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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와 정선에서 모토캠핑

조회수 2021. 9. 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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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NY'S ROUTE

안녕하세요 모터바이크 구독자 여러분, 때 아닌 늦은 장마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지긋지긋한 코로나 때문에 다들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죠? 하지만 제 아무리 날씨가 변덕을 부려 봤자 저와 여러분의 라이들을 향한 열정을 꺾을 수는 없겠죠! 이번 달은 조금 길고 재밌고, 황홀한 경치까지 선사해 주는 내용이 가득한 코스로 여러분을 모시고 떠나볼까 합니다. 자, 그럼 헬멧 끈 꽉 조이시고, 쟈니스루트 출발하겠습니다.


저에게 투어는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일상 속 작은 이벤트입니다. 더군다나 얼마 전 새로 입양한 트라이엄프 1200스크램블러 XE와의 궁합이 여간 잘 맞아서 라이딩의 즐거움까지 더해지니 날씨만 좋으면 어디든 달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여정은 뚜렷한 목적지 같은 것 없이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가보려고 합니다. 어디를 가나 거의 다녀본 곳이거나 근방에 뭐가 있다 정도는 알고 있기에 휴식을 취할 때 목적지를 바꿔가면 달릴 생각이었죠. 점심때가 훌쩍 지나 출발한 저는 우선 양만장으로 향했습니다. 다들 이게 무슨 기분인지 아시죠? 많은 수도권 라이더들이 투어의 집합 장소로 즐겨 이용하는 양평 만남의 광장 휴게소는 라이더들에게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곳이죠. 저는 주유를 마치고 더위를 식혀줄 옥천 냉면 한 그릇을 마시듯 비우고, 본격적인 투어에 나섰습니다.


정선과 영월의 계곡도 가고 싶고, 충주호의 탁 트인 경치도 보고 싶기에 양만장으로 방향을 잡은 것인데, 이번에는 라이더들이 흔히 이용하지 않는 길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바로 여주 이포보를 지나 물길을 따라 충주호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말이죠. 늦게 출발한 탓에 아무래도 오늘 충주호를 돌아보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갑자기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섭게 쏟아지는 소나기를 잠시 피하고 나니 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비도 오고 해도 지는 이럴땐 무리하게 주행을 하기 보다는 빨리 잠잘 곳을 찾아 다음날을 위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37번 국도를 타고 남한강 줄기를 타고 내려오다 보면 이포보가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전국 일주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자전거 여행족에게 성지와 같은 곳이랍니다. 저도 한때 자전거에 짐을 하나 가득 짊어지고 부산을 향해 떠났던 추억의 시작을 이곳에서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포보를 지나 지금은 더 이상 캠핑을 할 수 없게 된 비내섬을 지나면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인 목계솔밭이 나타납니다.


목계솔밭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 장천리 412~2번지

목계솔밭에서의 모토캠핑

목계솔밭은 캠핑 좀 해봤다는 분들에게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공간이 협소하지 않아 주변 텐트에 치이지 않고 제법 쾌적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무료 노지 캠핑의 성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평일에는 무척 한가해서 눈에 보이는 드넓은 잔디밭 위 어디에나 텐트를 설치하면 되고, 주말에도 너무 늦게 도착하지만 않는다면 적어도 텐트 칠 곳이 없어 실망할 일은 비교적 적어서 저에게 일종의 보험과도 같은 장소입니다. 다행히 무섭게 쏟아지던 비는 조금 잦아들었습니다. 이제 빨리 텐트를 설치해야 합니다.


바이크 아래에 있던 아기 고양이


바로 그때 어디서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 바이크가 멈춘 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았고 주변에는 그저 비에 젖은 잔디밭 뿐인데, 고양이 소리가 들려옵니다. 길냥이인지 버려진 아기 고양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주먹 만한 크기의 아기 고양이가 제 바이크 뒷 타이어에 올라가 있더라고요. 저는 또다시 소나기라도 쏟아질까 하는 마음에 힐끔힐끔 하늘을 보며 텐트를 쳤습니다. 그렇게 텐트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또다시 들려오는 ‘야옹~야오~옹’ 네, 결국 저는 처음 보는 이 불청객과 한 텐트에서 같이 잤습니다. 다음날 애처로운 목소리로 “나 좀 데려가 ~~” 달라는 아기 고양이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고 돌아서는 마음이 썩 좋지 않네요. 32도가 넘는 날씨에 사이드 백에 저 녀석을 넣고 돌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마음은 아프지만 이쯤에서 작별을 해야 했습니다.


