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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으로 향하는 길

월간모터바이크 입력 2021. 10. 06. 11:04 수정 2021. 10. 0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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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NY'S ROUTE

지리산으로 향하는 길



오늘도 좋은 라이딩 코스를 알려 드리기 위해 지도를 펼쳐 놓은 쟈니블랙 인사드립니다. 9월과 10월은 아마도 라이딩을 즐기기에 최적의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에는 장거리 투어로 남해나 거제도를 향하는 분들이 도중에 들러 보면 좋을 만한 곳들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혼자가 아닌 지인과 함께하는 투어라서 약속 장소인 바이크 카페로 달려갔습니다. 용인시 기흥구 할리데이비슨 본사 근처에 위치한 카페 롤링트라이브는 널찍한 바이크 전용 주차 공간과 라이더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 잘 갖춰진 라이더 전용카페로 이름난 곳입니다. 이날 함께한 지인은 라이딩 경력은 나름 10여 년이 넘었지만, 장거리 투어 경험이 적어 곳곳에 숨어있는 지방 국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번 여행의 대략적인 목적지는 지리산! “어디를 가느냐 보다는 어떻게 가느냐”를 중요하게 여기는 저는 평소 많은 분들이 투어 코스로 다녀오는 명소 사이의 장소들을 찾아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결정된 첫 번째 목적지는 바로 충주호입니다. 충주호는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정도로 넓은 면적과 많은 수량을 간직한 만큼 다양한 라이딩 코스들이 있지만 이날은 충주호의 남쪽라인을 따라 달리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기흥에서부터 시작된 차량 정체는 수원과 용인까지 이어지지만 최근 들어 이륜차에 대한 일반 운전자들의 반감을 고려해 최대한 정숙한 주행을 하다 보니, 시간이 무척 지연되더군요. 그러다 드디어 양지리조트를 벗어날 때쯤 도로 사정이 좋아집니다. 보통 이렇게 오랜 정차 구간을 벗어나게 되면 이륜차 뿐만 아니라 사륜차 역시 한동안 갑갑함을 해소하기라도 하듯이 평소보다 과격한 운전을 일시적으로 하게 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정체 구간을 벗어난 직후에는 특히 주변 차량들의 이동을 잘 살피며 주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주호 아래 송계계곡


충주호에서 월악산으로

탁 트인 3번 국도는 정체로 인해 답답했던 스로틀을 마음껏 개방할 수 있는 속 시원한 도로죠. 그렇게 달려 드디어 도착한 충주호. 내사 휴게소를 지나면서부터 드디어 충주호의 푸른 자태가 눈에 들어옵니다. 충주호의 남쪽 부분을 지나는 36번 도로는 충주호를 대표하는 카페 게으른 악어를 지나 월악선착장으로 이어지는데 이 36번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5번 도로로 갈아타면 경치 좋기로 유명한 단양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단양과 충주호는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해드린 적이 있으니 이번엔 조금 다른 길들을 보여드리는 게 좋겠죠?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충주호에서 단양으로 이어지는 36번 도로와 5번 도로는 단언컨대, 단양에서부터 충주호로 내려오는 코스의 경치와 감동이 압도적으로 더 좋습니다. 거짓말을 좀 보태면 같은 길 같은 코스임에도 불구하고 시야에 들어오는 풍광의 수준 자체가 다르다고 할 정도로 차이가 나는 코스이니, 혹시 단양과 충주를 동시에 둘러보실 분이라면 꼭 단양을 먼저 둘러보시고 충주호로 내려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무튼 저는 충주호에서 사진 한 장도 남기지 않고 월악산 국립공원을 향했습니다.


