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벤틀리 플라잉 스퍼를 맞붙여보면?

조회수 2021. 7. 22. 12: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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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스펙과 가격 차이가 나는건 사실이지만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벤틀리 플라잉 스퍼의 간격은 멀어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오랫동안 수많은 세계 최초 기술을 선보여 왔다. 그렇기 때문에 S-클래스는 리무진을 정의하는 기준이 됐고 그 분야에서 완벽하다는 말을 들어왔다. 그리고 이런 위상에 감히 도전할 이들은 흔치 않았다. 어쨌든 긴 시간 동안 S-클래스는 스투트가르트의 스페셜 할로 모델로 살아오기도 했다. 한마디로 난공불락의 플래그십 모델로 자리지켜 왔다는 뜻이다. 그리고, 새로운 버전은 약점을 드러냈다. 근데, 그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메르세데스에는 이제 S-클래스보다 더 많은 돈을 쓸데가 있다. 풀 옵션의 AMG 퍼포먼스 세단, 에스테이트, GT 또는 스포츠카가 예다. 게다가 마이바흐의 배지를 단 슈퍼 럭셔리 옵션도 존재한다.

그리고 곧 브랜드 내에서는 S-클래스가 차지하고 있던 쇼룸의 으뜸 자리를 노리는 하이-엔드급 라이벌이 등장할 것이다. 이 차는 회사 내부에서 이미 '새로운 플래그십'이라고 묘사된 바 있다. 순수전기차 EQS는 올해 말 데뷔를 생각하고 있다. 뉴 S-클래스와는 달리,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배출가스 제로, 그리고 잘생긴 외모와 넓은 공간, 완전 디지털 대시보드 등이 갖춰진다. 이런 차들은 필연적으로 연구 개발 자원을 빨아들인다.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값비싼 프로젝트들로 향했을지 모른다. 그냥 그렇게 해야만 한다. 

이 차는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그리고 엄청난 디지털 기술이 내부에 적용됐다. 디자인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타협 하에 전통적 스타일을 채택했다. 공항 출발지에 늘어서 있는 택시 행렬 사이에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곧바로 카지노로 갈까? 오! 저기봐, S-클래스가 있어!" 이러면 이미 우리는 승자가 된 거다. 

하지만 클래식하고 보수적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이 차는 『잭과 콩나무』에서처럼 거인을 쓰러뜨릴 수 있을 만큼의 커다란 잠재력을 가진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것처럼, 적절한 슈퍼 럭셔리 라이벌을 이끄는 장거리 호송차를 타고 출발한다 생각하면 그 느낌은 더욱더 짙어진다. 우리 시승은 버밍햄의 도심에서부터 시작해 브레콘 비컨에서 끝이 났다. 도심에서의 성향과 도심을 벗어난 도로에서의 성격을 모두 찾았다. 

골리앗 역할로 우리는 626마력의 출력을 내뿜는 12기통 벤틀리 플라잉 스퍼를 선택했다. 지난해 로드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퍼포먼스와 주행 성능에 놀라고 한참을 즐겼던 차다. 하지만 또한, 다른 면에서 메르세데스와는 달리 취약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한쪽에서 S-클래스 추종자로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데이비드는 아마도 익숙한 영국의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고 사무실 바깥에 기다리다가 앞쪽 문을 열어주는 것으로 끝이 날 것만 같았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이 이런 역할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아직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상위 레벨, 4륜구동, 롱 휠베이스의 S400d는 벤틀리의 출력 절반 정도에 풀옵션을 적용한 벤틀리 가격의 절반에 못 미친다. 하지만 좋은 것도 절반 정도일까? 

예전 같다면 그렇지 않을 거다. 나는 최근 몇 년간 이전 세대의 S-클래스가 아우디와 BMW 동급 모델의 도전을 아주 가볍게 꺾어 온 경우를 봐왔다. 벤틀리 뮬산, 최상위 모델 레인지로버 그리고 중고 롤스로이스 팬텀까지 포함한 럭셔리 아이콘의 라인업을 깡그리 쓸어버렸던 사실에 할 말을 잃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담 새로운 모델은? 글쎄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경쟁력 없는 대형 세단이라는 뜻은 아니다. 편안함, 세련됨, 그리고 말도 안 되는 고전적 게르만식 럭셔리 요소들은 BMW 7시리즈나 아우디 A8을 대항해 여전히 S-클래스를 선호하게 만드는 이유다. 

