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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 스페인 시승] part.8 누구를 위한 라이브와이어인가?

나경남 입력 2020.03.25 07: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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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LEY-DAVIDSON, ELW LIVEWIRE

대형 모터사이클 제조사로는 가장 먼저, 본격적인 전기 모터사이클 생산에 발을 디딘 할리데이비슨의 라이브와이어를 만나봤다.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할리데이비슨의 라이브와이어는 대형 모터사이클 제조사로는 가장 먼저 양산한 전기 모터사이클이다

NEW KID ON THE BLOCK

할리데이비슨의 라이브와이어는 좋든 싫든 이야깃거리가 많다. 대형 모터사이클 제조사로는 가장 처음으로 가장 본격적인 전기 모터사이클로 선보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전문지에서 미국 현지에서 이를 체험하고 돌아와 쓴 시승기도 있다. 올 해 안에 국내에서도 선보일 것으로 예정되었다고 알려졌지만,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후문이다.자세한 성능과 그 피드백에 대해서 미사여구를 동원해가면서 라이브와이어를 소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약 1시간이 채 못되는 시승을 통해서 실제로 체험한 나로써는 느낌표보다 물음표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었다.

라이브와이어의 경험은 강렬한 느낌표로 다가와 시승을 마칠 즈음엔 물음표가 더 많이 남았다

함께 시승을 진행한 저널리스트들에게도 라이브와이어는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보급된 숫자가 많지 않고, 도입 단계이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없다는 특수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였다.


온전한 모터사이클

동아시아의 저널리스트들이 함께 시승 촬영을 하면서 누군가 이렇게 농담을 던졌다. “드디어 할리데이비슨이 제대로 된 모터사이클을 만들었군.” 나는 그 농담에 웃지 않았다. 물론 그는 할리데이비슨이 할리데이비슨의 문법이 아니라 일반적인 모터사이클의 관점에서 라이브와이어를 완성시켰다고 높게 평가하는 말이었지만 말이다. 실제로 그 말도 일리는 있다. 라이브와이어는 최신의 엔진 모터사이클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게 여러 부분에서 신경을 썼다.

슈퍼바이크에서 사용되는 6축 관성 측정 유닛을 활용한 적극적인 전자제어 시스템, TFT 풀컬러 계기반, 상위급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시스템 등에 아낌없이 투자했고 그 결과 높은 완성도를 지니게 됐다. 형식으로 분류하면 네이키드 타입인 라이브와이어는 전기 모터사이클이라고 크게 그 감각이 다르진 않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어떤 할리데이비슨 모델보다 일반적인 모터사이클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단지 기어 변속이 필요없고, 구동이 전기로 이뤄진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라이브와이어는 전기 모터로 구동되며, 별도의 변속 기어는 없다

테스트 코스는 호텔을 출발해 안테케라 남쪽에 위치한 거대한 국립공원 엘 토르칼 데 안테케라(El Torcal de Antequera) 방향으로 향했다. 왕복 거리는 대략 30km 가량, 시승 촬영을 위해서 같은 곳을 몇 바퀴 정도 반복해 돌았던 것을 감안해도 40km가 채 못될 거리였다.

라이브와이어의 가속 성능은 무척 놀랍다. 계시라는 뜻을 갖고 있는 할리데이비슨의 레벌레이션(Revelation) 전기 모터는 최대 11.8kg-m 수준의 최대 토크를 거의 즉각적으로 쏟아내고, 모터의 최대 회전수는 15,000rpm으로 설정된다. 최고 출력은 78kW로 마력 환산시 약 105마력. 미들급 네이키드 모델인 KTM의 790 듀크가 동일한 최고 마력을 낸다. 하지만 토크는 그보다 훨씬 높아, KTM의 1090 어드벤처 R의 토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가속이 막힘없고, 회전수가 끝없이 올라가는 느낌이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차체 무게는 운행 가능 상태에서 251kg으로 상당히 무겁지만, 강력한 토크 때문에 움직이면서 무게가 무겁다는 인상을 받긴 어려웠다.

특히 고속으로 가속한 상태에서는 그 에너지가 엄청난 느낌이다. 스로틀 그립을 되돌리면 회생제동이 걸리긴 하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그 정도가 아무래도 약하기 때문에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는 느낌보다는 언뜻 ‘기어가 빠진’ 듯한 아찔한 감각을 선사했다. 때문에 고속 주행시 감속에는 다소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라이브와이어는 최고 수준으로 아주 잘 만들어진 미들급 혹은 리터급 네이키드 모터사이클과 견줄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구를 위한 것일까

호텔에서 라이브와이어 시승을 출발하기 전 확인했던 주행 가능 거리는 약 180km 정도였으며 배터리 충전 상태도 93% 정도였다. 함께 달렸던 아시아 저널리스트들과 비교했을 때,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서 주행 가능 거리는 서로 상당히 차이가 있었다. 같은 거리를 달렸지만 내 경우엔 배터리 레벨이 약 64%로 줄어있었고 잔여 주행 가능 거리는 65km로 표시됐으며, 다른 라이더들은 배터리 레벨 70% 수준으로 120km 이상 주행 가능하다고 표시되기도 했다.

라이더의 주행 습관이나 성향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최고 수준의 스포츠 라이딩을 즐기게 만들어놓았지만 실제로 스포츠 라이딩을 즐기러 나가는 것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제원상 발표된 도심 주행 가능 거리는 235km 정도이고, 고속과 저속 커뮤팅을 혼합한 평균 주행 가능 거리는 150km 수준. 고속 주행 기준은 시속 113km(70마일) 정속 주행시 113km 가량 주행할 수 있다.

라이브와이어는 결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수 없다. 영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라이브와이어의 가격은 약 29,000파운드 가량으로 단순히 환율만 계산해봐도 4500만원 이상이다. 라이브와이어를 구매할 수 있는 후보가 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우선 이 가격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전통적인 할리데이비슨의 크루저가 아닌 스포츠 네이키드를 선호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라이브와이어는 아주 잘 만들어진 스포츠 네이키드로 분류할 수 있지만, 이 비용이라면 얼마든지 이 수준을 훌쩍 넘어서는 슈퍼바이크 또는 슈퍼네이키드를 구매할 수 있다. 이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만이 실제 라이브와이어의 구매자가 될 수 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이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바로 ‘그 사람’일 것이라고는 전혀 확신할 수 없다. 신기술과 모터사이클에 동시에 관심을 갖고 있고 충분한 재력을 갖고 있으면서 새로운 아이템에 항상 관심을 갖고 있는 재벌 총수,, 한 두 사람 정도는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말이다. 할리데이비슨은 라이브와이어의 판매를 늘리기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경험을 토대로 전기 차량. 즉, EV 모델들로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할리데이비슨은 라이브와이어의 판매 그 자체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판매 확대나 미래를 위한 투자 양쪽 모두 현재의 역량으로 최대한 더 많은 이들에게 라이브와이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라이더들의 입장에서도 그렇다. 할리데이비슨의 라이브와이어는 전기모터사이클 세계의 기준점으로 삼을만 하다. 좋든 싫든, 타 대형 모터사이클 제조사들 역시 마찬가지로 이 기준점을 염두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할리데이비슨의 라이브와이어는 현세대의 모터사이클이지만 가까운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임대나 시승 이벤트 등이 그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HD 스페인 시승] part.9 스포스터로 즐기는 나이트라이드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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