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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레저를 모두를 만족하는 명품 SUV - 랜드로버 디펜더 90 시승기

모토야 입력 2021. 07. 3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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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랜드로버를 상징하는 이름은 세계의 고급 SUV 시장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통하는 '레인지 로버'일 것이다. 레인지 로버는 실용적인 승용형의 SUV를 지향하여 태어나, 현재는 최고급 SUV를 논함에 있어서 빠지지 않는 '명품'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랜드로버의 '뿌리'이자 '정수'는 따로 있다. 1950년대에 태어난 '디펜더(Defender)'다. 랜드로버 디펜더는 랜드로버 브랜드의 탄생와 함께 시작된, 랜드로버의 진정한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디펜더가 반세기의 세월을 넘어, 현대적으로 재탄생했다. 2020년 국내 출시된 올 뉴 디펜더는 출시 초기에는 5도어 모델인 110 모델만 수입되고 있었으나, 최근 3도어 모델인 디펜더 90 모델도 뒤이어 출시가 이루어졌다. 새로운 시대에 다시 태어난 랜드로버 브랜드의 뿌리, 디펜더 90을 시승하며 그 진가를 경험해 본다. 시승한 랜드로버 디펜더 90은 D250 SE 사양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9,290만원.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뉴트로 스타일
랜드로버 디펜더의 외관 디자인은 반세기 전의 디자인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선대 디펜더와는 전혀 다르다. 과거의 각지고 투박한 디펜더의 외관은 땀흘려 일하는 순박한 농부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디펜더는 아웃도어 웨어를 갖춰 입은 신사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렇지만 이 모든 스타일링의 원천은 농부의 모습이었던 초창기 랜드로버 시리즈 I에서 나온 것이다. 차체 길이는 4,583mm, 폭은 1,996mm, 높이는 1,974mm다. 휠베이스는 2,587mm.

특히 전면부는  초기 디펜더의 모습을 차용하되, 한층 현대적으로 탈바꿈시켰다. 언뜻 보기에는 선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디테일 하나하나에는 선대를 계승하는 요소들이 빠짐 없이 녹아 들었다. 특유의 사각형 베젤과 원형 헤드램프 조합, 두툼묵직한 가로줄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그것이다. 

측면에서는 농부였던 시절 특유의 각진 실루엣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특히 3도어 모델인 디펜더 90에서는 그러한 느낌이 더욱 극적으로 나타난다. 물론, 디펜더 110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자동차가 가져야 할,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한 특성을 갖도록 다듬어 냈다.

뒷모습에서는 한층 넓어진 차폭으로 인해 상당한 '떡대'가 두드러진다. 워낙 덩치가 커 보여서 테일램프가 굉장히 작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이 역시 선대 디펜더의 디자인 요소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의도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정통 오프로더의 상징으로 통하는 외부 스페어 타이어가 오프로더만의 멋을 더한다.

기능성과 고급감을 모두 살린 인테리어
디펜더의 실내는 SUV의 기능성에 오롯이 집중하고 있는 스타일이 돋보인다. 그러면서도 현재 자동차 시장의 대세인 '수평기조'에도 아주 충실하며, 실내 곳곳의 소재 선정에도 공을 들여, 고급스러운 감각까지 살렸다. 실내에 사용된 가죽 소재는 부드러운 질감과 더불어 시각적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또한 플라스틱 소재들도 저렴해 보이지 않고, 잘 조화되어 있다.

기능성에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대시보드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대시보드 양 끝단은 하나의 손잡이와 같은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덕분에 지상고가 높은 디펜더에 오르내릴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조수석측 뿐만 아니라 중앙 디스플레이 뒤편, 심지어 운전석측에 이르기까지, 스티어링 컬럼이 지나가는 자리를 제외한 모두를 하나의 큼지막한 선반으로 구성했다. 이 곳에는 휴대전화를 비롯한 다양한 물품들을 수납하기에 용이하다.

플로어 콘솔의 경우에는 사양에 따라 냉장고 기능을 제공하여 지금과 같은 더운 여름철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용량도 넉넉하여 500ml 음료용기를 4개 정도 보관할 수 있다. 그리고 플로어 콘솔 하단에도 큼지막한 개방형 수납공간을 마련하고 있으며, 컵홀더의 용량도 큰 편이다.

실용적인 공간설계
앞좌석은 상당한 수준의 착좌감을 제공한다. 착좌감으로는 동사의 디스커버리5에 근접할 만큼 편안하고 든든한 착좌감을 경험할 수 있다. 마감재 역시 고급스러운 질감의 소재를 사용하여 만족감을 높여준다. 시트의 조정은 전동식과 기계식(레버식)이 혼재되어 있다. 좌석의 전후거리 조절 및 높이조절은 수동 레버로, 요추받침과 등받이 각도는 전동식으로 조절된다. 아쉬운 점을 굳이 꼽자면 통풍시트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 뿐이다.

3도어 모델인 디펜더 90의 뒷좌석은 의외로 나쁘지 않은 거주성을 경험할 수 있다. 성인 남성에게도 비교적 넉넉한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바닥까지 평탄하게 설계되어 한층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여기에 시원스런 크기의 측면창과 디펜더의 상징적 요소 중 하나인 상단의 창 덕분에 개방감 역시 뛰어나다.