그린가든 충북 충주시 동량면 1342-9번지

충주 송어회

어제 저녁을 대충 건너뛴 터라 엄청난 허기가 몰려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식당을 위해 꾹 참았습니다. 예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충주의 그린가든이죠. 전국의 많은 식당에서 송어회를 팔지만, 그린가든은 성인 2인 기준 이만 오천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송어회와 각종 비빔 야채, 마무리로 적당히 기름지고 진한 맛이 일품인 송어 매운탕까지 내어오는 곳이죠. (밥은 따로 추가해야 합니다) 제가 그동안 누구를 데려와도 다들 만족했던 곳이며,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게 만드는 그런 가성비 극강의 식당이 바로 이곳입니다. 식사도 만족스럽고 날씨도 해가 쨍한 것이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오늘의 루트는 충주호의 외각 와인딩 길을 따라 단양으로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충주댐을 배경으로 인증샷도 남겼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와인딩에 접어들 차례입니다. 다시 왔던 길을 뒤돌아 532번 도로에 오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재미를 안겨주는 본격적인 와인딩코스가 시작됩니다.


지동리-오산리-방흥리로 이어지는 이 길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호반로. 달리는 중간 오른편으로 보이는 충주호의 모습이 시원함을 안겨주는 도로입니다. 그렇게 도로를 달리다 보면 어느새 차선이 없어지면서 양방향 1차선 도로로 바뀌게 되는데, 이 길에서 주의할 점은 블라인드 코너가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곳뿐만 아니라 모든 블라인드 코너가 많은 와인딩 길에서는 꼭 블라인드 코너 진입 전 짧게 크락션을 울리며 혹시 모를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차에게 제 위치를 인식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습관을 평소 몸에 익혀 두어야 스스로와 상대방을 위한 방어운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니 꼭 명심하세요. 33도가 훌쩍 넘는 도로 위를 이리 저리 체중을 옮겨가면서 숏 코너를 공략하다 보니 어느덧 땀이 비 오듯 떨어집니다. 문제는 이렇게 재미있는 532번 호반 도로에는 이렇다 할 편의점이 없다는 거죠. 식당을 나설 때 꽉 채웠던 물통의 물이 이토록 감사할 줄이야. 작은 정자 모양의 사진스팟에서 목을 축이고 다시 또 부지런히 달려갑니다. 제가 이 532번 호반 도로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재미있는 와인딩도 한몫 하지만, 초심자도 그리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는 비단 임도 길도 잠시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흙먼지를 날리면서 다음 경유지는 단양으로 정했습니다.


사실 충주호와 단양은 두 지역 간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고 연결되는 도로의 경치 또한 매우 아름답기에, 어느 한 곳을 빼고 다녀오기에는 아까운 세트 메뉴 같은 곳입니다. 가끔 같은 장소라고 할지라도 내가 달리는 방향에 따라 그 느낌이 판이 하게 다른 길들이 있는데 이곳도 그런 지역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충주에서 단양으로 넘어가는 도로의 경치보다는 단양부터 시작해 충주호로 이어지는 경치가 조금 더 탁 트인 맛이 있고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옥순대교를 건너 단양까지 이어지는 길을 쉬지 않고 이어서 달렸습니다. 단양에는 단양팔경 이라 불리는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8개의 명소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라이더라면 단양을 안 가보신 분은 없겠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 단양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마실 수 있는 카페 산으로 향했습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충주호에서 단양으로 이어지는 36번 도로를 따라 충주호 유람선 선착장을 지난 뒤 적성대교를 건너서 달리면 자동으로 단양의 명소인 이끼터널, 만천하 스카이워크, 단양 강잔도를 만나게 되며, 조금만 우회하면 단양팔경 중 첫손에 꼽는 도담삼봉까지 둘러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여러 차례 다녀오기도 했고, 일부는 지난 편에서 소개했기에 눈으로만 담아두고 카페 산으로 향했지만 충주를 거처 단양을 둘러보는 라이더들은 제가 알려드린 단양의 명소에서 오래도록 추억이 될 만한 사진을 남겨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카페 산 충북 단양군 가곡면 두산길 196~86