월악산에서 잠시 쉬어 가는 길


밤하늘의 달이 마치 주봉인 영봉(靈峰)에 걸린 듯해 월악(月岳)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월악산은 충주, 제천, 문경의 세 지방의 경계에 걸쳐있는 산입니다. 영봉에 오르는 구간은 경사와 난이도가 결코 만만하게 볼 산은 아니지만, 그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충주호와 주변의 경관은 그야말로 감탄과 함께 산행의 힘겨움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으니 등산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올라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충주호의 월악선착장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송계계곡은 월악산을 대표하는 계곡으로서 사시사철 울창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바로 옆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까지 들을 수 있으니 더위를 쫓아 버리기에는 그만인 곳이죠. 단, 이른 봄에는 그늘로 인해 미처 다 녹지 않은 살얼음 구간이 많으니 3월에 이곳을 지나는 라이더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속리산으로

다음으로 향한 곳은 문경입니다. 사실 문경은 속리산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거쳐 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경에서 추천할 만한 코스로는 자전거 여행자들의 성지로 통하는 이화령과 기암괴석과 3개의 다리들이 교차하는 진남교반, 그리고 평소에 쉽게 경험해보기 어려운 클레이 사격장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날도 진남교반의 경치를 사진에 담기 위해 근처의 휴게소를 들렸으나, 주차 관련 작은 언쟁이 있다 보니 오만정이 다 떨어져서 그냥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도가 지나친 운행을 하는 일부 이륜차 운전자들도 분명 반성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분명 같은 비용을 지불하고 식사를 하고 음료를 마시는 엄연한 고객인 이륜차 라이더에게 “이리가라, 저리가라’’, “거기는 주차금지다”… 라이더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참기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럴 때 빨리 안 좋은 기억과 화를 떨쳐내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 일이죠. 안전한 라이딩에 방해되는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빨리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고 편안하고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라이딩 하는 것이 안전한 라이딩과 장거리 투어의 첫번째 항목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속리산에 도착해보니 또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다는 거죠. 속리산은 산 그 자체를 관통하는 도로보다는 산 주변을 돌아보는 도로가 대부분이라 한가로운 라이딩을 즐기기엔 좋지만 산세의 풍경을 사진에 담기엔 그다지 좋지 않은 산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런 저런 장소에서 바이크를 멈춰 보았으나 화양구곡이 아닌 쌍용계곡에서 속리산 국립공원으로 이어지는 용화로를 탄 것이 실수였습니다. 만약 바이크로 속리산을 둘러본다면 꼭 화양구곡쪽으로 코스를 선택하길 추천합니다. 끝까지 보시면 입이 떡 하니 벌어질 기막힌 장소들이 나오니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답니다. (웃음) 어느덧 속리산 둘레를 한 바퀴 돌고 나니, 허기와 추위가 몰려옵니다. 그래도 기왕 속리산 자락까지 왔으니 산의 기운 가득한 속리산 산채 비빔밥 거리에서 이 동네 시그니처 메뉴인 산채 비빔밥은 먹어 주어야 합니다. 산나물과 달걀 프라이가 정겨운 속리산표 비빔밥 한 그릇을 해치우는 동안 어느덧 해는 꼴딱 넘어가고야 말았네요. 조금 무리를 해서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 볼까도 했으나 이번 투어는 혼자가 아닌지라 가까운 대전에서 하룻밤을 묵어가기로 했습니다.


플레이스 플로라 대전 동구 회남로 57-54



속리산에서 대전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플레이스 플로라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제법 규모가 큰 카페로 팡시온과 더불어 대청호에서 한 번쯤 가볼 만한 카페로 유명한 곳입니다. 사실 저희는 그냥 지나치려 했으나, 수목원에서 새어 나오는 화려한 조명을 보니 그냥 스쳐 지나기가 아깝더군요. 이곳은 여자친구, 와이프와 함께 들리시면 더 좋은 점수를 딸 수 있는 곳으로 이름에서 느껴지듯, 잘 가꿔진 식물원과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매력적인 곳이니 잘 기억해 두셨다가 방문해 보아도 좋을 듯합니다.