어쨌든 분명한 사실은 이번 테스트에서 보듯, S-클래스가 플라잉 스퍼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의 레벨은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이다. 라인업 어딘가 아직 '특별'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곳에서 말이다. 

두 시승차의 분명한 차이는 시승 여정을 시작하기 전 버밍햄의 스노우힐 역의 다층 주차 타워 옥상에서부터 드러났다. 플라잉 스퍼는 어느 모로 보나 17만 파운드(약 2억7230만 원)짜리 자동차처럼 보인다. 클래식 리무진 못지않은 초호화 GT카로 자태를 뽐내며 여유롭고 파워풀한 디자인 매력을 지닌 귀족적 비주얼도 자랑한다. 여기서 차이는 크지 않다. 플라잉 스퍼는 근육적인 조각과 비율, 그리고 모든 것이 제자리에 위치해 있다. 살짝 짐승 같기는 하지만 역시 잘생긴 차다. 

그럼 이 S-클래스는 10만4465파운드(약 1억6733만 원)의 가격으로 보이나? 거의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벤틀리의 가격보다는 낮은 선이다. 분명한 건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적다는 거다. 메르세데스 스타일링은 너무 개성이 없다. 심지어 S-클래스에서도 말이다. 그릴과 주요 특징들이 모두 일반적이다. 

여기엔 많은 센서가 필요하다. 구매자들이 원하는 반자율주행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플라스틱 분위기의 소재와 어설픈 느낌의 프로우 앞쪽, 카메라와 트랜스시버가 숨겨져 있는 뒤쪽에 패널이 적용됐다. 이들을 돈 들이지 않고 통합하는 쉬운 방법은 없다. 

또한, 벤틀리보다는 약간 덜 좋은 페인트를 칠해놨고, 마무리도 다소 모자란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시승차로 나온 S-클래스는 실내 '오렌지 껍데기' 색상 트림에서 시작해 옵시비언 블랙 외장 컬러로 마무리 된다. 벤틀리의 익스트림 실버 색상은 흠잡을 데가 없다. 패널의 색조도 일관성이 있고 일부분은 글로시 블랙 색상임에도 불구하고 더 밝은 느낌이다.

 

그래도 내부에서 메르세데스는 고급스러운 소재와 널찍한 공간을 자랑한다. 게다가 지난 10년간 테슬라에 빼앗겼던 고객들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디지털 디스플레이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벤틀리보다 터치감이 뛰어나고 통풍이 잘된다. 시야도 좋고 더욱 큰 적재 공간도 제공된다. 

어떤 이들에게 S-클래스는 비즈니스용 차량으로 여겨지지만, 벤틀리는 더욱 자유로운 영혼이다. 차이를 알고 있을 것이다. S-클래스에는 충성도는 있지만 당당한 위엄이 조금 부족하다. 슈트를 차려입고 넥타이를 매야 할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모든 차들이 디지털 발전에 가치를 두는 건 아니다. 만약 무선업데이트의 럭셔리한 시대가 다가올 때 그 선택이 필연적이 아니라면 말이다.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3D 디지털 인스트루먼트 세트가 있다. 필요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모든 정보들이 다각도로 제공되기 때문에 눈알을 돌리느라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센터페시아는 사각형의 12.9인치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지배하고 있어 일부 어색해 보이지만,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불편함은 없다. 모두 감탄을 자아내는 사실들이다. 아니, 내 생각에 S-클래스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했다. 분명한 건, 메르세데스가 S-클래스 오너들이 얼마의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더 많은 디지털 요소를 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 화살표와 마법같은 홀로그램에 홀리지 않으려면 자동차의 세팅을 이해해야 한다는 걸 배우게 된다. 터치스크린 컨트롤에 익숙해지기도 한다. 내 방식은 아니지만 참는 방법을 배울 수는 있다. 

아마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테스트가 끝나갈 무렵, 새로운 실내 공간 모든 기술들이 S-클래스의 판매를 깎아 먹는 이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플라잉 스퍼와 비교해보면 사실 이유는 실내 공간의 소재 때문이다. 벤틀리의 손잡이, 반짝이는 크롬 통풍구, 스위치, 그리고 좋아 보이는 모든 것들 말이다. 