단양의 경치가 한눈에, 카페 산

카페 산은 단양의 명물 중 한 가지인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카페와 펜션 등 다양한 레저 체험 문화 공간으로 만든 곳으로 활공장이라는 특성 답게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진입을 하는 것도 조금 어려운 코스로 이뤄져 있습니다. 가파른 경사를 조금 더 완만하게 오르기 위해서 피치 못한 선택이었겠지만 S자를 그리며 꼬불꼬불 오르는 경사진 급 코너 길은 휠베이스가 긴 고중량 바이크들에게는 그리 쉽지 않은 길 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꼬불한 길을 따라 산을 오르는 중간에 보이는 단양의 경치가 이런 모든 수고를 보상해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도착한 정상에 오늘의 두 번째 경유지 카페 산이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한 것 보다는 경치 맛집이라고 해야 더 솔직한 표현일 정도로 이 곳에서 내려다보는 단양의 모습은 가히 환상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바로 옆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붙어있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다 보면 교관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체험자들이 경사진 언덕을 달려 마침내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까지 덤으로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시간 상 페러글라이딩을 할 수는 없었지만 교관님 말씀으로는 지금처럼 무더운 여름에는 뜨거워진 공기로 인해 상승 기류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같은 금액으로 더 오랜 체공 시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이야 말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기엔 최적의 시기라고 하니 체험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카페산을 뒤로 하고 드디어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정선을 향해서 말이죠.


다슬기향촌 성호식당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월로 2101

영월의 다슬기 맛집

정선은 언제나 제가 손에 꼽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한 숨겨진 보물 창고 같은 곳입니다. 이게 전부인가 싶으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이제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할 때면 또 다른 카드를 꺼내 드는 그런 도시가 바로 정선입니다. 또한 불과 수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잘 포장된 도로가 놓이지 않은 곳들이 많았던 탓에 지금까지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장소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제가 무척 좋아하고 언제 누구와 함께해도 일행들에게 칭찬을 들었던 곳으로 안내해 볼까 합니다. 우선 그전에 출출해진 허기부터 달래고 말이죠. 제가 선택한 오늘의 늦은 점심 겸 저녁은 바로 영월 특유의 맛 다슬기로 유명한 다슬기향촌 성호식당입니다.

다슬기 해장국과 다슬기 무침 비빔밥을 잘 하는 영월 맛집이죠. 또한 카페산에서부터 남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고씨 동굴 앞을 지나는 595번 도로와 88번 도로는 막힘없이 시원한 주행과 가슴속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맛이 일품인 길입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었습니다. 성호식당은 제가 방문한 월요일이 휴무라고 합니다. 하는 수 없이 바로 옆의 식당에서 아쉬운 대로 다슬기비빔밥을 주문했습니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배나 채워볼까 하고 들린 곳인데 이집도 제법 훌륭한 맛을 자랑하더군요. 여행을 하다 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 맛집을 검색하고 찾아가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우연하게 찾아 들어간 식당이 기대 이상의 맛을 보여줬을 때의 기쁨은 무척 큰 법이죠. 거짓말 조금 보태자면, 중간 이후부터는 다슬기 비빔밥을 아껴가며 먹었답니다. (웃음)


정선의 개미들 마을

자, 이제 이번 루트의 최고 하이라이트를 찾아 가야 합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듯이 바이크 여행의 목적은 목적지가 아닌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의 아름다움에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길은 태백선 철도가 놓여있는 기차와 나란히 달릴 수 있는 멋진 도로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예미역과 자미원역을 지나는 도로로 말이죠. 혼자 달려도 좋고, 여럿이 대열 맞춰 달리면 더 즐거운 이 길은 가끔 운이 좋으면 태백선의 기차와 나란히 달리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서 근처를 지날 때면 자주 이용하는 도로이기도 합니다. 자미원역을 지나 선평역까지 이어지는 59번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이름까지 귀여운 개미들 마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장천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를 달리면, 개미 조형물이 여러분을 반겨주는 낙동터널이 나옵니다. 제가 이곳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가 지고 사방이 어둠에 둘러 쌓여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밝은 낮엔 지장천을 따라 흐르는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자, 그러면 지장천이 제가 이렇게나 뜸 들인 곳이라고 하면 그건 아니죠. 지장천은 최종 보스를 만나러 갈 때 마주하게 되는 중간 보스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진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가수3교를 검색하고 찾아가면 만날 수 있는, 산을 관통해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입니다. 이곳이 이번 여행의 두 번째 야영지입니다. 가수3교를 조금 더 지나면 왼쪽으로 작은 임도가 하나 나오는데 이 임도를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그 쏟아지는 폭포 바로 앞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이 가능한 작은 공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깜깜한 어둠을 헤치고 지친 몸을 이끌어 도착한 그곳엔 한 무리의 차박족들이 길까지 막아 놓고 빽빽하게 모두 점령을 해버렸습니다. 뭐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이미 반쯤 술에 취해 고성이 오가고 있어 내일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아니 바이크 바퀴를 돌렸습니다.