금강휴게소로 가는 길


금강휴게소

대전 시내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어젯밤 일찍이 숙소를 잡고 편안하게 쉰 덕분에 에너지가 가득 충전되어 오늘은 좀 열심히 돌아다닐 계획입니다. 처음으로 달려간 곳은 옥천군에 위치한 금강휴게소 뒷길입니다. 일반적으로 금강휴게소라 하면, 경부고속도로 상에 위치해 있어 바이크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여기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사실 금강휴게소는 뒷길을 통해 바이크로도 충분히 접근이 가능한 곳입니다. 덤으로 위로는 대청호부터 이어지는 물길이 금강 줄기를 타고, 아래로는 전라북도에 위치한 용담호까지 이어지기에 시원한 고속 질주보다는 아기자기한 물길을 따라 이동하길 원하는 분들에겐 또 다른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해줍니다. 사실 금강 휴게소 뒷길과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면 아는 사람만 안다는 제법 그럴싸한 임도가 이어지는데, 이날 함께한 지인의 바이크가 임도에서는 쥐약인 카페레이서이기에 눈물을 머금고 다시 큰 도로로 방향을 돌릴 수밖에 없었답니다. 조만간 꼭 이곳을 여러분에게 보여드릴 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그렇게 약간의 여운을 남기고 금강줄기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했습니다. 4번 국도와 505번 도로를 넘나들며 이동하는 길은 언제나 차량의 흐름이 거의 없어 한적하게 금강의 아름다움을 오로지 즐기기에 최적입니다. 이 길을 따라 가다 만나게 되는 송호국민관광지는 울창한 소나무숲에서 하룻밤 묵기 원하는 모캠족이라면 꼭 들려 볼 만한 캠핑 장소이기도 하니, 잘 기억해 두셨다가 박투어나 모캠 투어 때 활용해 보아도 좋을 겁니다. 또한, 저희는 일정 때문에 들리지 못했지만 물줄기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노지 캠핑의 성지인 적벽강 캠핑장을 만나게 됩니다. 내 텐트, 내가 설치하는 캠핑조차도 한 달 전부터 예약 없이 떠나기 막막할 때, 언제든 사전 예약 없이 선착순으로 먼저 텐트 친 사람이 우선인 적벽강 노지는 전국에 그리 많이 남지 않은 노지 캠핑의 성지 중 하나랍니다.



이제 어느덧 이번 여정의 최종 목적지인 지리산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리산에 도착하기까지는 무주와 덕유산이라는 거대한 산 하나를 더 통과해야만 합니다. 힘겨운 겨울 산행을 하지 않고도 눈 쌓인 상고대와 아름다운 설경을 볼 수 있는 덕유산은 전라권 스키어들의 대표적인 겨울 레포츠 천국으로 무주리조트의 곤돌라를 타면 힘들이지 않고 설천봉까지 도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무주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까지는 고작 30여분 정도만 능선 산행을 하면 되기에 날로 먹는 설경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무주를 지날 때 자주 이용하던 코스가 아닌, 조금은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덕유산의 동쪽을 돌아 당산폭포 방면으로 1001번에서 37번으로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사실 당산폭포 앞까지는 이렇다 할 절경까지는 아니지만, 본격적인 경치는 북상초등학교를 지나 우회전을 하면서 펼쳐집니다. 주은자연휴양림 즈음 도착하면 이곳이 무주의 이름난 덕유산 자락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빼어난 경관과 함께 도로 왼쪽으로 계곡을 두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와인딩 코스들이 나타나죠. 그 가운데에서도 월성1교와 월성2교 사이도로 오른쪽에 위치한 바위 계곡은 한여름 최고의 물놀이 장소 중 하나이니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이 코스를 라이딩한다면 덕유산의 명코스인 육십령길도 반드시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곧장 함양으로 향하였습니다.


함양의 거연정


함양 화림동계곡

그렇게 무주의 아름다움을 뒤로하고 경치하면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인 함양이 이어집니다. 지금부턴 그야말로 사방 그 어디를 둘러봐도 아름다움의 종류만 다를 뿐, 넓고 탁 트인 경치와 산맥들이 병풍처럼 겹겹이 펼쳐지는 절경의 향연이 시작됩니다. 제가 국내 산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언제 어느 때 오더라도 항상 또 다른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지리산 코앞까지 온 것이 실감나더군요. 제가 지리산을 이토록 좋아하는 이유는 지리산 그 자체의 아름다움도 물론이지만, 지리산의 지리적 특징인 3개의 도(道)를 아우르는 크기와 규모 그리고, 지리산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지역들의 경관이 그 무엇 하나 그 어디 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수려하기 때문입니다. 하동, 구례, 함양, 남원, 산청 등 지리산은 그야말로 지리산이라는 메인 메뉴 이외에도 곁들여 나오는 메뉴 하나하나가 환상적인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의 만찬과도 같은 곳이기 때문이죠. 특히, 이날 제가 찾은 함양 화림동계곡은 꽃 화 (花)와 수풀 림(林)을 계곡 이름에 붙여 놓았듯 꽃과 같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계곡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군자정, 거연정, 동호정 그리고, 농월정이라는 이름의 각기 다른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는 아름다운 우리 정자 예술의 절정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아기자기한 조형미가 가장 빼어난 거연정을 가장 좋아합니다. 큰 바위 위에 정자를 짓고, 마치 구름다리같은 아치 형태의 다리로 이어지는 거연정의 모습은 그 어떤 현대적인 구조물도 따라올 수 없는 그림을 보여줍니다.


