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륜차에게 기회가 될까?

조회수 2020. 6. 24. 15: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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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윤석의 식스휠 세상 >

코로나 사태, 이륜차에게 기회가 될까?

포스트 코로나. 우리나라 이륜차 산업에게는 분명한 기회. 그러나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기한 사태는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해외를 이웃 동네처럼 드나들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국경을 폐쇄한 나라들도 허다하다. 심지어는 집 밖을 나가려면 통행증이 필요한 국민 감금 상태의 나라들도 적지 않다. 최근 경제의 위축을 버티지 못하고 봉쇄 조치를 해제하는 나라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은 피할 수 없다. 애당초 국민들의 왕래를 제한하지 않고도 성공적으로 방역을 성공적으로 이루어가는 우리나라가 주목을 받고 단숨에 선진국의 대열로 올라가는 것이 지금의 세계 현실이다.

과거에도 질병의 대유행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아마 인류 역사상 최초로 겪는 면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세계적 교통의 단절이다. 물론 이전 시대에도 감염병이 유행하면 성문을 걸어 잠그고 왕래를 막았었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은 커다란 차이가 두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앞에서 보았듯이 도시는 물론 세계적 왕래까지 막고 세계화의 큰 흐름을 후퇴시킨 전 세계적인 스케일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전에는 없었던 IT 기술을 이용한 대안의 출현이다.

바로 이 ‘대안’은 특히 우리에게 중요하다. 사회 내의 이동이 제한 받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가 생활의 불편함과 경제의 피해를 그나마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나라보다 발전된 IT 기술을 이용한 E 커머스, 즉 전자상거래와 택배 서비스의 덕분이기 때문이다. 원래 우리나라 국민들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호응도, 이른바 기술 감수성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당일 배송을 넘어 새벽 배송이 경쟁적으로 도입되고 일반인들도 택배를 자유로운 직업이나 아르바이트로 받아들일 정도로 전자상거래와 택배 시스템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

사실 이번 과정에 중요한 사회적 변화가 있었다. 그것은 이전에는 전자상거래와 택배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거나 부정적이었던 계층들도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직접 물건을 확인하고 흥정도 하면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좋아하는 노년층, 낯선 이에게 문을 열어주는 것을 꺼려하던 여성층 등에서 전자 상거래 혹은 전화를 통한 비대면 주문을 하고 문 앞에 물건을 놓고 가는 등의 비대면 택배 서비스를 처음으로 경험하면서 코로나 상황에서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는 긍정적인 첫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런 말이 있다. ‘처음이 어려울 뿐 그 다음은 아무 것도 아니다’. 즉, 이동 제한의 불편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것이 오히려 더 편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대다수의 국민들이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는 결정적인 전기를 기점으로 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그 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교통 관련 산업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단기적인 효과를 먼저 알아보자. 일단 이미 알아본 바와 같이 운송 분야에서 택배 및 퀵서비스의 수요 증가로 일단 배달용 화물차와 이륜차의 수요가 증가한다. 교통 분야에서는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이에 따른 개인 교통수단의 증가다. 자가용 승용차 구입 의향이 증가했으며 최근 신차 출시와 맞물려 내수 판매량도 실제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단거리 개인 교통수단으로 자전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기 자전거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위의 현상을 정리해 보자. 운송의 최종 단계, 즉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의 현재는 스쿠터 등 소형 이륜차다. 그리고 개인형 도심 교통수단은 자전거, 전기 자전거, 그리고 위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소형 이륜차에게도 매우 적합하다. 즉 이륜차 산업에게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것은 가까운 미래에는 비대면 배달의 최종 단계인 자율주행형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나 로봇,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 시험이 이루어지는 미래형 초소형 개인 교통수단으로 발전될 것이다. 즉, 산업 자체가 블루오션을 향하고 있다는 매우 밝은 시그널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우리나라 이륜차 산업은 솔직히 거의 와해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델이 몇 개 남지 않았고, 그나마도 동남아산 일본 브랜드의 제품들에게 밀려 고사 직전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국내 이륜차 기업들에게서 회생의 의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이륜차 – 앞으로는 도심형 초소형 교통수단– 산업에 대한 정책의지라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정부가 처음으로 내놓은 이륜차 관련 대책이 ‘이륜차 불법 운행 단속’이었던 것. 물론 몰려드는 배달 수요를 감당하려고 무리를 하는 경우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출발점이 부정적인 이미지의 단속이라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매우 경쟁력이 높은 국가다. 그렇다면 전기 이륜차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자동차 컨설턴트인 내게는 로버트 보쉬 등 독일의 자동차 기술 기업들이 전기 자동차용 부품들을 활용하여 크게는 대형 전기 화물차로부터 시작된 기술이 전기 자동차, 초소형 전기차, 전기 이륜차를 거쳐 가장 작게는 전기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까지 연결되는 일관화 및 부품 공유 체계를 몇 해 전부터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륜차 자체가 교통 및 운송의 중장기 플랜 자체에 거의 고려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산업에서도 움직임이 보여 지지 않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현실이다.

최근 대림오토바이 등에서 배터리 교체형 전기 이륜차 모빌리티 환경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시장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천 기술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 현재의 이륜차 산업이 이미 상당 부분 그렇고 모빌리티 솔루션의 하나인 전기 자전거의 경우도 이미 그렇지만 – 중국에게 종속 당하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것이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이륜차 산업에게도 기회는 왔다. 지금 중요한 것은 업계와 정부의 의지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나윤석 칼럼니스트

제품 전략가 출신으로 현재 자동차 칼럼니스트 및 전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그는 다양한 바이크를 경험한 6 휠러이기도 하다. 현재 자동차, 모터사이클, 스쿠터, 전기 자전거 등의 다양한 교통수단을 소유하고 도심형 개인 모빌리티 솔루션에서 이륜차의 미래를 확인하고 있다.

나윤석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양현용 편집장 (월간 모터바이크) 제공 월간 모터바이크 www.mbzine.com <저작권자 ⓒ 월간 모터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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