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시승] 평범한 제원, 강렬한 재미! 뉴 미니 컨버터블 JCW

조회수 2021. 7. 8. 17:52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오늘의 주인공은 두 번째 부분변경을 치른 뉴 미니 패밀리. 3도어 및 5도어 해치백과 컨버터블이다. 파워트레인은 그대로 두고, 소소한 외모 변화와 운전자의 만족도를 높일만한 편의장비를 집중적으로 보강했다. 이 가운데 난 뉴 미니 컨버터블 JCW와 함께 했다.

글 이동엽 기자
사진 미니, 이동엽

얼마 전 개인적으로 찾은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타본 미니 컨버터블이 떠올랐다. 이번 행사를 통해 꼭 일반도로에서 타보고 싶었다. 제비뽑기를 통해 시승 모델을 정했다. 티는 내지 않았지만 최근 몇 달 중 가장 신중했던 순간이었다. 간절한 바람이 통한 걸까? 컨버터블,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JCW의 운전대를 잡았다.


‘오리지널 미니’의 탄생

미니의 시작은 1959년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6~1957년 수에즈 전쟁으로 석유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기름 값이 폭등했다. 브리티시 모터 컴퍼니(BMC)의 알렉 이시고니스 경은 ‘작고 연비는 좋지만 성인 4명이 탈 수 있는 차’로 미니를 설계했다. 3m 조금 넘는 길이에 변속기와 일체화한 엔진으로 앞바퀴를 굴렸다. 네 바퀴 독립식 서스펜션, 세로로 배치한 라디에이터 그릴 등 공간 활용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두 담아냈다. 이후 2000년까지 약 40년 동안 큰 변화 없이 ‘오리지널 미니’를 생산했다.

경제적인 미니의 탄생을 다른 관점에서 눈여겨 본 사람이 있었다. 알렉 이시고니스의 친구이자 레이서였던 존 쿠퍼다. 짧은 오버행과 가벼운 무게, 낮은 무게중심 등 미니의 몇 가지 특징을 본 그는 스포티한 차로서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생각했다. 존 쿠퍼는 미니를 랠리용으로 개조하고 자신의 성을 붙여 미니 쿠퍼로 선보였다. 미니 쿠퍼는 1964~1967년 몬테카를로 랠리에 출전해 세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독특한 개성 강조하는 컬러

40년 동안 큰 변화 없던 오리지널 미니의 특징을 그대로 빼닮은 걸까? 이번 신형도 외모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 2019년 첫 번째 부분 변경을 거치며 완벽한 원형으로 바뀐 주간주행등(DRL)과 ‘유니언 잭’ 모양 테일램프 등 미니만의 독특한 개성은 그대로 유지했다.



물론 기존과 차이도 눈에 띈다. 예컨대 위아래로 나눴던 라디에이터 그릴은 하나로 합치면서 크기를 키웠다. 그 사이를 가로지른 범퍼 스트립은 차체와 같은 색으로 칠했다. 또한, 크롬으로 마감했던 포인트는 검게 물들였다. 그릴 테두리과 헤드램프 하우징, 미니 앰블럼, 도어 캐치 등 소소한 디테일인데, 인상을 바꾸기에는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다양하고 독특한 컬러가 미니만의 개성을 한층 부각시킨다고 생각한다. 미니는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루프탑 그레이’ ‘아일랜드 블루’ ‘제스티 옐로우’ 등 세 가지 컬러를 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참고로, 제스티 옐로우는 컨버터블에서만 고를 수 있다.


미니 컨버터블만의 개방감

실내도 JCW만의 특징을 담았다. 알칸타라로 감싼 버킷시트는 좌우로 요동치는 몸을 잡아주기 안성맞춤이다. 더욱 인상적인 건 스티어링 휠이다. 지난번 시승한 M3와 M4만큼이나 두껍다. 운전대 너머 계기판은 장거리 달리기 트랙 연상시키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바꿨다. 그런데 가운데 직사각형 5인치만 실제 디지털이고, 좌우 반원의 타코미터와 주유계는 아날로그 방식이다. 원형 테마를 살리면서 원가도 줄인, ‘꿩 먹고 알 먹고’ 아이디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하면서 두 가지 아쉬움을 느꼈다. 첫 번째는 원형 디스플레이다. 내비게이션 검색 시 글자 수가 많으면 끝부분이 가려 보기 어려웠다. 두 번째는 터치의 반응속도다. 이 또한 다른 기능을 만질 땐 문제없었지만, 유독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검색할 때 순간순간 먹통이 되곤 했다.


컨버터블 모델인 만큼 루프를 열었을 때 가장 만족감이 높았다. 시동 버튼을 누른 뒤 제일 처음 찾은 건 탑 개폐 버튼이었다. 개인적으로 몇 가지 컨버터블 모델을 경험해봤지만 그중 미니의 개방감이 단연 일등이다. 꼿꼿이 선 A필러 덕분이다. 같은 이유로, 올바른 시트포지션을 맞추면 자연스레 시야에 하늘이 들어왔다.

대낮 서울 한복판에서 루프를 열고 달리니 주변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다. 컨버터블 ‘초심자’인 나는 이런 뜨거운 시선을 받는 게 민망했다. 다행히 미니 컨버터블은 소프트탑을 두 단계로 나눠 열 수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선 1열 등받이까지 열리는데, 밖에서 보기엔 선루프를 연 수준이라 부담 없이 하늘을 즐길 수 있다.


편의장비도 다양하게 보강했다. 열선 스티어링 휠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국산차뿐만 아니라 수입 브랜드 엔트리 모델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옵션이다. 하지만 기존 미니에서는 찾아볼 수 없어 동호회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오너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또한, 케이블 방식이었던 주차 브레이크도 전자식으로 바꿨다.

새로 들어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의 실력도 무난했다. 도심 정체구간에서 부드러운 가감속을 이어갔고, 운전대 9시 방향에 자리한 버튼으로 설정 속도를 높여도 급격하게 가속하기보다 차분히 속도를 높여나갔다. 다만, 시스템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 차로 중앙에 맞춰 달리는 기능은 없다. 차선을 넘어가면 운전대 진동으로 경고만 한다.


고성능보단 운전재미가 핵심

보닛 아래에는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자리한다.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2.6㎏·m로 앞바퀴를 굴린다. 0→시속 100㎞ 가속시간은 6.5초. 고성능이라고 부르기엔 머쓱하다. 하지만 1,450~4,800rpm까지 넓은 영역에서 최대토크를 뿜어 체감하는 가속은 제원보다 한층 화끈하다.

미니 컨버터블 JCW의 몸무게는 1,400㎏이 조금 넘는다. 3도어 모델은 100㎏ 더 가볍다. 이와 함께 2,495㎜의 짧은 휠베이스가 운전을 더 즐겁게 했다. 운전대를 돌리는 대로 앞머리가 날렵하게 움직였고 꽁무니도 재빠르게 따라왔다. 마치 앞뒤 바퀴가 동시에 조향하는 기분이다. 우회전, 좌회전 할 때마다 즐겨 찾는 와인딩 코스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이번 시승 행사에서 함께 한 미니 컨버터블 JCW의 가격은 5,640만 원. 이날 준비한 차들 가운데 가장 비싸다. 이 예산으로 고를 다른 브랜드나 장르의 선택지도 많다. 하지만 이날 나처럼 미니의 독특한 개성과 컨버터블의 낭만적인 오픈 에어링, JCW의 알싸한 성능을 종일 경험하고 나면, 이성적 판단이 이상하게 흐릿해진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