옥연가 경남 함양군 함양읍 상림3길 10


많은 라이더 분들이 지리산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고 찾는 지안재의 와인딩 길은 자칫 내비게이션으로만 설정할 경우, 아름다운 함양 4개의 정자를 무시하고 지나치도록 안내하니, 잊지 마시고 거연정, 동호정, 군자정, 농월정에 들러 인생사진 한 장씩 찍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멋진 사진도 얻었으니, 점심을 든든하게 먹어줘야 지리산 구경을 잘할 수 있겠죠? 이날 점심식사를 위해 찾아간 곳은 함양시내에 위치한 옥연가입니다. 연잎밥 정식으로 유명한 이곳은 찰기 넘치는 찹쌀밥에 이런저런 고명을 섞어 연잎으로 고이쌓아 쪄낸 연잎밥과 정갈한 반찬들로 나름 이 지역에서 소문난 맛집으로 유명합니다. 더군다나 제가 방문할 당시에는 지역 축제를 진행하고 있던 터라 더욱 붐비는 듯했습니다.


지리산 지안재


지리산 와인딩길

자, 이제 속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본격적인 지리산 탐방에 나설 차례입니다. 우선, 지리산 탐방 그 첫 번째는 지안재입니다. 국내에는 지리산의 지안재와 같은 와인딩 도로들이 꽤나 있습니다. 단지, 한눈에 그 광경을 훤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도로가 몇 없을 뿐이죠. 이날 지안재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서너 대의 레플리카 바이크들이 지안재의 와인딩 도로 위를 오르내리고 있더군요. 전망대는 어느새 지안재 서킷의 관중석이 된 것 같았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니슬라이더를 북북 긁어 대며 지안재를 오르내리는 라이더들을 신기한 듯 구경하고 계시더군요. “오메오메~~” “야 쟈는 사람이 아닌갑다~~” “눕네 누워. 쟈들은 눕어가 코너바리 돌아재끼삐네~” 등등 (웃음)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앞 차를 추월하는 위험한 장면 없이 차량 운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충분한 간격을 유지한 채 와인딩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를 구경하던 시민들의 반응도 적대적이기 보다는 신기하고 재미난 구경거리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지안재를 뒤로 하고 슬슬 지리산의 품안으로 들어갑니다.



오르막 숏코너 구간을 끝내면 드디어 지리산이 “내가 바로 지리산이다”라고 외치는 듯한 풍경을 드러냅니다. 이후 내리막길의 끝자락 삼거리에 도착해 유턴하다시피 좌회전을 하면 눈앞에 신비로운 광경이 하나 펼쳐지는데 바로 전방에 위치한 채석장 위로 보이는 거대한 부처님 얼굴 조각상입니다. 주성치 주연의 쿵푸허슬이라는 영화를 보면 끝자락에 <나래여한장>이라는 부처님 손바닥치기 같은 무술이 나오는데, 저는 지리산에 올 때마다 저 큰바위 위에 새겨진 부처님 얼굴상을 보면서 주성치 뒤에서 하늘 위로 솟아오르던 부처님의 형상이 오버랩되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언젠가 저 위에 꼭 한 번 올라가 봐야지 생각했는데 이번 투어에서 부처님 얼굴상을 사진에 담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럽고 기쁩니다. 구독자 여러분들도 혹시 뱀사골에서 지안재 방향으로 넘어가신다면, 부처님 얼굴상을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이후 60번 도로에서 861번 도로를 따라 달리면 뱀사골 계곡과 달궁 야영장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뱀사골 야영장을 더 좋아하지만, 뱀사골 야영장은 캠핑 사이트까지 바이크와 들어갈 수가 없고, 앞에 위치한 주차 공간에 주차를 한 뒤 모든 짐을 손수 캠핑 사이트까지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 달궁 야영장은 바로 사이트 옆에 주차가 가능하니, 혹시 이곳에서 모캠을 즐기길 원하시는 분이라면 이점도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지리산 달궁야영장


