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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시승] 감성 충만한 플래그십 전기차, BMW iX x드라이브40

서동현 입력 2021. 11. 24. 13:28 수정 2021. 11. 2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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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순수 전기차 출시에 소극적이던 BMW 코리아가 커다란 ‘한 방’을 가져왔다. 이름은 iX. 7년 전에 나온 i3와 겨우 한 글자 다르지만, 체급과 기술력은 천지 차이. 앞으로 BMW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대표할 플래그십 모델이다. 지난 22일, 인천 영종도와 파주 일대를 달리며 iX의 다양한 매력을 알아봤다.

글 서동현 기자
사진 BMW, 서동현 기자

i3로 싹틔운 BMW 전기차


BMW는 ‘독일 3사’ 중 가장 먼저 순수 전기차를 출시했다. 스펙이 화려하진 않았다. 반쪽짜리 뒷문을 갖춘 소형차에,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고작 132㎞였다. 대신 친환경 공정이 주목받았다. 차체 조립 공장은 100% 풍력 발전으로 움직였고, 물 사용량은 70% 줄였다. 나아가 가볍고 튼튼한 뼈대를 만들고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공장을 세웠다. 역시 100% 수력 발전으로 가동했다.

시간이 흘러 메르세데스-벤츠는 EQC를, 아우디는 e-트론을 공개했다. 이들은 BMW와 달리 처음부터 SUV로 설계해 더 폭넓은 소비자층을 노렸다. 특히 e-트론은 동급 순수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기차 수요가 많은 노르웨이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라이벌의 독주를 두고만 볼 수 없지. 이제 iX가 반격할 차례다.

①익스테리어





외모는 기존 BMW 패밀리룩과 거리가 멀다. 인상을 결정짓는 모든 요소가 새롭다. 위아래로 길쭉한 키드니 그릴 정도만 4시리즈와 닮았는데, 키가 껑충한 SUV라 그런지 상대적으로 잘 어울린다. 그 속은 정교한 마름모 패턴으로 채웠다. 앞뒤 램프는 최대한 얇게 디자인해, 날렵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큰 덩치 속에 은근한 속도감이 스몄다.

BMW는 iX에 ‘샤이 테크(Shy Tech)’라는 개념을 처음 반영했다. 평소에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다가, 필요할 때 등장해 자신의 역할을 한다는 뜻. 예를 들어 각종 센서를 그릴 속에 감쪽같이 숨겼고, 매립형 전자식 도어 핸들을 달았다. 보닛 위 엠블럼은 사실 워셔액 주입구다. 트렁크 패널 위 엠블럼은 후방 카메라 세척을 위해 불쑥 튀어나온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955×1,965×1,695㎜. 전체적으로 X5(각각 4,920×1,970×1,745㎜)와 비슷한데, 휠베이스는 25㎜ 더 넉넉한 3,000㎜다. 캡 포워드 스타일의 늘씬한 옆태 속엔 여러 디테일이 숨었다. 벨트라인을 티타늄 브론즈 컬러로 칠해 강조하고, C 필러에 ‘iX’를 음각으로 새겼다. BMW X 모델 최초로 굴곡 없이 깔끔한 프레임리스 도어도 넣었다.

②인테리어






요즘 전기차는 미래지향적 실내 디자인을 추구한다. 흔히 ‘콘셉트카를 그대로 가져왔다’라는 표현도 쓰는데, iX의 인테리어는 콘셉트카와 정말 가깝다. 육각형으로 다듬은 스티어링 휠과 영롱한 크리스탈 컨트롤러가 주요 포인트. 옹기종기 모여 있던 물리 버튼 대부분은 12.3인치 계기판과 14.9인치 모니터를 이어 붙인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삼켰다.

지붕에는 블라인드가 따로 없는 거대한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넣었다. 눈부심 걱정은 덜어도 좋다. ‘전기 변색 차광(Electrochromic Shading)’ 기능을 담은 특수 유리니까. 평소에는 맑은 하늘을 보며 개방감을 누리다가도, 오버헤드 콘솔 속 버튼을 눌러 불투명하게 바꿀 수 있다.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듯하다.


친환경 소재도 가득하다. 센터콘솔에 들어간 나무는 FSC(산림관리협의회)의 인증을 받았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한 목재다. 천연 가죽은 올리브 잎 추출물로 가공했고, 바닥 커버와 매트는 재활용 나일론으로 만들었다. 차체도 마찬가지다. 각종 패널을 이루는 알루미늄과 열가소성 수지, 플라스틱 일부분이 재활용 원자재다. 소재에 대한 BMW의 집착이 드러난다.



뒷좌석 머리와 무릎 공간은 여유롭다. 몸을 포근하게 감싸는 시트 착좌감도 일품이다. 등받이 기울기는 조절할 수 없지만, 기본 각도도 충분히 편하다. 바닥은 굴곡 없이 매끈해, 성인 3명 탑승도 거뜬하다. 단점을 꼽자면 헤드레스트 일체형 1열 시트 때문에 시야가 답답할 수 있다. 또한, 2열 창문은 전체 면적의 절반까지만 내려간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VDA 기준 500L. 아우디 e-트론보다 160L 작다. 대신 2열 시트를 접고  최대 용량으로 비교하면 iX가 25L 더 넉넉하다(1,750L). 뒷좌석은 버튼을 눌러 간편하게 6:4로 접을 수 있다. 바닥 패널 밑에 충전 케이블 등을 보관할 추가 수납공간도 있다. 네 모서리에는 금속 고리를 하나씩 달고, 시트 폴딩 버튼 옆에 장바구니를 걸어둘 고리 1개와 12V 소켓을 마련했다.