아쉽긴 하지만 이런 것이 또 바이크 여행의 진짜 맛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유연한 태도와 긍정적인 마인드가 장거리 라이더에게 중요한 덕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가 아니면 잇몸으로 A가 안되면 플랜 B로 자연스럽게 짜짜로니처럼 말이죠.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유료 캠핑장에서 하룻밤 묵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은 이곳 개미들 마을이 유명세를 타지는 않아서 한참 휴가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빈자리가 많습니다. 다들 식사를 마치고 모닥불을 쬐고 있던 캠핑장에 느닷없이 짐을 하나 가득 실은 바이크가 들어서니 순간 정적이 흐릅니다. 물론 최대한 다른 분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하게 진입하였지요. 이후부터는 일사천리 후다닥 텐트를 치고 매트에 바람을 채운 뒤 침낭을 깔아 잠자리를 준비합니다. 이틀 동안 땀으로 샤워를 했고 텐트를 치느라 꼼지락거렸더니 더는 안되겠 더군요. 텐트 안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과감하게 계곡물에 입수! 와우! 온몸에 털이란 털은 쬐다 쭈뼛이 서고 닭살이 돋을 만큼 차가웠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더위를 하나도 모르고 꿀잠을 잤습니다.


개미들 마을의 인공 폭포

드디어 화창한 날씨와 함께 여러분들에게 이번 여정의 최종 목적지를 보여드릴 시간이 되었습니다. 물론 폭포까지 가는 길의 풍경 또한 예술입니다. 이곳 개미들 마을의 폭포는 사실 자연적인 것이 아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폭포입니다. 제 생각엔 관광객 유치와 농업 용수를 위한 목적이 아닐까 싶은데 뭐 인공이긴 하지만 이런 경치를 보여준다면 인공적인 것도 꼭 나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 폭포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물안개가 조금 내려앉은 상태에서 봐야 그 맛이 환상적인데 그걸 놓친 것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이번 여정에서 여러분들에게 멋진 장소 하나를 더 소개할 수 있는 점에 만족합니다. 이곳 개미들 마을은 사실 정선의 아름다움을 최대치로 맛볼 수 있는 동강길과 인접해 있습니다.


할리꽃 마을로 향하는 동강길

저는 인공폭포를 뒤로 하고 또 다른 아름다움에 취하러 동강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아래로는 어라연부터 위로는 할미꽃 마을까지 이어지는 동강길은 깎아지른 절벽과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와 주변의 풍경이 그야말로 처음 이곳을 방문한 이들의 얼굴에 절로 미소를 띄게 하는 곳입니다. 또한 수량이 늘어났을 때에는 도로와 그 옆에 흐르는 동강의 높이가 거의 없이 느껴 지기 때문에 마치 동강의 물줄기를 따라 배를 타고 이동하는 듯한 황홀경마저 느끼게 만드는 길이죠.


단, 몇 가지 꼭 명심해야 할 사항은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도로변 작은 공터는 간혹 낙석의 위험이 있으니 절대로 낙석 위험 표시가 된 곳에선 야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며, 두번째는 강수량이 많거나 폭우가 쏟아질 때에는 수시로 도로가 침수되거나 통제되기도 하니, 이럴 때에는 무리하게 진입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좋은경치 아름다운 풍경도 좋지만 안전이 제일 우선이니까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 좋은 길을 꼭 구독자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 길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 무척 기분이 좋네요. 그럼 저는 이곳 할미꽃 마을을 끝으로 이번 달 쟈니스루트 여정을 모두 마무리하겠습니다. 여러분, 이제 며칠만 지나면 제법 쌀쌀해 지는 가을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곧 겨울이 오겠죠. 자고로 고기는 뜯어야 제 맛이라면 바이크는 달려줘야 제 멋 아니겠습니까? 우리 모두 안전하고, 즐겁게 흰 눈이 내리기 전에 부지런히 이 화창한 날씨를 즐겨봅시다. 우리는 라이더니까요. 그럼 다음 달엔 더 먼 곳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쟈니블랙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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