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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3일간 출퇴근하며 타본 기아 EV6..장단점 살펴보니

강준기 입력 2021. 12. 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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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로 바꾸면 연료비(충전비) 절감 효과가 대단히 클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타는 내연기관차와 같은 환경에서 1:1로 비교해야 정확한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과천-신논현’ 실제 나의 출퇴근 코스에서 기아 EV6를 운행하며 장단점을 두루 살폈다.

글|사진 강준기 기자

지난 8월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EV6를 경험했다. 당시 시승차는 롱레인지 GT-라인 4WD 모델로, 호쾌한 가속성능이 돋보였다. 이번엔 소비자가 가장 많이 선택하는 트림인 롱레인지 2WD 트림(GT-라인, 20인치 휠 사양)을 데려왔다.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복합 434㎞, 도심 478㎞.

<장점>
1. 심심한 아이오닉 5와 다른 운전재미
2. 상당히 빠른 충전속도
3. 귀가 즐거운 메리디안 오디오

<단점>
1. 다소 낮은 후방카메라 위치
2. 2열 슬라이딩 기능의 부재, 작은 트렁크 공간
3. 연료비 절감 효과가 대단하진 않다.

장점① : 심심한 아이오닉 5와 다른 운전재미


아이오닉 5와 EV6, 두 차 중에 저울질 하는 소비자가 많을 듯하다. 해답은 의외로 쉬운 곳에 있다. 아이오닉 5는 다양한 운전자가 두루 만족할 수 있는 ‘평범함’을 지녔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조금 심심하다. 편안한 승차감과 쾌적한 실내를 갖췄지만, 운전이 즐거운 차는 아니다. 반면 EV6는 탄탄한 서스펜션과 날카로운 스티어링 반응을 지녔다. ‘전기차’ 얘기하면 인상부터 찌푸리는 페트롤 헤드도 설득할 수 있는 운전재미를 갖췄다.

시승차인 롱레인지 GT-라인 2WD 모델은 싱글 모터와 77.4㎾h 배터리를 맞물렸다. 최고출력은 168㎾(229마력)으로, 아이오닉 5 롱레인지 2WD(160㎾, 217마력)보다 12마력 높다. 큰 차이는 아닌데, 탄탄한 섀시 덕분에 EV6가 한층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러한 질감은 소비자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다. 요철을 만났을 때 서스펜션은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지만, 내뱉는 과정이 아이오닉 5보다 터프하다. 포근한 감각을 원하면 아이오닉 5 또는 GV60이 나은 선택이다.

장점② : 참을 만한 충전속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완벽히 대체하기 위해선 빠른 충전속도가 필수다. 혹자는 “‘집밥’이 있으면 상관없다”고 하지만, 전기차 보급대수가 늘어나면서 아파트 거주자는 부족한 충전기를 두고 입주민과 눈치 게임하는 상황이 생긴다. 충전이 끝나면 다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와 차를 빼야하는데, 여간 수고스러운 게 아니다. 즉, 기름 넣듯이 충전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비로소 완전한 ‘전기차 시대’가 열릴 수 있다.

나의 경우, 사무실 바로 옆 GS 칼텍스 주유소가 ‘에너지 허브’로 변하며 충전기 4대(초급속 1기, 급속 3기)를 들였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채우는데 18분이면 끝. 충전기 연결하고 실내에 앉아 유튜브 영상 한두 개 보면서 기다릴 만하다. 또한, 현재 현대차‧기아는 ‘이피트(E-pit)’라고 부르는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를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장점③ : 귀가 즐거운 메리디안 오디오


전기차는 조용하다보니 차에서 음악 들으며 지루함을 달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오디오 품질이 중요한데, EV6는 아이오닉 5보다 구성이 낫다.

아이오닉 5는 프레스티지 트림부터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가 들어간다. 8개의 스피커와 외장 앰프로 구성했다. 반면, EV6는 6개 스피커가 기본이며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100만 원 옵션으로 두었다. 총 14개 스피커와 외장 앰프가 들어가며,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도 더했다. 실제로 즐겨 듣는 음악을 재생하니, 아이오닉 5의 보스 시스템과 EV6의 메리디안 사운드 간의 차이가 꽤 크다. 특히 ‘서라운드’ 모드를 눌렀을 때, 현장감 있게 울려 퍼지는 음색이 일품이었다.

