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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온 우렁각시, 볼보 XC60 B5

허인학 입력 2021. 12. 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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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XC60은 꾀를 부리지 않는 성격이다


어린 시절 TV 쇼에서 봤던 마술사가 된 기분이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아리야, 목적지 입력해줘.” “음악 재생해줘.” 말귀를 어찌나 잘도 알아듣는지 동승석에 시중을 들어주는 우렁각시가 앉아 있는 듯하다.

볼보는 부분변경 XC60을 내놓으면서 작지만 큰 변화를 꾀했다(원래 볼보는 파격적인 변화를 좋아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변화는 보기 좋은 옷으로 갈아입었다는 뜻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변했다. 애써 공을 들여 만든 완성도 높은 디자인에 굳이 손을 댈 이유가 없었기에 내린 결정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아예 변한 곳이 없지는 않다. 부분변경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수준이다. 신형 XC60은 앞범퍼 밑부분에 있는 에어인테이크 형태를 바꾸고 크롬 라인을 추가했다. 뒤범퍼에 있던 머플러를 없애고(볼보는 친환경을 향해 달려가는 요소라고 한다), 새로운 디자인의 휠을 끼웠다. 라디에이터 그릴도 3D 형태 아이언 마크를 통합한 형태로 바뀌었다.

실망하긴 이르다. 이제 진짜 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다. XC60은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로 구동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품은 스마트 기기로 변신했다. 볼보는 이 엄청난 변화를 위해 300억원을 투자해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개발했다. 바로 이 부분이 신형 XC60의 핵심이다. 이 서비스는 티맵 내비게이션과 AI 플랫폼, 누구 (NUGU), 사용자 취향 기반 음악 플랫폼, 플로(FLO)를 하나로 모은 커넥티비티다.

수없이 많은 기능을 이용하는 방법은 아주 쉽다. 부산스럽게 버튼을 누르고 설정을 찾아 들어갈 필요가 없다. 말 한마디면 된다. ‘아리야’를 외치면 아리따운 여성이 반갑게 화답한다. 그리고는 원하는 걸 말하면 척척 알아서 대신해준다. 실내 온도 조절, 열선 시트, 목적지 설정(경유지 설정과 주변 명소 안내도 가능하다), 전화, 문자, 음악 재생, 정보 탐색, 스마트홈 기능까지. 못하는 게 없다.

실내는 이전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계기판 구성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이전 모델은 두 개의 링 형태 구성이었는데, 신형 XC60은 내비게이션이 연동되는 지도 화면이 들어갔다(헤드업 디스플레이도 함께 연동된다). 선루프 조작부도 변했다. 물리 버튼이 아닌 터치 방식이고, 옆에는 SOS 버튼이 새롭게 자리 잡았다. 긴급 상황 시 이 버튼을 누르면 24시간 사고 접수와 긴급 출동 신청을 포함하는 ‘볼보 온 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안전을 위한 변화도 받아들였다. 신형 XC60은 레이다와 카메라, 초음파 센서로 구성한 최신 ADAS 플랫폼을 도입했다. 많은 정보를 정확히 처리하기 위해 윈드실드 위쪽에 있는 레이다와 카메라 통합 모듈을 분리했다. 레이다는 그릴 아이언 마크에 심었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ASDM은 뒤쪽으로 옮겼다.

여느 볼보가 그렇듯 신형 XC60도 내연기관만 덩그러니 달린 모델은 살 수 없다. 파워트레인은 저공해 가솔린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B5, B6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 등 모두 3가지다. 모든 파워트레인은 8단 자동변속기와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조합을 이룬다. 시승차는 최고출력250마력(최대토크는 42.8kg・m)을 내는 B5다(B6은 300마력, T8은 405마력). 숫자로만 보면 가장 막내에 속하지만, 느껴지는 힘은 그렇지 않다. 엔진은 터보를 안고 있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초반부터 힘이 쏟아져 나온다. 변속기는 속도에 목을 매는 스타일이 아니다. 차분하고 정직하게 기어를 바꿔 문다.

서스펜션은 탄력 있게 움직이는데, 과한 충격은 걸러내면서 노면 정보를 전달한다. 브레이크 성능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일정한 성능으로 속도를 줄인다. 엔진의 힘, 변속기, 서스펜션, 브레이크 모든 부분이 정직 그 자체다. 꾀를 부리지 않는 성격이다. 다만, 가솔린을 주식으로 하는 모델치고는 엔진 소음이 조금 크다는 게 흠이다.

신형 XC60은 모나지 않은 디자인에 가장 인간적인 실내, 정직한 파워트레인, 이제는 똑똑함까지 겸비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똑똑한 우렁각시를 태우고 나타난 신형 XC60은 지갑을 열게 할 가치가 충분하다.

허인학

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자동차 전문 매체 <탑기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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