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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취향 차이', 기아 EV6 GT라인

모터트렌드 입력 2021. 09. 17. 15:39 수정 2021. 09. 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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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E-GMP에서 뻗어 나왔지만 EV6는 아이오닉 5와 결을 달리한다. 결정은 결국 취향 차이로 나뉠 듯하다


자동차 파워트레인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도 흐름에 맞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름은 E-GMP. 이를 활용한 첫 번째 차는 현대 아이오닉 5다. 실내 공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휠베이스가 3m에 이르는 데서 알 수 있듯 아이오닉 5는 쾌적한 거주성을 콘셉트로 한다. 그렇다면 기아 EV6는 어떤 콘셉트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했을까?

EV6의 크기는 길이, 넓이, 높이가 각각 4695×1890×1550mm(GT 라인 기준)다. 휠베이스는 2900mm. 아이오닉 5보다 길고 낮다. 반면 휠베이스는 100mm나 짧다. 일단 아이오닉 5처럼 거주성에 중점을 두지 않았다는 얘기다. 디자인은 날렵하게 다듬었다. 바짝 누운 A 필러와 매끈한 옆면 그리고 와류를 줄여줄 리어 스포일러까지, 각진 아이오닉 5와는 비교되는 외모다.

실내 역시 아이오닉 5와 결이 다르다. 아이오닉 5가 공간 활용성을 강조했다면 EV6는 차다움을 유지했다. 예를 들어 아이오닉 5가 칼럼식 기어를 사용해 센터콘솔 수납을 극대화한 데 비해 EV6는 시동 버튼과 다이얼식 기어,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손 닿는 곳에 배치해 운전 중 사용하기 편하게 했다. 시승차는 GT 라인이라 내외부 스포티한 터치도 더했다. 전용 범퍼와 차체 색으로 칠한 휠 플랫 몰딩, 20인치 전용 휠을 장착해 외모에 스포티한 이미지를 더했고, 스웨이드를 사용한 시트와 D컷 스티어링휠 등으로 실내 분위기도 스포티하게 꾸몄다.

파워트레인은 스탠더드와 롱레인지, 싱글모터와 듀얼모터로 구분된다. 기아는 시승차 모두를 롱레인지+듀얼모터 구성으로 준비했다. 77.4kWh 배터리가 전기를 품고 앞뒤 모터가 힘을 합쳐 239kW의 합산 출력으로 네 바퀴를 굴린다. 익숙한 단위로 환산하면 325마력이다. 아이오닉 5보다 배터리 용량은 4.8kWh 넉넉하고 출력은 20마력 높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독특한 전자음과 함께 매끄럽게 가속한다. 그런데 가속 페달을 최대한 밟아도 어쩐지 가속감이 너무 싱겁다. 주행 모드를 바꾸지 않은 탓이다. 전기차는 주행 모드별로 모터 출력 자체를 달리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가속 페달의 예민함이 살아났다. 고삐가 풀린 것이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싣자 한층 날선 전자음과 함께 고개가 젖혀진다. 다만, 300마력이 넘는 고출력임에도 가속 페달이 너무 가볍다. 브레이크 페달도 마찬가지. 일상 주행에선 편하겠지만 안팎으로 드러나는 스포츠성에 비춰본다면 출력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묵직한 페달 감각이 좋았을 테다.

하체 감각은 저속에선 단단한 듯, 고속에선 무른 듯 아리송하다. 이유는 타이어에 있다. 모든 트림에 SUV용 타이어가 신겨진 것이다. SUV용 타이어는 높은 하중을 견디기 위해 상대적으로 사이드월을 단단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 서스펜션 자체는 부드럽게 세팅됐음을 뜻한다. 아무래도 단단한 서스펜션은 584마력을 품은 EV6 GT를 위해 아낀 듯하다.

코너를 만나면 아이오닉 5 대비 100mm 짧은 휠베이스가 장점으로 작용한다. 깊은 코너를 돌아도 꽁무니가 잘 쫓아온다. 코너링 시 뒤가 흐르던 아이오닉 5와 다른 움직임이다. 참고로 휠베이스가 길어지면 회전반경이 늘어남과 동시에 코너링 중 이질감도 증가한다. EV6가 가진 휠베이스 2900mm는 짧진 않지만, 운동 성능을 방해할 수준은 아니다.

복병은 몸무게다.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무게중심을 낮췄다고는 해도 2055kg에 달하는 공차중량과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만나 하중 이동이 크다. 차체가 원래 자세로 돌아오는 시간도 더뎌 연속된 코너를 공략하긴 힘들다. 다행히 GT 라인에 신겨진 콘티넨탈 크로스콘택트 RX 타이어는 육중한 무게를 듬직하게 받쳐준다. 덕분에 코너링 시 밀림이 없어 불안함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구름저항이 큰 패턴과 20mm 늘어난 트레드 폭은 주행거리 손실 요인으로 작용한다. 배터리 용량 차이를 제외하면 가장 크게 주행거리를 손해 보는  요소다. 성능을 취하고 주행거리를 잃은 셈이다.

다만, EV6 GT 라인 1회 충전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403km(듀얼 모터)로 부족하지 않다. 비슷한 구성의 아이오닉 5와 비교해도 33km 더 달릴 수 있는 수치다. 더 넉넉한 배터리와 함께 유려한 차체 실루엣이 공기저항을 줄인 덕분이다. 시승 중 기록한 전비는 5.9km/kWh. 공인 복합 전비 4.6km/kWh 대비 높은 기록이다.

기아 EV6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아이오닉 5와 여러 지점에서 대척점에 선다. 아이오닉 5는 차와 함께하는 여가 시간에 중점을 맞춰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만족시키는 반면 EV6는 이동 그 자체의 즐거움에 집중했다. EV6 가격은 스탠더드 라이트 4841만 원을 시작으로 롱 레인지 GT 라인 5938만 원까지다. 아이오닉 5와 비슷한 트림 구성을 했을 때 150만 원가량 비싸다. 넉넉해진 배터리와 주행거리를 감안하면 가격 차이는 납득할 수 있다. 결정은 결국 취향 차이로 나뉠 듯하다.

KIA EV6 GT-Line

기본 가격 가격 5938만 원(개별소비세 3.5% 기준)
레이아웃 앞뒤 모터, AWD, 5인승, 5도어 해치백
모터 영구자석 전기모터, 325마력, 61.7kg·m
변속기 1단 자동
배터리 용량 77.4kWh
공차중량 2055kg
휠베이스 2900mm
길이×너비×높이 4695×1890×1550mm
전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5.1, 4.0, 4.6km/kWh(AWD)

CREDIT
EDITOR : 홍석준   PHOTO :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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