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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iX, 콘셉트카 감각에 BMW는 지워졌다

이한승 기자 입력 2021. 11. 25. 07:16 수정 2021. 11. 26.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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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전기차 iX xDrive40을 시승했다. iX는 BMW의 차세대 전기차를 대표하는 모델로 완전히 새로운 내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 다만 평이한 주행성능을 비롯해 BMW 다움이 완전히 사라져, 브랜드 로고와 키드니 그릴을 가린다면 iX는 생소한 브랜드의 신차로 보여진다.

BMW가 지난 2017년 12월 공개한 e-모빌리티 신차 로드맵에 따른 5세대 배터리 전기차, iX가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BMW는 i3와 i8, 내연기관차 기반의 i퍼포먼스로 대표되는 3세대 전동화, 그리고 i3s 94Ah 등 배터리 용량을 늘린 과도기적인 4세대 전동화를 거쳤다.

BMW는 2020년부터 5세대 파워트레인 신차를 처음 선보였다. 국내에 최근 출시된 X3 기반의 iX3와 iX는 5세대 전동화 모델로 모듈러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 iX는 BMW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iNEXT 콘셉트의 양산차로 과거 완전 자율주행차를 목표로 했다.

BMW 전동화에 있어 iX는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신차로 보여진다. 동급 최초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고강도 강철,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CFRP 소재를 사용해 카본 케이지 캐빈을 구성, 탑승공간의 안전성을 높이면서 경량화를 이뤘다.

양산차에 있어 이같은 실험적인 시도는 이미 7시리즈를 통해 선보였지만, 시장에서의 호평은 판매로 이어지지 않은 전력이 있다. iX 모델 라인업은 모터 출력과 배터리팩 용량, 에어 서스펜션과 옵션에 따라 iX xDrive40(1억2260만원), iX xDrive50(1억4630만원)으로 나뉜다.

시승한 모델은 iX xDrive40으로 전륜 258마력, 후륜 272마력 전기모터를 통해 합산 최고출력 326마력, 합산 최대토크 64.2kgm를 발휘한다. 최고속도 200km/h, 100km/h 정지가속은 6.1초다. 76.6kWh 배터리팩을 통해 주행거리 313km, 복합전비 3.9(도심 3.9, 고속 3.9)다.

BMW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파워트레인과 전기차의 출력과 토크를 유사하게 설정했다. iX의 경우 xDrive40은 X5나 X6의 3리터 6기통 터보와, xDrive50은 4.4리터 V8 터보와 유사하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에서는 고민하지 않을, 그들만의 라인업 구성을 위한 디테일이다.

BMW 전기차 라인업은 전기차 전용 설계의 iX는 듀얼 전기모터를 통한 사륜구동을 제공하고, 출시 시기가 빠른 X3 기반의 전기차 iX3는 후륜구동만 제공한다. 최근 출시된 4시리즈 그란쿠페 기반의 i4는 듀얼 전기모터를 제공해 제품 기획 시점의 차이에 따라 차이가 있다.

iX의 외관 디자인에서 BMW의 스타일은 거대한 키드니 그릴이 전부다. 디자이너들이 백지에서부터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만들어 냈다. 그들의 도전이 어려웠음을 짐작하지만, 지속 가능한 부분이 없어 앞으로의 BMW 디자인 정체성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의문이다.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는 사진보다 실물이 좋다. iX는 전장 4955mm, 전폭 1965mm, 전고 1695mm, 휠베이스 3000mm로 X5 수준의 전장과 전폭, X6와 유사한 전고를 갖췄지만, 프로포션이 달라 차의 덩치는 6시리즈를 부풀린 모습이다.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설정이다.

전면부는 키드니 그릴로 인해 다소 과한 감각인데, 후면부는 리어램프와 함께 와이드한 감각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도어패널 내부로 삽입된 도어핸들은 전자식으로 동작한다. 이제는 흔한 플로팅 D필러는 셀토스가, 사이드미러는 그랜저가, 트렁크 해치는 Q7이 연상된다.

실내에서 iDrive 다이얼을 제외하면 BMW 디자인은 대부분 사라졌다. 스티어링 휠의 브랜드 로고를 가리면 BMW라고 전혀 예상할 수 없다. 그럼에도 콘셉트카 분위기의 실내, 커브드 디스플레이, 럭셔리한 시트 디자인, 크리스탈이 연상되는 각종 조작부는 만족스럽다.

문제는 유저 인터페이스의 급격한 변화로 직관성이 떨어지는 점인데, 과거 UI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했던 BMW의 모습이 이제는 원점이다. 나무 느낌의 패널에 새겨진 각종 버튼은 콘셉트카 분위기에서는 높게 평가되나, 시인성이 떨어져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도어는 버튼을 누르면 열리는 전자식이다. 실내 디자인과 소재는 미래차 감각으로 콘셉트카를 구입해 운전하는 기분이 든다. 시트포지션은 낮은 대시보드와 달리 껑충하다. 그리고 보닛 오프너가 사라졌는데, 대시보드 아래 끈을 좌에서 한번, 우에서 한번 당겨야 열린다.

운전석에서는 독특한 육각형 스티어링 휠이 눈에 띈다. 향후 자율주행 도입까지 고려된 디자인으로 보여진다. 주행모드는 마이모드와 스포츠, 이피션시로 과거와는 다른 설정이다. 모드에 따라 댐퍼의 단단함과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 가속 반응과 일렉 사운드가 변한다.

주행시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은 적다. 이중접합차음유리가 측면에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꽤나 두꺼운 유리가 적용됐다. 프레임리스 도어에서는 접합유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BMW의 프레임리스 도어 차음 수준은 좋은 편이다. 일례로 3시리즈 대비 4시리즈가 조용하다.

iX의 기본적인 승차감은 부드럽다. 차체 바닥의 단단한 배터리팩으로 인해 여느 전기차처럼 간혹 뻣뻣한 감각을 전하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 서스펜션은 효과적으로 충격을 걸러준다. 스포츠모드에서는 노면 상황을 보다 직설적으로 전하지만 이마저도 부드러운 승차감이다.  

iX는 스포츠모드에서 작은 차를 모는 느낌을 여전히 잘 구현했다. BMW의 장기와도 같은 부분으로 전자식 서스펜션과 롤바의 움직임을 마법처럼 조율한다. 공차중량 2415kg의 무거운 몸집을 지녔지만, 275/40R22 타이어는 횡그립이 좋아 코너링 한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원심력은 질량에 비례한다'라는 물리법칙은 타이어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차체 밸런스를 깬다. 제동력 조절이 아닌 구동력 컨트롤로 4개의 바퀴를 각각 제어하는 실력은 아직 개선될 여지가 많다. 신선한 어댑티브 회생제동의 점진적 제동은 일부 멀미를 유발한다.

설정에서 회생제동을 낮게 설정하면 여느 내연기관차처럼 자연스럽게 감속돼 이를 추천하지만, 주행거리의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 계기판에 나타나는 주행가능거리는 실시간으로 변하는데, 언덕길을 마주하면 바로 수치가 떨어진다. 배터리 0%에서 10km 주행은 가능했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자연스러운 개입이 특징인데, 반자율주행 보다는 주행보조 중심의 편의성이 돋보인다. 스티어링 휠 개입이 내연기관차 대비 약하지만 부드럽다. BMW iX는 다양한 부분에서의 상품성이 높게 보여지나, 정체성을 잃어버려 지속 가능성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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