③파워트레인 및 섀시


우리가 배정받은 시승차 트림은 x드라이브40. 앞 258마력, 뒤 272마력 전기 모터로 합산 최고출력 326마력, 최대토크 64.2㎏·m를 뿜는다.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6.1초. 최고속도는 시속 200㎞로 묶었다. 76.6㎾h 용량 배터리를 완충하면 국내 기준 최대 313㎞를 달릴 수 있다. 상위 트림인 x드라이브50은 111.5㎾h 배터리로 447㎞를 달린다. 최고출력도 523마력으로 한층 강력하다.

섀시는 강철과 알루미늄, CFRP를 섞어 만들었다. 롤스로이스의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과 BMW 7시리즈의 ‘카본 코어(Carbon Core)’ 기술이 녹아든 야심찬 뼈대다. 탑승 공간을 둘러싸는 사이드 프레임과 루프 프레임, 카울 패널, 윈도우 프레임을 CFRP로 빚어 하나의 ‘카본 케이지(Carbon Cage)’를 완성했다. 비틀림 강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몸무게는 줄인 비결이다.

④주행성능



한스 짐머(Hans Zimmer)

천천히 가속 페달을 밟자, 마치 게임에서나 들을 법한 이색적인 소리가 들려왔다. 독일인 영화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Hans Zimmer)가 조율한 ‘BMW 아이코닉사운드 일렉트릭(BMW IconicSound Electric)’이다. 지난해 i4 콘셉트를 통해 처음 선보인 사운드로,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독창적인 소리를 자랑한다. 속도와 주행 모드에 따른 반응도 자연스럽다.

포르쉐 타이칸의 ‘일렉트릭 스포츠 사운드’와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타이칸은 속도를 붙일수록 공격적인 소리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반면, iX는 처음부터 입체적인 소리를 만든 뒤 조금씩 톤을 높여 나간다. 다른 전기차가 가지지 못한 웅장함이 있다. 비유하면 타이칸은 ‘속도’에 올인한 레이싱 우주선이, iX는 레이스 주최자들이 모인 우주 모함이 떠오른다.

마침 약 2주 전, 경쟁자인 e-트론을 시승했다. 고요한 실내와 푹신한 에어 서스펜션이 인상적이었다. iX x드라이브40은 에어 서스펜션 없이도 그에 필적하는 고급스러운 주행 질감을 지녔다. BMW 특유의 탄탄하고 묵직한 승차감이 돋보인다. 가속 과정이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은 닮았다. 더 화끈하게 달릴 줄 알면서도, 차의 용도에 맞춰 절제한 모양새다.

의외인 부분은 핸들링이다. 손바닥을 가득 채우는 운전대 림 굵기와 적당한 무게감은 분명 다른 BMW와 같다. 당연히 앞바퀴를 양손으로 직접 움직이는 듯한 ‘직관성’도 좋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조향 피드백이 날카롭진 않다. 굽잇길 코너는 배터리가 주는 낮은 무게중심을 믿고 지날 뿐이다. 육중한 SUV에게 뭘 기대하냐고? 맞는 말이지만, ‘BMW’라서 괜히 아쉽다.

이어서 주행 소음에 귀 기울였다. 보통 순수 전기차는 엔진음이 없어, 바람 소리와 노면 마찰음이 도드라지는 경우가 많다. iX의 방음 설계는 수준급이다. 시속 100㎞를 훌쩍 넘겨도 타이어 구르는 소리가 굉장히 작다. 1등 공신은 앞 범퍼 에어 커튼과 에어 퍼포먼스 휠. 주변 공기를 매끄럽게 흘려보내고 소음도 억제한다. 게다가 풍절음의 주요 원인인 A 필러는 운전석에서 멀찍이 떨어졌다. 참고로 공기저항계수는 4시리즈 쿠페와 같은 Cd 0.25에 그친다.


승차감과 주행 성능에 취할 무렵, 실내에서 몇몇 불편 사항을 발견했다. ‘BMW 운영체제 8.0’ 기반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짧은 시간 안에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했다. 공조장치는 모니터 바닥에 숨어, 주행 중 조작하기 까다롭다.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간혹 3D 화살표를 뒤늦게 띄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3D 내비게이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⑤총평

창의적 디자인과 단정한 실내 분위기, 신비로운 사운드로 무장한 iX. 각 특징이 뭉쳐 만든 감성이 ‘전기차는 차갑고 기계적이야’라는 내 편견을 단번에 깨부쉈다. 이렇게 오감이 만족스러운 순수 전기차는 처음이다. BMW가 제일 잘하는 ‘펀 드라이빙’과는 거리가 있을지언정, 조용하고 아늑한 전기 패밀리카로서의 매력은 충분하다. 대형 전기차 시장에서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장점
1) 간결하고 아늑한 인테리어 디자인
2)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

*단점
1) 맑은 날 크리스탈 부품들의 빛 반사가 심하다
2) 절반만 열리는 2열 창문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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