식의 데스모드로믹 밸브를 처음 도입한 1978년 이후 데스모드로믹 밸브가 쓰이지 않은 첫 바이크다. 밸브의 복귀가 스프링의 장력에만 의지하는 밸브 스프링 방식과 달리 데스모드로믹 방식은 캠이 직접 밸브를 닫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레드존이 없고 고회전에 유리하다. 당연히 고성능 엔진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이야기하면 고성능 엔진이 아니면 굳이 필요 없는 기술이라는 말도 된다. 


다운포스에 집중하는 스트리트파이터V4의 윙렛과 달리 라이더에게 시원한 바람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더 큰 목적인 에어터널


218마력에 16,500rpm까지 돌리는 파니갈레 V4 R에는 축복 같은 기술이지만 최고 출력 170마력에 1만rpm남짓 돌아가는 멀티스트라다에겐 오버스펙이라는 것을 두카티 스스로가 인정한 것이다. 전통을 포기한 대신 얻는 점들은 상당히 많다. 밸브 점검주기가 6만km로 크게 늘었다. 구조가 단순해진 만큼 내구성 및 정비성도 좋아지고 가격도 저렴할 것이다. 다만 멀티스트라다V4를 필두로 이처럼 밸브스프링 모델이 확대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도 든다. 어쨌든 이 신형 엔진의 크기는 상당히 작다. 2기통인 멀티스트라다 1260DVT보다 작고 가볍다. 덕분에 무게중심을 차량의 중심으로 옮겨올 수 있었고 이는 차량의 밸런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주행을 시작하니 묘한 기분이 든다. 위화감이라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우선 무난한 설정의 투어링 모드로 시작했다. 엔진은 125cc엔진이 돌아가는 것처럼 가볍게 휘휘 돌아가는데 클러치를 통해 뒷바퀴에 전달되는 힘은 뻥튀기가 된 듯 어마어마하다. 이 오묘한 느낌의 근원은 역회전 크랭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크랭크의 회전방향을 뒤집어 엔진에서 발생하는 자이로효과가 차량 전체의 자이로효과를 상쇄시켜 직진성은 줄여주고 더 가벼운 핸들링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같은 기술을 적용한 파니갈레V4나 스트리트파이터V4에 비해 멀티스트라다에서 그 효과가 더 크게 느껴졌는데 무게중심이 상대적으로 높고 역회전질량이 커서 상쇄효과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어드벤처 바이크특유의 가벼운 핸들링까지 더해져 더 극대화 된 느낌이다. 


윈드쉴드는 가볍게 한손으로 조절할 수 있다


정차 시에는 후방 실린더의 점화를 차단하고 배기플랩도 닫혀서 조용하다가 달리기 시작하면 소리가 조금 커진다. 이게 실시간으로 바뀌다보니 시내 주행 시엔 이게 내 배기음이 맞는지 옆차에서 나는 소린지 헷갈릴 때가 있었다. 게다가 170마력의 V4엔진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거친 맛이나 박력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게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아니다. 그냥 처음 경험하는 느낌에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다만 라이더와 바이크가 조금은 동떨어진 느낌, 그래서 피로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설정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속도를 올리니 바이크와 내 몸 사이를 엮은 끈들이 꽉 조여지듯 몸에 착 붙는다. 신기한 경험이다.


새로운 얼굴에서 부리가 조금 납작해 보이던 이유는 레이더의 사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압도적인 파워

멀티스트라다 V4는 바이크를 타는 방식이 바뀐다. 보통 추월 등을 위해 바이크를 가속하려면 먼저 생각하고 손을 움직여 스로틀을 비틀어 속도를 붙여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멀티스트라다 V4는 생각과 동시에 내가 가야할 곳을 바라보면 속도는 이미 원하는 만큼 붙어있다. 스포츠 모드에서 주행하면 내 머릿속과 바이크의 뒷바퀴까지 하나의 선으로, 그것도 아주 팽팽하게 당겨진 상태처럼 즉각적이고 빠르게 반응한다. 스로틀의 개도량 하나로 뒷바퀴에 모든 무게를 다 실어버릴 수 있다. 아무생각 없이 스로틀을 당기며 퀵시프트를 까딱이는 것도 조심해야한다. 순식간에 가속해 비현실적인 숫자가 계기반에 표시는 걸 보게 될 것이다. 