그렇게 달궁 야영장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달궁 계곡 식당과 매점들이 이어집니다. 계곡의 양옆에 늘어선 식당에선 멧돼지 구이와 도토리묵 등 각종 지리산 특산물을 이용한 음식들을 팔고 있으니 지리산의 정취를 느끼면서 평상 위에 앉아 식사를 즐기시고 싶은 분이라면 이곳을 방문해보세요. 자, 여기에서 <노고단>과 <정치령> 두개의 갈림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두 곳 모두 어디내 놓아도 빠지지 않는 멋진 풍경과 이리저리 바이크를 기울이는 와인딩의 재미를 느끼기엔 충분한 숏코너들의 연속입니다. 그래도 지리산의 멋진 풍경을 담아내기엔 정치령 보다는 노고단이 더 좋습니다. 정치령의 경우, 도로와 아래쪽 계곡 간의 높이 차이가 상당하고, 울창한 나무들이 계곡의 절경들을 모두 가리고 있어 사실상 그 경치들을 제대로 즐기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노고단의 와인딩 길의 경우, 내비게이션을 어지간히 확대하기 전엔 나타나지 않아 혹시 지리산 라이딩이 처음이라면 이점도 꼭 유념해 두어야 합니다.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날이면, 저 멀리 남해와 여수도 볼 수 있는 노고단과 성삼재 길은 내리막이 심하고 헤어핀 숏코너 구간이 많음으로 항상 안전에 유의하면서 주행해야 하는 구간입니다. 또한, 비단 지리산뿐만 아니라 전국 각처의 경치가 빼어난 와인딩 길에는 생각 없는 사륜차들이 블라인드 코너 중간 중간에 불법주차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니 이럴 경우를 대비해 조금은 여유 있는 주행을 해야 합니다.


동아식당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동길 4-5


드디어 이번 여정의 끝 지리산을 모두 돌아보았습니다. 노고단에서 구례로 내려온 저희는 구례의 소문난 맛집 동아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작은 골목안에 위치한 동아식당은 사실 식사보다는 막걸리 안주로 유명한 가오리찜과 돼지족탕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지리산 자락에 살고 있는 제 지인이 예전부터 입이 닳도록 칭찬했던 곳이죠. 저희는 이날 가오리찜 작은 것 하나를 주문했는데, 평소 홍어 매니아임을 자청하는 제 기준에 이집의 가오리 찜은 비록 삭힌 홍어찜 특유의 알싸하고 탁 쏘는 맛은 없었지만, 가오리의 퀄리티나 양념의 정도 모든 면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줄 만한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식당이 문닫기 직전에 도착한 저희들 이후에 한 쌍의 젊은 커플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보아하니 삭힌 홍어는 고사하고 가오리찜조차 이번이 처음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던 그 커플은 그저 방송에 나온 식당이라는 유명세만 보고 찾아온 듯 보이더군요. 결국 고스란히 가오리찜을 남기고 떠났답니다. 저는 되도록이면 지역을 여행하며 그 지역의 특산물과 지역의 향토색 강한 음식들을 주로 찾아다니는 편입니다. 그리고, 음식에 관한 저의 평소 생각은 “이 세상에 맛없는 음식은 없다” 입니다. 단지, 그 음식을 맛없게 조리하는 식당이 있을 뿐이며, 그 음식의 참 맛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만한 입맛을 아직은 가지지 못한 것 일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식당에서 몇 번씩 조심히 올라가라는 주인 할머님의 정겨운 배웅 인사와 함께 저의 이번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하였습니다. 서울에 올라가면 본가에 계신 할머님을 찾아뵙고 재롱 좀 떨어드려야겠습니다. 그럼, 쟈니블랙의 라이딩 루트는 여기서 마무리 지려고 합니다. 다음 달엔 더 많은 볼거리와 입 안가득 침샘 고이는 맛집 정보들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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