S-클래스는 호화롭긴 하지만 완벽한 비교 대상이 되진 못한다. 이 차의 품질은 모든 승객이 불만을 토로하는 그런 정도가 아니라 벤틀리와 비교해 가죽의 무게감이 덜하고 덜 영리하게 사용됐다는 것이다. 

다른 곳에는 얼룩이 잘 생기는 피아노 블랙 패널이 메탈처럼 처리된 가짜 플라스틱 크롬 주변에 있다. 이 또한 값비싼 A-클래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저 더 많은 양이 사용됐을 뿐이다. 모든 것이 심각하게 이의를 제기할 정도는 아니지만 벤틀리를 본 이후에는? 메르세데스가 당신의 촉각이 터치스크린과의 상호작용에 홀려 마비되기만을 기대하는 것처럼 다른 곳에서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게 핵심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게 이런 차들은 럭셔리 제품으로 비교되겠지만, 자동차는 운전을 위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플라잉 스퍼는 운전자의 차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메르세데스는 확실히 더 안락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무겁고 견고하게 만들어진 벤틀리보다 기계적인 정교함이나 주행의 세련됨 중 그 어느 것도 뛰어나지 않다. 디젤 엔진이 그 요인 중 하나다. 

그럼에도 S-클래스는 아직 그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부드럽고 점잖게 주행하는 차다. 플라잉 스퍼보다 승차감이 좋다. 그닥 재밌지는 않지만 부드러움은 차의 핸들링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플라잉 스퍼는 S-클래스보다 0.5톤의 무게가 더 나간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역동적인 우월감이 성립되지 않는다. 벤틀리의 주행 재미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정도보다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탁월한 속도감을 자랑하기도 하지만 느긋하게 마을 주변을 잘 돌아다니기도 한다.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가 마음에 들어 할 코너링 능력도 갖췄다. 

최고출력 626마력의 W12 6.0L가 326마력의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을 이긴다? 물론이다. 럭셔리 자동차에서는 더 큰 엔진이 주행성, 기계적 매력, 그리고 정교함을 더 잘 표현한다. 모든 파워를 다 사용하기 때문인 것은 아니다. 간혹 메르세데스가 71.2kg·m의 토크를 다 사용할 때가 있다. 벤틀리의 91.6kg·m 토크는 그냥 잊자. 플라잉 스퍼가 제공하는 최대토크 비율이 더 높기 때문에 부분 스로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차이다. 

결국, 메르세데스의 가장 큰 이 세단은 세계에서 가장 설득력 있고 목적에 가장 잘 들어맞으며 가장 완벽하게 럭셔리 자동차를 표현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거 같다. 더 이상은 아니다. 시장은 이미 이 차의 범위를 넘어섰다. 벤틀리 같은 차종들은 이제 예전보다 훨씬 더 기술적으로 진보하고 더 완벽하게 성장했다. 

하지만 S-클래스는 기존의 기술적, 기능적 우월성, 그리고 널리 퍼져 있는 감각들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마치 한 시대의 종말이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다음에 정확히 어떤 게 기다리고 있을지 알고 싶다. 

벤틀리 플라잉 스퍼 W12
가격    £168,300(약 2억6770만 원)
엔진    W12, 5950cc, 트윈 터보차저 가솔린
최고출력    626마력/6000rpm
최대토크    91.6kg·m/1350-4500rpm
변속기    자동 8단 듀얼 클러치 
무게    2437kg
0→시속 100km 가속    3.7초
최고시속    333km
연비    8.7km/L
CO 2배출량    337g/km
    
메르세데스 S400d 4매틱 L AMG 라인 프리미엄 익스큐티브
가격    £104,465(약 1억6620만 원)
엔진    직렬 6기통, 2925cc, 터보차저 디젤
최고출력    326마력/3600-4200rpm
최대토크    71.2kg·m/1200-3200rpm
변속기    9단 자동
무게    2015kg
0→시속 100km 가속    5.4초
최고시속    250km
연비    16.6km/L-16.4km/L
CO 2배출량    196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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