깔끔한 그래픽과 빠른 반응성이 돋보이는 TFT계기반은 각종 설정을 손쉽게 할수있게 도울 뿐 아니라 스마트폰 연결을 지원해 편리하다


그 과정에서 바이크가 애쓰거나 힘겨워하는 느낌도 없다. 생각보다 뛰어난 방풍성도 이 어이없는 속도감에 한몫을 한다. 원터치로 조절되는 윈드쉴드를 척 위로 올리고 허리를 살짝만 말아주면 머리 위와 어깨로 바람이 다 넘어가버리면서 속도를 크게 느낄 수 없게 만든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어드벤처바이크의 영역을 훌쩍 넘어 슈퍼바이크에 가까운 성능이다. 만약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목적지에 최대한 빨리 달릴 때 탈 바이크 고르라면 주저 없이 멀티스트라다V4를 고를 것이다. 가장 편안한 포지션으로 노면에 대한 걱정 없이 슈퍼바이크처럼 달릴 수 있으니까.


테일램프 아래위치한 레이더로 측후방의 차량을 감지한다


첨단의 끝

새로운 멀티스트라다에는 첨단 전자장비가 거의 다 적용된다. 관성측정장치IMU기반으로 작동해서 코너링에 대응하는 트랙션 컨트롤DTC과 코너링 ABS, 스마트키, 양방향 퀵시프트DQS, 윌리 컨트롤DWC, 차량 홀드 컨트롤VHC, 그리고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인 스카이훅 서스펜션 등등 현재 모터사이클에 적용 가능한 전자장비는 다 도입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능은 전후방에 레이더를 장착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ACC(Adaptive Cruise Control)와 사각지대 감지 BSD(Blind Spot Detection)기능이 추가되었다. 이미 BMW의 R 1250 RT를 통해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에 대한 경험은 있지만 사각지대감지 기능은 처음이다. 사각지대에 차량이 접근하면 밝은 불빛이 미러에 들어오며 경고한다. 밝은 불빛이라 낮에도 인지하기 어렵지 않다. 


사각지대에 차량이 접근하면 미러 귀퉁이의 램프가 노란불빛으로 경고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스로틀을 이용해 거리만 맞춰주는 게 아닌 브레이크까지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한다. 크루즈를 켜면 차량과의 거리를 세팅한 대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따라가는데 돌발 상황으로 앞차가 갑자기 정차하면 함께 급제동을 한다. 만약 너무 느긋하게 정신을 놓고 있었다면 깜짝 놀랄만한 제동력으로 세워버리니 딴 짓은 절대 금물이다. 대부분의 추돌 사고는 집중력을 잃은 아주 찰나에 발생한다. 특히 장거리 투어를 하다보면 종종 집중력이 흐려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ACC와 BSD가 바이크 타는 동안 딱 한 번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 적극적으로 라이더의 안전을 지키는 장비의 개발은 모터사이클의 미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정말 놀랍다.


상어 아가미처럼 생긴 측면은 라디에이터와 라이더사이는 에어커튼 효과로 열기를 차단한다


뛰어난 열관리?

멀티스트라다V4를 찬찬히 살펴보면 라디에이터 열기를 차단해주는 에어커튼이나 신선한 공기를 라이더에게 공급하는 날개까지 멀티스트라다V4는 열관리 부분을 크게 신경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라이더의 편안함을 위한 에어로 다이내믹. 그래서 한여름에도 쾌적한 주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애초에 이렇게까지 열 관리를 해야 할 정도로 뜨거운 바이크임을 간과했다. 아마 별 생각 없이 출시했다면 아마도 불지옥을 맛봤을 것인데 엔지니어들이 열관리를 꼼꼼하게 해서 탈수는 있게 만들어 준 느낌이다. 역시 바이크의 재미와 엔진의 열기는 불가분의 관계니 그냥 참는 수밖에.