또한,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은 가속할 때 실내 스피커로 ‘가상의 사운드’를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스타일리시, 다이내믹 등 다양한 모드가 있으며, 운전자 취향에 따라 소리를 커스텀으로 만들 수도 있다. 즉, 아이오닉 5는 목적지에 도착해 V2L 기능으로 즐거움을 주는 차라면, EV6는 이동하는 ‘과정’ 자체에 즐거움을 추구한 전기차다.

단점① : 다소 낮은 후방카메라 위치


운전하면서 이질감이 들었던 부분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지난 시승행사에서도 언급한 ‘어지러운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두 번째는 후방카메라 위치다. 카메라가 다소 낮게 달렸다. 후진할 때 왜곡이 생겨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매끈한 트렁크 패널을 위한 선택으로 보이는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각도가 한층 편할 듯하다.

단점②: 2열 슬라이딩 기능의 부재, 작은 트렁크 공간


두 번째는 상대적인 단점이다. 2열 다리공간은 넉넉한데, 시트 슬라이딩 기능이 빠졌다. 아이오닉 5의 경우, 2열 시트를 앞으로 당겨 필요에 따라 짐 공간을 키울 수 있는데 EV6는 고정이다. 설상가상 트렁크 용량도 EV6가 작다. 아이오닉 5는 기본 527L, 최대 1,587L. EV6는 기본 520L, 최대 1,300L다. 참고로 기아 K5의 트렁크 용량이 510L인데, 중형 세단보다 소폭 넓은 정도로 이해하면 쉽다. 대신 좌우 너비가 작아 골프백을 가로로 싣는 건 불가능하다.

단점③ : 연료비 절감 효과가 대단하진 않아



시승차 받은 첫날, 배터리 잔량은 92%였다. 3일간 타보며 배터리 잔량 11%인 상태에서 사무실 옆 충전소를 찾았다. 주행가능 거리는 34㎞. 이미 350㎾ 초급속 충전기에 자리 잡은 차가 있어 옆에 있는 급속충전기에 물렸다. 해당 충전기의 속도는 88~95㎾ 사이를 오갔는데, 11→82%까지 충전하는데 총 38분이 걸렸다. 비용은 15,577원, 충전단가는 279원/㎾h다. 계기판 상 주행가능 거리는 정확히 300㎞가 나왔다.

즉, 15,577원으로 266㎞ 달리는 셈이다.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는 겨울철인 걸 감안해도 그렇게 저렴하다는 생각은 안 든다. 현재 내가 운행 중인 쏘나타 DN8 하이브리드는 7만 원 가득 주유로 1,000㎞를 달린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EV6가 1,000㎞ 주행하기 위해선 약 6만 원의 충전비용이 발생한다. 이러면 굳이 하이브리드 대신 선택할 이유가 적다.

환경부 충전기를 이용해도 금액은 비슷하다. 우리나라 자동차 1대당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38.5㎞(한국교통안전공단 기준). 한 달 30일로 계산하면 1,155㎞다. 올해 7월부터 환경부가 충전단가를 인상하면서, 50㎾급 공용 급속충전기는 1㎾h 당 292.2원, 100㎾급 공용 급속충전기는 1㎾h 당 309.1원이다. 즉, 한 달 운행했을 때 충전비용은 각각 66,175원, 70,002원이다. 따라서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충전단가가 저렴한 완속충전기를 이용해 퇴근 후 충전 진행→이튿날 출근하는 방법이 가장 경제적이다.

총평


기아 EV6. 쏘나타 – K5의 관계처럼, 아이오닉 5와 EV6는 비슷한 성격을 지닌 쌍둥이라고 생각했다. 예상보다 차이가 컸다. EV6는 탄탄한 주행 질감과 운전재미로 방향성을 달리 했다. 그러나 전기차를 구입함에 있어 ‘경제성’을 최우선 순위로 둔다면,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내연기관차 기름 넣듯이 급속충전기 찾아 충전할 생각이면, 생각보다 하이브리드차랑 비용 차이가 크지 않다. 성격 급한 나 같은 사람은, 1만 원 아끼기 위해 20~30분 기다리기 싫다.

물론 전기차는 자동차세가 연간 13만 원에 불과하며 엔진오일 등 각종 소모품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전기차가 더욱 경제적인 건 맞다. 그러나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가 집이나 직장에 있는 게 가장 좋다. 이 여건만 갖춰졌다면, EV6는 여러 양산 전기차 가운데 가장 추천해드릴 수 있는 모델인 건 분명하다.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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