트렁크의 경우에는 뒷좌석을 모두 전개한 경우에는 297리터로 다소 작은 편이다. 하지만 뒷좌석을 접게 되면 그 4배 이상에 해당하는 1,263리터의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통상 1~2인 승차를 하게 되는 차량의 특성 상, 뒷좌석의 활용도가 크게 높지 않은 만큼, 충분한 적재공간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뛰어난 동력성능과 막강한 견인력을 제공하는 파워트레인
랜드로버 디펜더 90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재규어-랜드로버 독자개발의 3.0리터 인제니움 직렬 6기통 디젤엔진을 사용한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249마력/4,000rpm, 최대토크 58.1kg.m/1,250-2,500rpm의 성능을 낸다. 이 엔진은 신규격인 48V 전장계를 기반으로 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성하여 효율은 높이고 실질적인 동력성능도 더욱 향상시켰다.

이 강력한 동력성능을 가진 엔진은 공차중량만 2,380kg에 달하는 랜드로버 디펜더에게 힘찬 가속력을 제공한다.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나지막하면서도 박력있는 사운드와 더불어 힘차게 솟아오르는 저회전 토크가 일품이다. 가속페달을 깊이 밟게 되면 마치 묵직한 디젤기관차가 뒤에서 밀어주는 기분이 들 정도다. ZF의 자동 8단 변속기는 엔진의 묵직한 힘을 충실하게 네 개의 바퀴에 전달시켜 준다. 정지 상태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0초로, 준수하다.

이렇게 준수한 성능을 뽐내는 파워트레인은 디펜더 고유의 유니바디 차체구조와 맞물려, 동급 최상의 견인성능을 제공한다. 랜드로버 디펜더의 최대 견인중량은 3,500kg으로 디스커버리5와 동일하며,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부분의 카라반을 견인 가능하다. 이 외에도 제트스키나 파워보트 등, 다양한 고중량 레저 장비를 견인하는 데에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정통 오프로더지만 '불편함'이 없다!
통상 '정통 오프로더'라면, 온로드 주행에서 경험하게 되는 이런저런 불편함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 불편함은 정통 오프로더를 즐기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도 표현되곤 한다. 하지만 디펜더만큼은 그러한 불편함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랜드로버 디펜더는 오프로드에서도 우수한 대응능력과 제어력을 선사하지만, 온로드에서도 여느 고급 SUV 못지 않은 뛰어난 주행질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오프로더로서 감수해야 할 불편함 중 하나로 꼽히는 정숙성은 어떨까? 디펜더는 인제니움 엔진 자체의 정숙함과 더불어, 차량 자체의 방음설계가 상당히 꼼꼼하게 이루어져 있다. 파워트레인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물론, 차량의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도 착실하게 방어한다. 심지어 이 차는 일반 로드타이어보다 주행소음이 훨씬 심한 올-터레인 타이어를 신고 있는데도 정숙함을 유지한다. 정숙성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라곤 특유의 각진 형상에서 기인한 풍절음 뿐이다.

온로드에서의 승차감 역시 훌륭하다. 지상고가 높고 서스펜션의 기본적인 스트로크가 긴 편이기에 다소 뒤뚱할 때가 있지만, 그것만 제외하면 오늘날의 현대적인 크로스오버 차량들과 다를 것이 없는 수준이다. 정교하게 조율된 서스펜션과 단단하게 짜여진 알루미늄 유니바디 구조가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튼실하게 받아주면서도 자잘한 요철은 느물느물하게 흘려보내는 신통한 재주를 지녔다.

또한 핸들링의 측면에 있어서도 상당히 안정적으로 기동해준다. 본격적인 단계의 승용형 크로스오버 등에 비하면 다소 높은 차고와 무게중심으로 인해 스포츠카처첨 민첩하게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기본기에 충실한 운동성능을 선보인다. 물론 이로 인한 불편함이나 불안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스티어링 휠의 경우, 정통 오프로더 답게 록-투-록이 3회전에 달한다. 하지만 적당한 수준의 가벼움과 답력을 가졌다. 이 덕분에  도심이나 일반도로에서 주행할 때 큰 불편함이 없다. 일반적인 크로스오버나 세단에 비해 아주 약간만 더 감아주면 되는 정도다. 사실 상 디펜더에서 정통 오프로더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곤 2미터에 육박하는 차폭 뿐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오프로드는 명불허전
랜드로버 디펜더는 무려 7가지의 주행모드를 제공하는 최신의 랜드로버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이 정교한 전자장비는 노면의 상황에 맞춰 구동륜의 접지력을 실시간으로 제어한다. 터레인 리스폰스는 온로드용으로 짜여진 2개 주행모드와 오프로드용으로 짜여진 5개 주행모드로 나뉜다. 그 중 오프로드용으로 짜여진 프로그램들은 눈길, 진흙, 모래, 암석, 그리고 도하(渡河)의 5가지로 나뉜다. 여기에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저속 트랜스퍼 케이스와 차동기어 잠금장치까지 갖춰, 정통 오프로더로서의 하드웨어를 모두 갖추고 있다.

디펜더 90은 이렇게 충실한 하드웨어에 더해, 디펜더 110보다 한층 짧은 2,587mm의 휠베이스를 가져, 램프각(Ramp Breakover Angle)에서 월등히 유리하다. 5도어 모델인 디펜더 110도 가문의 이름에 한 점 누가 되지 않는 탁월한 오프로드 성능을 선보였지만, 3도어 모델인 디펜더 90은 이보다 한층 뛰어난 오프로드 돌파능력을 선사한다.

일상과 레저를 모두를 만족하는 명품 SUV
랜드로버 디펜더는 레저활동에서는 출중한 견인력을, 일상에서는 고급 SUV가 부럽지 않은 편안함을 동시에 제공하는 명품 SUV라고 할 수 있다. 랜드로버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선대의 이름과 설계사상은 물려 받되, 현대적인 기술과 감각, 그리고 솔루션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탄생한 랜드로버 디펜더 90은 21세기의 랜드로버를 상징할 수 있는 차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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