오프로드 테스트

이번 테스트에서 오프로드 성능은 가볍게 맛만 보았다. 비로 인해서 노면이 축축하게 젖고 곳곳이 진흙으로 미끌거리고 타이어는 온로드 중심의 순정타이어였기 때문이다. 주행 모드만 오프로드 모드로 바꾸면 준비는 끝난다. 서스펜션은 오프로드에 최적화 된 댐핑을 스스로 판단해 조절하고 스로틀을 과격하게 조작해도 스스로 적당히 필터링해서 부드럽게 출력을 내준다. 


가볍고 튼튼하게 생긴 더블 스윙암은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에 둔 것이다


프런트 디스크는 330mm로 초대형 사이즈에 브렘보 스티레마 캘리퍼를 조합해 최상의 브레이크 성능을 낸다


브레이크 역시 프런트에는 ABS가 작동하고 리어는 잠김을 허용해 슬라이드를 이용한 주행이 가능하다. 휠이나 서스펜션 스펙이 비슷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오프로드 주파성은 멀티스트라다 950 S와 유사한 느낌이었다. 의외였던 점은 4기통이라 리어 타이어의 접지력에 대한 피드백이 잘 오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V4엔진은 독특한 고동감과 더불어 스로틀을 열 때의 리어의 접지력이 아주 선명하게 느껴졌다. 트랙션 컨트롤을 끄고 미끄러트리며 달려보기도 했지만 불안함이 없다. 본격적인 오프로드 테스트는 오프로드 타이어로 교환 후 추후에 따로 진행 할 예정이다.



극대화 된 4 in 1 콘셉트

2010년 멀티스트라다 1200과 함께 도입한 4 in 1 콘셉트는 스포츠, 투어링, 오프로드, 어반의 네 가지 바이크를 하나의 바이크에 담는 것이다. 이 4가지 콘셉트는 하나하나가 다 선명해졌다. ‘스포츠’는 기존모델과 비교할 수 없게 더 빠르고 더 날렵하며 더 잘 선다. 흠잡을 데 없는 진화다. 여기에 ‘투어링’은 라이더에게 피로를 전달하지 않으면서도 빠르게 달린다. 


시트는 쿠션감이 좋아 장시간 주행에도 엉덩이가 아프지 않았다. 뒷자리에는 열선 조절 버튼이 중앙에 박혀있다


게다가 라이딩의 피로감이 쌓이면 앞차를 따라가는 ACC를 활용해 체력을 비축할 수 있다. ‘오프로드’는 19인치 휠을 기본 장착하며 달릴 수 있는 도로의 한계가 확실히 넓어졌다. ‘어반’은 도심에서는 사각지대감지 기능이 아주 유용했다. 한시라도 방심하면 영역을 침범당하는 바이크에게 제3의 눈이 되어 안전을 지켜준다. 이렇게 네 가지 콘셉트에서 모두 발전하며 기존의 멀티스트라다뿐만 아니라 쉽게 경쟁 모델들을 압도해버린다. 이렇게 기준은 높아졌다.






DUCATI MULTISTRADA V4 S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V4 DOHC 4밸브    보어×스트로크 83 × 53.5(mm)    배기량 1,158cc    압축비 14 : 1    최고출력 170hp / 10,500rpm    최대토크 125Nm / 8,75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용량 22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50mm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타이어 사이즈 (F)120/70 ZR19 (R)170/60 ZR17    브레이크 (F)330mm더블디스크 (R)265mm싱글디스크    휠베이스 1,567mm    시트높이 840/860mm    건조중량 218kg    판매가격 3,470만 원부터 (트레블 레이더 패키지 3,730만원부터)




양현용 사진 양현용/윤연수 취재협조 두카티 코리아 ducati-korea.com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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